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이민욱 칼럼니스트] 2016년 5월까지 고교농구 전국대회는 세 차례 개최됐다. 그런데 올해는 한 팀이 우승을 독식하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춘추전국시대’라고 표현해도 될 만 하다. 아마도 6월부터 각 지역에서 시작될 중고농구 주말리그를 비롯 남은 대회에서도 이들의 경쟁은 꽤 볼 만할 것 같다. 점프볼에서는 춘계연맹전, 협회장기, 연맹회장기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경복고, 삼일상고, 중앙고의 전력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해보았다. 두 번째 순서는 부산중앙고다.
2016년 성적
춘계 연맹전_ 8강 진출
연맹회장기_ 우승(결승 부산중앙고 72-64 삼일상고)
고등학교 신입생이 고등학교 입학 이후 맞이하는 첫 전국대회부터 활약하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바로 전 해까지 경험했던 중학농구와 이제 막 적응을 시작한 고교농구 사이에는 신체 조건과 실력 면에서 엄연한 수준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2014년 고교농구에서 부산중앙고에 막 입학한 새내기 양홍석(198cm, 포워드 겸 센터, 사진 속 11번 선수)은 ‘떡잎부터 달랐던’ 유망주라고 볼 수 있었다.
2014년 열렸던 KBL 총재배 춘계 연맹전에서 양홍석은 부산중앙고를 4강에 이끈 바 있다. 당시 고교최강 용산고에게 패했지만, 고교농구에서의 데뷔전은 충격, 그 자체였다. 고1임에도 불구, 능숙하게 상대를 흔들었고 그 과정에서 나오는 잔기술도 훌륭했다. 스크리너로서의 역할도 기꺼이 소화했다. 2대2 이후 빠지는 움직임도 좋았다. 무엇보다 집중견제에 능숙했다. 더블팀이 들어와도 당황하지 않았다. 양홍석은 고교무대에서 늘 손에 꼽히는 유망주로 각광을 받았다. 2015년에는 그리스에서 열린 세계 U-19 선수권 대회에 선발되기도 했다. 당시 그는 고등학교 2학년생으로 팀에서 가장 어린 편이었다.
이처럼 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리는 등 본인 플레이가 통한다는 걸 알게 된 양홍석이지만, 팀 전력이 아쉬웠다. 부산중앙고는 전국대회 4강에 오른 적은 있어도 우승은 먼 목표 같았다. 지나치게 양홍석에게 의존한다는 평가였다.
올해 춘계 연맹전 8강에서도 부산 중앙고의 아킬레스건은 여전했다. 삼일상고에게 74-78로 졌던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양홍석에게 공격과 수비에서 많은 부분을 의지했던 점 때문이었다. 경기 출장시간(평균 38.4분)도 길었다.
하지만 연맹회장기에서는 달라졌다.
양홍석만 쳐다보지 않았다. 부산중앙고 선수들의 개인 실력이 좋아진 점이 크게 작용했다. 자연히 양홍석의 체력 안배(평균 33.0분)가 가능해졌다. 만약 양홍석 외 다른 팀원들의 활약이 저조했다면 또다시 부산중앙고는 또 다시 ‘양홍석 GO’ 카드를 꺼내들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성적은 더 잘나왔을 지도 모르나, 우승까지는 어렵지 않았을까 싶다.
조원빈(193cm, 포워드)은 팀의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화려하지는 않았으나 야무졌고 영리했다. 조원빈의 장점은 궂은일에 적극 나서면서도 농구를 매우 쉽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슛도 나쁘지 않아 언제든 다득점을 올릴 수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너무 공격적이고 볼 핸들링이 불안한 점도 있지만, 성광민(183cm, 가드, 사진 속 7번 선수)은 결승에서 16득점으로 활약했다. 3점슛도 4개는 ‘거함’ 삼일상고 침몰의 결정적 역할을 했다.
2015년 FIBA-아시아 U16 선수권 대회에 선발됐던 서명진(190cm, 가드)은 나이를 초월한 영리함으로 경기를 풀어나갔고, 잘 눈에 띄지 않지만 건실한 곽정훈(193cm, 포워드)은 팀의 ‘알토란’같은 존재였다. 이 팀원들의 역량과 양홍석의 능력이 한데 녹아들며 부산 중앙고는 팀으로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 결국 ‘원 팀(One Team)' 부산 중앙고는 우승으로 경기를 마감할 수 있었다.
부산중앙고의 숙제는?
하지만 부산 중앙고도 아직 개선해야 될 점들이 있다. 먼저 부산 중앙고가 삼일상고와의 2경기에서 약점을 보였던 리바운드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한다 부산중앙고는 앞으로 남은 전국대회에서 계속 우승후보로 꼽힐 만한 팀이다. 그래서 함께 우승후보로 꼽히는 삼일상고와 중요한 무대에서 재회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서 말하는 부산중앙고의 리바운드 문제점은 리바운드의 ‘양’ 이 아닌 ‘질’ 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사실 이 날 경기에서 부산 중앙고는 높이가 좋은 삼일상고에게 대항할 리바운드 대책을 들고 나왔다. 그리고 좋은 성과를 거뒀다.
부산중앙고는 수비 리바운드를 잡은 직후 얼리오펜스를 시도해 점수를 올리거나, 리바운드를 뺏긴 뒤 가하는 압박 수비로 ‘득’을 봤다. 하지만 리바운드에 대한 ‘실’ 도 있었다. 풋백 득점을 허용했고 상대에게 공격 리바운드를 빼앗길 경우 팀 수비가 무너지면서 상대에게 슛 기회를 내줬다. 실점으로 연결되지 않았어도 충분히 지적할만한 장면이었다.
외곽 수비 보완도 필요하다. 연맹회장기 홍대부고와의 8강 경기를 돌아보자.
부산중앙고가 고전 끝에 승리(80-77)했던 이유는 폭발적인 3점슛 능력을 자랑했던 홍대부고의 화력 탓이었다. 홍대부고는 3점슛으로 경기를 뒤집는 힘이 강한 팀이다. 지난 4월 중순에 열린 제36회 서울시협회장기 초. 중. 고 농구대회에서도 휘문고를 상대로 이런 장점을 발휘했다. 이날 77점을 기록한 홍대부고는 3점슛으로만 42점을 뽑아냈다.
그 기세는 연맹회장기에서 계속되었다. 홍대부고는 3점 슛으로만 27점(3점 슛 9개)을 기록했으며 허승녕(177cm, 가드)은 이 중 7개를 넣었다. 홍대부고의 3점슛과 관련된 견제에 대해 부산중앙고는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부산중앙고 수비가 홍대부고에게 3점 슛을 허용하는 과정은 주로 다음과 같았다.
4쿼터에 홍대부고의 허승녕은 두 차례 돌파(1번은 스크린을 이용한 돌파였고 1번은 스크린을 이용하지 않은 단순한 드리블 돌파)시도로 부산중앙고 수비를 흔들어놓은 뒤 공간을 만들어 외곽에 있던 유진(196cm, 포워드)에게 킥 아웃 패스를 전달했다. 유진은 3점슛 2개를 모두 성공시켰다. 당시 부산중앙고 수비를 들여다보자. 너무 허승녕의 돌파에만 시선이 쏠려 있었다. 그래서 허승녕 쪽으로 수비 공간이 좁혀졌다.
두 번째, 선수들이 안일한 움직임으로 존 디펜스를 섰던 점도 문제였다. 호흡도 잘 맞지 않았다. 이 때 홍대부고 선수들은 비교적 쉽게 외곽에서 쉽게 빈 공간을 찾아냈고 3점 슛 득점을 성공시켰다. 결승전에서도 부산중앙고의 외곽 수비는 상당히 위험했던 장면들이 존재했다. 부산중앙고는 이번 연맹회장기를 통해 전국구로 올라선 팀이다. 그러나 리바운드와 수비에서 보여준 몇 가지 불안한 면들은 분명 보완해야 한다. 그래야만 전국대회에 나설 때 ‘정상 도전’ 이 한결 수월해 질 것이다.
# 사진=유용우, 한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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