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양준민 인터넷기자] ‘권토중래(捲土重來).’ “흙먼지를 일으키며 다시 돌아온다”는 의미로 “어떤 일에 실패한 뒤 다시 힘을 쌓아 그 일에 재차 착수하는 일”을 비유하는 사자성어다.
NBA 2015-2016시즌에 재기한 라존 론도(29, 185cm)의 상황이 꼭 그렇다. 지난 시즌 “이제 론도는 끝났다”라며 혹평했던 이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올 시즌 론도의 손은 무척이나 뜨겁다.
25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론도는 정규리그 15경기 평균 12.7득점 10.8어시스트(1위) 7.6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뿐만 아니라 3점슛 성공률 역시 35.1%를 기록하고 있다. 통산 3점슛 성공률이 26.9%라는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발전이다.
또한 론도는 11월에 트리플 더블을 4차례 기록하는 등 한 달을 지배하고 있다. 지난 24일 열린 샬럿 호네츠와의 경기에선 20어시스트를 기록, 자신의 20+어시스트 경기 숫자를 7경기로 늘렸다. 이는 현재 NBA에 뛰고 있는 선수 중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무엇보다 올 시즌 론도의 부활은 공격을 중시하는 조지 칼 감독의 농구철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포인트가드의 플레이에 관여 안 하기로 유명한 조지 칼 감독은 올 시즌 역시 론도에 대한 강한 신뢰를 보임과 동시에 경기운영의 전권을 부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즌 초반 론도의 패스 타이밍에 적응하지 못했던 선수들 역시 서서히 적응하기 시작했고, 론도와 드마커스 커즌스(25,211cm)의 호흡도 무척이나 좋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론도의 맹활약도 팀의 승리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현재 새크라멘토의 분위기는 무척이나 냉랭하다. 지난 9일 에이스 커즌스의 복귀와 함께 3연승을 달린 새크라멘토는 상승 분위기를 타는 듯 했다. 실제로 커즌스 역시 팀원들과 미팅을 주선하는 등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커즌스 악동기질, 감독 바뀐다고 없어지나?
그러나 한 번 악동은 영원한 악동인 것일까. 조지 칼 감독의 전술에 불만을 품은 커즌스가 다시 한 번 악동기질을 발휘하며 둘의 갈등은 재점화 됐다. 시즌 전부터 계속된 이들의 갈등은 잠시 봉합되는 듯 했다. 하지만 끝끝내 ‘갈등의 시한폭탄’은 폭발하고 말았다.
새크라멘토는 오프시즌 론도뿐만 아니라 마르코 벨리넬리(29, 196cm), 코스타 쿠포스(26, 213cm) 등 알짜 선수들을 영입하며 지난 시즌보다 업그레이드된 전력 구축에 성공했다.
하지만 정작 팀의 중심인 감독과 에이스의 불화로 새크라멘토는 스스로 부진의 늪에 빠져든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커즌스는 지난 19일 열린 애틀랜타 호크스와 경기에서 매치업 상대인 알 호포드(29,208cm)에게 팔꿈치를 휘두르며 1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는 등 악동기질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론도에게 매 경기 강력한 스크린을 선물하는 커즌스는 매우 좋은 2대2 파트너일지 모른다. 그러나 팀에 있어 커즌스는 쉽게 버릴 수도, 쉽게 사용할 수도 없는 ‘계륵’ 같은 존재다.
실제로 이런 기행에도 불구, 새크라멘토는 커즌스를 버릴 수 없는 모양이다. 최근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새크라멘토가 조지 칼 감독을 경질하고 켄터키 대학의 존 칼리파리 감독을 영입할 수 있다”라는 말들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이들의 갈등은 커즌스의 승리로 끝나는 분위기다.
새크라멘토는 커즌스와 감독의 불화로 매 시즌 골치를 썩고 있다. 지난 시즌 그나마 마이클 말론 감독이 커즌스를 제어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이들이 그의 개과천선을 기대했다. 하지만 말론이 구단 수뇌부와 갈등으로 경질돼 커즌스의 ‘개과천선 프로젝트’는 실패로 돌아갔다.
올 시즌 커즌스는 정규리그에서 평균 27.9득점 11.2리바운드 2.5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이만하면 그의 악동기질은 100번이고, 1000번이고 눈감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커즌스 혼자 팀을 승리로 이끌 순 없다. 무엇보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명언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새크라멘토 수뇌부는 지금 이 순간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미 새크라멘토는 오프시즌 커즌스의 뜻대로 쿠포스를 영입, 커즌스에게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팀의 배려에도 불구, 그의 행동에는 여전히 변화가 없다.
뿐만 아니라 칼리파리 감독을 영입한다 한들 이미 팀보다 위대한 선수라 생각하고 있는 커즌스를 제어할 수 있을까. 이미 칼리파리 감독 역시 대학시절 커즌스와 언쟁을 벌이는 일이 종종 있었다. 커즌스가 대학 1년 만에 NBA에 진출했기에 시간이 적었을 뿐 이들이 겪고 있는 갈등의 크기는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
새크라멘토와 론도는 올 시즌 부활을 위해 오프시즌 그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해왔다. 론도의 노력은 올 시즌 절반의 성공을 거둔 듯 보인다. 그러나 새크라멘토의 노력은 ‘미꾸라지 한 마리’로 인해 그 빛을 못 보고 있다.
이미 새크라멘토는 ‘커즌스 없이 승리가 힘들다’는 명제를 보여주고 있기에 그를 버리기 힘든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슈퍼스타는 돈으로 살 수 있는 기회가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팀의 케미’는 돈 주고도 사기 힘든 것이다.
과연 새크라멘토는 올 시즌에 결단을 내릴까. 론도는 식을 대로 식어버린 새크라멘토의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을까. 새크라멘토의 선택, 그에 따른 론도의 행보가 궁금하다.
# 사진 NBA 미디어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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