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김용호 기자] 코트를 누비는 선수들만큼 그 곁에서 에너지를 뿜는 이들을 만난다. 코트사이드의 여덟 번째 주인공은 현장의 열기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아나운서다. 소위 스포츠는 현장 관람이 제 맛이라고 하지만, TV 중계 또한 현장 분위기를 알차게 전달해주는 이들 덕분에 보는 재미가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프로농구의 주관 방송사인 MBC스포츠+에는 새로운 신입 아나운서들이 합류했다. 그 중에서도 남다른 열정으로 코트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이가 있다. 바로 싱그러운 미소의 주인공, 김희주(25) 아나운서다. 인터뷰 내내 미소를 잃지 않던 그는 밝은 기운을 전하겠다는 말을 전해왔다.

#화학과_학생에서_아나운서로 #카메라_빨간불_짜릿해
부산 출신의 김희주 아나운서는 애초 아나운서와는 다소 연관되지 않은 길을 걸어왔다. 그는 부산대 화학과를 졸업한 이과생도. 그런 그가 어떻게 아나운서라는 길을 택하게 됐을까. 김희주 아나운서는 “대학을 갈 당시에 어머니는 제가 안정적인 길을 걷길 바라셨던 것 같아요. 사범대도 권하셨고, 일단 대학을 서울로 가기를 원하기도 하셨고요. 그러다가 약사 얘기를 하면서 화학과를 택했었죠”라며 사회로 향한 문 앞에 있었던 자신을 돌아봤다.
이어 “아나운서는 어렸을 때부터 해보고 싶었던 일 중 하나였어요. 그래서 제가 전공에 맞는 길을 가게 되면 영영 못해볼 경험이니 아나운싱을 배우는 스피치 학원이라도 다녀보려 했던 거죠. 4학년 1학기 때였는데, 학원을 다니다가 우연한 기회로 부산 KBS에 들어가게 된 거에요”라고 덧붙였다.
방송국에 들어갔지만 첫 포지션은 아나운서가 아닌 기상캐스터. “첫 방송 보시면 정말 못해요”라며 웃어 보인 그는 “기상캐스터를 먼저 했었는데 지금 하는 아나운서와 비슷한 점도 많았던 것 같아요. 일단 방송을 위한 원고를 제가 직접 썼고요. 지금 농구장에서도 그렇죠. 그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런데, 카메라에 방송 시작을 알리는 빨간 불이 들어오면 짜릿한 기분이 들었어요. 제가 이공계다 보니 글쓰기에 큰 자신은 없었거든요(웃음). 그래도 방송을 하는 데에는 자신이 있었어요. 지금도 카메라에 불이 들어오면 재밌답니다”라고 말했다.

#운까지_따랐던_기회 #엠스플_위해_비행기만_10번
부산 KBS 기상캐스터로 활약하던 김희주 아나운서는 MBC스포츠+의 아나운서 공개채용 공고를 보게 된다. 부산 방송국에서 인수인계를 하며 이직을 준비했던 터라 비행기만 왕복으로 10번을 탔다고. 그는 주변의 응원에도 힘입어 소위 상경을 결심했다.
“면접을 보러 다니면서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이게 드라마라면 나는 이 회사에 붙어야한다라는 생각이었죠. 2차 면접 때 수원을 갔어야 하는데 버스를 잘못하서 인천을 가버린거에요(웃음). 또 3차 면접 때는 비도 오고 안개가 껴서 비행기가 오전 10시부터 연착되기도 했고요. 왠지 합격을 해야 스토리가 완성되겠다는 생각이었죠.”
부산에서 먼 길을 세 번이나 왕복한 끝에 MBC스포츠+에 새 둥지를 튼 김희주 아나운서는 운까지 따랐다. 그는 “타이밍도 잘 맞았던 것 같아요. 김선신 선배가 출산휴가를 가게 되면서 제가 ‘메이저리그 투나잇’을 맡게 됐는데 50분짜리 생방송이었거든요. 많이 부족했지만, 피디님도 좋게 봐주셨었고 그래서 더 빠르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첫 방송 때는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몰랐던 것 같아요. 해설위원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방송이 끝나고 꽃도 받았어요. 근데 첫 방송하고 꽃을 받은 사람은 제가 처음이라고 하더라고요”라며 웃어보였다.
야구에서 스포츠 아나운서로서 첫 발을 내딛은 그는 올 시즌 프로농구까지 함께하게 됐다. 뭐든지 ‘처음’에 대한 기억은 생생한 법. 특히 개막 초반 전자랜드의 홈경기를 많이 취재했다는 그는 “뭔가 친근한 분위기였어요. 전자랜드 홈경기 때는 어린이 치어리더가 절 따라다니면서 ‘언니 너무 예뻐요. 저도 이거 하고 싶어요’라며 힘을 주기도 했어요. 또 변영재 통역님도 리포팅 아이디어를 보태주시면서 정말 많이 도와주셨어요”라고 말했다.
김희주 아나운서가 농구장에서 더욱 눈에 띄는 곳은 선수단 라커룸이다. 보통은 현장 취재기자들이 경기 전 양 팀 감독들과 라커룸에서 사전 인터뷰를 가지는데, 이 자리에 김희주 아나운서도 항상 함께하고 있다.
“사실 그렇게 라커룸에서 감독님들 이야기를 다 듣고 나면 리포팅을 준비할 시간은 10분 정도 남아서 촉박하긴 해요. 그래도 들으니까 좋더라고요. 제 인터뷰에 전문성을 더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제는 경기 전에 라커룸을 못가면 슬프기도 해요. 유도훈 감독님은 라커룸에 오는 게 재밌지 않냐고도 하셨고, 문경은 감독님은 제가 듣기만하면 질문하라고 보채시기도 해요(웃음). 아직은 서툴러서 리포팅 시간이 짧아지면 내용을 다 못 외우기도 하는데, 그래도 일단은 라커룸 가는 시간은 포기할 수가 없네요.”
아직은 짧은 시간이지만 기억에 남는 리포팅도 많았다. “치열한 경기를 정말 많이 취재했었던 것 같아요. 1라운드 때 DB와 LG의 2차 연장, 그리고 유성호 선수가 전자랜드 전에서 버저비터를 터뜨렸을 때, 또 최근에 최진수 선수가 SK 전에서 버저비터를 넣었을 때도 있었죠. 특히 유성호 선수는 저보다 더 말을 잘하시더라고요(웃음). 저는 텐션이 올라가서 목소리까지 막 올라가기도 했었어요. 또 최근에 이승현 선수를 인터뷰할 때는 끝나고 과자 두 박스를 받고 좋아하시는 모습이 친근하기도 했어요.” 김희주 아나운서의 말이다.

#아나운서_오래하고_싶어요 #예쁜_모습도_전문적인_모습도
정신없이 리포팅을 하다 보니 어느덧 약 7개월이라는 시간이 순식간에 흘렀다.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라며 지난 시간을 돌아본 김희주 아나운서는 “빨리 다이어트도 해서 더 예쁜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어요. 어제(인터뷰 전날)도 하루 다이어트 했어요(웃음). 지금 돌아보면 라커룸도 좀 더 빨리 들어갈 걸 그랬어요. 지금 반성을 해보면 개막 초반에는 딱 할 것만 하고 그렇게 바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지금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정말 바쁘게 보내고 있거든요. 그냥 흘려보낸 시간이 조금 아깝기는 해요”라고 더 활발해질 자신을 예고했다.
이공생도에서 아나운서로 변신했지만, 후회는 없었다. “적성을 따지면 아나운서가 더 맞는 것 같아요. 그래서 후회는 없어요”라며 미소 지은 그는 “할 수만 있다면 아나운서를 오래하고 싶어요. 혹여나 나이가 들면 멀리가지 않고 라디오라도 하지 않을까 싶어요. 일단 제 직업관이 나이가 들어서까지도 일을 오래하자는 주의라서요. 혹여나 이 일이 저한테 맞지 않다고 생각되면, 제가 이 일에 맞추려고 노력할거에요”라며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후회를 들지 않게 하는 데는 팬들도 한몫했다. 자신들에게 힘을 줬던 팬들을 회상한 김희주 아나운서는 “부산을 가면 부산 사람이라고 챙겨주시는 경우도 많고요, 일단 두 분이 기억에 남네요. 한 번은 전자랜드 홈경기를 갔을 때 만난 한 어머니셨는데, 제가 전자랜드, DB 홈경기를 3경기 연달아 간 적이 있었어요. 그 마지막 경기 때 저한테 오셔서는 ‘어제 원주까지 다녀오셨죠. 다 챙겨보고 있어요. 너무 잘 보고 있어요’라고 해주셔서 감동을 받았죠. 또 최근에 고양에서 한 여성분이 초콜릿에 쪽지까지 쓰셔서 주셨어요. 너무 감사했죠. 저를 봐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꼈어요”라며 진심을 표했다.
이어 자신이 그리는 아나운서로서의 목표도 전했다. 그는 “제가 목소리도 그렇고 엄청 센스 있게 톡톡 튀는 스타일은 안 되는 것 같아요. 대신 잘하고 싶어요. 전문성을 갖춰서 말이죠. 언젠가 댓글을 보다가 제 리포팅 영상에 ‘전문성이 있어서 좋은 것 같다’라는 걸 본 적이 있거든요. 지금 선배님들을 봐도 저보다 훨씬 전문성이 갖춰진 게 느껴져서 부럽기도 해요. 저도 꼭 그런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나운서로서 밝은 기운을 전하고 싶어요. 목소리 톤은 낮은 편이지만, 환하게 잘 웃거든요(웃음). 저를 보고 기분 좋은 느낌을 받으셨으면 좋겠어요. 물론, 리포팅에 있어서도 알찬 내용으로 전문성이 있다는 생각은 꼭 하실 수 있게 노력할 거예요. 앞으로 라커룸을 더 열심히 들어가야겠네요”라고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으며 인터뷰를 마쳤다.

★Wish on Courtside
“코트에서 어떤 장면을 남기면 좋을까 당장 구체적으로 상상은 안 되는데, 뭔가 현장감이 생생한 긴박한 인터뷰를 해보고 싶어요. 아무래도 현장에서 어떤 일이 생기면 해설위원, 캐스터 분들은 앉아 계셔야 하니까 제가 정보를 얻으러 뛰어다니거든요. 그렇게 뛰어다녀도 숨차지 않고 멋있게 리포팅을 하고 싶어요. 사실 저번에 SK 홈경기에서 골텐딩이 나왔을 때는 정말 숨이 찼었어요. 하하. 또 가능하다면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리포팅을 하고 싶고요. 국내선수의 트리플더블도, 버저비터 위닝샷도 더 취재해보고 싶습니다. 그런 순간에는 그 상황자체가 너무 멋있는 순간일 것 같아요.”
# 사진_ 홍기웅, 김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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