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NBA] 존 월과 워싱턴의 몰락, 예고된 참사는 아니었을까?

양준민 / 기사승인 : 2019-03-05 00:10:0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점프볼=양준민 칼럼니스트] 정말 이대로 계속 가도 괜찮은 것일까. 올 시즌 강력한 동부 컨퍼런스 상위시드 후보 중 한 팀으로 평가받았던 워싱턴 위저즈가 좀처럼 부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워싱턴은 오프시즌 드와이트 하워드(33, 211cm)와 제프 그린(32, 206cm), 오스틴 리버스(26, 193cm) 등 알짜배기 선수들을 대거 영입, 전력 보강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선수단 내 불화와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 등 악재들이 겹치며 동부 컨퍼런스 하위권으로 추락, 힘겨운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리버스는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피닉스 선즈로 트레이드됐다가 바이아웃을 통해 휴스턴으로 이적했다)

워싱턴의 부진과 함께 미국 현지에선 존 월(28, 193cm)에 대한 책임론까지도 함께 불거지고 있다. 단순히 월의 부상만이 그 이유가 되고 있는 건 아니다. 월은 이미 지난 시즌 무릎 부상으로 시즌 절반 가까이를 날려먹은 데에 이어 올 시즌도 왼쪽 발꿈치에 큰 부상을 당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설상가상으로 이후엔 왼쪽 아킬레스건 부상까지 겹치면서 복귀 일정이 더 늘어나게 했다.(*美 현지에선 월의 복귀를 2020년 1월쯤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7년 여름, 워싱턴과 4년 1억 7,000만 달러의 슈퍼맥스 계약을 맺으며 일찍이 워싱턴과의 동행을 확정지었던 월은 연장 계약을 확정한 이후 지난 2시즌 간 정규리그 65경기 출장에 그쳤다. 지난 시즌 월의 부상은 그저 불운이라 웃어 넘겼지만 올 시즌 또 다시 부상으로 쓰러지며 워싱턴 팬들과 그에게 거액의 계약을 안겨준 구단 관계자들은 월의 계약이 악성계약으로 변질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일각에선 월의 부상이 단순히 불운이 아니라 자기관리의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올 시즌 미디어데이에 나타난 월은 체중이 급격히 불어난 모습으로 나타나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현지 《래리 브라운 스포츠》는 오프시즌 월은 체육관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사람들과 어울려 파티를 즐기는 시간이 더 많았다고 전했다. 이에 월을 지지하고, 걱정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진심어린 충고를 전하기도. 하지만 월은 그때마다 “내 일은 알아서 하겠다”는 뉘앙스로 충고를 그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러듣는 등 그를 좋아하는 팬들마저 등을 돌리게 만드는 결과를 야기했다.

문제는 월의 부상도 부상이지만 그가 올 시즌 선수단 내부 불화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올 시즌 월은 브래들리 빌(25, 196cm)과 함께 팀 내 다른 선수들을 무시하는 발언은 물론, 스캇 브룩스 감독에게도 무례한 행동까지 일삼으며 팀 분위기를 흐려놓았다. 월과 팀 동료들의 불화는 한순간의 실수로 생긴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동안 축척된 결과물이다. 이미 전부터 월과 팀 동료들 사이의 불화가 심각하단 이야기는 여러 차례 언론 보도를 통해 전해진 바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마신 고탓과 월의 불화는 그저 빙산의 일각일 뿐, 워싱턴 대부분의 선수들이 월을 싫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보도에 따르면 월은 평소 패배의 책임을 다른 선수들에게 전가, 팀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월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1라운드 토론토 랩터스와 시리즈가 끝나고 난 뒤 인터뷰에서 “나는 스타플레이어가 아닌 팀 플레이어다. 매 경기 나는 평균 10개에 가까운 어시스트를 기록, 팀원들에게 많은 득점 찬스를 만들어주고 있다. 나는 이를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지만 팀 동료들은 내가 배달해준 패스들을 대부분 허공에 날려버리고 있다”는 말을 전하며 논란을 야기했고, 이때부터 월을 향한 팀원들의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월의 존재가 지금의 워싱턴에게 ‘계륵’ 같은 존재가 돼버렸다는 건 워싱턴의 경기력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워싱턴은 월이 시즌아웃을 확정한 후 이전과는 눈에 띄게 달라진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월이 부상으로 빠지기 전까지 워싱턴의 패스 흐름은 둔탁했다. 허나, 월이 빠진 지금, 워싱턴의 선수들은 간결하게 볼 처리를 가져가며 원활한 패스게임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마찬가지 지금은 팀을 떠나고 없는 오토 포터 주니어(CHI)와 제프 그린 등 월과 대립각을 세웠던 선수들까지 경기력을 회복했단 점도 고무적인 부분이었다.(*오토 포터 주니어는 이번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워싱턴에서 시카고로 이적했다)

《팬 사이디드(Fan Sided)》는 “월의 슈퍼맥스 계약이 최악의 계약이 될 것이란 징후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제는 월의 건강이 문제가 아니다. 더 이상 워싱턴에게 발전이 없다는 것은 충분히 증명됐다. 월을 향한 팀원들의 신회가 이미 바닥으로 떨어졌단 것도 심각한 문제다. 워싱턴은 팀 운영의 원동력을 잃었다. 심지어 구단 프런트들과도 갈등을 빚고 있는 월이 워싱턴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커리어를 이어가기엔 무리가 있다. 어려울 것 같지만 어떻게 보면 방법은 간단하다. 장기적인 플랜으로 여러 장의 신인드래프트 지명권 혹은 월보다는 기량은 떨어지지만 빌을 보좌할 수 있는 여러 명의 선수를 받고 리빌딩에 나서는 것이다”는 말을 전하며 워싱턴에게 월과의 이별을 제안하기도 했다.

워싱턴이 월 트레이드에 아예 관심이 없다고 한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이미 워싱턴은 월이 부상으로 쓰러지기 전, 피닉스와 월의 트레이드를 두고 논의를 이어가는 등 만약 월이 지금까지 코트를 누비고 있었다면 트레이드 시장 폐막 전까지 리그는 월 트레이드 루머들로 떠들썩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월 트레이드의 불씨는 여전히 꺼지지 않고 남아있다. 어느덧 리그 일정도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는 가운데 향후 워싱턴이 월의 부재 속에서도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도 성공한다면 시즌 종료 후 올 시즌 성과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월의 트레이드 루머는 이번 여름 오프시즌을 뜨겁게 달굴 핫 이슈가 될 것이 분명하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이 있다. 가까운 예로, 올 시즌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는 지미 버틀러(필라델피아 76ers)의 트레이드와 함께 탐 티보듀 감독 겸 사장의 경질을 심각하게 고려했다. 하지만 티보듀의 팀 내 영향력을 지워내기가 쉽지 않다고 판단한 미네소타는 차일피일 티보듀와의 결별을 미뤄왔다. 그러나 더 이상 팀이 망가지는 것을 두고 볼 수가 없었던 미네소타는 최근에 와서야 미네소타의 팀 정체성을 되찾아줄 수 있는 인물인 라이언 숀더스 어시스턴트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선임하는 과감한 결정으로 현재가 아닌 팀의 미래에 구단의 역량을 쏟기로 했다.

워싱턴도 마찬가지다. 2010년 드래프트 1순위로 월을 품에 안았을 당시 워싱턴이 그렸던 청사진은 분명 지금의 모습과는 괴리감이 있을 것이다. 월이 부상으로 물러난 지금, 이 시점이 워싱턴에겐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월과의 이별을 위해선 먼저 그의 슈퍼맥스 계약을 받아줄 팀을 찾아야한다는 선결 과제가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과연 팀이 월 없이도 얼마만큼의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월이 부상으로 빠져있는 지금, 워싱턴으로선 그간 세워왔던 계획들을 재점검해보고, 필요하다면 과감히 리셋 버튼을 누르는 결단도 필요해 보인다.

#사진-아디다스
#본 기사는 점프볼 2019년 2월호에 게재된 내용을 시점에 맞게 재편집하였습니다.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양준민 양준민

기자의 인기기사

JUMPBALL TV

오늘의 이슈

점프볼 연재

더보기

주요기사

더보기

JUMPBALL 매거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