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강현지 기자]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 도전하는 ‘예비 프로’가 쓰는 취업 이력서. 열다섯 번째의 주인공은 중앙대학교 주장, 장규호(22, 183cm)이다. 올 시즌 장규호의 목표는 ‘멀티플레이어’. 후반기 자신감을 되찾은 그가 개인 목표를 달성함과 동시에 대학 생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그의 # 성장과정과 # 입사(프로 데뷔) 후 포부를 들어보자.
# 성장과정
“이 반에서 키 큰 학생들, 앞으로 나와 봐.”
장규호도 이 한 마디에 농구를 시작하게 됐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장규호의 키는 153cm, 연가초등학교 코치의 명함을 받아든 그는 불광초등학교에서 연가초로 전학을 갔다. 그때 함께했던 선수들이 지금 한양대에 있는 박인환(F, 190cm), 박민석(G, 183cm)이다.
당시 장규호는 박인환과 함께 ‘덩크 하는 초등학생’으로 이슈를 모았고, 스포츠 뉴스에 소개되기도 했다. 일반 농구대보다 45cm 낮은 2m 60cm인 초등학교 골대였지만, 탄력 넘치는 덩크슛은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초등학교 때 저희 팀 신장이 다 컸어요(웃음). 가드, 포워드, 센터가 다 170cm가 넘었어요. 재밌게 농구를 했을 때거든요. 경기에 나가는 게 재밌었죠.” 하지만 이후 크지 않았던 키 탓에 포지션은 점점 골밑에서 멀어졌다. 초등학교 때는 센터, 중학교 때는 포워드, 가드는 고등학교 때부터 봤다.
장규호는 학창시절 제39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예선전을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꼽았다. 명지중은 당시 삼선중을 만나 16점차 뒤집기 쇼를 선보이며 서울대표로 전국소년체육대회에 나갔다. 모처럼 누린 우승기쁨. 헹가래를 받고 출전한 결선에서는 기쁨을 만끽하지 못한다. 결승전에서 전북대표 전주남중을 만나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했다. 전태영(단국대)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분패한 것이다. 이에 앞서 그가 자유투 2구를 모두 놓친 것이 더 아쉬웠다.
“제가 자유투를 놓쳤는데, (전)태영이가 리바운드를 따내 치고 나가더라고요. 전 그때 파울 트러블에 걸린 상황이었어요. 블록을 할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파울 트러블이라 안 떴는데, 그대로 레이업을 허용했죠. 아! 태영이도 이 이야기를 인터뷰에서 했더라고요. 그 경기에서 이겼어야 했는데….”
이후 명지고로 진학한 장규호는 가드로 또 한 번 포지션을 변경한다. 경기 조율을 맡게 된 그는 코트를 보는 시야를 넓혀야 했다. 이 부분은 중앙대로 진학한 이후에도 장규호가 신경 쓰면서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다. 정통 포인트가드가 아니기 때문에 경기 조율과 볼 핸들링은 필수로 갖춰야 할 부분.
“지금도 볼 컨트롤이나 드리블 연습을 많이 해요. 한 손과 양손을 반복하면서 하는데, 그 감을 계속 익히려는 것이 중요해요. 확 좋아지는 부분이 아니다 보니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서 그렇게 연습하고 있어요.”
※ 장규호의 대학리그 정규리그 성적
2017시즌 6.69득점 3리바운드 1.19어시스트
2016시즌 5.8득점 3.9리바운드 0.7어시스트
2015시즌 3.5득점 1.8리바운드 0.5어시스트
2014시즌 6.1득점 2.7리바운드 0.8어시스트

# 수상이력
2013 50회 춘계연맹전 고등부 미기상, 수비상
2010 35회 협회장기 남중부 어시스트상
2010 47회 춘계연맹전 남중부 감투상
중앙대의 부름을 받은 장규호는 1학년 때부터 득점력을 뽐내 이호현(삼성)의 뒤를 받쳤다. 출전시간도 경기당 26분(19초)정도를 부여받으면서 식스맨 자리를 꿰찼다. 그런데 탄탄대로를 밟을 때쯤 그에게 슬럼프가 찾았다. 김유택 감독이 물러나고, 양형석 감독이 부임했던 2015시즌, 출전시간(9분 20초)도 눈에 띄게 줄었다.
“2학년 때 주춤했는데, 3학년 때는 회복을 했어요. 그런데 또 2016년 말부터 제 플레이에 자신감이 떨어지기 시작한 거예요. 실수가 나오면서 운동에 자신감이 없어지고, 그러다 보니 계속 (기록이)떨어졌었어요. 그게 (2016년) 동계 훈련 때도 그랬고, 2017시즌 초반까지 이어졌던 것 같아요.”
침묵을 깨고 돌아온 건 4월 28일 조선대와의 경기 이후라고 회상했다. 승승장구하며 주목받았던 팀과는 달리 장규호는 그간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는데, 이 경기 이후 같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3.7득점 1.5리바운드에 그쳤던 그의 평균 기록이 이 경기 이후 탄력을 받으며 9득점 4리바운드로 껑충 뛰어올랐다. 장규호는 ‘수비부터 하자’고 마음을 다잡은 것이 컸다고 말한다.
“프로 진출을 앞두고 있는데 슬럼프가 찾아왔어요. 잘해봐야지 할 때마다 턴오버를 범하면서 자신감을 잃어갔어요. 그러다 욕심을 내려놓고, 수비부터 하자고 생각했어요. 슛은 찬스 났을 때 던졌고, 그러다 보니 경기감도 되찾았고, 자신감이 붙었어요.”
수비에 자신감 찾은 건 맞지만, 그가 매치하면서 부침을 겪었던 건 허훈(연세대)과 김낙현(고려대)이다. 특히 허훈을 꼽으며 “허훈은 정말 힘들어요(웃음). 많이 움직이는 거 같지 않은데, 타이밍을 잘 뺏는 것 같거든요. 또 픽앤롤을 잘해서…, 가장 힘든 것 같아요”라고 말한 뒤 “제가 허훈보다 실력이 뒤처지는 건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에요. 그래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어요. ‘어떻게든 막는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쫓아가야죠. 누가 봐도 ‘열심히 한다’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요.”
그러면서 올 시즌 희비가 엇갈렸던 고려대전(6월 22일) 이야기를 꺼냈다. “경기 종료 2~3분을 남겨두고 다리에 쥐가 난 거예요. 벤치에 이야기해야 하나 고민을 하다가, 파울 작전을 택하면서 5반칙으로 퇴장을 당했어요.” 당시 장규호는 김국찬, 양홍석, 이우정 등 주포들의 뒤를 받치며 중간 다리 역할을 해냈지만, 결과는 80-83. 패배한 아쉬움을 쉽게 지워내지 못했다.
“경기가 끝나고 부모님 차에 잠시 혼자 있었는데, 너무 아쉬운 나머지 눈물이 나더라고요. 이기다가 져서 더 아쉬웠죠. 경기 끝나고 고려대가 저희 체육관에서 교가를 부르는데, 어찌나 화가 나던지…. 코치님이 평소에 ‘우승하려고 데려왔는데, 언제 우승할거냐’고 농담하셨거든요. 올 시즌이 적기였는데, 놓쳐서 너무 아쉬웠어요.”
7년 만에 대권 도전에 나섰던 중앙대였지만, 결국 그 경기의 패배로 한 계단 내려앉은 종합 2위(14승 2패)로 정규리그를 마쳤다.

# 입사 후 포부
정규리그 1위 자리를 아쉽게 놓친 중앙대는 7월, 영광에서 열리는 MBC배에서 설욕을 다짐했다. 하지만 예선 첫 경기에서 비상에 걸렸다. 김국찬이 무릎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입은 것. 1학년 양홍석도 당시 대표팀 소집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자연스레 4학년인 장규호와 김우재, 이우정에게 짐이 주어졌다.
“당시 (김)국찬이의 부상이 별거 아니겠지 했는데, 큰 병원에 간다고 하더라고요. 십자 인대가 끊어졌다고 해서 놀랐죠. 드래프트도 얼마 안 남았고, 큰 부상이라 걱정도 됐어요. 플레이오프 때 만회하려고 생각하고 있는데 적신호가 켜진 거죠. 또 (양)홍석이도 대표팀 다녀온 뒤 연습경기에서 다쳤는데…, 어떻게 질지 모르겠어요”라며 씁쓸한 미소를 지은 그는 오는 19일 연세대와 4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있다.
완전체가 된 연세대에 비해 중앙대는 부상 이탈자가 많지만, 그는 중앙대 유니폼을 벗는 그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연세대는 김경원(C, 2학년)까지 들어온 데다 부상자가 없는 거 같은데, 신장도 차이가 나요. 그래도 열심히 해봐야죠.”
매치를 이룰 허훈에 대한 수비는 무조건 한 발짝 더 움직이는 것이다. “제가 체력이 떨어지거나 파울이 많아지면 (이)우정이로 매치가 바뀌는 경우가 많은데, 무조건 볼을 못 잡게 붙어야죠. 공격 기회를 줄이도록요. 볼을 적게 잡을 수 있도록 수비하겠습니다.”
플레이오프, 전국체전을 마치면 장규호는 10월 30일, 프로 10개 구단의 부름을 기다리게 된다. 목표는 ‘좋은 순위로 (프로에)뽑히는 것’이다. “좋은 순위의 기준이 뭐냐”고 묻자 장규호는 조심스레 “2라운드 5순위”라고 답했다. 프로 진출해서는 중앙대 선배인 김선형(SK)처럼 다방면으로 잘하는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다.
“올 시즌 제 목표가 멀티플레이어의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었어요. 다방면으로 잘하고 싶어서 1학년 때부터 ‘김선형 선수가 롤 모델이다’라고 말하고 있는데, 그렇게까지 되려면 정말 열심히 해야죠.”

# 사진_점프볼 DB(문복주,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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