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현의 THE COACH] 추승균 감독 “소통하는 감독 되고 싶다”

곽현 / 기사승인 : 2016-07-04 00: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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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곽현 기자] 프로농구 전주 KCC는 지난 시즌을 제외하고 최근 3시즌 간 하위권을 전전했다. 2012-2013시즌 10위, 2013-2014시즌 7위, 2014-2015시즌 9위 등 3시즌 모두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전신인 현대 시절부터 통산 5차례 우승을 거머쥔 명문구단으로서 초라한 시간을 보낸 것이다. 그런 KCC는 지난 시즌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정규리그 막판 모비스, 오리온과 1위 다툼을 벌이더니 결국 정규리그 우승을 거머쥔 것이다.


전 시즌 9위에서 단번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팀으로서는 1999-2000시즌 이후 16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이었다.


팀의 지휘봉을 잡은 추승균(42)감독은 감독 부임 첫 시즌 만에 완벽하게 팀을 재건했다. KCC에서 선수 시절을 보냈고, 코치에 이어 감독까지 맡은 그는 진정한 팀의 프랜차이즈스타로 불리고 있다. 무너졌던 팀을 일으켜 세우기까지 어떤 노력이 있었는지, 그리고 어떤 지도자로 남고 싶은지, 추승균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선수들의 자신감 살리기까지
지난주 KCC의 훈련이 한창인 마북리 체육관을 찾았다. 비시즌 오랫동안 재활훈련을 하는 하승진을 비롯해 대부분의 선수들이 훈련에 참여하고 있었다. 선수들은 기초체력훈련을 하며 몸을 만들고 있었다. 슈팅 정도를 제외하면 아직 공을 가지고 하는 훈련은 하지 않고 있다.


추승균 감독은 기초체력훈련으로 몸을 만드는 시간을 가급적 오래 가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큰 이유는 부상 방지다. 트레이너들과 의견을 많이 나누는데, 몸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시즌에 들어서면 많이 다치더라. 그런 부분을 최소화하기 위해 확실히 몸을 만들 때까지 훈련을 하고 있다.”


추승균 감독은 KCC의 전신인 현대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1997년 입단했으니 벌써 한 팀에서만 19년을 있었다. 선수에서 코치, 그리고 감독으로 첫 걸음을 뗀 지난 시즌 그는 16년 만에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고, 챔프전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초보감독으로서 엄청난 성과를 거둔 것이다.


“그냥 막 지나간 것 같다. 느낀 점도 많았다. 선수들 기용이나 작전타임 타이밍 등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정규리그에서 18패한 부분에 대해 느낀 점도 많았고, 많은 공부가 된 시즌이었던 것 같다.”


서두에 언급했듯 지난 3시즌 간 KCC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 하며 하위권에서 허덕였다. 그런 팀이 한 시즌 만에 바뀐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선수 구성도 큰 변화가 없었음에도 말이다.



“선수들의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움직임도 좋아졌다. 실점에서 우리가 3위를 했는데, 실점이 적어진 게 중요했던 것 같다. 올 시즌은 좀 더 덜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쉬운 점은 존디펜스를 많이 못 섰다는 점이다. 수비적인 부분에서 더 다듬어진다면 좋을 것 같다. 공격적인 부분에선 (안드레)에밋도 있고, (전)태풍이도 있다. 노장들이 많기 때문에 (송)교창이나 (김)민구, (김)지후 등 젊은 선수들이 잘 해줘야 한다. 새로 가세한 이현민도 팀에 꼭 필요한 선수다. 올 시즌은 좀 더 공격적으로 하고 싶다. 에밋의 공격도 있지만, 에밋 외에 다른 공격도 강화하려 한다.”


추 감독이 얘기한대로 선수들의 플레이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는 바로 자신감일 것이다. 그렇다면 선수들의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했을까?


“비시즌 연습경기 때부터 이기는 경기를 하려고 했다. 또 가급적이면 선수들이 하고 싶은 플레이를 하게 해주려 했다. 선수들이 조직적으로 단결이 되려면 내가 얘기를 많이 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정은 내가 하지만 선수들의 생각도 중요하다. 그래야 나도 변화가 있을 것이고. 농구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고 있기 때문에 NBA나 유럽농구도 많이 보면서 접목시키려 한다.”


젊은 감독답게 그는 선수들이 원하는 부분을 인지하고 그들이 하고자하는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줬다고 한다.


냉정히 얘기해 KCC를 우승권으로 평가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이전 시즌 성적이 좋지 않았고, 특별하게 선수 보강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전태풍이 돌아왔고, 외국선수 2명이 바뀐 정도다. 그래도 우승전력이라고 하긴 어려웠다. 포워드진에 확실한 국내선수가 없고, 하승진 외에 빅맨도 부족했다. 그런 가운데 선수단이 강해질 수 있었던 원동력에는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하나로 뭉칠 수 있었던 믿음이 컸다고 한다.


“선수들끼리 단결이 잘 됐다. 서로 욕심을 안 내고 희생한 부분도 많았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간의 믿음도 깊었던 것 같다.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 선수들의 패배 의식이다. 우승했던 선수들이 많았지만, 패배의식에서 빨리 벗어나면서 성숙되지 않았나 싶다.”


정규리그에서는 우승을 차지했지만, 오리온과의 챔프전에서는 아쉽게도 우승컵을 내주고 말았다. 정규리그에서의 우세를 가져가지 못 한 채 말이다. 챔프전이라는 큰 무대도 추 감독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한 시간이었다.


“챔프전에서 슛이 약점으로 드러났다. 또 수비에서 실수가 좀 나왔다. 이번 시즌은 그런 부분을 많이 줄이려고 한다. 지난 시즌 외국선수 제도가 바뀌면서 변화가 많았는데, 각 팀들이 이번 시즌은 더 준비를 해서 나올 것 같다. 그래서 더 치열한 시즌이 되지 않을까 싶다.”



▲1순위가 나왔어도 에밋
지난 시즌 KCC의 히트상품은 바로 외국선수 안드레 에밋이었다. 외국선수 제도가 장단신제로 바뀌면서 단신 외국선수들의 비중이 상당히 중요해졌다. 그런 가운데 에밋은 팀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은 물론, KBL의 흥행에 이바지했다. 화려하면서도 강력한 득점력은 리그에 강력한 임팩트를 안겼다. 반면 에밋의 기량이 워낙 뛰어나다보니 에밋의 의존도가 너무 높은 거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도 있었다.


“모든 팀들이 외국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있다. 다만 에밋이 특출하게 골 결정력이 좋고 화려하다보니 눈에 띄었다고 생각한다. 에밋도 잘 해줬지만, 국내선수들이 잘 해줬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또 에밋이 득점에만 치중하는 선수는 아니다. 패스도 잘 하는 선수다. 영리한 선수이기 때문에 올 시즌은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


좋은 외국선수를 선발하는 것도 감독의 능력이다. 에밋이라는 선수를 선발한 추승균 감독의 안목이 탁월했다고 볼 수 있다.


“1순위가 나왔어도 에밋을 뽑았을 것이다(에밋은 전체 5순위로 선발됐다). 우리 팀 국내선수 중 꾸준히 15~20점을 넣어줄 선수가 누가 있을까 생각했는데, 없었다. 그래서 꾸준히 득점을 해줄 선수가 필요하다고 봤다. 수비는 어떻게든 맞출 수 있다. 하지만 공격을 꾸준하게 하는 게 쉽지 않다. 직접 필리핀에 가서 에밋을 보고 왔는데,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생각했다.”



▲‘포스트 추승균’은 바로 송교창
지난 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KCC는 고졸루키인 송교창을 전체 3순위로 선발했다. 고졸 출신 선수로 역대 가장 높은 순위에 뽑힌 송교창은 많은 주목을 받았고, KCC의 선택에도 관심이 쏠렸다. 비록 많은 시간을 뛰지는 못 했지만, 송교창이 재능을 발휘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정규리그 오리온과의 경기에선 10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두 자리 득점을 올렸고, 챔프전에서도 평균 11분 17초를 뛰며 중용 받았다. 높이가 낮은 팀 사정상 포워드 수비에서 큰 도움이 됐고, 리바운드와 수비 등 제공권에서도 힘을 보탰다. 5차전에선 기세를 이끄는 덩크를 터뜨리기도 했다. 추승균 감독은 젊은 송교창에게 거는 기대가 상당하다. 팀의 미래를 이끌 선수이며 제대로 키워보고 싶은 선수라며 말이다.


“요즘 힘들 거다. 훈련양이 많은데, 물어볼 때마다 괜찮다고 한다. 비시즌 연습경기를 많이 시키면서 감각을 끌어올리게 하려고 한다. 부딪혀보고, 맞아도 보면서 적응해야 한다.”


추 감독은 현역 시절 공격과 수비 모두 리그 최고의 선수였다. 그러기까지는 피나는 노력이 있었을 것이다. 일단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공격과 수비 모두 잘하기가 어렵다. 추 감독은 송교창을 자신처럼 공격과 수비 모두 잘 하는 선수로 키우고 싶다고 한다. 송교창을 ‘포스트 추승균’으로 키우겠다는 각오다.


“교창이도 공격, 수비 모두 잘 하게끔 키우고 싶다. 저 키에 저렇게 움직일 수 있는 선수가 많지 않다. 한 번 키워보고 싶다. 공격, 수비를 둘 다 잘 하려면 체력이 정말 좋아야 한다. 정규리그 54경기를 꾸준히 뛴다는 게 쉽지 않다. 연습경기 때 그런 체력을 만들게 하려고 한다. 그런 부분이 쌓이면 시즌 때 경기력으로 나타날 것이다.”



▲자부심이 된 19년의 시간
냉정한 프로의 세계에서 이적 없이 한 팀에서만 뛴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추승균 감독은 모든 선수들이 부러워할만한 커리어를 보냈다. 한 팀에서만 15년을 뛰었고, 코치에 이어 감독까지 됐으니 말이다.


“자부심이 있다. KCC 한 팀에서만 뛰었다는 자부심이 상당하다. 내년이면 이 팀에 있은 지 20년이 된다. 속으로 ‘너도 참 대단하다’고 한다(웃음). 선수 생활 중간에 위기도 있었다. 다른 팀으로부터 유혹도 있었고, 슬럼프도 있었는데, 흔들리지 않고 잘 넘긴 것 같다. 어릴 때부터 현대를 좋아했다. 한 팀에서 명예롭게 은퇴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팀에서도 잘 해줬고, 개인적으로도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추 감독은 정규리그 통산 득점 부문에서 10,019점을 기록, 서장훈(13,231점)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오래도록 꾸준하게 선수생활을 하며 곳곳에 자신의 이름을 남길 수 있었던 데에는 남들과는 다른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쟁은 누구나 다 해야 하는 부분이다. 내가 경쟁을 해줘야 후배들도 따라오고 발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쟁이 재밌다. 나이를 먹으면 밸런스가 무너진다. 때문에 몸 관리를 더 해야 한다. 체중도 늘 유지하려고 했고, 웨이트트레이닝도 꾸준하게 했다. 젊었을 땐 무게를 많이 들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부상 방지를 위해 가볍게 했다. 전지훈련을 가면 운동하기 어려울 때가 있어서 아령을 들고 다니기도 했다. 선수 땐 좀 중독이 됐었다. 안 하면 몸이 안 좋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선수들은 부딪쳐보면 안다. 강박감이 있었던 것 같다. 감독이 되선 운동을 잘 안 하게 된다. 좀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시범 보이다가 다치지 않으려면 평소에 좀 해야 할 것 같다(웃음).”



▲“소통하는 감독 되고 싶다”
감독들은 선수단 전체를 이끌어야하기 때문에 신경 쓸 부분들이 많다. 1년의 스케줄을 잡고 어떤 식으로 훈련을 할 것인지, 선수 구성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드래프트 땐 어떤 선수를 뽑을 것인지 등 신경 쓸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추 감독은 팀을 이끌면서 어떤 부분을 가장 신경 쓰고 있을까?


“감독으로서 선수 개개인별로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을 가르치는 건 혼자 연구하면 되는 건데, 관리하는 건 그렇지가 않다. 선수들이 요즘 힘든지, 집에 별 일은 없는지, 심리 상태가 어떤지도 알아야 한다. 감독이 직책이 높다고 강압적으로 하면 선수들이 따라오지 않는다. 선수들의 고민도 들어주고, 분위기를 재밌게 하려고 한다. 어차피 스트레스를 받으면 나만 손해다. 선수들 관찰을 많이 하려고 한다.”


이렇듯 추 감독은 선수들의 심리상태를 알고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요즘 그가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는 선수들은 송교창, 김지후, 김민구 등 젊은 선수들이라고.


젊은 감독답게 틀에 맞춰 가둬두기보다는 선수들의 개성을 살리기를 바란다고 했다. 경기 중 쇼맨십도 적극적으로 펼쳐 팬들에게 사랑받는 선수들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얘기를 들어보니 우리 팀 시청률이 가장 좋다고 하더라. 선수들한테 쇼맨십 얘기도 한다. 농구도 잘 하고 쇼맨십도 필요하다고 말이다. 코트에서는 마음껏 펼치라고 한다. 내가 선수 땐 그런 걸 잘 못 했다. 성격상 못 하는 편이기도 했고. 근데 요즘 선수들은 그런 쪽으로 잘 한다. 멋진 플레이도 보여주고 쇼맨십도 보여주라고 한다.”


그가 바라는 지도자상도 선수들과 소통을 중시하는 감독이라고 한다. “관찰도 많이 하고 소통도 하려고 한다. 귀를 좀 열려고 한다. 선수 때부터 남의 말을 잘 들으려고 했던 것 같다. 서로간의 마음을 알고 이해를 해야 팀이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과 소통하는 감독이 되고 싶다.”


#사진 - 유용우 기자,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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