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향상을 꿈꾸다…한국농구는 지금 스킬트레이닝 열풍

곽현 / 기사승인 : 2015-11-25 14: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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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곽현 기자] 팀 농구에만 갇혀있던 한국농구가 기술향상에 대한 갈증을 조금씩 풀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적어도 선수들 사이에선 그러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최근 농구계는 스킬트레이닝 열풍이 거세다. 쉽사리 눈으로 드러나진 않는다. 이유가 있다. 아직까지는 공개적으로 스킬트레이닝을 받는다고 알리는 것이 조심스럽기 때문.


스킬트레이닝은 팀 훈련 외에 개인적인 기술향상을 도모하는 훈련을 말한다. 농구 최강인 미국 NBA 스타들은 비시즌이면 개인트레이너를 고용해 몸을 만들고 개인기술 향상에 매진한다.


그들은 매년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더 완벽한 선수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한 개인기량이 갖춰진 후 팀에 합류해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이다. 신기에 가까운 슛을 성공시키는 스테판 커리의 개인기는 아무렇게나 나온 것이 아니다.


하지만 한국농구는 이러한 개인훈련 문화가 정착돼 있지 않다. 프로선수들이 팀이 아닌 개인적으로 훈련을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러한 일을 하는 전문트레이너도 없었다.


사실상 팀에 합류해서는 개인훈련이 제한적이다. 오전, 오후, 야간, 심지어 새벽까지 정해진 훈련스케줄을 따라가면서 개인기술을 향상시키기는 어렵다. 감독을 비롯해 3~4명의 코칭스태프가 전부인 팀 상황 상 선수 한명 한명을 신경 써서 가르쳐주긴 어렵다.


그런 한국농구계에 최근 스킬트레이닝 열풍이 불고 있다. 선수 출신 트레이너들이 하나 둘 생겨나고 있고, 이들에게 농구를 배우기 위해 찾아오는 선수 및 일반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처음 농구에 스킬트레이닝을 알린 이는 힙후퍼 출신 안희욱(31) 트레이너다. 안 트레이너는 2000년대 초반 화려한 드리블 기술로 대한민국에 힙훕 열풍을 몰고 왔다. 그는 현재 스킬트레이너로 변신해 선수들의 기술 향상을 돕고 있다.


‘스킬트레인’이란 트레이닝센터를 개설했고, 현재 그에게 트레이닝을 받는 엘리트 선수는 20명 이상 된다. 중, 고, 대학교 선수들뿐만 아니라 프로선수들도 그에게 트레이닝을 받았다. 오리온 정재홍과 KDB생명 김시온이 그들이다.




안 트레이너는 선수 출신이 아니지만, 드리블에 관해서는 독보적인 분야를 개척했다. 프로선수라 할지라도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 그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


안 트레이너는 자신이 개발한 훈련 메뉴얼을 통해 트레이닝을 하고 있으며, 훈련 앱을 개발하기도 했다. 또 직접 선수들이 경기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은 후 그 모습을 보고 부족한 점을 보완시켜주기도 한다.


삼성과 SK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박대남(29)도 스킬트레이너로 변신했다. ‘스킬팩토리’라는 이름의 트레이닝센터를 개설한 그는 프로선수로서의 경험을 살려 선수 및 일반인들을 지도하고 있다. 오리온에서 은퇴한 박찬성도 트레이너로 함께 하고 있다.


프로 출신 트레이너들이기 때문에 입소문을 타고 빠른 인기를 얻고 있다. 아무래도 보다 체계적인 훈련 시스템과 노하우를 전수해줄 수 있다. 상무 소속의 최진수도 휴가를 받아 스킬팩토리에서 개인훈련을 하기도 했다.


후발주자로 나선 이는 전자랜드 2군에서 뛰었던 양승성(27)이다. 양승성 트레이너는 GP&B라는 트레이닝센터를 개설해 최근 왕성하게 수강생을 받고 있다.


특히 삼성에서 은퇴한 김승현이 트레이너로 합류하며 화제가 됐다. 김승현은 화려한 패스와 개인기로 2000년대 한국농구를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였다. 그에게 농구를 배울 수 있다는 소식에 수강생들이 몰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신사동에 체육관이 있는 GP&B는 실제 프로와 같은 코트와 농구대가 있는데다 다양한 운동기구들이 비치돼 있다. 농구뿐만 아니라 신체 밸런스를 잡아주는 운동도 병행할 수 있는 것.


현재 이들로부터 트레이닝을 받고 있는 엘리트 선수들이 많다. 프로선수들도 시즌이 시작되기 전 이곳을 찾아 도움을 받은 이가 많다.



중, 고, 대학교 선수들의 경우 이러한 트레이닝을 받는다고 했을 때 학교 측의 반대에 부딪히는 경우도 많다. 코치가 아닌 다른 이로부터 농구를 배우는 것을 불편하게 보는 시선이 있기 때문. 그래서 주위에는 비밀로 하고 트레이닝을 받는 이들도 많다.


무조건 학교 코치에게만 농구를 배워야 한다는 구시대적 인식은 하루빨리 사라져야 할 것이다. 학교공부와 비교를 하면 과외를 받는 것이기 때문.


엘리트 선수들끼리도 입소문을 타고 스킬트레이너를 찾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프로팀들 역시 이러한 스킬트레이닝 열풍에 조금씩 동참하는 모습이다. SK는 비시즌이면 미국 얼바인으로 선수들을 보내 트레이닝을 받게 하고 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동부, 전자랜드도 일부 선수들을 미국으로 보냈다.


오리온과 LG는 아예 미국에서 코치를 불러왔다. NBA D리그 코치들을 초빙해 선수단 전체에게 기술 훈련을 시켰다. 조금씩 지도자들의 생각도 바뀌고 있는 모습이다.


김승현은 프로선수들의 스킬트레이닝에 대해 “바람직한 일이다.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거니까. 농구 선진국인 미국과 시스템을 비교해보면 차이가 많이 난다. 스킬트레이너들이 많아지는 것도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인기술 향상을 꿈꾸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스킬트레이닝 산업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는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 개인능력 부족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는 한국농구의 질적 수준을 높여줄 수 있고, 은퇴 선수들의 취업난 해결에도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 –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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