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양준민 칼럼니스트] 흔히들 세상에 아름다운 이별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모든 이별이 그런 것은 아니다. 여기 올 시즌 본인의 NBA 커리어 마지막을 보내고 있는 드웨인 웨이드(37, 193cm)는 부상으로 본인 컨디션이 좋지 않음에도 출전을 강행, 경기장을 찾아온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있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드래프티들이 하나둘 리그를 떠나고 있다. 2003년 황금세대의 주역 중 한 명이었던 웨이드도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웨이드는 은퇴를 발표하면서 ‘One last dance’란 말로, 마지막 시즌을 표현했다. 사실, 웨이드는 2018년 여름 현역 연장과 은퇴 사이에서 장고를 거듭했다. 고민 끝에 그는 마이애미와 한 시즌 연장계약을 체결, 코트 복귀를 선택했다. 웨이드는 은퇴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나의 마지막은 그 어디도 아닌 마이애미 팬들과 함께 하는 것이 맞다 판단했다”는 말까지 함께 전했다.
이렇게 시즌 개막 전부터 팬들과 이별을 고했던 웨이드는 올 시즌 정규리그 54경기에 나서 평균 25.8분 출장 14.2득점(FG 43.3%) 3.8리바운드 4.3어시스트를 기록, 37살의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젊은 선수들에게 전혀 뒤처지지 않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초반 마이애미는 고란 드라기치(32, 191cm)가 무릎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며 비상이 걸렸지만 웨이드의 안정적인 경기운영과 리더십이 있어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을 이어올 수 있었다. 일각에선 올 시즌 은퇴를 선언한 웨이드에게 《올해의 식스맨》상을 선물로 주자는 의견까지 심심치 않게 보이고 있다. 하나, 웨이드가 실력이 아니라 그저 ‘특별상’의 의미로 주는 이 상을 달가워할지는 의문이다.
웨이드가 커리어 마지막 시즌을 선언하면서 올 시즌 마이애미의 원정 경기는 매번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서부 컨퍼런스 원정이 더욱 그렇다. 그 이유인 즉, 매 시즌 동부 컨퍼런스와 서부 컨퍼런스는 홈에서 1번, 원정에서 1번 총 2번의 맞대결을 갖는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홈 경기장을 마지막으로 방문하는 레전드의 발걸음을 축하하기 위해 경기장으로 모여들고 있다. 이는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웨이드는 경기 종료 후 원정팀의 대표들과 유니폼을 교환하고 있다. 웨이드와 유니폼을 교환할 대표로 지정된 선수도 웨이드에 대한 예우를 잊지 않고 있다.
그 예로, 2월 11일(이하 한국시간) 웨이드는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의 홈, 오라클 아레나를 방문, ‘판타스틱 5’와 맞대결을 펼쳤다. 이날 경기는 120-118 2점차, 골든 스테이트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웨이드는 오라클 아레나에서 치르는 본인의 마지막 골든 스테이트 원정에서 약 28분 동안 코트를 누비며 10득점(FG 35.7%) 6리바운드 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급기야 4쿼터엔 케빈 듀란트(30, 206cm)의 슛을 블록한 뒤 역전 레이업 슛을 성공시키는 승부사의 기질까지 보여주기도 했다. 또, 2월 28일 열린 마지막 경기에서도 경기 종료를 앞두고 버저비터를 성공시키며 팀의 역전승을 이끌기도 했다.
이날 경기 종료 후 웨이드와 맞대결을 펼쳤던 스테판 커리(30, 191cm)는 “웨이드가 왜 은퇴를 선언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오늘 경기 맞붙어보니 웨이드의 기량은 여전히 전성기 그대로 살아있었다. 할 수만 있다면 웨이드에게 선수 은퇴를 미뤄달라고 말하고 싶은 심정이다. 그는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웨이드와 NBA 최고 선수란 영예를 두고, 치열한 다툼을 벌였던 옛 친구들도 웨이드의 마지막을 축하하기 위해 모여들고 있다. 그 예로, 카멜로 앤써니(34, 203cm)는 1월 28일 올 시즌 처음으로 뉴욕을 찾은 웨이드를 축하하기 위해 뉴욕의 홈구장인 메디슨 스퀘어 가든을 방문,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친구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경기 종료 후엔 경기장 중앙에서 뉴욕 선수들과 인사하는 웨이드를 찾아가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친구의 뉴욕 방문을 축하하기도 했다. 또, 《AP》와의 인터뷰를 통해 “웨이드와 같은 시대를 함께 했다는 것은 나로선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다”는 축하 인사도 잊지 않았다.

전반기 종료를 앞둔 시점, 웨이드의 마지막 댈러스 방문도 많은 이들의 화제를 모았다. 그도 그럴 것이 덕 노비츠키(40, 213cm)도 지난해 오프시즌에 선수 은퇴를 선언, ‘페어웰(farewell)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센터에서 벌어진 노비츠키와 웨이드의 마지막 대결을 축하하기 위해 구름 같이 몰려들었다. 웨이드와 노비츠키는 2006년과 2011년 파이널에서 만나 자웅을 겨뤘고, 서로가 1승씩을 나눠가졌다. 이 과정에서 웨이드는 2011년 파이널, 독감에 걸린 노비츠키를 조롱하는 모앙새를 취하며 댈러스 팬들의 원성을 듣는 등 두 사람의 라이벌 열전은 매우 치열했다.
이날 두 사람은 1쿼터 종료 5분 11초를 남기고 동시에 코트로 들어섰다. 레전드의 등장에 사람들은 큰 박수로 환영의 인사를 보냈다. 팬들의 환호성에 화답하듯 두 사람은 뛰어난 경기력으로 경기장을 찾아온 팬들을 즐겁게 했다. 웨이드는 이날 경기 22분을 뛰며 22득점(FG 64.3%)을 기록, 본인의 마지막 댈러스 원정을 승리로 마무리했다. 1쿼터 코트에 들어섰을 때만 해도 두 선수는 인사조차 나누지 않으며 긴장감을 형성했다. 하지만 경기 종료 후 제일 먼저 서로에게 달려가 입고 있던 유니폼을 교환하며 덕담까지 전하는 등 길고 길었던 라이벌 관계의 종식을 알렸다.
노비츠키는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웨이드와 함께 경쟁할 수 있어 영광이었고 매우 재밌었다. 웨이드는 내가 만난 선수 중 가장 위대한 선수다. 나의 마지막 올스타 무대에 웨이드와 또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 비록 서로 다른 라커룸을 사용하지만 경기에서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웨이드는 내 커리어에 있어 최고의 자리를 두고, 가장 치열하게 경쟁했던 경쟁자이자 인생에서 다시는 찾을 수 없는 뛰어난 동료였다”는 말로, 웨이드와 함께 한 소감을 전했다.
노비츠키의 말처럼 웨이드는 이번 올스타전에 특별 선수 자격으로 꿈의 무대에 초청받아 본인의 마지막 올스타전을 즐겼다. 아담 실버 총재는 은퇴 시즌을 보내고 있는 전설들에게 뜻깊은 추억을 만들어주자는 의미에서 두 선수의 초청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웨이드는 올스타전 1쿼터 종료 1분여를 남기고 코트에 들어섰다. 제임스 하든의 패스를 받아 첫 득점을 신고한 웨이드는 르브론 제임스와 백보드 앨리웁 덩크를 합작하는 등 마지막 올스타전에서 본인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팬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코트 중앙에 나가 노비츠키와 마이크를 잡고, 팬들과 코트를 함께 누빈 동료 선수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눈물까지 흘리는 등 마지막 올스타전을 즐겼다. 마찬가지 팀 르브론과 팀 야니스, 양 팀 선수들도 두 선수를 위해 올스타전 유니폼을 액자에 담아 선물하는 등 웨이드와 노비츠키의 마지막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또, 웨이드는 올스타전을 앞두고,《마이애미 헤럴드》와 인터뷰에서 올 시즌 은퇴를 선언한 결정적인 이유를 언급하며 화제를 모았다. 웨이드는 “이젠 진짜 멈춰야할 때라는 걸 알았다. 16시즌을 보내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다. 때로는 절망하고, 때로는 행복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뒤로 하고 떠날 때가 됐다는 것을 알았다. 마음 같아선 내년까지 시카고에서 팬들을 만나고 싶지만 팬들을 즐겁게 하는 일은 이제 후배들에게 물려줘야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그저 마지막 올스타전을 마이클 조던이 지켜보는 가운데 좋은 동료들과 마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남 뒤엔 늘 이별이 있기 마련이다. 그간 웨이드가 ‘플래쉬(Flash)’라는 별명에 어울리는 화려한 플레이로 팬들을 웃게 해줬다면 이제는 우리가 웨이드의 ‘One Last Dance’를 진심으로 축하해줄 때가 다가왔다.
#드웨인 웨이드 프로필
1982년 1월 17일생 193cm, 100kg 슈팅가드 마켓 대학(2001~2003)
2003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5순위 마이애미 히트 지명
NBA 파이널 우승 3회(2006, 2012, 2013) NBA 파이널 MVP(2006) NBA 올스타 13회(2010년 MVP) 2008-2009시즌 득점왕 올림픽 금메달(2008년), 세계선수권 3위(2006년)
#사진-점프볼 DB, NBA 미디어센트럴
#본 기사는 점프볼 2019년 3월호에 게재된 내용을 시점에 맞게 재편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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