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강현지 기자]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 도전하는 ‘예비 프로’가 쓰는 취업 이력서. 4탄의 주인공은 한양대학교의 주장, 윤성원(22, 196cm)이다. 거제에 살던 한 소년이 회사원이 아닌 농구선수의 꿈을 가지게 된 과정에는 어떤 뒷이야기가 있었을까. 선수 준비를 늦게 시작한 탓에 성장 속도는 남들보다 더디지만, 윤성원은 이렇게 말한다. 그래서 잠재력이 더 풍부하고, 보여주지 못한 장점들이 더 많다고 말이다.
# 성장과정
마산 동중 졸업 윤성원. 하지만 그 당시 경기 기록은 하나도 없다. ‘마산 동중 윤성원’으로 검색된 기사도 0개. 주목을 못 받은 것이 아니라 농구를 늦게 시작한 탓이다.
윤성원은 중3 때 농구를 시작했다. 그전까지 평범한 학생이었고, 농구는 취미일 뿐이었다. 거제 해성중학교에 다니면서 공업 고등학교에 진학할 생각이었다. 조선소가 많았던 거제에서 공고를 졸업해 회사에 다니는 일반적인 삶을 그려왔다. 그렇다면 성적은? 중상위권 정도 했단다.
그러다 우연히 나간 동아리 대회에서 마산고 이평규 코치의 눈에 띄게 된다. 당시 키가 192cm 정도 됐으니 당연 스카우트 대상이었다. 상황도 그가 농구부에 들어가게끔 만들어진다. 당시 진학하려고 했던 공업 고등학교가 다음 해부터 특목고로 바뀌게 돼 진학 커트라인도 높아진 상황이었다. “목표가 사라지다 보니 해볼까 하는 마음이었어요. ‘안되면 다시 공부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는데, 그때가 2009년 8월쯤이었던 것 같아요.”
윤성원은 이평규 코치가 있는 마산고 진학을 위해 해성중에서 마산 동중으로 전학을 가게 된다. 오후까지는 마산 동중에서 수업을 듣고, 이후 마산고로 넘어와 농구 기본기부터 다졌다. 드리블, 패스부터 말이다. 11월부터는 마산고에 최병식 코치가 부임돼 본격으로 농구를 배우기 시작한다. 박재한(KGC인삼공사), 김광철(모비스), 이성순도 마산고 입학을 결정했고, 조의태(오리온)도 마산고로 합류했다.
그렇게 고등학교 1학년 때 유급하고 몸을 만들었다. 평소 엄하기로 소문난 최 코치 밑에서 오롯이 운동만 생각했다. 그리고 박재한, 김광철, 이성순이 3학년, 윤성원이 2학년이었던 2012년. 마산고는 23년 만에 고교 대회 우승을 차지한다. 김영만 코치(LG)가 활약했던 1989년 협회장기 우승 이후 처음으로 말이다.
윤성원은 당시를 “그때는 포지션이 센터였으니 많이 배웠어요. 워낙 농구를 잘하셨던 분 이었다보니 배운 게 많았어요. 저도 그렇고, 나중에 들어온 (박)정현(고려대)이도 그렇고요”라고 회상했다. (2013년 박정현을 영입한 마산고는 2년 연속 대통령기 우승에 도전했지만, 경복고에게 70-81로 패해 준우승을 거뒀다.)
마산고를 졸업한 윤성원은 한양대로 향한다. 지금에서야 말이지만 그는 사실 중앙대를 가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제가 낯가림을 하다 보니 한 사람이라도 더 아는 사람이 있는 팀에 가고 싶었어요. 당시 중앙대에는 의태 형, 재한이가 있었거든요.”
그렇다고 “중앙대로 가고 싶습니다”라고 말한 것도 아니었다. 일찍이 그를 점찍어둔 최명룡 감독(현 대학농구연맹 명예대회장)의 눈에 띄어 한양대 입학 제의를 받았다. “마산고 코치님도 한양대 진학을 권유하셨었어요. 농구를 늦게 시작한 만큼 경기를 뛰면서 경기 감각을 유지해야한다고 하시면서요. 경기를 뛸 수 있는 팀에 가라고 하셨는데, 실제로 1학년 때 경기에 꽤 투입됐던 것 같아요. 혼나기도 많이 혼나고, 운동도 힘들었지만, 당시 (최)원혁이(SK)형이랑 같은 방 쓰면서 재밌게 보낸 것 같아요.”
# 수상경력
- 2012년 44회 대통령기 남고부 리바운드상
- 2013년 49회 쌍용기 남고부 미기상
# 경력사항
- 2017 제40회 이상백배 한·일 대학선발 농구대회 대표팀
구력이 짧기 때문에 윤성원은 “보여준 것보다 앞으로 보여줄 게 많다”고 한다. “농구를 늦게 시작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지난 1년 간 실력이 많이 늘었다는 것을 느낀다”라고 덧붙이며 말이다.
그래도 그중 가장 임팩트를 남긴 경기를 뽑는다고 하면 박재한, 김광철, 이성순과 활약한 2012년 44회 대통령기를 뽑았다. 상대는 정지우(경희대), 김재중이 있었던 광신정산고.
윤성원은 당시를 “농구 시작하고 첫 우승이었다”라고 회상하며 이야기를 꺼냈다. “솔직히 말하면 그때 출전팀 수가 많지 않았었어요. 게다가 결승전은 큰 점수(84-63)차로 이겨서 감흥이 덜 했었죠. 그래도 첫 우승이었잖아요. 어쩜 프로 진출 후에도 우승과는 거리가 멀다고 하는 선수들도 있는데, 농구를 늦게 시작한 저로서는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 우승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마산고는 팀 우승뿐만 아니라 개인상도 휩쓸었다. 윤성원은 경기당 평균 12.8개의 리바운드를 걷어내며 대통령기 리바운드 상을 받았고, 박재한은 어시스트상, 최우수상은 이성순이 받았다. “불과 농구를 시작한지 3~4년 만에 우승도 하고, 개인상을 받은 거잖아요.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욕심이 없었는데, 우승과 첫 개인상, 한 번에 받아서 뜻 깊었죠.”
대학 때 기억에 남은 경기로는 2015 신한은행 농구대잔치 조선대전을 뽑았다. 당시 경기는 한양대 윤성원을 알린 경기였다. 주전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예비 신입생이었던 박상권, 유현준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무려 30득점을 터뜨렸다.
“선수들이 대회에서 경기 하나를 잘하면 동기부여가 된다고 하잖아요. 그 경기 이후부터 좀 달라진 것 같아요. 그때까지 3점슛 연습을 엄청 했거든요. 작년에는 (유)현준이랑 (박)세진(KCC)이 형이 한참 물이 올랐다 보니 제 활약이 크지 못했는데, 외곽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링에 맞지도 않았던 3점슛을 성공시키기 위해 600~700개씩 슛을 던졌죠. 슛 거리를 늘리자는 마음으로 3점슛을 던졌는데, 앞링만 맞고 튀어나오던 슛이 죽어라고 연습하니 들어가더라고요.” 윤성원의 노력은 그 경기에서 결실을 맺었다. 조선대와의 경기에서 야투 성공률은 무려 86%이었다.
그러면서 3학년 때는 19%, 이번시즌 정규리그에서는 32.18%로 3점슛 성공률을 끌어올렸다. 경기 당 1.75개를 성공시키며 윤성원은 이 부분 전체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1년 사이 13.18%를 급작스럽게 끌어올린 것에 대해서는 강기중 코치와의 특훈이 있었다고 전했다.
“전 정말 코치님이랑 너무 성향이 달라서 안 친해 질 줄 알았거든요”라고 말하며 웃은 윤성원은 혀를 내두를 만한 훈련 스케줄을 읊었다.
“코치님이 ‘쉴 생각 하지 마라. 남들보다 부족한 부분은 더 연습해야 한다’라고 말씀하시면서 코트 가운데 콘을 세워두고 드리블 연습을 엄청 시키셨어요. 여름이라 덥다고 작년에는 본 운동을 새벽에 했거든요. 더운 건 똑같았지만요(웃음). 움직이면서 쏘고…, 또 한양대가 속공 농구를 하는데, 무조건 뛰는 게 다가아니더라고요. 속공에도 길이 있었어요.”
윤성원이 계속 말을 이었다. “저는 속공 이 무조건 빨리 뛰어서 제 수비수를 떨어뜨리는 건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방향 전환도 필요 하고, 팀 전체가 뛰면서 속공 농구를 더 디테일하게 잡아주셨죠. 작년보다 뛰는 양이 많아져서 힘들었지만, 농구가 더 재밌어졌어요. 화끈한 경기가 많아졌고요.”
윤성원이 흘린 땀만큼 강 코치와 사이도 돈독해졌다. “코치님과 연습한 대로 경기만 하면 경기가 잘 풀리는 거 같아요. 속공도 잘 되면서 슛도 들어가고, 리바운드에서도 안 뒤지는 거 같아요. 코치님이랑 사이요? 지금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그 누구보다도 친해졌다고요.”
특별훈련을 한 윤성원의 3,4학년 기록 차이는? 정말 눈에 띄게 달라졌다.
- 3학년 평균 7.9득점 6.4리바운드 0.6어시스트/2점 성공률 45.26%, 3점 성공률 19.35%)
- 4학년 평균 16.9득점 12리바운드 1.19어시스트/2점 성공률 55.56%, 3점 성공률 32.18%)
한양대는 이번시즌 대학리그 정규리그에서 6승 10패, 전체 8위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 막차행 탑승에 성공했다. 윤성원은 8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어가며 졸업할 수 있게 됐다. 또 한양대는 고려대, 연세대와 더불어 대학리그 출범이후 한 번도 플레이오프에 빠지지 않은 단골손님이 됐다.
※ #성격, #입사 후 포부는 2편에서 계속됩니다.
# 사진_점프볼 DB(한필상, 유용우, 주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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