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강현지 기자] 네 장의 사진으로 돌아보는 선수들의 농구인생. 세 번째 주인공은 지난달 29일 진짜 사나이가 되어 KGC인삼공사의 품으로 돌아온 문성곤(26, 196cm)이다. 부산에서 서울로 농구 유학을 온 청소년 시절부터 농구인생 터닝포인트가 된 성인대표팀 차출, 1순위 선발, 그리고 달라진 전역 후의 플레이까지, 문성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1. 서울유학
부산 출신인 문성곤은 동아중 졸업을 앞두고 서울로 농구 유학을 결심했다. 동료이자 라이벌이었던 최승욱(오리온)과 중학교 무대를 휩쓸었지만,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판단.
문성곤은 경복고로 향해 이종현, 최준용과 트리오로 불리며 화끈한 공격력을 뽐냈다. 생애 첫 MVP를 거머쥔 때도 이 시절. 2011년 춘계연맹전에서 3점슛 8개를 꽂아 짜릿한 역전을 이끌었다. 화려한 스타트를 끊으며 ‘전관왕’을 목표로 했지만, 이후 문성곤은 우승컵과는 연이 닿지 못한 채로 고교생활을 마쳤다.
“서울로 오니까 고려대랑 일주일에 연습경기를 세 번을 하는 거예요(웃음). 부산에서는 대학팀이랑 연습경기를 한 번 하는 게 연례행사인데, 경복고로 오니 오전에는 연세대, 오후에는 고려대와 연습 연기를 하더라고요.”
(만약 서울로 유학을 오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요?) “그냥 그저 그런 선수가 됐을 것 같아요. 도마뱀이 껍질을 벗기지 못하면 실명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농구에도 눈을 몇 번 떠야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하는데, 그 과정이 아니었나 해요. 서울로 와서 형들을 만났고, 또 슛 연습에서는 후배들이 많이 도와줬어요.”
#2. 생애 첫 성인대표팀
고려대에 입학한 문성곤은 2학년 때 필리핀에서 열린 제27회 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한 성인 국가대표팀에 승선했다. 그와 더불어 이종현, 최준용, 김종규, 김민구 등 대학생 5인방을 선발했고, 당시 대표팀은 결승전에서 만난 필리핀에게 패배, 이후 대만에게 3-4위 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처음으로 받아본 ‘프로 대접’. 쟁쟁한 형들과 한솥밥을 먹으며 그는 뭘 배웠을까. “수비를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주변에 수비 못하는 형들이 없더라고요. 그게 기본이 돼야 슛 찬스가 나더라고요. 고려대에서는 이기는 방법을 배웠다면, 대표팀에서는 생각지도 못했던 수비에서 칭찬을 받으면서 터닝 포인트가 됐어요.”
‘양희종+이정현’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 단계 성장을 노리고 있는 가운데 다시 대표팀 선발에 대한 욕심은 없을까. “부름을 받으면 좋고, 뽑히고 싶은 바람도 있지만, 저에게 그 누구도 의문부호가 붙지 않을 때 뽑히는 것이 진짜인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그 정도(양희종+이정현)가 된다면 대표팀에서도 알아서 불러주실 거라 생각해요(웃음).”

#3. 1순위
2015년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 1순위. 가장 먼저 안양 KGC인삼공사로부터 부름을 받았지만, 그는 “1순위는 독이든 성배였다”라고 회상한다. 첫 시즌 평균 1.7득점 1리바운드 0.4스틸을 기록하며 1순위에 대한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했다.
하지만 KGC인삼공사가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던 2016-2017시즌, 양희종이 발목 부상으로 결장했던 리그 중반기에 자신감을 보이면서 팀이 위기를 넘기게 했다. “그때는 1순위에 대한 욕심이 있었죠. 타이틀도 있고, 연봉이 달렸잖아요”라고 웃어 보인 문성곤. “그런데 당시 멤버를 보세요. 김기윤, 이정현, 양희종, 오세근, (키퍼) 사익스, (데이비드) 사이먼에 강병현, 전성현 형 등등 제가 뛸 수 있는 자리가 없었어요.”
정규리그 때 감을 잡은 문성곤은 플레이오프 때도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울산 모비스, 서울 삼성과의 9경기에서 평균 14분 52초를 뛰면서 2.8득점 2.0리바운드 1어시스트로 형들의 뒤를 받친 것.
“(양)희종이 돌아오고 나서는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4강 직행을 확정짓고 나서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스킬 트레이닝(퀀텀 트레이닝) 센터에 갔어요. 슛 연습은 혼자 할 수 없으니까, 거기서 슛도 던지고, 드리블 연습을 했어요. 다행히 플레이오프 때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고, 팀 우승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4. 볼수록 매력
우승 경험을 하고, 상무에서 21개월의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그는 진짜 사나이가 됐다. 공수에서 투지는 물론, 자신감 또한 장착해왔다. 그는 “KGC인삼공사에서 배웠던 건 공 하나하나를 소중히 다루는 것이었어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경기를 못 뛰거든요. 지금은 저희 팀에서 계속 뛰면서 플레이 스타일이 달라졌고, 일단 감독님이 절 믿어주시는 게 큰 힘이 돼요”라며 든든해했다.
코트에서만 달라진 것이 아니다. 형들에게 더 살가운 동생이 됐다는 것이 그의 말. 요즘 문성곤이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많다고 하자 그는 “가장 달라진 게 뭔 지 아세요(웃음)? 감독님께 제가 농담을 하고 있더라고요”라며 말을 이었다. “상무에 가서도 일부러 감독님이나 형들에게 자주 전화하고, 휴가 때면 경기를 보러 와서 인사하고 그랬어요. 지난(12일) LG 전을 앞두고 장염에 걸렸을 때는 감독님이 훈련에서 쉬라했었어요. 근데 제가 장염 때문에 오히려 에너지를 80%정도만 쓰면서 페이스 조절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죠. 형들뿐만 아니라 감독님이 믿어주는 것이 달라진 것 같아요”라며 팀에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현재 KGC인삼공사는 8위에 머물러있지만, 그의 시선은 플레이오프를 향해있다. “시즌 끝까지 부상 없이 뛰고 싶어요. 팀이 바라는 역할이 있는 만큼 그 부분에 충실하고 싶어요. 이제 외국선수 신장제한이 풀렸으니, 다음 시즌에는 희종이형이랑 세근이형이랑 우승에 한 번 더 도전하고 싶고요. 재도형이랑 성현이형도 오니까요. 저도 비시즌 때 좀 더 독하게 훈련해서 한 단계 올라서고 싶어요. 지금 페이스대로 다음 시즌을 보낸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 같아요.”
# 사진_ 점프볼 DB(이청하, 문복주, 박상혁,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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