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양준민 기자] 루디 게이(31, 203cm)는 올 여름 집안단속에 주력하던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야심차게 영입한 외부 FA자원이다. 오프시즌 게이는 샌안토니오와 마지막 해 선수옵션이 포함된 2년 1,7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2006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휴스턴 로켓츠에 지명된 후 멤피스 그리즐리스로 트레이드, NBA 생활을 시작한 게이는 이로써 샌안토니오를 포함해 지난 11년간 무려 4개의 유니폼을 수집하게 됐다.
올 여름 샌안토니오는 지난 시즌 벤치멤버로 쏠쏠한 활약을 보여줬던 조나단 시몬스(올랜도)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르자 게이와 접촉을 시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게이를 붙잡는데 성공했다. 게이는 데뷔 시즌 평균 18.7득점(FG 45.5%)을 올리는 등 커리어 평균 18.4득점(FG 45.2%)을 기록할 정도로 득점력을 갖춘 선수다. 게이는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한 돌파는 물론, 커리어 평균 34.5%(평균 1.1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할 정도로 외곽슛 능력도 갖춘 선수다. 지난 시즌에도 게이는 평균 37.2%(평균 1.4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다만, 그가 샌안토니오 농구에 얼마나 잘 녹아들지는 의문. 실제로 게이가 커리어 내내 팀을 자주 옮겼던 이유는 바로 떨어지는 전술이해도 때문이었다. 개인 공격력은 탁월하지만 종종 전술수행에 허점을 드러내며 게이는 팀의 경기력에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왔다. 그렇다고 게이의 공격력이 경기를 지배할 수준은 아니었기에 그를 중심으로 팀을 꾸리기에도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게이는 지난 11년간 한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정착하지 못하고 계속해 이리저리로 팀을 옮겨 다닐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샌안토니오의 경우, 리그에서 가장 정교한 시스템농구를 구사하기로 유명한 팀이다. BQ, 이른바 농구에 대한 이해도가 좋다는 파우 가솔과 라마커스 알드리지 역시 샌안토니오의 시스템농구 적응에 무척이나 애를 먹었다. 또, 게이는 2016-2017시즌 아킬레스건 파열부상을 당하며 시즌 아웃됐다. 게이와 같이 운동능력이 강점인 선수에게 아킬레스건 파열부상은 치명적이다. 설령, 복귀한다하더라도 이전과 같은 기량을 보여줄 수 있을지도 의문.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여러모로 샌안토니오가 왜 게이를 영입했는지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들이 많다.
이런 가운데 일부 언론들에선 샌안토니오가 팀 색깔을 바꾸기 위해 게이를 영입했다는 주장들이 보이며 흥미를 끌고 있다. 최근의 샌안토니오는 팀 던컨을 중심으로 한 탄탄한 수비력이 돋보이는 팀이다. 지난해 여름 던컨이 떠났지만 카와이 레너드(26, 201cm)를 중심으로 2016-2017시즌 리그 실점 2위(평균 98.1실점)에 오르는 등 견고한 수비력을 자랑했다. 지난 시즌 레너드는 공·수에서 모두 또 한 번 성장한 모습을 보이며 샌안토니오의 위기론을 종식시켰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 샌안토니오는 최근 수비력의 팀으로 변신했을 뿐, 던컨이 입단한 이후 꾸준히 팀 색깔을 바꿔왔다. 던컨이 입단한 초기, 샌안토니오는 데이비드 로빈슨-팀 던컨의 트윈타워의 위력적인 높이를 앞세운 수비력으로 리그를 재패했다. 이후 로빈슨이 은퇴하고 토니 파커-마누 지노빌리-팀 던컨으로 이어지는 빅3가 전성기를 달리고 있을 시절에는 수비가 아닌 공격에 좀 더 비중을 두는 업-템포 농구를 구사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주축 선수들이 은퇴를 바라보는 황혼기에 접어들며 체력적인 부담이 적은 시스템농구로 다시 한 번 변신을 꾀했다.
때문에 일각에선 샌안토니오가 득점력이 좋은 게이를 영입한 것도 다음 시즌 수비가 아닌 공격력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들이 심심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샌안토니오는 2016-2017시즌 평균 105.3득점(득·실점 마진 +7.2)을 기록, 2015-2016시즌보다 공격력에 더 비중을 둔 모습이었다. 최근의 다섯 시즌을 비교했을 때도 가장 활발했던 공격력을 뽐냈다.

특히, 지난 시즌 샌안토니오는 레너드를 중심으로 공격전술을 전개했다. 레너드는 1대1은 물론, 빅맨들과의 2대2플레이를 통해 샌안토니오의 득점 대부분에 관여했다. 레너드는 2016-2017시즌 평균 25.5득점(FG 48.5%) 5.8리바운드 3.5어시스트를 기록, 공격에서도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였다. 레너드는 올 여름에도 공격력 강화와 함께 이제는 경기조율에 관한 훈련에도 열중하는 등 또 한 번의 성장을 꿈꾸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다음 시즌 포인트가드의 역할을 맡고 있는 레너드의 모습을 볼지도 모른다.
이에 일부에선 게이가 선발이 아닌 벤치에서 출전하지만 레너드와 함께 호흡을 맞출 시간을 늘려 두 사람의 공격력을 극대화, 덩달아 팀의 공격력까지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나가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예측들도 들려온다. 게이의 본 포지션은 스몰포워드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선 파워포워드 포지션의 소화도 가능하다. 만약, 게이가 파워포워드를 맡는다면 샌안토니오도 현 리그의 대세로 떠오른 스몰볼을 구사할 수 있다. 가솔 역시 지난 시즌 평균 53.8%(평균 0.9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하는 등 그렇게 된다면 샌안토니오는 코트 위에 다섯 명이 모두 3점슛을 던질 수 있는 매력적인 라인업을 구사할 수 있게 된다.
또, 위에 언급했듯 레너드가 포인트가드를 맡고 게이가 스몰포워드를 맡는 장면도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두 선수 모두 2대2플레이가 가능하기에 레너드가 메인 볼 핸들러의 역할을 맡고 게이가 롤맨을 맡는 상황도 가능하다. 반대로 그렉 포포비치 감독이 벤치에서 나오는 게이에게 공격의 자율권을 부여, 공격력의 강화를 꾀할 것이란 얘기도 있다. 어떤 시나리오가 됐듯 2017-2018시즌 게이가 샌안토니오의 성적을 좌우할 X-Factor의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올 여름 서부 컨퍼런스는 대부분의 팀들이 전력보강에 성공, 치열한 순위다툼을 예고하고 있어 게이의 활용여부는 다음 시즌 샌안토니오의 성적을 좌우할 중요한 열쇠다.
하지만 그에 앞서 게이는 자신이 건강함을 먼저 증명해야한다. 게이는 2016-2017시즌 아킬레스건 파열부상으로 30경기에서 평균 18.7득점(FG 45.5%) 6.3리바운드 2.5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어느덧 31살의 노장이 된 게이기에 이 부상은 치명적으로 다가올 수도 있는 상황. 만약, 게이가 부상 이전의 기량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샌안토니오로선 매우 난감한 상황에 봉착한다. 올 여름 샌안토니오가 시몬스와의 재계약을 과감히 포기한 것도 바로 게이의 건강한 복귀에 어느 정도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 주축 선수 중 한 명인 토니 파커 역시 시즌 중반이 되서야 복귀가 가능하기에 자칫 잘못하다간 레너드가 혼자 모든 부담을 안고 팀을 이끌어야 할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 때문에 현재도 샌안토니오는 게이의 부상재활과정을 수시로 체크하는 등 게이의 회복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 복귀 후에도 게이는 어느 정도 출전시간의 관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부상재발의 방지를 위해서도 출전시간의 관리를 받는 것이 게이 본인에게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출전시간의 관리문제는 평소 포포비치 감독의 로테이션 운영을 생각한다면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샌안토니오는 주축 선수들의 노쇠화로 매 시즌 위기에 직면했다. 하지만 “세상에서 샌안토니오 걱정은 가장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말을 마치 불변의 진리로 만들려는 듯 매 시즌 샌안토니오는 보란 듯이 위기를 극복했다. 2017-2018시즌도 마찬가지다. 일부에선 샌안토니오가 서부 컨퍼런스 중위권을 전전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는 상황. 이런 상황에서 게이는 샌안토니오의 비밀무기로 등장, 샌안토니오를 위기에서 구할 수 있을지, 또 게이 본인은 다음 시즌의 활약을 바탕으로 내년 여름 다시 한 번 FA 대박을 터트릴 수 있을지, 여러모로 2017-2018시즌은 게이와 샌안토니오에게 무척 중요한 시즌이 될 전망이다.
#루디 게이 프로필
1986년 8월 17일생 203cm 104kg 스몰포워드 코네티컷 대학출신
2006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8순위 휴스턴 로켓츠 지명 후 트레이드
2007 NBA 올 루키 퍼스트팀 선정
정규리그 753경기 출장 커리어 평균 18.4득점(FG 45.2%) 5.9리바운드 2.3어시스트 1.3스틸 기록 중(*22일 기준)
#사진-NBA 미디어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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