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강현지 기자] 2017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 참가 신청이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됐다. 트라이아웃과 드래프트 날짜는 10월 30일, 즉 앞으로 56일이 남았다(9월 4일 기준).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 도전하는 '예비 프로'의 취업 이력서, 열한 번째 주인공은 연세대학교 김진용(23, 200cm)이다.
# 성장과정
김진용이 본격적으로 농구를 시작한 건 중학교 1학년 때다. 같은 반 친구가 레이업을 올려놓는 모습에 반해 처음으로 농구를 접하게 됐다. 잘하고 싶은 욕심이 붙어 김진용은 농구선수가 되기로 한다. 1년 유급을 하면서 시작한 농구,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난관에 부딪히는데, 바로 스트레칭이다.
“스트레칭 때문에 농구를 그만둘 뻔했어요. 아침마다 스트레칭을 하는데, 너무 아팠거든요(웃음). 근데 고통을 참다보니 유연해졌고, 실력도 연습하다보니 점점 늘었어요. 무엇보다 좋아하는 농구를 종일 해서 좋았죠.”
김우재(중앙대), 이건희(경희대)와 함께 중등부 최고 센터로 손꼽힌 김진용은 SK나이츠&나이키 빅맨 캠프에서 빌 베이노 코치에게 미국 농구 유학을 권유받기도 했다. “배우려는 자세가 좋고, 습득력도 빠르다. 신체 조건은 미국 선수들에 미치지 못하지만, 현재 기량 자체만 놓고 볼 때 잘 성장을 시킨다면 NCAA 1부에서 뛸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 당시 김진용에 대한 빌 베이노 코치의 평가.
유망주로 손꼽힌 그는 유학길 대신 대진고로 진학한다. 대진고가 해체되는 아픔도 있었지만, 휘문고에서 김진용에게 손을 내밀었다. 당시 이진욱(건국대)도 휘문고 합류에 힘을 보탰다. “2학년 겨울에 대진고 농구부가 해체됐어요. 팀을 옮겨야 했는데, 휘문고에서 절 불렀어요. ‘석주일 감독님과 아이들’에 합류하게 됐죠(웃음). 아! 진욱이가 문자 메시지가 왔었어요. 친하지도 않았었는데, ‘진용아, 나랑 같이 농구하자’라고 문자 메시지가 왔어요. 그 한 마디에 (휘문고로)갔죠.”
1년뿐이었지만, 김진용이 가장 즐겁게 농구했던 시절도 이때다. “휘문고 친구들이 너무 착했어요. 제가 적응할 수 있도록 잘 챙겨줬거든요. 문영진, 박성진, 이진욱, 이현수에 저까지 5명이 농구를 재밌게 했던 것 같아요.”
그 사이 U18, U19 대표팀에 뽑혀 커리어를 쌓은 김진용은 연세대에 진학했다. 연세대로 결정한 것은 정기전 덕분. “연세대를 안 건 고등학교 1학년 때였어요. 경기장에 들어가는 순간에 연세대의 어떤 선수가 3점슛을 넣고, 세레모니를 했어요. 누군지는 기억이 안나요(웃음). 연세대 학생들이 다 일어나서 ‘와’하는데, 제가 그때 경기장을 들어간 거죠. 파란 물결을 보고 ‘이 학교에 가면 좋겠다’란 생각을 했어요. 저도 열심히 했고, 마침 스카우트 제의가 와서 전 마냥 좋았죠.”
※ 김진용의 대학리그 정규리그 성적
2017시즌 12.5득점 6.36리바운드 1.5어시스트
2016시즌 7.5득점 5.1리바운드
2015시즌 5.9득점 3.7리바운드 0.2어시스트
2014시즌 7.7득점 3.3리바운드
# 수상경력
2010년 SK&나이키 빅맨캠프 MVP
# 경력사항
2017년 제40회 이상백배 한·일 대학선발 농구대회 대표팀
2016년 아시아-퍼시픽 대학농구 챌린지 한국 B팀
2013년 U19 남자농구대표팀 선발
2012년 U18 남자농구대표팀 선발
입학 당시 동포지션에 김준일, 최준용, 박인태가 있어 출전 시간을 보장받지 못했지만, 김진용은 이들을 만난 것과 또 연세대 은희석 감독으로부터 지도를 받게 된 것에 대해서도 감사한 일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학년이 올라갈수록 그의 출전 시간도 늘어났고, 다시 장점을 살려 김진용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연세대에 정말 잘하는 선수들만 모였다고 생각해요. 경기를 뛰지 않았더라도 팀 운동에는 꼬박 참여하잖아요. 어떻게 보면 가장 좋은 연습경기를 매일 하는 거죠. 가장 좋은 스파링 파트너들이 있기도 하고요. 그렇게 연습하면서 얻어가려고 한 것 같아요.”
은희석 감독을 만난 것에 대해서는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혼자 한 농구에 익숙했다면 팀플레이에 집중하게 된 것이다. 김진용이 이 부분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말했다.
“센터가 로우 포스트, 골밑에 위치하는데, 감독님이 4,5번(파워포워드, 센터) 선수들은 가드, 포워드들이 막혔을 때 풀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스크린도 걸어주고, 볼을 잡아서 연결해주는 역할을 해주고, 또 그 타이밍을 알려주셨어요. 동료들의 플레이를 어떻게 살리는지, 또 그 상황에서 제 찬스는 언제 나는지 세심하게 가르쳐주셨죠. 제가 희생해서 동료들을 살리는 방법도 알게 됐어요.”
정규리그 시즌 중반에 부상이 있었지만, 김진용은 허훈, 안영준과 함께 이상백배 대학선발팀에 뽑혔다. 모처럼 가슴에 KOREA를 품고 뛰었지만, 한국은 27년 만에 일본에게 3경기 모두 지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일본 센터 선수와 부딪히면서 경기에도 패해서 자존심이 상했어요. 2번째 경기부터는 센터를 괴롭히고 싶어서 몸싸움도 걸고, 이리저리 피해 리바운드를 따내려고도 했죠. 다 같이 훈련을 못한 이유도, 또 그간 크게 이겼기 때문에 안일하게 생각했던 부분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리바운드, 포스트에서 몸싸움하는 것에서 재미를 붙인 것 같아요. 팀에서 원하는 부분도 이 부분이었고요.”
이상백배 선발에 이어 김진용은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에 뽑히는 영예를 얻었지만, 또 한 번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피로 골절 초기, 4주 진단을 받은 그는 욕심을 내려놓는다. 한 달 만에 아시아-퍼시픽,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치르는 건 그도, 대표팀도 무리가 있다고 판단한 것.
김진용뿐만 아니라 안영준까지 부상으로 빠지면서 몸을 사리는 것이 아니냐는 주변 쓴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저도 몸 상태가 좋았다면 간다고 말했을 거예요. 근데 제 몸 상태가 정말 안 좋았거든요. 감독님도 검사받아보고 결과에 따르라고 하셨죠. 오해의 소지가 있을 법한데, 정말 그런 건 아니에요.”
# 입사 후 포부
큰 키에 기동력을 겸비한 김진용. 그는 지난해 박인태(LG)가 달리는 빅맨으로서 주목받았던 것처럼 2017 신인드래프트 시장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김진용은 “제가 어떤 선수인지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팀에 부족한 걸 채워주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리바운드 가담을 해 줄 선수가 없으면 리바운드를, 속공이 못 나간다고 하면 제가 뛰었을 때는 속공으로 연결되게 말이죠”라고 말하며 ‘퍼즐 조각’같은 선수보다는 ‘블록’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퍼즐은 맞는 그림이 있잖아요. 어느 그림에 한 조각이 맞춰지면 그림이 완성되는 건데, 블록은 어디에나 쓸 수 있거든요. 어느 곳이든 붙일 수 있어요. 어디든 붙일 수 있는 블록 같은 선수가 되고 싶어요.”
보완점은 자신감이다. “한번 무너지기 시작하면 좀 빨리 무너져요”라고 웃은 그는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만회해야겠다’는 생각에 과욕을 부리게 되는 것 같아요. 중용이라고 하잖아요.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중심을 잡는 것을요. 그 부분이 조금 약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럼 그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멘탈을 잡으려고 하나요?”라는 질문에 김진용은 은희석 감독이 강조하는 3가지를 이야기했다. “일단 수비 먼저, 그리고 달리고, 리바운드. 감독님이 제게 말씀하시는 3가지에요. 경기가 잘 안 풀리면 그것부터 생각하려고 해요.”
연세대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대회는 정기전, 그리고 대학리그 플레이오프가 될 것이다. 김진용은 지난 2016년 대학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 이야기를 꺼냈다. 연세대가 영원한 라이벌인 고려대를 84-72로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그 순간 말이다.
농구 인생 중 최고의 순간을 이때로 꼽으며 김진용은 “당시 경기에서 이기면서 연세대가 첫 우승을 거뒀었어요. 2차전 10초를 남겼을 때 전 벤치에 있었는데, 별별 생각이 다 들었죠. 우승을 거두기 전까지는 ‘우리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었는데, 실제로 이뤄지다 보니 만감이 교체했죠”라고 회상했다.
마지막 대회를 앞둔 김진용은 한 마디로 각오를 대신했다. “홈에서 거둔 우승이라 더 기뻤어요. 그때 그 기쁨을 다시 누리고 싶어요.”
연세대는 오는 14일 동국대, 상명대 중 승자와 6강 플레이오프를 시작한다. 한고비를 넘기면 19일, 중앙대와 4강 플레이오프에서 만난다. 연세대, 고려대 정기전은 9월 22일이다.
# 사진_점프볼 DB(문복주, 한필상,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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