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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로 돌아보는 스타 이야기
#트레이드 #허웅-문성곤 #선의의 경쟁 #첫 만남
[점프볼=강현지 기자] “빨간색 유니폼도 괜찮지 않아요? 맞춰가야죠. 뭐든….” 슈터 한희원(23, 195cm)이 지난 6월, 안양 KGC인삼공사에 새 둥지를 틀었다. 2015년 신인 드래프트 2순위로 인천 전자랜드에 입단한지 8개월 만이었다.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다. ‘친구’ 문성곤과 함께 선의의 경쟁을 하게 됐다는 점은 호재다. 반대로 원점에서 다시 적응해가며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 한희원의 지상과제로 떠올랐다. 안양에서 한참 적응 중인 한희원과 만나봤다. (6월 1일 KGC인삼공사는 한희원은 영입하는 대신 박찬희를 내주는 1대1 트레이트 단행했다.)
※ 본 기사는 농구전문매거진 점프볼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 트레이드
5월 초 한희원과 박찬희의 트레이드 소문이 흘러나왔다. KGC인삼공사 우승멤버였던 박찬희는 2015-2016시즌을 치르면서 기여도가 떨어진 상태였다. 대표팀 차출과 부상 등이 겹치면서 완벽히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새 시즌에 돌입한 것이 화근이었다. 결국 2015-2016시즌에는 출전시간이 눈에 띄게 줄었고, 박찬희는 먼저 팀에 이적을 요청했다. 그러던 중 박찬희는 전자랜드에서 본인을 필요로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전자랜드는 고심 끝에 한희원을 트레이드 카드로 꺼냈다.
‘2순위’ 한희원은 지난 시즌 신인들 중 가장 먼저 프로무대를 밟았다. 지명 하루 만에 경기에 투입된 것이다. 데뷔전 성적은 20분 51초 동안 2득점 1리바운드 1어시스트. 유도훈 감독은 “첫 술에 배부를 수 있냐”며 “팀 전술도 익숙하지 않고, 분위기도 적응해야 하니 데뷔전을 치르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실망할 것 없다”고 말했다.
점차 팀에 녹아든 그는 2015-2016시즌에 5.3득점 1.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2월 14일 삼성 전에서는 3점슛 3개와 20득점을 남겼다. 팀도 이겼다. 조금씩 호흡이 맞아가는 듯 했다. 여름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이적 통보로 그와 전자랜드의 인연은 더 이어지지 않았다.
“(트레이드) 소문은 훨씬 빨리 났어요. 그런데 전자랜드에서 그런 내색은 전혀 하시지 않으셨어요. 어느 정도 확실해졌을 때 감독님과 미팅을 했죠. 물론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때 서운했죠. 이적과 관련해 감독님과 두 번 정도 미팅을 가졌어요. 그때 감독님이 ‘프로니 냉정하다’라고 말씀하시며 격려해주셨죠. 감독님은 물론 코칭스태프, 구단 관계자분들이 나올 때까지 잘 챙겨주셔서 (전자랜드에 대한) 나쁜 감정은 없어요.”
공교롭게도 트레이드 대상자인 박찬희와 한희원은 경희대학교 스포츠 지도학과 선후배 사이다. 박찬희는 06학번, 한희원은 12학번. 함께 학교생활을 하지 않았지만, 트레이드 소식을 접한 후 후배 한희원이 먼저 박찬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형이 ‘서로 힘내자’고 말씀해주셨어요. 찬희 형은 국가대표 선수였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따시고 경력이 많으시잖아요. 그런 형과 1대1 트레이드 된 것 자체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했어요. 형은 KGC인삼공사에서 우승도 했잖아요. 이 팀에서 해가 되지 않고, 저도 우승에 기여하고 싶어요. 아직 어리니깐 도전하고 싶고요.”

# 허웅-문성곤
한희원과 문성곤(KGC인삼공사), 허웅(동부)은 청소년 대표팀에서 친목을 다졌다.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다가 지난해 7월, 제28회 FIBA 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에 세 명의 선수가 동시에 참가하게 되면서 더 가까워졌다. 성격과 마음이 너무나 잘 맞아 시즌 중에도 연락을 주고받으며 각별한 우정을 이어갔다. 1년 먼저 프로에 입단한 허웅은 “둘 중 한 명만이라도 우리 팀에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을 정도.
하지만 그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문성곤은 KGC인삼공사, 한희원은 전자랜드에 지명되면서 셋은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그런데 이게 웬일. 갑작스런 트레이드로 문성곤과 한희원이 먼저 한솥밥을 먹게 됐다. 2015년 드래프트 1, 2순위 선수가 나란히 함께 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둘의 만남에 대한 허웅의 반응은 어땠을까. 한희원은 “의지할 곳이 있다고 부러워하더라고요(하하). 저도 친하니깐 같은 팀에서 함께 하게 되어 좋아요”라고 말했다.
“어렸을 때부터 농구에 욕심이 많았어요. 농구가 제 인생 1순위에요. 그런데 지금은 젊다보니 노는 것도 좋아요. 여행가고, 놀러도 가고… 이런 게 좋죠.”
그렇다면 그 여행, 삼총사가 함께 갔다 온 적은 있을까? “제가 시즌이 빨리 끝나는 바람에 셋이 함께 가진 못했어요. 대학 친구들과 제주도에 짧게 다녀온 게 전부에요.”
# 선의의 경쟁
둘도 없는 친구긴 하지만 프로는 냉정한 법. 2016-2017시즌에 한희원은 ‘절친’ 문성곤과 출전시간을 두고 경쟁을 해야 한다. 한희원은 공격력과 기동력을 갖춘 선수고, 문성곤 역시 슛과 수비에서 평가가 좋았던 선수다. 그런데 대학 때처럼 둘만이 경쟁하는게 아니다. 둘 앞에는 양희종, 이정현, 강병현 등 국가대표급 선배들이 버티고 있다. 어떻게든 비집고 들어가야 한다. “인삼공사로 와서 ‘팀 목표는 우승’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거기에 보탬이 되고 싶어요. 그렇게 하려면 형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데, 저만의 장점을 찾아서 보여드려야죠.”
한희원의 장점은 득점력. 3학년부터 평균 15.4득점을 올리며 두각을 드러낸 그는 4학년 때 19.6득점 6.3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스카우트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프로입단 후에도 평균 18.9분씩을 뛰며 경험을 쌓았다.
“많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죠. 뭔가 확실한 장점이 없고, 많이 배워야 할 것 같았어요. 하나하나 배우고, 몸부터 만들어야 할 것 같아요.” 아쉬움을 삼킨 한희원은 비시즌 훈련에 더 박차를 가했다. “너무 오래 쉬다가 팀에 합류했어요. 들어와도 몸이 안 만들어져있어 형들을 따라가는 것조차 힘들었죠. 얼른 몸을 만들어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아직은 일반인 수준 밖에 안 되거든요.”

# 첫 만남
KGC인삼공사는 6월 3일, 강원도 오션월드로 워크숍을 다녀왔다. 구단에서는 앞으로 힘든 훈련을 치를 선수들을 위해 물놀이는 물론 다량의 주류도 준비했다. 익명의(?) 제보에 따르면 소주 70병과 맥주 세 짝이 준비되어 있었다고. 그렇다면 평소 한희원의 주량은 얼마나 되는지 궁금했다.
“곤이, 웅이랑 만나면 과음하지 않고, 적당히 마시는 편이에요.”
“그럼 워크숍 때 그 많은 술은 다 어디로 갔나요?”
“(저는)장렬히 전사했죠. 기억이 안 나요. 선수들 주량도 비슷하긴 한데, 그날만큼은 기억이 없네요.”
선수단 워크숍에 이어 6월 11일에는 1박 2일로 팬들과 글램핑을 떠났다. 그의 훈훈한 외모에 팬들은 ‘차세대 여심 저격 멤버가 되었다’며 환호했다. 대학 때부터 한희원의 별명 중 하나가 ‘탤런트 박해진’이기도 했다. 이 이야기를 꺼내자 한희원은 “에이~ 그런 거 하지 마세요”라며 손사래를 쳤다. “저는 일단 아닌 것 같고요, 형들이 정말 잘생기셨어요. 희종이 형, 병현이 형, 정현이 형, 성곤이도 잘생겼는데, 전 거기에 낄 수 없죠.”
둥글둥글한 성격덕분에 한희원은 새로운 팀에 금방 녹아든 듯했다. 새로운 유니폼을 입은 자신의 모습에 “빨간 유니폼도 괜찮지 않냐”며 너스레를 떨었다. “온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형들이 잘해주시고, 적응할 수 있게 도와줘 어려움이 없어요. 성곤이가 팀 생활에 대해 알려주고, 운동할 땐 형들이 틈틈이 알려주세요.”
이제 남은 건 코트에서 성적으로 보여주는 일 뿐이다. 한희원은 개인 성적이나 출전시간보다는 ‘팀’에 모든 것을 겨냥한 듯 했다. 한희원과 문성곤이 KBL을 긴장케 하는 ‘쌍포’로 거듭나는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BONUS ONE SHOT | 한희원은 개그맨?
언젠가 문성곤에게 “평소 한희원은 어때요?”라고 질문한 적이 있다. 그때 돌아온 대답은 의외였다. 필자가 평소 생각해온 한희원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대답이 돌아왔다.
“희원이요? 개그맨이에요, 개그맨! 이거 꼭 써주셔야 해요!”
경기장에서 본 한희원은 시크하고, 무뚝뚝하게만 느껴졌는데, 어떤 점이 그렇게 웃겼을까?
문성곤은 “저도 코치님들과 친하긴 하지만, 장난을 치진 못하거든요. 그런데 희원인 오자마자 손규완 코치님께 장난을 치더라고요. 원래 친하다고 이야기는 들었는데, 손규완 코치님도 ‘너 개그맨 해’라며 웃으시더라고요”라고 폭로했다.
경희대 동기 최창진(부산 케이티)도 거들었다. 한희원만 보면 웃는다며 말이다. “저는 희원이를 4년 동안 봐왔잖아요. 말과 행동이 하루도 똑같은 날이 없어요. 다 달라요(하하). 평상시 하는 말과 행동이 4차원이에요!” 새 시즌 한희원의 수훈선수 인터뷰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DATA | 한희원
포워드, 1993년 5월 1일생, 195cm / 85kg, 제물포고-경희대
#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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