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강현지 기자]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 도전하는 ‘예비 프로’가 쓰는 취업 이력서. 열아홉 번째의 주인공은 고려대학교 김윤(22, 187cm)이다. 필요할 때 3점슛 한 방을 터뜨려 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김윤은 오는 10월 30일에 열리는 2017년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 참가한다. 가만 보니 그 슛을 던지는 자세가 누군가와 많이 닮았다. #성장과정, #경력사항, #입사 후 포부를 통해 김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성장과정
김윤은 체중 감량을 위해 농구공을 잡게 됐다. 부친이 김진 전 감독이라 어렸을 때부터 경기장을 자주 드나들었지만, 농구선수를 하고 싶다는 마음은 크게 없었다. 그러던 그가 불의의 사고를 당하며 6개월 동안 병원에 입원한다. 초등학교 3학년 때다.
“자전거를 타면서 횡단보도를 지나가던 길이었어요. 종을 울리면서 사람을 피해가려고 했는데, 안 피하더라고요.” 피하면서 넘어진 것이 자전거에 깔려 허벅지가 부서진 것이다. 어린 나이에 허벅지에 철심을 박는 큰 수술을 하고, 병원에만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체중이 불었다.
김윤은 부친의 반대를 무릎 쓰고 매산초 농구부에 들어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일반 학교로 전학을 갔다. 김진 전 감독은 아들이 농구선수가 되는 것보다 일반 학생으로 자라길 원했다. 지금은 농구를 그만둔 이성호와 손을 잡고 매산초로 간다. “전학만 여러 번 다녔죠(웃음). 그러다 할 거면 제대로 배우라고 해서 삼일중학교으로 진학을 했어요. 전병국 선생님이 계신 곳으로 갔죠.”
농구인의 피를 속이진 못했다. 슛을 던지고, 경기에 나가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살이 쏙 빠진 건 본격적으로 농구를 배우기 시작한 중학교 1학년 때. “남들이 봐도 목이 없고, 배가 나온 아이였어요(웃음). 운동하면 거의 맨날 울었던 것 같아요. 힘들다고요. 따로 나가서 자전거도 타고 했는데, 어느 순간 10kg 정도가 확 빠지더라고요. 중학교 1학년이 끝날 때쯤이었던 것 같아요. 신기하게 선수들이랑 제가 같이 뛰고 있더라고요.”
3학년 때는 최명도 코치(現 현대모비스 코치)를 만나면서 슈터로서 입지를 넓힌다. “네가 하고 싶은 포지션을 적어봐.” 이 말에 김윤은 ‘슈터’라고 적었고, 슈터 출신 최 코치의 지도로 차근차근 성장했다.

※ 김윤의 대학리그 정규리그 성적
2017시즌 4.3득점 2.6리바운드 1어시스트
2016시즌 4.5득점 1.6리바운드 0.2어시스트
2015시즌 3.3득점 1.5리바운드 0.1어시스트
2014시즌 2.6득점 0.9리바운드 0.1어시스트
# 경력사항
- 2012년 U17 남자농구대표팀
- 2011년 U16 남자농구대표팀
청소년 대표팀은 그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아시아와 세계무대를 거치면서 경험치를 쌓으면서 그도 적극적으로 변했다. 지금까지 뛰었던 경기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경기도 U17 대회 때 치른 리투아니아 전. 허훈, 안영준, 김국찬, 김낙현, 이민영 등이 함께 뛴 세계무대서 한국이 연장 접전 끝에 108-119로 석패한 경기다.
“리투아니아 선수들이 체격도 좋아서 살짝 기가 죽었었는데, 예상외로 경기가 박빙으로 흘러가는 거예요. 마침 그날따라 슛도 잘 들어가기도 했고요. 이길 수도 있겠구고 생각해서 정말 열심히 했어요. (패배했지만)재밌고, 신나게 했던 경기였던 것 같아요.”
삼일상고를 졸업한 김윤은 아버지의 길을 따라 고려대학교로 진학했다. 하지만 쟁쟁한 선배들의 그늘에 가려 코트보다는 벤치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1학년 때는 이승현, 김지후, 2학년 때는 문성곤, 이동엽, 3학년 때는 이종현, 강상재, 최성모, 정희원까지. 식스맨, 세븐맨이 되는 것조차 힘들었다.
“잘하는 형들이 많아서 뛸 수 있는 자리가 없었어요. 그때 당시만 해도 프로-아마 (최강전)에 나가서 우승하는 형들이었는데, 같이 뛰지 않아도 많이 배웠어요. (김)지후 형(KCC)은 슛이 타고 났죠. 또 승현이 형은 잡았다 하면 한 골 이었죠. 그런 형들과 함께했다는 게 뿌듯했어요.”
그래도 4학년이 되면서 출전 시간을 점차 늘려갔다. 프로 진출을 앞두고 있었지만 보여준 것이 적다 보니 조급한 마음이 들었다. ‘수비부터 해보자’라고 마음먹었지만, 경기 기록지를 보면 걱정부터 됐다. 또 하나의 성적표가 됐기 때문.
그때마다 그가 조언을 구했던 건 부모님. 아버지가 현직에 계셔 털어놓지 못했던 속마음을 꺼낸 것이다. “아버지와는 대학교에 와서 (농구)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이제 졸업할 날이 얼마 안 남았잖아요” 아들이 이런 속내를 얘기할 때 아버지는 아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
“농구가 전부는 아니지만, 할 수 있을 때 최선을 다해봐. 부담 갖지 말고. 할 수 있는 걸 자연스럽게 하려고 해봐.”

# 입사 후 포부
이제 2주도 남지 않았다. 최종면접인 트라이아웃/드래프트 일은 10월 30일. 디데이에 맞춰 김윤은 개인 운동에 매진하고 있다. 그의 롤 모델은 양희종(KGC인삼공사). “화려하기보다는 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되고 싶어요. 특정 선수를 막으라는 역할이 주어지면 그에 맞는 전문 수비수가 되는 선수요.” 그러면서 오랫동안 프로 무대에서 뛰고 싶은 것이 그의 바람이다.
지난 경기에 대한 아쉬움은 지우고, 김윤은 앞으로 도전하게 될 무대만을 바라보고 있다. 아버지의 “부담감을 느끼지 말고, 자연스럽게 해봐. 그것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더 안 될 수도 있으니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줘 봐”라는 조언을 가슴에 새기고, 장점만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그가 이력서에 쓴 장점은 슛. 그리고 궂은일이다. 프로팀과의 연습 경기에서도 그랬다. 대학리그 무대와는 달리 프로 관계자들에게 자신을 보여줘야 하는 무대다 보니 찬스가 나면 슛 성공에 떠나 무조건 자신감을 가지고 슛을 던졌다. 그러면서 수비는 ‘정신력’이라고 여기며 악착같이 막아섰다.
김윤은 대학리그를 넘어 프로 무대에서도 이러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 “꾸준한 선수, 팀에서 꼭 필요로 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주득점원, 에이스가 되기보단 전문수비수같이 ‘저 선수를 막아봐’ 했을 때 정말 열심히 막을 수 있는 선수로요.”
# 장소협찬_ π-Ville99(파이빌)
# 사진_점프볼 DB(문복주 기자, 유용우 기자,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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