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곽현 기자] 남자농구가 올림픽 도전에 실패한 가운데, 여자농구는 아직까지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오는 6월 13일 프랑스 낭트에서 열리는 리우올림픽 최종예선을 통과한다면 리우로 가는 티켓을 거머쥐게 된다.
우리은행을 통합 4연패로 이끈 위성우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여자농구대표팀은 지난 달 25일 소집해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점프볼은 17일 대표팀이 훈련 중인 진천선수촌을 찾았다.
지난 3주간 대표팀은 몸을 만들고 체력을 끌어올리는데 중점을 뒀다. 시즌 종료 후 1달 이상 쉰 탓에 운동을 할 몸이 안 만들어져 있었기 때문. 최근 훈련 강도도 세졌다. 선수들마다 요즘 훈련에 대해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위 감독은 “전주원 코치한테 물었더니 대표팀에서 이렇게 훈련을 많이 한 적도 없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대표팀은 오전, 오후 3시간씩 훈련을 한다. 오전에는 웨이트트레이닝 및 체육관에서 체력훈련을 하고, 오후에는 공격, 수비, 전술 등 다양한 훈련을 한다.
과거야 농구를 아는 베테랑들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젊은 선수 위주로 대거 개편 됐다. 위 감독은 그러한 부분이 훈련양을 늘릴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위 감독은 이번 최종예선이 부담스러운 듯 했다. 올림픽 진출이라는 중대한 목표가 달린 대회이고, 또 진출권을 따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은 벨라루스, 나이지리아와 함께 C조에 속했다. 벨라루스는 FIBA랭킹 10위, 나이지리아는 42위, 우리는 12위다. 순위로만 본다면 나이지리아는 우리의 상대가 안 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최근 아프리카 국가들의 전력이 강세를 띄면서 FIBA랭킹은 큰 의미가 없어진 상태다.
위 감독은 벨라루스, 나이지리아의 경기 영상을 보며 전력을 파악 중이라고 했다. “벨라루스는 강팀이다. 골밑도 좋고, 슈터도 있고, WNBA 출신 가드도 영입했다. 나이지리아도 강하다. 운동능력이 좋더라”라고 전했다.
벨라루스는 우리와 몇 차례 만난 적이 있다. 2년 전 세계선수권에선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된 우리 대표팀과 맞붙은 적이 있다. 당시 박지수, 이승아가 뛰었고, 64-70으로 아쉽게 패했다.
당시 대회를 취재한 필자는 정예 대표팀이라면 충분히 벨라루스와 해볼 만 하고, 승리까지도 가능하다고 봤다. 하지만 올 해 벨라루스는 당시보다 전력이 더 강해졌다는 평가다. 당시 출산으로 자리를 배웠던 센터 아나스타샤 베라메옌카가 합류했고, WNBA에서 뛰고 있는 귀화선수 린지 하딩이 백코트를 책임진다. 본래 벨라루스의 약점은 가드진이었지만, 이젠 가드진마저 강해진 것이다.
팀의 기둥 옐레나 루첸카가 버티는 높이가 좋고, 포워드 카트리나 스니트시나의 득점력도 무섭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리보다 확실한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나이지리아는 최근 우리와 맞붙은 적이 없어 정보가 많지 않다. 다소 투박한 농구를 하지만 신체조건과 운동능력이 좋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상대라는 것이 위 감독의 평가다.
이번 대회에선 12팀 중 5팀만이 올림픽 출전권을 얻는다. 각 조 1, 2위 팀이 파이널 라운드에 진출해 다른 조 진출팀과 경기를 통해 최종 진출팀을 가린다. 우리는 D조 팀들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한다. D조에는 중국, 스페인, 베네주엘라가 속해 있다.
현재 우리 여자농구는 세대교체를 진행 중이다. 이미선, 변연하, 신정자, 하은주 등 여자농구를 이끌어왔던 선배들이 은퇴를 하면서 후배들의 그 자리를 메우는 중이다.
위 감독은 “지금이 과도기라고 생각한다. 젊은 선수들이 경험을 쌓고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가 돼야 한다.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단비, 박혜진, 강아정 등 국내리그에선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이지만, 아직 국가대표팀에서 주축으로 활약한 경험은 적다. 이들이 국제무대에서 경험을 쌓고 자신감을 찾아야만 여자대표팀의 전력도 강해질 것이다.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올림픽 진출 여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선수들이 얼마나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세계 팀들을 상대로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를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반드시 과도기는 온다. 선수들이 그 틀을 깨고 성장할 시간을 줘야 한다.
일례로 현 대표팀 선수 중 세계대회 출전 경험이 있는 선수가 몇 없다. 배혜윤이 2012년 올림픽 최종예선 멤버였고, 임영희, 김단비가 2010년 세계선수권에서 뛴 경험이 있을 뿐이다. 이들도 당시 주축선수는 아니었다.
아시아와 세계대회는 확연히 다르다. 훨씬 신체조건이 좋은 선수들을 상대해야 한다. 위압감이 들기 마련이다.
위 감독은 공격에서 확실한 에이스가 없는 것도 걱정이라고 했다. 변연하처럼 수비수 한 두 명은 자신 있게 제치고 슛을 쏠 수 있는 선수가 없다는 것이다. 결국 선수 모두가 함께 하는 조직력으로 이를 커버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은 세대교체 후 처음 치른 대회였다. 고참들이 제외된 채 젊은 선수들 위주로 경기를 풀었다. 일본과 중국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한국은 3위로 대회를 마쳤다. 다행히 올림픽 최종예선 출전권을 따내며 올림픽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이번 대회 역시 그러한 경험의 연장선이 될 것이다. 선수들에게 경험을 심어줄 수 있는 기회 말이다.
기대를 걸고 있는 유망주는 분명 있다. 유일한 고등학생 박지수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성인대표팀에 선발된 박지수는 성인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그러한 경험이 올 해 약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195cm의 신장은 분명 상대에게 위협을 줄 수 있다. 장신의 상대팀과 맞대결에서 박지수의 높이는 절대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강이슬도 기대되는 선수다. 빠르고 정확한 슛이 강점인 만큼 이번 대회에서도 찬스에서 한 방을 기대하고 있다.
대표팀은 다음 주부터 남자고등학교팀과 연습경기를 치르며 경기감각을 키울 예정이다.
#사진 -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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