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김용호 기자]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가 10일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일찍이 플레이오프 진출팀이 결정됐던 가운데, OK저축은행은 4위라는 유종의 미를 거뒀다. 부천 KEB하나은행과 인천 신한은행은 아쉬움 속에 올 시즌을 마감했다. 수많은 희비교차가 오갔던 2018-2019시즌. 그 속에서는 새로운 진주들도 수차례 발굴됐다. 나이는 크게 상관없었다. 언니들부터 처음 프로 무대를 밟은 막내 신인들까지. 다음 시즌을 더욱 기대하게 한 신흥 주역들. 이들의 상승곡선, 다음 시즌까지 더 주목 해봐도 좋을 듯하다.
▲ 13년 만에 거둔 KB스타즈의 열매,
심성영-김민정이 씨앗 됐다
지난 2006년 여름리그 이후 KB스타즈는 무려 13년 만에 정규리그 1위라는 쾌거를 맛봤다. 정규리그 후반 13연승을 질주하며 우리은행의 독주체제를 완전히 막아선 것이다. 카일라 쏜튼과 박지수의 트윈 타워를 중심으로 주축 선수들의 맹활약도 있었지만, 팀의 미래를 책임질 씨앗 같은 선수들이 꽃을 피우지 못했다면 정규리그 1위는 불가능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면에서 심성영과 김민정의 성장은 KB스타즈에게 가장 큰 수확 중 하나가 됐다. 특히 심성영은 염윤아라는 든든한 파트너가 생기면서 자신의 기량을 만개시켰다. 지난 시즌 평균 31분 7초를 소화하며 다소 외롭게 앞선을 이끌었던 심성영은 올 시즌 출전 시간이 3분 가량 줄었음에도 득점(6.7→7.1), 리바운드(2.3→2.5), 스틸(0.7→1.1)에서 소폭 기록을 상승시켰다. 특히 35.5%의 성공률로 성공시킨 평균 1.5개의 3점슛은 KB스타즈의 든든한 무기 중 하나였다. 심성영은 정규리그 35경기에 모두 출전해 10경기에서 3개 이상의 3점슛을 성공시켰는데, KB스타즈는 그 중 9경기를 승리했다. 염윤아의 가세로 경기운영에서 부담을 덜었고, 슈팅에 상대적으로 투자할 시간을 벌면서 그 효과를 톡톡히 번 것이다.
기존까지 주축 선수 의존이 높았던 KB스타즈는 김민정이라는 확실한 식스맨을 얻게 되면서 더 활짝 웃을 수 있었다. 2017 박신자컵 서머리그에서부터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기 시작했던 김민정은 올 시즌 정규리그 전 경기에 출전해 평균 24분 19초를 뛰면서 6.2득점 3.5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사실상 모든 부분에서 커리어하이를 기록한 것이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자신감을 얻은 김민정은 특히 경기 중 몸을 사리지 않는 돌파로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그 에너지는 수비에서도 돋보였다. 평균 2.1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낸 김민정은 박지수(3.3개)와 쏜튼(3.1개)에 이어 팀 내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 두 선수의 성장세가 확실했기에 KB스타즈는 챔피언결정전 첫 우승 도전은 물론 다음 시즌까지도 더 밝은 미래를 볼 수 있게 됐다.
▲ 에너지 얻은 우리은행, 세대교체 발판 마련

우리은행은 올 시즌 통합 7연패 도전에 실패했다. KB스타즈의 파상공세를 당해내지 못하면서 정규리그 1위 자리를 내어준 것이다. 하지만 마냥 비관적이지만은 않았다. 애초 3광이라 불리던 주축 선수들의 지침은 예견된 일이었고, 그 속에서 젊은 선수들의 활약상이 동반됐기에 팀을 다시 일으킬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다.
가장 돋보인 선수는 단연 김소니아였다. 2013-2014시즌 이후 5시즌 만에 컴백한 김소니아는 다시 WKBL에 적응해야 할 시간이 필요할 거라던 우려와는 달리 시즌 초반부터 우리은행에서 가장 강력한 에너지를 뿜어냈다. 35경기 평균 19분 33초를 소화한 그의 기록은 5.7득점 6.7리바운드 1.2어시스트 0.9스틸. 수치에서도 나타나듯이 우리은행에서 ‘리바운드’ 하면 김소니아가 떠오를 정도였다. 특히 상대전적에서는 열세였지만 KB스타즈전에서는 국내선수만 뛰는 2쿼터에 박지수를 수없이 괴롭히며 제 몫을 다해냈던 김소니아다. 칭찬이 후하지 않은 위성우 감독도 김소니아에게 만큼은 연신 엄지를 치켜세웠다.
조용한 성장세를 보였던 건 최은실이었다. 어느덧 프로 5년차가 된 최은실은 정규리그 전 경기 출전 달성은 물론 8.9득점 4.5리바운드 1.1어시스트로 활약하며 주축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도왔다. 지난 두 시즌 동안에도 각각 34경기에 출전해 식스맨의 역할을 해내왔지만, 비시즌 국가대표팀에서도 경험치를 쌓으면서 한 단계 더 올라선 것이다. 빅맨 자원이 희귀한 WKBL에서 최은실의 성장은 우리은행을 더욱 든든하게 했다. 그와 더불어 박다정은 앞선에서 힘을 보탰다. 신입선수 선발회 1순위 출신에도 큰 빛을 못하던 박다정도 정규리그 35경기에 모두 나서 커리어하이 시즌을 기록했다. 3점슛은 경기당 0.9개에 불과했지만, 성공률이 40.2%로 정확해 국내선수만 뛰는 2쿼터에 큰 힘이 됐다.
그리고 신인 박지현이 마지막 퍼즐로 등장했다. 단 4.8%의 확률로 우리은행에 합류한 박지현은 데뷔 초반 프로 무대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듯 했지만, 곧장 자신의 가능성을 어필하기 시작했다. 15경기에 나선 박지현의 첫 시즌 기록은 19분 6초간 8.0득점 3.7리바운드 1.7어시스트. 특히 부담이 있을 수 있었던 데뷔 시즌에 51.4%(19/37)의 3점슛 성공률은 단연 돋보였다. 박지현 특유의 대담함이 플레이오프 무대까지 이어진다면 우리은행은 챔피언 타이틀 만큼은 내주지 않을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 베테랑과 유망주들 모두가 든든했던 삼성생명

삼성생명은 2016-2017시즌 이후 두 시즌 만에 다시 봄 농구 무대를 밟는데 성공했다. 시즌 초반 외국선수로 고생도 했지만, 국내선수들이 베테랑, 유망주를 가리지 않고 전원활약을 펼쳤기에 가능했던 플레이오프 진출이었다. 기존에 있었던 김한별, 박하나, 배혜윤은 주축답게 든든한 맹활약을 펼쳤다.
여기에 감초 역할 그 이상을 해냈던 건 올 시즌 새롭게 합류한 베테랑 김보미. 부상으로 인해 잠시 공백도 있었지만, 정규리그 27경기를 뛰는 동안 평균 1.5개의 3점슛을 터뜨리며 박하나(2개)에 이어 팀 내 2위를 기록했다. 코트에서 뛸 때뿐만 아니라 벤치에서, 그리고 경기장 밖에서도 선수단을 아우르는 베테랑의 몫을 다해냈기에 삼성생명은 더욱 끈끈하게 뭉칠 수 있었다.
또한 삼성생명은 ‘유망주의 성장’이라는 타이틀이 가장 어울리는 팀 중 하나였다. 개막 전 박신자컵 서머리그 때까지만 해도 아쉬움을 남겼었지만, 포스트에서는 양인영(3.6득점 2.6리바운드)이, 앞선에서는 이주연(4.8득점 1.6리바운드 1.2어시스트)과 윤예빈(6.9득점 3.1리바운드 1.6어시스트 1.1스틸)이 거룩할만한 성장세를 선보이며 다음 시즌을 더욱 기대케 했다. 특히 윤예빈은 1라운드, 이주연은 5라운드에 MIP 수상의 영예까지 안으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주축 선수들이 건재한 가운데 이 선수들이 빠르게 더 성장한다면 삼성생명은 전력을 더욱 탄탄히 하면서 다음 시즌에 더 큰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희망의 신호탄 쏜 OK저축은행, 이대로만 성장하길

올 시즌을 시작하는 것 자체가 순탄치 못했던 OK저축은행은 결국 정규리그 4위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며 미소와 함께 시즌을 마쳤다. 몇 시즌 동안 유망주라 불리는 선수들이 꾸준히 합류했지만 좀처럼 꽃을 피우지 못했던 그들. 하지만 올 시즌에는 각자의 포지션에서 가능성을 내비치며 미래를 밝혔다.
특히 OK저축은행의 에이스 하면 수없이 거론되던 구슬은 조금씩 안정감을 찾는 모습이었다. 구슬은 올 시즌 35경기 평균 28분 22초를 뛰며 10.2득점 4.2리바운드 1.3어시스트로 날아올랐다. 다미리스 단타스를 제외하면 국내선수 중에서는 구슬이 유일하게 팀 내 평균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3점슛은 평균 1.7개로 팀 내 1위. 그야말로 내외곽을 휘저으면서 팀의 4위 등극에 힘을 쏟아 부은 구슬이었다. 마지막 홈경기였던 지난 6일 KB스타즈전에서는 25득점으로 자신의 커리어하이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구슬은 이전까지 타고난 신체조건에도 불구하고 머뭇거리는 모습에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비시즌부터 ‘림을 볼 줄 안다’는 호평을 들어왔고 결국 공격에서만큼은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는 자원으로 성장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평균 6.4어시스트로 리그 1위를 차지한 안혜지는 팀의 안정적인 포인트 가드로 성장했다. 약점이었던 슛도 조금씩 보완하며 올 시즌에는 31.4%의 성공률로 평균 1.1개의 3점슛을 터뜨렸다. 경기 조율에 있어서는 적장의 칭찬도 전해졌던 안혜지다. 여기에 진안, 노현지, 정유진까지 각 포지션에 자리한 유망주들이 한 뼘씩 성장을 이뤄내며 OK저축은행은 다음 시즌 도약을 더욱 기대케 했다. 팀 전체적으로 고른 득점분포를 선보이면서 이들은 비시즌 다양한 옵션을 연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물론 유망주들의 성장 속에 든든한 뒷받침을 해낸 한 채진(6.9득점 4.0리바운드 2.2어시스트 1.4스틸)과 조은주(4.0득점 2.3리바운드 1.0어시스트) 등 베테랑들의 몫도 분명 빛을 발했다.
박지현과 함께 수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OK저축은행의 신인 이소희도 정상일 감독의 무한 신뢰를 받으며 단기간 내에 폭풍 성장했다. 15경기에 나선 이소희는 7.3득점 2.0리바운드를 기록, 특히 코트에서 절대 기죽지 않는 당찬 플레이로 주목을 받았다. 언니들보다 경기 수는 적지만 평균 득점은 무려 팀 내 4위를 기록했다. 시즌 말미 자신의 데뷔전에 100점 만점에 50점을 매겼던 그가 나머지 50점을 채웠을 때 어떤 플레이를 선보일지 더욱 기대되는 대목이었다.
▲ 아쉬움 가득했던 KEB하나-신한,
다음 시즌엔 만개하길

KEB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OK저축은행과 마찬가지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다. 하지만 비시즌부터 보여준 모습에 기대가 컸던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실망도 더했다. 그럼에도 이 두 팀의 유망주들도 분명한 성과는 내놨다.
먼저 KEB하나은행은 부상을 완전히 떨쳐낸 신지현의 부활이 반가웠다. 신지현은 데뷔 4시즌 만에 정규리그 전 경기 출전에 성공, 평균 24분 55초를 소화하며 8.1득점 2.3리바운드 3.3어시스트 1.1스틸로 전방위 활약을 펼쳤다. 오랜만에 긴 시간을 뛰며 다듬어지지 않은 모습도 몇 차례 보였지만, 가드진에서 무한 경쟁이 펼쳐지던 KEB하나은행에서 신지현은 단연 돋보였다. 그의 장점으로 꼽히는 돌파만큼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그 위력을 더하는 모습이었다.
팀의 약점으로 꼽혔던 포스트에서는 리그 후반기 이수연의 성장도 반가웠다. 백지은, 김단비가 체력적인 부침을 겪던 상황에서 이수연은 평균 8분 55초 동안 2.3득점 1.7리바운드로 활력소 역할을 해냈다. 부상으로 다음 시즌에 시선을 옮긴 이하은과 함께 다가오는 비시즌 성장에 박차를 가한다면 다음 시즌 든든한 자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최하위에 머무르게 된 신한은행도 내외곽에서 젊은 선수들이 이름 석자를 알렸다. 유승희가 비시즌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김아름은 28경기 평균 26분 55초로 데뷔 3년차에 출전 시간을 두 배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그러면서 8.0득점 3.5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앞선에서 고군분투를 펼쳤다. 여기에 트레이드로 강계리가 합류하면서 신한은행은 다음 시즌 다시 한 번 새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골밑에서는 단연 한엄지와 김연희의 성장에 희망을 봤다. 김단비의 분전이 펼쳐진 올 시즌, 한엄지는 34경기 평균 5.5득점 3.5리바운드, 김연희는 32경기 평균 6.4득점 2.6리바운드로 다부진 플레이를 선보였다. 준수한 신체 조건을 가지고 각각 2,3번째 시즌에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다음 시즌 새 출발을 해야 하는 신한은행에서 입지를 소폭 넓혔다.
팀 당 35경기, 총 105경기가 펼쳐지는 동안 WKBL을 수놓은, 특히 새롭게 혹은 오랜만에 자신의 존재감을 한껏 뽐낸 선수들. 과연 이들이 새롭게 다가올 2019-2020시즌에는 더 큰 활약을 펼쳐내면서 각자의 팀을 높은 곳으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사진_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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