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김혜림 기자] 최근 막 내린 2017 FIBA 남자농구 아시아컵 최종 순위표를 들여다보면 낯선 부분이 많다. 먼저, 오세아니아 지역 패권을 다투던 호주와 뉴질랜드가 가세해 1위와 4위에 랭크됐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FIBA가 아시아와 오세아니아를 통합, FIBA 아시아-퍼시픽으로 명칭을 바꾸었기 때문이다. 또 하나 흥미로운 부분은 바로 중국이 4강에도 진입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자국서 열린 2015년 FIBA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던 중국은 이 대회에서 5위에 그쳤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아시아의 강호였다. 1974년 FIBA 가입 이후 1975년부터 2017년까지 22번의 아시아선수권(2017년부터 아시아컵으로 명칭 변경)에 출전해 14번이나 우승했다. 부담 없이 2군 선수들을 내보냈던 2007년과 2013년을 제외하면 메달 획득에 실패한 적이 없었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이 결정됐었기에 2007년에는 2군들을 대회에 내보냈다.)
세계무대에서는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아시아에서만큼은 최고라고 자신하던 중국은 이번 대회에서 무너졌다. 메달 획득에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대회 베스트 5에 단 한 명도 들지 못했다. 아시아 최고의 가드라고 불리던 궈아이룬(24, 192cm)의 이름도 없었다. 2015 년 FIBA 아시아선수권에서는 궈아이룬과 저우치(21, 216cm), 이지엔리엔(30, 213cm)까지 무려 3명이나 이름을 올린 것과 대조되는 결과이다. 찬란했던 중국 농구가 슬럼프에 빠지기라도 한 것일까.
이번 대회에 중국 남자대표팀을 이끌었던 두펑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아시아 컵은 우리에겐 굉장히 큰 수확이다”라고 말했다.
“사실 이번 대회엔 어린 선수들이 많이 참여했다. 나를 비롯해 많은 선수들이 이번 대회와 같은 큰 국제 대회가 처음이다. 경기 중간에 만나는 큰 난관들도 처음 경험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서 국제 대회 성향을 파악했고, 선수들의 체력이나, 집중도가 좋다는 것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런 사실은 굉장히 큰 수확이라고 생각 한다”라고 이번 대회에 대한 만족감을 전했다.
또 경기 결과에 대해 “솔직히 최종 결과를 보면 실망스럽다. 하지만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싸워줬다. 그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조별 리그 예선전 첫 상대인 필리핀과의 경기를 보면 전반전에 고전을 했지만 죽을힘을 다해 쫓아가서 역전을 했다. 물론 최종적으로는 경기에 패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역전했다는 것도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바로 다음 카타르와의 경기에서 멋지게 이길 수 있었다. 마지막 경기였던 5,6위 결정전에서 주최국인 레바논과의 경기가 사실 가장 힘들었다. 접전 끝에 승리해서 너무 기뻤다”라고 전했다.
이번 대회를 마치며 두펑 감독은 “앞으로 중국 남자농구 발전에 있어서 긍정적인 결과라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건 선수들이 이번 대회를 통해 얻은 깨달음을 잊지 말고 국내 리그로 돌아와야 한다는 거다. 특히 어린 선수들은 큰 국제 대회에서 첫 실전 경험을 쌓은 만큼 돌아와서 마음가짐을 바로잡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경기 소감을 전했다.
두펑 감독의 말처럼 이번 대표팀은 평균 26세로, 이름 있는 베테랑 빅맨들이 대거 배제됐다. 저우치, 이지엔리엔, 왕저린 등 올림픽에 나섰던 선수들이 빠진 것. 최근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던 궈아이룬과 한더준 등은 출전했지만 그들만으로는 부족했다.
이번 대회에 대해 FIBA 사무총장 패트릭 바워만은 중국 언론 QQ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팀은 과거와 비교했을 때 이번에 많은 방면에 변화를 줬다. 야오밍 농구협회 회장이 중국 농구의 새로운 세대를 창조하기 위해 다양한 개혁을 시도 중이다, 이들의 목표는 당장이 아닌 앞으로 몇 년 후, 미래를 보고 있다. 또한 선수들이 아시아 컵과 같은 국제 대회에서 실전 경험을 쌓으며 발전해 나가고 있다. 이는 중국 농구의 굉장한 발전을 가지고 올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또, 중국이 2019년 세계 남자 농구 월드컵 개최국인데, 준비과정의 어떠한 의견이 있냐는 질문에, “마음을 졸이지 말고 즐겁게 맞이했으면 좋겠다. 개최국이란 부담감을 조금은 덜어내고 우리 모두가 중국 선수들을 응원할 것이라는 것을 믿고, 다른 팀을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중국은 11월 시작되는 홈-앤드-어웨이 시리즈에서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해있다. 개최국이기에 100% 전력을 다하진 않을 것으로 보이나 지리상으로 가깝고, 리그 일정이 중단되는 만큼 아시아 컵보다는 강한 전력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 사진=점프볼 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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