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코치’ 김동우와 ‘만년 하위’ 인헌고의 도전

곽현 / 기사승인 : 2016-06-06 10: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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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곽현 기자] 인헌고등학교 농구부 김동우(36) 코치가 팀을 지도하게 된 건 지난 해 11월이었다. 2014-2015시즌까지 프로농구 서울 삼성에서 선수생활을 한 김 코치는 은퇴 후 인헌고 코치로 제의를 받고 지도자로서의 삶을 시작하게 됐다.


김 코치는 현역 시절 굴곡 있는 농구인생을 걸었다. 연세대 재학 시절만 해도 그는 전도유망한 장신포워드였다. 덩크슛을 자유자재로 터뜨리는 운동능력, 폭발적인 3점슛, 여기에 미소년 같은 외모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한국농구를 이끌 장신포워드로도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프로데뷔 후에는 잦은 부상으로 대학 시절만큼의 활약을 보이지 못 했다. 부상으로 전과 같은 운동능력도 나오지 않았다. 대신 그는 전문 슈터로 변신했고, 2006-2007, 2009-2010시즌 모비스의 2차례 우승에 기여했다. 당시 3점슛을 백보드를 맞춰 넣는 3점 뱅크슛은 그의 전매특허였다.


그는 선수 시절 쌓았던 경험을 지도자로서 선수들에게 전하고자 한다. 현재 그는 인헌고를 이끌고 2016 중고농구 주말리그에 출전 중이다.


2010년 창단한 인헌고는 처음에는 엘리트가 아닌 일반 학생들로 구성된 동아리팀이었다. 때문에 창단 초기에는 말도 안 되는 큰 점수차로 패하는 일도 많았다. 그러다 엘리트 출신 선수들을 하나둘씩 받으면서 조금씩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4월 연맹회장기에선 제물포고를 예선에서 탈락시키기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현재 주말리그 2경기를 치른 인헌고는 2패를 기록 중이다. 4일 홍대부고에, 5일에는 안양고에 패배를 당했다. 2경기 모두 30점차 이상의 대패였다.


인헌고는 중학교 시절 주전급으로 활약했던 선수들이 없다. 연계학교가 없다 보니 선수 수급에 어려운 점이 많다. 만년 하위권에 머물다 보니 실력 있는 선수들을 스카우트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객관적으로 현 남고부 팀 중 최약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팀을 추스르고 끌어올리는 김동우 코치는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코치로서 부족한 점이 많다. 그래도 아이들이 성실하게 따라줘서 고맙다. 경기를 이기면 아이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될 텐데, 자꾸 지니까 아쉬운 점이 있다. 고생은 엄청 하는데, 크게 질 때마다 의기소침해지는 부분이 있다.”



김 코치는 안양고와의 경기 후 선수들과 미팅을 했다. 미팅 때 무슨 얘기를 했냐고 물었다. “경기 전에 약속한 부분들이 있다. 기술적인 부분이 아니라, 누구나 생각하면서 할 수 있는 것이다. 약속된 지역방어라든지, 공격 후에 백코트를 한다든지 하는 기본적인 부분들이다. 아직 어리다보니 선수들이 자꾸 깜빡하곤 한다. 하지만 절대 잊어버리면 안 되는 상황들이 있다. 지고 이기고를 떠나 선수 개인적으로 지켜야 할 부분들이다. 그런 부분에서 자꾸 인식을 할 수 있도록 얘기해주곤 한다.”


인헌고는 현재 팀의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김대영(F, 186cm)이 부상으로 빠져 있다. 큰 신장에 외곽슛까지 던질 수 있어 상대 빅맨을 유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팀의 중심이 빠지다 보니 전체적으로 경기를 꾸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 팀에서 제일 큰 선수가 186cm 정도다. 높이가 낮은 부분은 어쩔 수가 없다. 아이들한테 뭐라고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작은 선수들이 큰 선수들을 이길 수 있는 농구를 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최근까지 프로에서 뛰었던 만큼 동료들의 도움도 있었다고 한다. 양동근(모비스), 김효범(KCC) 등 모비스에서 함께 했던 동료들이 인헌고를 찾아 선수들을 격려해줬던 것. “프로 친구들이 많이 놀러 와서 아이들에게 좋은 얘기를 해줬다. 그런 식으로 동기부여를 해주려고 한다.”


그는 지도자가 되면서 비로소 지도자들의 고충을 느꼈다고도 전했다. “농구를 말로 전달하는 게 참 어렵더라. 설명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한다. 아이들에게 늘 이해했냐고 물어본다. 그러면 으레 고개를 끄덕이는데, 이해를 못 해도 알았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2대2 수비를 할 때는 뒤에 센터가 토킹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센터들은 가드의 움직임을 잘 모른다. 서로 바꿔서 해보면 이해가 되는데, 역할을 바꿔서 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해를 시켜주려 한다. 기술은 그 다음이다. 선수들이 농구를 이해하게 만들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차차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선수들을 성장시키려는 김동우 코치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지금은 약체인 인헌고이지만, 김 코치와 함께 하는 인헌고의 앞날이 어둡지만은 않아 보인다. 초보코치 김동우와 만년하위 인헌고의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사진 -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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