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째 S-더비 승리한 삼성의 키워드 ‘속공, 라틀리프, 외곽슛’

서영욱 / 기사승인 : 2018-01-25 04: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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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서영욱 기자] 2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서울 삼성과 서울 SK의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다섯 번째 ‘S-더비’는 3쿼터까지 저득점 양상을 보이며 점수차 대비 떨어지는 긴장감 속에 펼쳐졌다. 3쿼터까지 삼성과 SK는 각각 41.8%, 40.9%라는 저조한 야투 성공률과 함께 58점, 51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양 팀은 4쿼터에 들어서야 삼성이 28점, SK가 25점을 올리며 득점포를 가동했고, 결국 자신들의 강점을 살린 삼성이 86-76으로 승리했다. 삼성은 대인 방어와 3-2 드롭존 수비를 모두 선보인 SK를 상대로 장기인 속공과 에이스인 라틀리프를 적재적소에 활용했다. 여기에 지역 방어 공략의 정석이라는 외곽슛도 더해졌다.

경기를 앞두고 SK 문경은 감독은 삼성을 상대로 3-2 드롭존 수비를 쓰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삼성의 김동욱과 김태술이 패스 타이밍을 워낙에 잘 보며 패스와 2대2를 바탕으로 지역 방어를 워낙 잘 대처하기 때문이다. 이에 문경은 감독은 1쿼터 수비를 대부분 대인 방어로 가져갔다.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투입되지 않는 이상 삼성이 우위를 가져갈 만한 매치업이 없었기 때문에 SK의 수비는 성공적으로 작용했다.

마키스 커밍스를 주전으로 내세운 삼성은 높이와 기동력을 모두 갖춘 SK 포워드를 상대로 공격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 1쿼터 약 5분을 남기고 라틀리프를 투입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SK에서는 높이와 버티는 힘이 좋은 최부경을 라틀리프의 상대로 붙였다. 추가로 다른 선수들이 수시로 체크해 볼이 투입되면 순간적으로 더블팀을 들어가 라틀리프가 쉬운 슛을 가져가지 못하게 했다. 그 결과 삼성은 1쿼터에 18개의 야투를 시도해 6개 성공에 그쳤다. 라틀리프 역시 1쿼터에 4개의 야투를 모두 놓쳤고 자유투로만 2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반면 SK는 삼성의 지역 방어에 잘 대처하며 앞서나갈 수 있었다. 특히 1쿼터 7분 30초경에 나온 최준용의 베이스라인 컷에 이은 득점은 지역 방어의 약점을 제대로 파고든 장면이었다. 여기에 김민수가 3점슛 2개를 연달아 성공하며 삼성이 1쿼터에 들고 온 지역 방어는 빛을 보지 못했다.

삼성은 2쿼터에도 지역 방어를 유지했다. 하지만 양상은 1쿼터와 달랐다. SK의 외곽슛이 말을 듣지 않으면서 지역 방어 공략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 SK는 2쿼터 10개의 3점슛을 시도했지만 하나도 성공하지 못했다. 오픈 기회를 만들었지만 족족 골대를 외면했다. SK는 2쿼터 7분 50여 초부터 3분이 남기까지 약 5분간 무득점에 그쳤다. 2쿼터 1분여를 남긴 시점에서 나온 헤인즈의 컷인과 같은 장면이 좀 더 자주 나오지 못한 게 SK에게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반면 삼성은 2쿼터에 속공과 라틀리프를 앞세워 SK를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기동력으로는 KBL 외국 선수 중 최고라고 봐도 무방한 커밍스와 라틀리프는 2쿼터에만 18점을 합작하며 공격을 주도했다.

커밍스는 속공을 주도할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돌파에 이은 마무리로 2쿼터에 8점을 올렸다. 특히 2쿼터 막판, SK의 지역 방어를 상대로 결정적인 3점슛 2개를 만들어내며 삼성이 기분 좋게 전반을 마치는 데 일조했다. 이동엽의 첫 번째 3점슛을 도운 커밍스는 2쿼터 마지막 공격에서도 라틀리프와의 2대2에 이은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라틀리프와의 픽&롤 이후 라틀리프에게 두 명의 수비수가 몰린 사이 코너에서 완전히 열린 김동욱을 놓치지 않고 패스를 건냈고 이는 김동욱의 버저비터 3점슛으로 마무리됐다. 골밑 득점과 3점슛이라는 차이는 있었지만, SK가 1쿼터에 보여준 최준용의 베이스라인 컷 장면과 과정은 매우 유사한 장면이었다.

1쿼터 SK 수비에 고전한 라틀리프 역시 속공으로 활로를 찾았다. 라틀리프는 SK 수비가 정돈되기 전 골밑으로 파고들어 손쉬운 득점을 올렸다. 수비가 정돈되기 전이었기에 더블팀도 피할 수 있었다. 여기에 골밑에만 머무르지 않고 중거리 슛까지 성공하며 왜 자신이 KBL 최고의 빅맨 중 한 명인지를 증명했다.

후반 들어 삼성은 테리코 화이트를 앞세워 외곽이 아닌 좀 더 확률 높은 공격을 펼친 SK에게 추격을 허용했다. 전반에 39-28로 11점이었던 점수차는 3쿼터 종료 후 7점으로 줄어 있었다. 3쿼터에 10점을 올린 라틀리프가 아니었다면 격차는 더 줄어들 뻔했다. 분위기를 탄 SK는 안영준의 활약에 힘입어 4쿼터 3분 20여 초를 남긴 시점에 71-71,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동점을 허용한 삼성이 결국 승리할 수 있었던 건 지역 방어 공략의 정석과도 같은 외곽슛 덕분이었다. 2쿼터 막판 SK의 지역 방어를 공략할 때 모습이 4쿼터 중반에서야 다시 나온 것이다. 삼성은 3분여를 남기고 터진 김동욱의 3점슛을 시작으로 3개의 3점슛을 연속으로 성공했으며 이후에도 2개의 3점슛을 추가해 4쿼터에만 총 6개의 3점슛을 기록했다.

4쿼터 삼성의 3점슛 폭격에는 천기범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었다. 3쿼터 3분 14초를 남기고 발목을 접질려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한 김태술을 대신해 4쿼터 내내 포인트가드 역할을 맡은 천기범은 팀이 원활하게 패스를 돌리는 데 일조했으며 2대2 플레이 이후 나온 외곽슛 기회도 정확하게 봐주었다. 삼성이 4쿼터 막판 연속으로 성공한 5개의 3점슛 중 4개는 모두 천기범의 패스로 만들어졌다.

SK 역시 3개의 3점슛을 성공하며(7개 시도) 반격에 나섰지만, 공격에서 많은 역할을 해줘야 할 헤인즈가 4쿼터에 2점에 그치며 힘이 빠졌다. 헤인즈는 4쿼터에 야투 시도 자체가 없었다. 삼성 입장에서는 4쿼터에 안영준과 김민수에게 7점을 허용하긴 했지만, SK의 1옵션인 헤인즈를 봉쇄했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수비를 펼쳤다고 볼 수 있었다. 특히 이날 라틀리프는 골밑뿐만 아니라 외곽 지점부터 전방위 수비를 펼치며 수비에서 눈에 띄는 공헌도를 보여줬다.

위기는 있었지만 4쿼터 막판 외곽슛 폭발로 승리를 따낸 삼성은 6위 인천 전자랜드와의 격차를 3.5경기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제 삼성은 울산 현대모비스-부산 KT로 이어지는 원정 2연전을 치르고 홈에서 다시 안양 KGC를 상대한다. SK와의 경기에서 자신들의 강점을 살리며 승리한 삼성이 이러한 강점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사진=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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