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손대범 기자]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리고 있는 FIBA 아시아컵 어시스트 순위를 보면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어시스트 1위 선수가 센터라는 점이다. 주인공은 하메드 하다디. 경기당 7.2개의 어시스트로 여유있게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다디는 이번 대회에서 평균 15.8득점 11.6리바운드 7.2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리바운드와 득점은 늘 그래왔던 것이지만 어시스트는 이상할 정도로 많다. 1년 전, FIBA 아시아 챌린지에서도 2.6개에 불과했고, 2011년 아시아선수권대회를 제외하면 평균 3개 이상을 올린 적이 없다.
이러한 급작스러운 변화의 배경에는 부상이 있었다.
지난해 아시아 챌린지 이후 사타구니 부상으로 꽤 오랫동안 휴식을 취해야 했고, 몸 상태가 정상은 아니었다. 218cm의 장신에 30대를 넘기면서 기동력도 눈에 띄게 떨어졌다.
그러나 그 존재감은 여전했다. 어느 팀이든 하다디를 막기 위해 더블팀, 트리플팀을 쓸 수밖에 없었고, 하다디는 그 틈을 이용해 외곽 슈터들을 살리는 플레이를 했다.
메란 하타미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면서 이 스타일은 더 심화됐다. 주전 의존도가 높다는 단점이 있지만, 결국 이번 대회 '난적'으로 꼽혀온 레바논을 넘어, 한국까지 꺾는데 성공했다.
다만 한국전에서의 하다디는 이번 대회 들어, 아니 지난 3년간 대회를 통틀어 가장 하다디 답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37분 48초라는 긴 시간을 소화하며 야투 10개를 시도해 단 2개를 넣었다. 10개 밖에 시도하지 못한 점도 그렇거니와 지독한 야투 난조 역시 한국의 끈질긴 수비가 보인 성과였다. 실책도 6개나 기록했고, 부상 여파 탓에 수비조차 여의치가 않았다.
한국의 수비가 영향을 줬다.
20cm나 작은 이승현이 하다디의 포스트 진입을 적극적으로 방해했다. 또 순간마다 외곽에서 도움 수비를 통해 볼 투입까지 차단했다.
하다디는 무리한 플레이를 하다 공을 흘리는가 하면 손쉬운 덩크슛까지 미스하며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수비에서도 오세근-이승현의 스크린에서 파생되는 외곽 찬스를 제어하지 못했다. 덕분에 전준범과 이정현 등에게 '선택의 폭'이라는 것이 주어졌다. 4쿼터에는 3점슛을 시도하던 최준용에게 파울을 범해 또 다른 기회를 내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란은 이란, 하다디는 하다디였다. 하다디라는 기둥이 흔들렸음에도 불구하고 아살란 카제미를 비롯한 주축 선수들은 오픈찬스를 쉽게 흘리지 않았다. 하다디에서 파생된 찬스. 반대로 봤을 때 우리 역시 너무나 하다디만 생각하다보니 미처 토킹이 이뤄지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또한 하다디 역시 자신의 야투 2개를 가장 중요한 시간대에 성공시키면서 승기를 안겼다. 사실상 승기를 잡은 카제미의 커트인 득점 역시 하다디 패스에서 나왔다.
81-87로 경기가 끝난 뒤 기록지에는 7점 14리바운드 8어시스트가 남아있었다. '7점'이 성과였다면, 하다디의 어시스트 8개와 이란의 3점슛 9개(성공률 56.3%)는 분명 아쉬운 부분이었다.
다른 한편으로 봤을 때 이날 경기는 앞으로 10년간 우리가 마주할 난적들을 미리 만난 시간이기도 했다. 현 상황으로 봤을 때 하다디가 앞으로 단기간에 6~7경기를 치르는 국제대회에 다시 나설 지는 의문. 마샤예키, 카제미, 야크챌리, 잠시디 등 기존 이란의 황금세대 계보를 잇는 젊은 선수들에 대한 대비도 필요할 것이다.
#사진=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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