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양준민 기자] 최근 휴스턴 로케츠의 상승세를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전화위복(轉禍爲福)’이 아닐까 싶다.
시즌 초반 휴스턴은 수비조직력이 완벽히 무너지며 부진을 거듭했다. 이에 휴스턴은 팀 수비에서 겉돌던 카멜로 앤써니(34, 203cm)를 방출하는 충격요법과 더불어 올 시즌을 앞두고 은퇴를 선언한 제프 비즈델릭 코치까지 팀으로 다시 불러들였다. 수비 전술의 대가인 비즈델릭 코치는 2016년 여름, 마이크 댄토니 감독을 따라 휴스턴의 어시스턴트 코치로 부임, 지난 시즌 휴스턴의 트레이드마크였던 스위치 디펜스를 완성시킨 장본인이었다.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스턴의 경기력은 좀처럼 살아날 줄 몰랐다. 설상가상으로 크리스 폴과 제임스 에니스 3세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까지 이어지며 휴스턴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진지하게 걱정하는 이들도 점점 더 늘어났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이탈은 휴스턴에게 마이너스 요소가 아닌 플러스 요소로 작용했다. 이들을 대신해 주전 라인업으로 올라선 오스틴 리버스와 대뉴얼 하우스 등은 시즌 초반 휴스턴의 치명적인 약점이던 수비력을 완벽히 보완, 휴스턴은 12월 한 달에만 11승(4패)을 기록하는 등 최근 2달간 14승 7패의 호성적을 기록, 서부 컨퍼런스 하위권 탈출에 성공했다. 수비조직력이 정돈되면서 외곽 공격까지 안정감을 찾아가는 등 휴스턴은 빠르게 공격과 수비의 밸런스를 잡아가고 있다.
그 결과, 15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24승 18패를 올리고 있는 휴스턴은 서부 컨퍼런스 6번 시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동(同) 컨퍼런스 1위를 달리고 있는 덴버 너게츠와의 승차는 불과 5게임차로, 여전히 상위시드 진입이 가시권에 들어와 있다.
이와 함께 휴스턴은 그간 미뤄왔던 전력보강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美 현지에선 올 시즌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빅딜을 터뜨릴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으로 휴스턴을 지목하고 있다. 켄트 베이즈모어(ATL)와 니콜라스 바툼(CHA) 등 근래 휴스턴의 영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은 모두 수비력과 외곽 슛 능력을 갖춘 자원들로, 휴스턴의 전력에 가장 필요한 조각들이다. '스포팅뉴스(SPORTING NEWS)'는 전력보강을 위해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트레이드에 사용할 팀으로 휴스턴을 언급하는 등 휴스턴은 초반의 부진을 씻어내고 지난 시즌의 건재함을 알리려 동분서주(東奔西走), 휴스턴의 시즌은 사실상 지금부터가 그 시작이다.

▲여러 모로 뜨거운 제임스 하든, ‘백투백 MVP’에 도전하다!
최근 경기들에서 보여준 제임스 하든(29, 196cm)의 경기력은 그야말로 경이롭단 말로 밖에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하든의 수비는 여전히 허점투성이다. 10일 강력한 정규리그 MVP 후보들의 첫 맞대결로 많은 관심을 모았던 휴스턴과 밀워키 경기에서 마이크 부덴홀저 감독은 하든을 공략 대상으로 설정, 집요할 정도로 하든에게 미스매치를 강요했다. 부덴홀저 감독은 이날 경기 종료 후 'ESPN'과 인터뷰에서 “하든의 폭발력은 그 어떤 선수와 감독이 와도 막을 수 없다. 다만, 반대로 하든의 수비력이 그 누구도 쉽게 막을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는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격에서 있어선 그 얘기가 다르다. 하든은 최근 15경기 평균 39.7득점(FG 41.7%) 7.2리바운드 9.6어시스트를 기록, 마이클 조던과 코비 브라이언트 등 공격에서 금자탑을 쌓은 리그 전설들을 차례대로 소환하고 있다. 그중 백미는 역시나 지난 4일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와의 경기로, 이날 하든은 연장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3점 슛을 성공, 경기를 지켜보던 모든 이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스티브 커 감독도 경기 종료 후 “하든은 매우 특별한 선수다. 그는 농구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있다. 어린 선수들은 하든의 플레이를 지켜보며 그를 닮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든은 현재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실력을 가진 선수다”는 말을 전하며 하든의 경기력에 대해 극찬을 내리기도 했다.
현재, 美 현지에선 하든의 공격력을 역대 최고급 반열에 둘 수 있는지 여부를 두고 치열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우선, 하든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아이솔레이션’이다. 올 시즌 하든은 평균 19.4개의 돌파를 시도, 돌파만으로 평균 12.2득점을 뽑아내며 이 부문 리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더불어 하든은 최근 15경기 평균 5.9개(3P 38.7%)의 3점 슛을 림에 꽂아 넣는 등 외곽에서까지 물오른 슛 감각까지 과시, 점점 더 막기 어려운 선수로 변모하고 있다. 다만, 14일 올랜도와 경기에서 3점 17개를 시도, 단 1개만을 집어넣은 최악의 부진은 옥에 티였다.(*시즌 전체로 올 시즌 하든은 평균 37.8%(4.8개 성공)의 3점 슛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하든의 아이솔레이션이 위력적인 것은 단순히 득점 성공률이 높아서가 아니다. 댄토니 감독 부임 이후 포인트가드로 변신한 하든은 드라이브 앤 킥 등 본인의 아이솔레이션 공격에 패스라는 선택지를 추가, 그 위력을 극대화시켰다. 더불어 클린트 카펠라를 제외하고, 외곽 슛 옵션을 갖춘 선수들을 라인업의 마지막 조각으로 채운 댄토니 감독의 전략적 선택도 주요했다. 최근 폴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지면서 이전보다 공격에서 더 많은 지분을 가져가게 된 것도 하든의 공격부분 지표들이 급상승한 또 다른 이유.(*하든은 폴이 빠진 이후 평균 26.4개의 아투를 시도, 오펜시브 레이팅(ORtg) 116.8을 기록 중이다)
다만, 하든의 플레이 스타일이 호불호가 극명히 갈린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올 시즌 하든은 평균 11.1개(FT 85.9%)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자유투를 얻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교묘한 플라핑 등 경기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소들이 사람들의 비판을 듣고 있다. 팬들의 입장에선 이는 충분히 비판할 수 있는 부분. 그 예로,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San Francisco Chronicle)지'는 “현 시점에서 하든이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가 올 시즌 정규리그 MVP가 된다고 해서 반대 의견을 내는 이는 극히 드물 것이다. 다만, 그가 리그에서 가장 보는 재미가 있는 선수라 누군가 평가를 내린다면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실로 엄청날 것이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반면, 대럴 모리 단장과 댄토니 감독을 비롯한 휴스턴 관계자들의 입장에선 팀을 승리로 이끄는 하든의 자유투 삥 듣기를 지양할 수 없는 것도 사실. 댄토니 감독은 최근 '휴스턴 크로니클(Chron)'과 인터뷰에서 “우리 팀의 모든 공격은 하든의 손에서 시작된다. 특히, 하든은 팀이 승리하기 위해선 본인의 어떤 식으로 플레이해야하는지 잘 알고 있다. 하든의 경기가 사람들에게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우리에겐 팀을 승리로 이끌어야하는 의무가 있다는 점이다”는 말로 하든을 옹호했다. 댄토니 감독의 말처럼 프로는 결과로써 모든 것을 말한다고, 하든이 리그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부분들도 분명 있지만, 승리를 보장한다는 점에선 팀원들에게 이보다 더 훌륭한 동료 선수는 아마 없을 것이다.
이런 논란들을 뒤로 하고, 현재 하든은 야니스 아데토쿤보(MIL)와 함께 올 시즌 강력한 정규리그 MVP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시즌 초반 휴스턴의 부진이 이어지며 하든 역시 정규리그 MVP 수상 경쟁에서 뒤쳐졌다. 하나, 최근 활약이 돋보이며 휴스턴의 순위와 함께 하든에 대한 평판도 급상승, 근래 들어 언론이 분석해 내놓고 있는 올 시즌 정규리그 MVP 순위에서 하든은 연일 아데토쿤보와 1위를 두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올 시즌 부덴홀저란 최고의 스승을 맞이한 아데토쿤보는 정규리그 39경기 평균 26.7득점(FG 57.9%) 12.6리바운드 5.9어시스트를 기록, 직접적으로 MVP에 대한 강한 욕심을 드러내는 등 생애 첫 리그 정상 도전에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
이는 하든도 마찬가지다. 하든도 최근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공개적으로 생애 2번째 정규리그 MVP 욕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만약, 하든이 올 시즌도 정규리그 MVP를 수상한다면 이는 리그 역사상 12번째 백투백 MVP라는 새로운 기록을 쓰게 된다. 과연 연일 득점지표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하든이 백투백 MVP까지 수상할지 앞으로 하든과 아데토쿤보의 경쟁이 심화되면 될수록 즐거워지는 것은 분명, 그들을 지켜보는 우리, 팬들이 될 것이다.

▲클린트 카펠라, 그는 과연 올스타급 선수로 성장했을까?
하든이 휴스턴 공격의 시작과 끝이라면 반대로 인사이드 수비의 핵심은 클린트 카펠라(24, 208cm)다. 오프시즌 재계약을 앞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며 휴스턴 팬들과 구단 관계자들을 지치게 만들었던 카펠라는 올 시즌 정규리그 42경기 평균 17.6득점(FG 63.1%) 12.6리바운드 1.8블록을 기록, 눈에 보이는 기록만 놓고 본다면 지난 시즌보다 한층 더 발전했다.(*카펠라는 정규리그 270경기 평균 11.7득점(FG 63%) 8.8리바운드 1.5블록을 기록 중이다)
카펠라도 최근 10경기 평균 14개의 리바운드를 획득, 인사이드를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이에 대해 카펠라는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하든의 퍼포먼스를 보면서 나는 무엇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고민했고, 리바운드가 해답이란 걸 알았다. 하든은 득점력으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하든의 플레이를 보고 있자면 나도 모르게 고무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든은 이미 다른 레벨의 선수이다. 하지만 리바운드에 관해선 그 얘기가 다르다. 나는 리바운드로 리그 최고가 되고 싶고, 매 경기 모든 리바운드를 잡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무엇보다 동료들에게 하든처럼 긍정의 에너지를 주고 싶었다”는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카펠라는 2019 올스타 투표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이 시점, 본인이 이미 올스타 레벨에 올라있는 선수란 말을 남기며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카펠라는 “나는 내가 올스타 레벨의 선수라고 생각한다. 이미 오래 전부터 올스타 레벨의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었고, 이는 내가 올 시즌 보여주고 있는 숫자들로 충분히 증명됐다. 이 말이 언론에 전해진 이후 나는 내가 한 말을 증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NBA는 매일 최고의 선수들이 최고가 되기 위해 경쟁하는 곳이다. 나 역시 나만의 경쟁력으로 그들과 경쟁할 것이다”는 말을 전했다는 후문.
냉정히 말해 올 시즌 카펠라가 보여준 숫자들이 과연 그의 기량이 일취월장했단 신뢰성 있는 증거가 될 수 있을지에 관해선 의구심이 생긴다. 올 시즌 카펠라는 평균 34.2분을 출전하고 있다. 지난 시즌 평균 27.5분을 출전했단 사실을 감안한다면 올 시즌 그의 생산력이 지난 시즌보다 좋아졌다고 단정 지을 수 없을 것이다. 실제 지난 시즌 카펠라의 기록을 올 시즌과 비슷한 수준인 평균 36분으로 환산한다면 별다른 차이가 없다. 지난 시즌 카펠라는 평균 13.9득점(FG 65.2%) 10.8리바운드 1.9블록을 기록, 이를 앞서 언급한 36분으로 환산한다면 평균 18.2득점(FG 65.2%) 14.2리바운드 2.4블록이란 숫자로 나타난다.
보드장악력 하나만을 놓고 본다면 카펠라를 올스타 레벨의 선수로 분류할 수 있겠지만 다른 부분에선 여전히 논쟁의 여지가 남아 있다. 카펠라는 인사이드에서만 위력적인 선수일 뿐, 외곽으로 나갈수록 생산성이 떨어진다. 카펠라의 외곽수비력이 좋은 건 2대2 수비에 대처하는 능력과 민첩성이 돋보이며 수비 리커버리가 빠른 것일 뿐, 아이솔레이션으로 치고 들어오는 가드 수비는 올 시즌도 개선되지 못했다. 이와 함께 공격도 2대2 픽앤 롤 플레이는 위력적이지만 반면, 개인 공격력은 포스트 업에 이은 훅 슛을 제외하곤 전무하다. 하든이나 폴처럼 카펠라 본인의 입맛에 맞게 패스를 떠먹여줄 선수가 없다면 카펠라가 공격에서 지금과 같은 생산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

▲크리스마스와 함께 찾아온 오스틴 리버스, 휴스턴의 수비대장으로 거듭나다
오스틴 리버스(26, 193cm)에게 있어 올 시즌은 본인 커리어의 전환기다. 그 이유인 즉, 지난해 여름, 리버스는 마신 고탓과 유니폼을 바꿔 입으며 워싱턴 위저즈로 이적, 더 이상은 도련님으로 불릴 수가 없게 됐다. 워싱턴에 입단한 리버스는 올 시즌 개막 전 “공격이 아닌 수비로 사람들의 인정을 받고 싶다”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클리퍼스에서와 달리 워싱턴에는 브래들리 빌(25, 196cm)과 존 월(28, 193cm)의 리그 정상급 백코트 듀오가 존재, 리버스가 공격으로 경쟁력을 드러내기 쉽지 않았다. 올 시즌 리버스는 워싱턴 소속으로 뛰며 평균 6.7개(FG 39.2%)의 야투를 던지는 것에 그쳤다.
허나, 수비에선 얘기가 다르다. 리버스는 1번부터 3번, 스몰포워드 포지션의 수비까지 소화할 수 있는 준수한 수비수다. 이에 스캇 브룩스 감독은 수비가 필요할 때마다 리버스는 중용했고, 급기야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와의 인터뷰에선 “리버스는 매우 뛰어난 수비수다. 올 시즌 리버스가 공격에선 많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수비에선 얘기가 다르다. 우리 팀에서 리버스보다 수비를 잘하는 선수는 찾아볼 수 없다”는 말로 리버스에 대한 신뢰감을 전했다.
하지만 리버스의 워싱턴 생활도 그리 순탄치 못했다. 올 시즌 워싱턴은 사람들의 기대와 달리 부진을 거듭, 여기엔 주축 선수들과 벤치 선수들 간에 벌어진 불화가 한몫했다. 이 과정에서 리버스는 윌빌 듀오와 직접적인 대립각을 세웠고, 결국, 워싱턴은 전력보강과 분위기 쇄신을 이유로, 리버스를 피닉스로 보내는 결단을 내렸다. 아리자 트레이드의 반대급부로 워싱턴을 떠난 리버스는 피닉스에선 주전 자리가 확실히 보장됐지만 리빌딩 팀보단 위닝 팀에서 뛰기를 원하며 곧장 피닉스와 바이아웃을 합의, FA시장으로 나와 본인을 받아줄 새로운 팀을 물색했다.
당초, 리버스는 휴스턴이 아닌 멤피스 이적이 유력했다. 휴스턴의 경우, 처음부터 리버스의 영입을 고려하진 않았다. 하지만 리버스가 시장으로 나온 시기와 맞물려 폴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 선수 수혈이 시급해진 휴스턴은 리버스의 영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클러치 포인트(Clutch Points)'에 따르면 리버스도 휴스턴이 본인의 영입에 관심을 갖고 있단 소식을 전해 듣고, 휴스턴 이적을 진지하게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휴스턴의 입장에선 폴과 리버스의 앙숙 관계를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에 휴스턴은 리버스 영입에 앞서 폴에게 직접 리버스가 팀에 입단해도 괜찮은지 물어봤고, 예상과 달리 폴이 리버스 영입에 흔쾌히 동의, 그 결과, 리버스의 도요타 센터 입성은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이렇게 휴스턴에 입성한 리버스는 폴을 대신해 하든과 주전 백코트 라인업을 구성, 휴스턴에서만 10경기 평균 13.5득점(FG 47.2%) 2.7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올리며 팀 시스템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리버스의 합류로 하든은 본인의 부족한 수비력을 보완해줄 수 있는 든든한 보디가드를 얻었다. 리버스는 휴스턴 입단 후 러셀 웨스트브룩과 카이리 어빙 등 상대 스코어러의 수비를 전담하고 있다. 193cm의 신장으로, 가드와 포워드를 넘나드는 트위너의 성격이 짙은 리버스는 가드 포지션과 3번 포지션 수비까지 별다른 무리 없이 소화, 휴스턴의 스위치 디펜스 적응을 끝마쳤다.
마찬가지 공격에서도 전과 달리 간결한 볼 처리로 휴스턴의 패스게임을 돕고 있다. 지난 시즌 리버스는 전체 공격 시도의 88%가 아이솔레이션 공격일 정도로, 볼을 많이 잡는 선수였다. 하지만 휴스턴에선 에릭 고든, 하든과 호흡을 맞추기 위해 볼 없는 움직임을 많이 가져갈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리버스는 캐치 앤 슈터로도 변신했다. 리버스는 휴스턴 입단 후 평균 40.3%(2.7개 성공)의 3점 성공률을 기록하는 등 여러 모로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폴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워주고 있다.
이렇게 휴스턴 전력의 또 다른 알파가 된 리버스를 두고, 현재 구단 안팎에선 찬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Chron의 경우 리버스가 크리스마스 매치에 휴스턴 데뷔전을 가진 것에 빗대어 “리버스가 휴스턴을 살려낸 크리스마스 선물이 됐다”는 말로 극찬을 보냈고, 댄토니 감독도 최근 '클러치 포인트(Clutch Points)'와의 인터뷰에서 “리버스가 우리 팀을 살려냈다. 리버스는 지지치 않는 체력과 투지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또, 볼 핸들러의 역할을 맡아 하든의 경기운영부담까지 덜어주고 있다”는 말을 전하는 등 올 시즌 자칫하면 나락으로 떨어질 뻔 했던 리버스의 커리어는 휴스턴 이적 후 모든 것이 순조롭게 잘 풀려가고 있다.

▲언성히어로 PJ 터커, 도요타 센터의 숨은 살림꾼!
휴스턴 이적이 커리어의 전환기가 된 건 리버스만이 아니다. 마찬가지 지난해 여름 휴스턴으로 이적한 PJ 터커(33, 198cm)도 댄토니 감독이 추구하는 스위치 디펜스의 완벽한 중심으로 자리를 잡으며 휴스턴에 없어선 안 될 선수로 발돋움했다. 카펠라가 보드장악력이 돋보인다면 터커는 왕성한 활동량과 강력한 파워로 휴스턴의 가로 수비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터커는 손질까지 좋아 상대방의 공을 반칙 없이 긁어내는 능력까지 탁월하다. 올 시즌 터커는 정규리그 42경기 평균 35.2분 출장 8득점(FG 41.3%) 6.2리바운드 1.2스틸을 기록 중이다.
마찬가지 터커는 공격 작업에서도 캐치 앤 슈터로까지 완벽히 변신, 휴스턴 이적 후 리그를 대표하는 블루워커이자 3&D 플레이어로 거듭났다. 휴스턴 이적 후 지난 2시즌 동안 평균 38.2%(1.6개 성공)의 3점 성공률을 기록 중인 터커는 올 시즌 평균 39%(1.9개 성공)의 3점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특히, 터커는 아래 3점 성공률 분포도에 나타나듯, 양쪽 윙 사이드에서 높은 외곽 적중률을 보이고 있다.
#PJ 터커 2018-2019시즌 정규리그 3점 성공률 분포도(*14일 기준)

휴스턴의 드라이브 앤 킥 전술을 살펴보면 하든이 인사이드 돌파를 시도할 때 주변에 있는 슈터들도 일제히 윙 사이드로 이동한다. 이는 드라이브 앤 킥 전술에서 돌파를 시도하는 선수가 패스를 가장 보내기 쉬운 곳이 바로 양쪽 윙 사이드이기 때문.'스포팅뉴스(SPORTING NEWS)'에 따르면 하든과 터커는 오프시즌 드라이브 앤 킥 전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애틀랜타에 미니 캠프를 차리고, 호흡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든을 통해 모리스 형제와도 친분을 쌓게 된 터커는 이들과도 같이 훈련하며 올 시즌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든은 최근 인터뷰에서 “이전에 터커를 동료가 아닌 적으로 만났을 때 그에게 엄청난 살의를 느꼈다. 나는 터커를 무척이나 싫어했다. 터커는 입에 담기 어려운 트래쉬 토크들로 나를 괴롭혔다. 그랬던 선수가 지난해 우리 팀에 합류한단 소식을 들었을 때 매우 안심했다. 터커는 지난 몇 년간 내가 만난 선수들 중 가장 뛰어난 수비수다. 터커는 적으로서 매우 귀찮은 존재지만 동료로선 이보다 더 든든하지 않을 수가 없다”는 말로 터커에 대한 신뢰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2006 NBA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35순위로 토론토에 지명된 터커는 2017-2018시즌 휴스턴에 정착하기 전까지 리그를 대표하는 저니맨이었고, 그간 그의 플레이를 주목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이젠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코트 안에서 보여주는 플레이에 대한 평가들은 물론, 코트 밖에서 터커의 일거수일투족까지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처럼 휴스턴에서 커리어의 전환기를 마련한 터커의 마지막 목표는 다름 아닌 파이널 우승. 터커가 지난해 여름 휴스턴을 새로운 둥지로 선택한 이유도 다름 아닌 리그 30개 팀들 중 파이널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생각에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명의 선수 생활을 딛고, 경기력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데 성공한 터커가 과연 올 시즌 파이널 우승으로 커리어에 화룡점정을 찍을 수 있을지 여부가 무척이나 궁금하다.

▲대뉴얼 하우스 주니어, 또 하나의 언드래프티 신화 써내려갈까?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출전기회를 잡은 것은 대뉴얼 하우스 주니어(25, 201cm)도 마찬가지다. 하우스는 제임스 에니스 3세(28, 201cm)의 부상을 틈타 주전 스몰포워드로 발돋움, 3&D 플레이어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에니스가 돌아온 이후에도 주전 자리를 고수하는 하우스는 최근 10경기 평균 28.9분 출장 10.8득점(FG 48.5%) 4.4리바운드 1.7어시스트를 기록, 더불어 3점 성공률도 평균 51.2%(2.2개 성공)에 이르는 등 고감도의 슛감까지 자랑하고 있다.(*올 시즌 하우스는 정규리그 24경기 평균 24.4분 출장 8.8득점(FG 45.5%) 3.5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하우스의 강점은 뛰어난 신체조건과 운동능력까지 함께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201cm의 신장과 100kg의 탄탄한 체격을 갖춘 하우스는 터커와 계속 자리를 바꿔가며 휴스턴의 스위치 디펜스를 견고하게 만들고 있다. 댄토니 감독도 Chron과 인터뷰에서 “하우스는 뛰어난 신체조건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실제 경기에 어떻게 활용해야하는지 잘 알고 있다. 무엇보다 그는 이해력이 매우 좋은 선수다. 하우스는 코칭스텝이 짧은 시간에 말한 것을 그대로 경기에 선보이며 나를 비롯한 팀 내 다른 코치들에게 두터운 신뢰까지 얻고 있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시즌 피닉스 소속으로 활약했던 하우스는 가로 수비의 기본인 사이드 워크가 약점이었지만 올 시즌은 이 부분이 눈에 띄는 발전을 보여주며 전문가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Chron의 보도에 따르면 올 시즌 하우스의 수비력이 일취월장한 것엔 코트 밖에서 이어진 터커의 지도편달이 많은 도움이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터커는 하우스와 함께 훈련하며 대인수비와 도움수비를 들어가는 타이밍을 알려주는 등 하우스의 멘토를 자처, 그의 성장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도 그럴 것이 2016 신인드래프트에서 낙방한 하우스도 터커처럼 올 시즌 사람들의 많은 주목을 받기 시작할 때까지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이에 터커가 하우스에게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꼈던 건 어찌 보면 당연했다. 드래프트에 낙방한 하우스는 계속해 G-리그와 NBA를 오가며 힘겨운 시간들을 보냈다. 가까운 예로, 하우스는 오프시즌 휴스턴 서머리그 로스터엔 포함됐지만 정식계약을 따내는 데는 실패했다. 뒤를 이어 골든 스테이트와 시즌 개막을 앞두고 10일 계약을 맺었지만 끝내 생존에는 실패, 하우스는 올 시즌 개막을 NBA가 아닌 G-리그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카멜로 앤써니를 사실상 로테이션에서 제외시키며 로스터에 구멍이 생긴 휴스턴은 지난 11월 오프시즌부터 눈 여겨봤던 하우스를 팀으로 불러들였고, 급기야 12월 7일엔 하우스와 투-웨이 계약을 맺고 로스터에 합류시키기까지 했다. 하우스는 지난 4일에 있었던 골든 스테이트와 첫 맞대결에서 39분 동안 3점 2개를 포함해 17득점(FG 60%) 4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 자신을 버린 前 소속팀에 비수를 꽂는 등 휴스턴과 계약을 맺은 이후 팀의 확실한 옵션으로 자리를 잡으며 이제는 투-웨이 계약이 아닌 정식 계약으로 휴스턴의 로스터에 합류하는 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휴스턴의 부상 선수들, 언제쯤 코트로 복귀할까?
이렇게 팀이 점점 더 안정화를 찾아가고 있는 지금, 휴스턴 팬들의 관심사는 부상으로 빠져있는 크리스 폴(33 183cm)과 에릭 고든(30, 193cm)이 언제 돌아오는지 여부일 것이다.
먼저, 지난 12월 21일 마이애미와 경기에서 왼쪽 햄스트링을 다친 폴은 1월말이나 2월초에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폴의 복귀가 현재 휴스턴의 경기력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다소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 부상 전까지 폴은 정규리그 26경기 평균 33.2분 출장 15.6득점(FG 41.3%) 4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기록 중이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폴은 휴스턴과 연간 4,0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에도 이미 폴의 계약금액을 두고, 너무 과하다는 의견이 팽배했고, 실제 폴은 올 시즌 초반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는 등 사람들의 우려를 현실로 만들었다.
지난해 여름 클리퍼스를 떠나 휴스턴으로 이적한 폴은 많은 이들이 하든과의 공존에 우려를 표했지만 폴 스스로 플레이 스타일에 변화를 주며 하든과 공존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폴은 휴스턴의 백코트 수비를 책임지며 하든을 보좌했다. 폴의 합류로, 체력적인 부담을 덜게 된 하든은 전보다 경기력의 기복이 줄어들며 시즌 종료 후엔 정규리그 MVP까지 수상, 폴은 킹메이커의 임무를 완수했다. 더불어 폴은 지난 시즌 평균 6.5개(3P 38%)의 3점 시도를 기록, 이전보다 볼 없는 움직임까지 많이 가져가는 등 팀의 주연이 아닌 조연의 역할을 자처하며 휴스턴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하지만 올 시즌 폴은 지난 시즌과 달리 노쇠화의 기미를 보이며 휴스턴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 시즌 초반 휴스턴의 수비력이 무너진 건 아리자의 이적으로 생긴 공백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폴이 지난 시즌과 같은 수비 영향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가장 뼈아팠다. 여기에 더해 3점 성공률도 평균 35.3%(2개 성공)를 기록하는 데 그치는 등 폴은 어시스트와 경기운영을 제외하고는 모든 부분에서의 경기력이 떨어지면서 재계약 첫 시즌, 먹튀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폴의 계약이 3년이나 더 남아있단 점이다. 어느덧 폴의 나이도 33살, 30대 중반을 향해가며 기량이 점점 내리막을 걷고 있다. 최근에는 부상악령에도 자주 시달리며 유리 몸의 이미지로 사람들에게 각인되고 있다는 점도 걱정이 되는 부분. 더욱이 폴과 같이 고액 연봉을 수령하는 선수가 트레이드를 통해 팀을 떠나는 것이 어렵다는 건 이미 여러 사례에서 증명된 바가 있다. 때문에 빠른 시일 내 파이널 우승이란 미션을 클리어하지 못한다면, 그 대가로 휴스턴은 또 다시 가까운 미래에 칠흑 같은 어둠 속으로 빠져들지도 모른다.

마찬가지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빠져있는 에릭 고든(30, 193cm)도 복귀 일정이 오리무중이다. 2016년 여름 휴스턴으로 이적한 고든은 지난 2시즌 벤치멤버로 경쟁력을 선보이며 휴스턴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았다. 다만, 올 시즌 고든은 정규리그 32경기에서 평균 15.7득점(FG 38.1%) 2.4리바운드 2.2어시스트를 기록, 야투성공률에서 알 수 있는 효율성이 떨어지며 휴스턴 팬들의 속을 까맣게 태우고 있다. 휴스턴이 최근 가드 라인 보강에 열을 올리는 것도 고든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 휴스턴의 입장에선 고든을 매물로 내놓으며 전력보강에 성공하는 게 본인들이 가장 원하는 시나리오지만 고든의 부상이 차도가 보이지 않으면서 트레이드 성사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 시즌 서부 컨퍼런스 순위 싸움은 그야말로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이미 시즌 개막 전부터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로 불리며 치열한 순위 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은 됐지만 의외로 새크라멘토와 멤피스 등 서부 컨퍼런스 하위권 전력으로 예상되던 팀들까지 플레이오프 경쟁에 참가, 자고 일어나면 순위가 바뀌는 곳이 바로 올 시즌의 서부 컨퍼런스다. 이런 가운데 시즌 초반의 부진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에 뛰어든 휴스턴은 시즌 끝까지 살아남아 지난 시즌의 아쉬움을 털어버릴 수 있을지, 앞서 언급했듯 휴스턴의 시즌은 사실상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스크롤 압박에도 불구하고,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스탠스 코리아, 나이키, NBA 미디어센트럴, NBA.com(*슛 차트)
#기록참조-NBA.com, BASKETBALL REFERENCE, ESPN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