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뭐하지…” 지명 받지 못한 대졸선수 어떡하나

이원희 / 기사승인 : 2017-11-22 06: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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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신한은행본점/이원희 기자] 누군가에겐 매섭도록 추운 날씨였다. 아침 햇살마저 따갑게 느껴졌을 것이다. 21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여자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가 열렸다. 24명이 지원한 가운데 프로팀의 선택을 받은 선수는 14명. 나머지 10명은 좌절감과 함께 쓸쓸히 발걸음을 돌렸다.

취업률 58.3%. 지난 시즌(57.7%)보단 높아졌지만, 최근 7년간 기록을 비교한다면 낮은 수치였다. 그만큼 ‘취업의 문’을 통과하지 못한 선수들도 많아졌다. 2013년 신인드래프트에선 취업률이 100%였고, 2014년에는 59.1%, 2015년 69.6%였다. 2010년~2012년까지 60~70%의 높은 지명률을 기록했다.

이번 드래프트 1라운드에선 최민주(숙명여고) 이은지(한림성심대) 김지은(숙명여고) 임주리(기전여고) 황미우(해외선수) 김진희(광주대)가 6개 구단의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2라운드부터 지명권을 포기한 구단이 생겼다. 5개 구단이 2라운드 단상 위에 올라간 반면, KDB생명는 지명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3라운드에선 삼성생명과 우리은행이 각각 용인대 최정민, 수피아여고 정금진을 지명했을 뿐이다. 4라운드에선 KB스타즈만 숭의여고의 박주희를 선택했다.

삼성생명 우리은행 KB스타즈가 3명의 선수를 지명했고, KEB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2명의 선수를 선발했다. KDB생명은 단 1명.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한 고졸선수는 대학에서 농구선수의 꿈을 이어가면 된다. 유일한 희망의 끈이다. 신한은행 김아름과 삼성생명 강계리가 좌절을 딛고 대학선수 성공 신화를 쓰고 있다. 다행히 이번 드래프트에선 고졸 선수들이 모두 취업에 성공했다. 2년 연속 경사다.

문제는 대학교 졸업반 선수들이다.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하면서 대학을 졸업하게 됐다. 대부분 실업팀으로 들어가거나, 농구선수의 꿈을 접고 일반인으로 돌아간다. 체육교사로 직업을 전향하는 이도 있고, 농구와 아예 상관없는 직업을 가지기도 한다.

극동대 4학년 김다솜은 “실업팀에 뛸 수 있다는 기회가 온다면 가고 싶다. 마땅한 실업팀이 없다면 다른 일도 생각하고 있다. 농구교실 코치를 하려고 계획 중이다”고 말했다.

전주비전대 4학년 이수연도 “농구교실 코치를 하려고 알아보고 있다. 선수가 아니라면 지도자를 하고 싶다. 내년에는 대학원을 갈까도 생각 중이다. 농구 대신 공부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프로 구단 입장에선 효율적으로 선수단 운영을 해야 한다. 될 수 있으면 최대한 많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현장 분위기지만,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면 가차 없이 지명 계획에서 제외시킨다. 10명의 선수가 프로구단의 선택을 받지 못했음에도 6개 구단 감독들 모두 “이번 드래프트에서 뽑을 선수가 많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드래프트 유일하게 일반인 선수 자격으로 참가했던 홍예은(19)은 프로구단의 선택을 받지 못했지만, 드래프트 종료 이후 전주비전대의 입단 제의를 받았다. 홍예은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사회인 농구클럽에서 농구공을 잡고 있다. 전주비전대에서 농구선수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게 된 홍예은에겐 좋은 일이다. 홍예은은 “전주비전대 감독님이 명함을 주시면서 테스트를 보는 게 어떠냐고 물으셨다. 농구의 꿈을 이어갈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예은은 학창 시절 농구부로 활약한 적이 없다. 냉정하게 다른 드래프트 참가자들과 비교해 실력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많다.

여자대학농구의 자조 섞인 현실도 분명히 존재한다. 뛸 선수가 없어 여기저기서 선수들을 끌어 모아야 하는 상황이다. 전주비전대는 선수가 없어 리그에 참여하지 못한 적이 있고, 용인대는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고태창 전주비전대 감독도 “선수가 없어 홍예은 선수에게 입단 제의를 했다. 팀을 운영해야 하는 입장에서 선수가 필요한데, 쉬운 상황이 아니다. 여자대학농구의 현실이 힘들다”고 설명했다. 대졸선수들은 농구선수가 되지 못해 아쉬움이 남고, 대학감독들은 선수가 없어 고심에 빠져 있다. 아이러니하고도 차가운 현실이다.

#사진_점프볼 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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