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규의 시원한 籠談] 우리의 시즌은 이제 시작입니다

조원규 기자 / 기사승인 : 2018-03-06 15: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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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가 막바지 순위경쟁으로 치열한 요즘, 미래의 프로농구 선수들은 시즌 준비에 여념이 없습니다. 3월 8일, 고려대와 중앙대의 경기를 시작으로 2018 대학농구리그가 개막하기 때문이죠. 시즌 개막을 앞둔 대학 팀들은 고등학교 팀들과 연습경기를 통해 겨울에 흘린 땀의 성과를 측정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신입생들이 우리 팀의 농구에 얼마나 잘 녹아들고 있는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최근 5개 대학의 연습경기를 찾았습니다. 우승후보 고려대와 연세대, 재능 있는 신입생들의 합류로 결승 진출을 노리고 있는 성균관대와 동국대 등입니다. 연습경기는 말 그대로 연습입니다. 실전과는 다릅니다. 그래서 각 팀들이 어떻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연습경기도 경기입니다. 전부는 아니지만, 팀의 강점과 과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신장은 대학농구연맹 홈페이지 기준)


■ 통합우승을 꿈꾸는 고려대

고려대는 1월 22일부터 5주간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다녀왔습니다. 스킬 트레이닝과 체력훈련 위주로 2주, 팀 훈련과 연습경기 위주로 3주를 보냈다고 하네요. 지난달 24일에 귀국하여 잠시 휴식을 가졌고, 3월 1일부터 용산고, 휘문고, 경복고와 차례로 연습경기를 가졌습니다. 용산고는 올해 고교 최강의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는 팀이고, 휘문고는 그 뒤를 바짝 쫓는 팀입니다. 경복고는 예년에 비해 다소 처지는 전력이라는 평가.

가장 최근에 찾은 건 경복고와의 경기입니다. 고려대는 전현우와 박준영, 하윤기가 작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주축선수 3명이 빠졌지만 106점을 넣는 화력을 과시했습니다. 과제라고 얘기했던 포인트가드 문제는 장태빈과 김진영으로 해법을 모색하는 것 같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 중앙대와의 개막전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서동철 감독에게 물었습니다.

“작년 중앙대 경기를 비디오로 충분히 분석했습니다. 중앙대 선수들이 많이 바뀌었지만, 감독의 스타일은 쉽게 변하지 않아요. 그것에 맞춰서 준비를 하고 있고, 12명의 선수가 모두 뛸 수 있게 준비를 하려고 합니다.”

중앙대는 작년 정규리그 준우승 팀입니다. 고려대와 정규리그 우승을 위한 건곤일척의 승부를 펼쳤던 팀이죠. 그러나 올해는 4강을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작년 주전 5명이 모두 팀을 떠났고, 특히 35득점 15리바운드를 합작했던 김국찬과 양홍석의 공백이 큽니다. 여기에 주전센터 박진철과 기대했던 새내기 빅맨 김준성이 부상으로 결장.

고려대의 올해 목표는 3년 만의 통합우승입니다. 정규리그를 4년 연속 우승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라이벌 연세대에게 2년 연속 패했습니다. 서동철 감독에게 개막전은 통합우승을 위한 여정의 첫 걸음입니다. 12명을 모두 뛸 수 있게 한다는 말은, 마지막 승부를 보다 알차게 준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들렸습니다.

“전지훈련을 통해 제가 원하는 모습의 70% 정도는 만들었습니다. 선수들의 파악도 어느 정도 됐고…. 아직 미진한 부분도 있는데, 그 부분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미진한 부분을 채워가면서 우리 팀은 더 강해질 겁니다. 우리 팀에게 원하는 것을 알고 있고, 우승으로 보답하겠습니다.”


■ 3년 연속 우승 노리는 연세대

작년 연세대는 ‘흐린 후 맑음’이었습니다. 대학리그 개막전에서 라이벌 고려대에게 쓴 맛을 봤고, 이후 중앙대에게 발목을 잡히며 정규리그를 3위로 마감했습니다. MBC배 대학농구 역시 라이벌 대학의 우승을 옆에서 지켜봐야 했습니다. 그러나 정기전 승리로 사기를 높였고, 그 기세는 챔피언결정전 승리로 이어졌습니다.

“내년에도 감독, 동문으로서 소임을 충실히 수행해낼테니 믿어주시고 시작이 조금 미흡하더라도 올해처럼 꾸준히 지켜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저와 선수들이 후반기에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거라는 기대를 가져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은희석 감독은 올해 역시 맑은 가을 하늘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주축 선수들의 졸업으로 인한 공백이 크고, 그것을 메울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허훈, 안영준, 김진용 3명의 졸업생은 작년 정규리그 팀 득점의 61%와 어시스트의 52%를 합작했습니다. 기록으로 보이지 않는 더 큰 과제는 경험입니다. 연세대에 4학년은 천재민이 유일합니다.

연세대는 고려대보다 먼저 미국 전지훈련을 다녀왔습니다. 사령탑을 교체한 고려대와 달리 연세대는 은희석 감독이 5년째 팀을 지도하고 있고, 시즌 준비도 먼저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팀 연세대는 고려대와 비교해 보다 안정적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은희석 감독의 연세대는 선수기용의 폭이 넓고, 그 기조는 올해도 이어질 것 같습니다. 4학년 천재민부터 신입생 이정현, 양재민까지 10여 명의 선수들로 다양한 조합을 실험하는 모습. 11월 마지막 승부를 위한 최적의 조합 찾기를 2월부터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올해 연세대 신입생들 중에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선수는 이정현과 양재민입니다. 이정현은 17세 월드컵 8강 진출의 주역으로, 양재민은 국내 최초의 스페인 유스 진출로 화제가 된 선수들. 연습경기에서 본 이정현은 군산고 시절과 변함없이 자신만만한 모습입니다. 반면 양재민은 아직 몸이 덜 만들어졌다는 느낌.

이정현과 양재민의 대학무대 적응은 연세대의 가을 수확에 중요한 변수입니다. 이정현의 일대일 능력은 대학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고, 박지원과의 시너지는 연세대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양재민은 2m 신장에 탄탄한 기본기가 장점인 선수로, 스페인 유학 이후 다소 침체된 모습이지만 잠재력은 여전히 높습니다. 잠재력이 실력으로 발전하면 연세대는 더욱 강해집니다.

■ 4강 이상을 기대하는 성균관대와 동국대

성균관대와 동국대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졸업생으로 인한 전력 누수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점입니다. 저학년 선수들의 경험 축적은 플러스 요인. 둘째는, 팀에 꼭 필요했던 재능의 보강입니다. 신입생들을 통해 높이를 보강했고 선수층이 두터워졌습니다. 셋째는, 감독들이 이구동성으로 결승 진출을 자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성균관대는 빅맨 최우연과 슈터 김남건이 졸업했습니다. 최우연의 자리에 최주영, 김남건의 자리에 조은후와 김수환이 새로이 합류했고, 이 선수들에 대해 김상준 감독은 크게 만족하는 모습. 손발을 맞추는데 다소 시간이 필요할 뿐이라는 것이 김상준 감독의 생각입니다.

“팀이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 제가 원하는 플레이가 올해는 나올 것 같아요. 김수환을 제외하고 부상 선수도 없습니다. 팀 내 경쟁구도가 만들어졌어요. 올해는 제대로 사고를 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성균관대가 연습경기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수비 조직력. 김상준 감독 특유의 압박수비를 팀에 이식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재우와 양준우 등 가드들의 부상으로 인해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시간이 짧았습니다. 김상준 감독은 “일본에서 연습경기를 통해 조직력을 끌어 올리겠다”는 생각. 그 결과는 3월 16일, 경희대와의 경기부터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서대성 감독이 생각하는 동국대의 가장 큰 강점은 에이스 변준형입니다. 클러치 상황에서 개인능력으로 해결해줄 수 있는 에이스의 존재는 팀을 더 강하게 만듭니다. 여기에 2m 빅맨을 두 명이나 보강했습니다. 부산동아고 출신의 조우성(206cm)는 높이만으로도 위협적인 선수고, 여수화양고 출신의 정종현(200cm)는 슛 거리가 길어서 전술적 활용도가 높습니다.

“신입생 중에 가장 기대하는 선수는 조우성입니다. 높이만으로도 충분히 위협적인 선수에요. 작년 우리 팀의 약점을 해결해줄 수 있는 선수입니다. 정종현 역시 기대가 큽니다. 다만, 고등학교 때 이긴 경험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소극적인 모습이 있어요. 더 자신 있게 하고, 힘도 더 붙어야 합니다.”

작년 동국대의 최장신은 졸업생 홍석민(198cm)입니다. 주경식(195cm)와 이광진(194cm), 홍석영(190cm)가 홍석민과 함께 포스트를 지켜야 했고 상위권 팀들과 비교하면 높이에서 차이가 있었습니다. 확실한 에이스의 존재와 높이의 보강은 서대성 감독이 올해 결승 진출을 자신 있게 선언한 이유입니다. 슛과 패스를 모두 갖춘 가드 김종호와 포워드 이민석도 언제든지 선배의 자리를 위협할 수 있는 선수들.

■ 9년 연속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는 한양대

용산고는 대학팀 연습경기의 단골손님입니다. 필자가 본 5개 대학 모두 용산고와 경기를 가졌고, 운이 좋아 그 경기를 모두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동일한 팀과의 대결은 전력 비교에 큰 도움이 됩니다. 경기 당일 컨디션이나 부상 선수를 감안해도 그렇습니다.

전술한 4개 대학 모두 비교적 여유 있는 경기를 한 반면, 한양대는 용산고를 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했습니다. 예상했던 결과입니다. 주축 선수 5명이 팀을 떠났습니다. 오랜 시간 팀을 지도했던 이상영 감독도 떠났습니다. 정재훈 신임 감독과 남은 선수들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한양대가 매년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팀이기에 부담감도 크다. (중략) 어깨가 많이 무겁다.” 정재훈 감독은 최근 점프볼과의 인터뷰에서 부담감을 숨기지 못했습니다. 고려대와 연세대를 제외하면, 매년 플레이오프에 오른 팀은 한양대가 유일합니다. 그런데 올해, 플레이오프 진출이 만만치 않습니다. 기대하는 것은 취업 버프를 받은 4학년 4인방의 활약.

김기범은 작년 대학리그에서 가장 많은 3점슛을 성공시켰습니다. 터프샷도 주저하지 않는 과감함을 유지하면서 30.7%의 성공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과제. 김윤환은 팀의 야전사령관으로 육상농구를 이끌어야 하고, 배경식은 팀의 포스트 경쟁력을 높여야 합니다. 박민상은 궂은일과 함께 무룡고 시절의 득점력을 복원해야 합니다.

■ 그들이 우릴 원하게 하라

올해 대학농구리그의 슬로건은 ‘그들이 우릴 원하게 하라’입니다.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하면 팬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대학농구리그가 출범한지 9년이지만 ‘그들을 원하는’ 재학생들의 함성은 여전히 부족합니다. 농구팬들의 관심 역시 더 불러 모아야 합니다.

2018년 대학농구의 공식 개막일은 3월 8일입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그러나 감독들의, 선수들의 시작은 그것보다 빨랐습니다. 연습경기에 임하는 눈빛이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베네피트 포인트(benefit point)는 ‘열정’입니다. 그들이 우릴 원하고 있습니다.

#사진=점프볼 DB, 고려대 서포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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