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자카르타/김지용 기자] 이대로 가면 위험하다. 4강 진출도 힘들 수 있다. 남자 3x3 대표팀에 변화가 필요하다.
22일(수) 인도네시아 GBK 야외 테니스 코트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3x3 종목에서 한국 남자 대표팀(안영준, 양홍석, 박인태, 김낙현)은 키리기스스탄과 난적 대만을 연달아 물리치고 힘겹게 2연승에 성공했다.
승리는 축하할 일이다. 하지만 문제점이 많이 보인 하루였다. 사실, 대표팀은 국내에서 제대로 된 연습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한 수 아래 팀들만 경험했다. 당연히 전력으로 부딪히지 못했다. 선수들의 페이스도 거기에 맞춰져 있었다. 그러다 보니 느슨함이 몸에 베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 때 베인 습관이 실전에서 그대로 표출됐다.
대표팀 선수들은 국내에서 경기를 치를 때는 초반에 힘을 쓰지 않았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이길 수 있는 팀들이었다. 본인들 역시 아시안게임에선 초반부터 100%로 하겠다고 했지만 몸에 베인 습관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아시안게임에 나선 상대들은 국내에서 처럼 해서 이길 수 있는 그런 팀들이 아니다. 때문에 초반부터 전력을 다한 대표팀 선수들은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져 경기력이 급감하는 문제점을 드러냈다.
대표팀은 대회 첫 날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 무난한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두 번째 상대인 대만을 상대로는 고전에 고전을 거듭한 끝에 힘겹게 승리했다. 상대는 프로 선수들이 아니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KBL을 대표하는 선수들이다. 이들의 아시안게임 출전에 많은 국민들이 성원을 보냈다. 그런데 이들은 상대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도 못했고, 체력적으로도 준비가 덜 된 모습으로 고전을 자초했다.
키르기스스탄은 전력이 워낙 떨어졌기 때문에 거론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대만 전은 다르다. 대만은 지난 5월 아시아컵에 나섰던 대표팀이 주축이 된 팀이다. 기사를 통해서도 많이 소개가 됐던 팀이다. 그런데 한국 대표팀은 대만에 대한 대비가 전혀 안 됐다.
대만은 첫 상대였던 몽골을 상대로 외곽보단 골밑 위주로 플레이 했다. 그러다 보니 대만의 외곽 능력에 대해 우리 대표팀 선수들이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경기를 치르며 대만의 치엔 요우처에게 연달아 2점포를 내주며 대표팀의 위기가 계속됐다. 그 때라도 치엔 요우처에 대한 수비 강도를 올렸어야 했다. 특히, 경기 중반 5점 차까지 앞섰기 때문에 후반의 위기는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치엔 요우처는 지난해 아시아-퍼시픽 대학농구 챌린지에 대만 선발로 참여해 에이스 역할을 했던 선수다. 정보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그런데 대표팀은 치엔 요우처에게 계속해서 외곽포를 내줬고, 마지막 순간까지 위기를 자초했다. 빠르게 수비에 변화를 줘야했지만 체력이 떨어진 대표팀 선수들은 수비 변화를 생각할 겨를마저 없어 보였다. 대표팀 선수들은 체력이 떨어진 경기 후반 들어 앞에 떨어진 루즈 볼을 눈으로만 지켜보던가, 급격히 대화가 줄어들며 실책성 상황을 자주 연출했다.
3x3는 선수들의 독립성이 보장된 경기다. 관중석 한편에 정한신 감독이 있지만 코트와는 위치도 떨어져 있고, 음악 소리도 커 지시가 잘 들리지 않는다. 간단한 수신호만 주고 받을 정도다. 그렇다면 선수들이 알아서 판단하고, 변화를 줘야 한다. 특히, 대표팀은 전원 프로 선수이기에 그럴 역량이 충분하다.
하지만 대만 전에선 경기 시작 5분이 지나며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졌고, 대표팀은 수비에 대한 변화를 생각할 여유도 없어 보였고, 그렇게 하지도 못했다. 그러다 보니 경기 종료 직전까지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든 경기를 펼쳤다. 마지막 순간 터진 안영준의 개인기로 승리했지만 그마저도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었다. 만약, 안영준의 클러치 능력이 나오지 않았다면 대표팀은 최악의 역전패를 당했을 수도 있다.
현재 아시안게임에 나선 대표팀보다 먼저 다수의 3x3 국제대회를 경험한 박민수, 김민섭, 방덕원 등은 "3x3는 선수 교체 타이밍이 중요하다. 5대5처럼 100%를 다 쓰고 나오면 안된다. 그렇게 되면 내가 회복하는 동안 다른 선수도 체력이 100% 가까이 떨어지기 때문에 3x3에선 내가 6-70%의 체력을 썼다고 하면 바로 나와서 쉬어야 한다. 그래야 교체 주기가 짧아지고 후반에도 버틸 수 있는 체력이 된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수들이 어색하기도 하겠지만 지금은 거기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홈 팀 인도네시아 여자 대표팀은 데드 볼 상황만 나오면 선수를 교체하며 경기력을 유지, 첫 날 연승에 성공했고. FIBA 3x3 세계 랭킹 1위 세르비아 역시 잦은 선수 교체를 통해 선수들의 페이스를 일관되게 유지한다.
안영준은 지난 시즌 KBL에서 우승을 경험했고, 양홍석은 성인 대표팀을 경험했던 선수다. 김낙현과 박인태 모두 연령대 국가대표를 경험했던 선수들이다. 충분히 상대 전력을 감지하고, 변화를 가져갈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대만 전에서 만큼은 실수를 반복하며 위기를 자초한 부분이 있다. 급격하게 체력이 떨어져 집중력이 흐트러진 탓이겠지만 앞으로 만나게 될 일본, 중국, 카타르, 이란, 이라크 등은 이 정도 수준의 팀들이 아니다. 현장에서 직접 지켜본 강호들의 실력은 제 아무리 프로 선수들이라 해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수준이었다.
한국 대표팀은 금메달이란 확실한 목표가 있는 팀이다. 하지만 대만 전에서의 모습이 반복된다면 금메달은 커녕 4강 진출도 힘겨울 수 있다.
사실 5대5 프로농구 선수인 그들에게 한 번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프로'고, '국가대표'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이 그들을 향해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대회 첫 날 국제 수준의 3x3를 경험하고, 큰 위기도 느껴본 만큼 대표팀 선수들은 이틀의 휴식 시간을 통해 변화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휴식 기간동안 잘 재정비 해 8강 토너먼트 진출이 걸린 25일(토) 경기에선 조금 더 변화된 모습으로 코트에 나서길 기대한다.
#영상 촬영/편집_김남승 기자
#사진_한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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