
[점프볼=김영훈 인터넷기자] NBA의 서고동저 현상(서부 팀들이 동부 팀들에 비해 전력이 강한 현상)은 한두 해에 걸친 문제가 아니다. 마이클 조던이 마지막으로 우승을 한 1998년 이후 17년간 서부컨퍼런스 팀의 우승은 무려 12회에 달한다.
단순히 우승팀만 많이 배출한 것이 아니라 승률을 비교해도 서부 컨퍼런스에 속한 팀들의 승률이 훨씬 높았다. 지난 시즌만 봐도 동부 컨퍼런스는 5할 승률 이상을 6팀밖에 거두지 못했지만, 서부 컨퍼런스는 9팀이나 있었다.
서부 컨퍼런스 11위 유타가 동부에 가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었으니 서부컨퍼런스 팀들의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했다. 서부 팀들의 불만은 비단 플레이오프 진출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설사 플레이오프 진출을 한다 해도 파이널에 가야만 동부 컨퍼런스 팀들을 만날 수 있는 현행제도 탓에 파이널에 가기 전 이미 서부 팀끼리 피 튀기는 싸움을 하느라 진을 다 빼곤 했다.
그런데 서고동저 문제가 이번 시즌에는 보이지 않는다. 서부 컨퍼런스 팀들의 성적 합계는 100승 105패인 반면, 동부 컨퍼런스 팀들의 성적 합계는 101승 96패이다.(※동부 컨퍼런스 팀들의 승률은 51.2%, 서부 컨퍼런스 팀들의 승률은 48.7%다.) 비단 합계 승률만이 높은 것이 아니다. 상대전적에서도 30승 32패로 서부 팀들이 열세에 놓여 있다. 근래 NBA에서 보기 힘든 광경이다.
동부 중위권들의 반란
그동안 서부 컨퍼런스 팀들이 힘들었던 이유는 서부의 중위권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이다. 항상 마지막까지 플레이오프 막차를 향한 경쟁과 더 좋은 시드를 차지하기 위한 다툼이 82경기 째에도 펼쳐지곤 했다.
지난 시즌 샌안토니오는 2위를 노리다 마지막 경기에서 뉴올리언스에 덜미를 잡혀 6위까지 내려왔다. 이 패배로 샌안토니오는 1라운드부터 크리스 폴이 버티는 LA클리퍼스와 만나 7차전까지 가는 역사에 남을 명승부를 펼치고 탈락했다. 2014년 5월에는 48승을 거둔 피닉스가 여름농구를 하지 못해 눈물을 삼켰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동부 컨퍼런스의 중위권 싸움에 더욱 눈길이 간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고는 하지만 2위 마이애미부터 11위 샬럿까지 10개 팀이 1.5게임 차이로 빡빡하게 몰려있다. 심지어 이 10개 팀 모두 5할 승률 이상을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를 못 갔지만 이번 시즌 화려한 부활을 한 팀들이 눈에 띈다. 뉴욕은 카멜로 앤써니의 복귀와 신인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의 활약에 여러 강팀들을 잡아내고 있다.
마이애미 역시 드웨인 웨이드의 부활과 타일러 존슨, 저스티스 윈슬로우의 깜짝 활약에 동부 컨퍼런스 2위까지 올라섰다. 디트로이트는 안드레 드루먼드를 리그 최고의 센터 반열에 올려놓은 스탠 밴 건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샬럿은 이주의 선수에 뽑힌 니콜라스 바툼과 탄탄한 벤치득점에 힘입어 예상 밖의 분전을 하고 있다(※제레미 린, 제레미 램 등이 벤치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지난 시즌 17위였던 벤치득점 순위가 6위까지 치솟았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 올라가지 못한 팀들 가운데 5개 팀이나 5할 승률을 기록하며 동부컨퍼런스의 내실을 다지고 있다.
지옥의 디비전 사우스웨스트의 해체
동부 컨퍼런스 팀들이 강해진 것도 있지만 서부 컨퍼런스 팀들이 예상외의 부진에 빠진 것도 있다. 특히,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라 불리는 서부 컨퍼런스 가운데에서도 가장 강한 디비전인 사우스웨스트 디비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사우스웨스트 디비전은 지난 시즌 5개 팀 모두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면서 지옥의 디비전이라는 명성에 걸맞은 결과를 보여줬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그 모습이 온데간데없다. 여전히 제 모습을 보여주는 샌안토니오와 디안드레 조던 사태를 겪고도 파란을 일으키며 서부 컨퍼런스 3위에 올라있는 댈러스를 제외하면 다른 팀들의 성적은 초라하기만 하다.
멤피스는 자신들이 강조하던 수비를 잊으면서 초반 성적이 곤두박질쳤다. 평균 실점은 무려 100.1점에 달하고 디펜시브 레이팅(Drtg) 수치는 106.4로 21위에 위치, 멤피스 농구의 정통성을 잊었다는 평가다.
다행히 마리오 찰머스 합류 이후로 공격의 실마리가 풀려가며 7승7패로 다른 팀들에 비해 그나마 선전 중이다. 휴스턴은 심각한 수준이다. 에이스 제임스 하든의 기복과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결장이 잦아지면서 널뛰기 같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3연패와 4연패를 당하는 동안 팀의 수장마저 잃었다. 하루빨리 케빈 맥헤일의 대체자를 찾아서 반등을 노려야 한다. 뉴올리언스는 1승 11패로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그래도 ‘갈매기’ 앤써니 데이비스의 복귀로 샌안토니오와 피닉스를 잡고 분위기 반전을 시도하고 있지만 초반 쌓아놓은 패배의 수는 많기만 하다.
이 외에도 동부 컨퍼런스 팀들에게 아낌없이 승을 나눠주는 필라델피아와 서부 컨퍼런스 팀들에게 패를 나눠주는 골든스테이트도 서고동저를 없애는 데에 한 몫 했다. 골든스테이트는 서부 컨퍼런스 팀들에게 11패를 선사했고 필라델피아는 동부 팀들에게 10승을 선물해줬기 때문이다.
서고동저 현상이 완전히 해결됐다고 보기에는 시기상조이다. 이제 총 1,230경기의 레이스 중 201경기만이 치러진 시즌 초반이다. 하지만 이러한 추세는 분명히 주목해야 하며, NBA를 지켜보는데 있어 관심을 가지기에 충분한 변화다.
#사진 - NBA미디어센트럴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