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차세대 하이 플라이어, 애틀랜타의 존 콜린스

김기홍 기자 / 기사승인 : 2019-03-11 00: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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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기홍 인터넷기자] “그의 덩크슛과 림어택 능력은 과거 내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NBA 레전드’ 도미니크 윌킨스가 2018-2019시즌 올스타 전야제 덩크 컨테스트에 참가한 존 콜린스(21, 208cm / John Collins)에 대해 남긴 말이다. 윌킨스는 덩크 컨테스트 우승 2회에 빛나는 덩크슛 실력과 발군의 득점력(통산 26,668득점)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선수였다.

‘휴먼 하이라이트 필름’으로 불리었던 대선배의 기대와는 달리,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올스타 전야제의 마지막 행사였던 덩크 컨테스트는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하미두 디알로의 우승으로 마무리되었다.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콜린스 역시 라이트 형제 분장을 한 채 비행기 모형을 뛰어넘는 덩크를 선보이며 관중들에게 볼거리와 웃음을 제공해주었다. 비록 ‘기물 파손 덩크’라 조롱받으며 다소 아쉬움을 남기기는 했지만 말이다.

이처럼 비행기는 조금 부서졌지만, 애틀랜타의 이륙 준비에는 크게 지장이 없어 보인다. 지난 2017-2018시즌을 기점으로 리빌딩을 시작한 애틀랜타는 이번 시즌 개막에 앞서 로이드 피어스 감독 체제를 구축하며 옥석가리기 작업을 가속화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 불과 24승(58패)을 수확하는데 그쳤던 애틀랜타는, 66경기가 진행된 현재 벌써 22승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플레이오프 진출과는 거리가 멀지만, 리빌딩 팀의 목표인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2019년 NBA 드래프트 상위지명권 획득이라는 측면에서는 매우 성공적인 시즌이라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타우렌 프린스, 트레이 영, 케빈 휴이터 등이 애틀랜타의 미래로 떠올랐고, 콜린스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콜린스는 2017년 NBA 드래프트 1라운드 19순위로 애틀랜타에 지명되었고, 2017-2018시즌 평균 10.5득점 7.3리바운드 1.1블록슛을 기록하며 올 루키 세컨드팀에도 선정되었다. 이처럼 가능성을 인정받은 콜린스는 이번 시즌 초반 발목 부상으로 첫 15경기에 결장했지만, 복귀 이후 평균 19.5득점 9.5리바운드를 올리며 차세대 빅맨 기대주로 손꼽히고 있다.

▲ 뛰어난 골밑 생산력과 픽앤롤 이해도

콜린스는 웨이크 포레스트 대학 시절부터 짐승 같은 운동능력으로 잘 알려진 선수로서, NCAA 2시즌 동안 평균 13.4득점 7.0리바운드 1.2블록슛으로 활약했다. 대학 2년차였던 2016-2017시즌에는 듀크, 노스 캐롤라이나, 루이빌 등 농구 명문 대학들이 모인 ACC 컨퍼런스에서 필드골 성공률 1위(62.2%), 리바운드 2위(9.8개)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해당 시즌 콜린스가 찍어낸 개별 선수의 분당 생산력을 의미하는 PER(Player Efficiency Rating) 수치 35.9는 NCAA 전체 1위에 해당하는 엄청난 기록이기도 했다.

프로 무대 입성 전부터 ‘freak athlete’로 불렸던 콜린스는 애틀랜타 입단 후 서머리그와 프리시즌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2017-2018시즌에는 루키로서 10피트 이내 구역에서 71.8%의 야투율을 기록했는데, 이는 현 리그 최고의 빅맨으로 꼽히는 앤서니 데이비스의 루키 시즌 기록(67.5%)보다 좋은 수치다. 물론 콜린스는 해당 구역에서 슛을 시도한 비중이 무려 76.7%에 달할 정도로 림에서 멀어지면 위력이 급감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되지만, 골밑 생산력만큼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번 시즌 들어 점차 슛 비거리를 늘려나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콜린스가 이렇게 골밑 부근에서 높은 생산력을 발휘할 수 있는 요인은 무엇일까.

우선 뛰어난 점프력과 위치선정 능력을 바탕으로 한 공격 리바운드, 빈 공간을 파고드는 본능, 받아먹는 득점 등 빅맨에게 필요한 여러 장점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콜린스의 플레이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 가지 두드러지는 특징이 있다. 바로 스크리너로서 뛰어난 효율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NBA를 필두로 현대 농구에서 수많은 공격 전술들이 코트 위를 수놓고 있지만, 그것들의 근간은 스크린 플레이에서 찾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그 중에서도 일반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전술이 픽앤롤인데, 스크리너(스크린을 거는 선수)가 볼 핸들러(볼을 지닌 선수)를 위해 스크린을 걸고 림 방향으로 달려 들어가는 것이 기본이 된다.

콜린스는 특히 스크린 이후 림으로 직접 대쉬하는 폭발력이 상당히 뛰어나다. 이번 시즌 콜린스는 픽앤롤 공격을 통해 총 166점을 뽑아냈는데, 이는 리그 전체에서 25위에 해당한다. 픽앤롤 효율성 또한 80.7%로 상당히 높은 효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의 스크리너로서의 장점은 본인 득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콜린스는 롤맨(스크린 이후 골밑으로 돌진하는 선수)으로서의 능력도 훌륭하지만, 볼 핸들러를 위해 스크린을 걸어주는 능력 자체가 매우 우수하다. 스크린의 단단함이 부족한 선수들은 슬립으로 미끄러지듯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상대 수비수를 단단히 잠그는 스크린 능력이 기반이 되었을 때, 슬립도 더 빛나는 법이다. 대표적으로 알 호포드, 도만타스 사보니스, 마신 고탓 등이 견고한 스크리너로 꼽힌다.

콜린스의 경우 스크린을 통해 팀원이 득점을 창출해내는 정도를 의미하는 스크린 어시스트 수치에서 경기당 2.2회를 기록하고 있고, 이는 리그에서 50위권에 해당한다. 아주 높은 순위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팀 동료이자 메인 볼 핸들러로 나서고 있는 트레이 영(20, 188cm)의 픽앤롤 볼 핸들러 효율성이 41.9%에 그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이는 이번 시즌 영의 슈팅 정확도(3P% : 33.2%)가 저조한 것이 해당 기록에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트 위에서 영이 뛰어난 패싱 센스를 바탕으로 수준급의 투맨 게임 전개능력을 발휘하며 평균 7.7개의 어시스트를 뿌리고 있다는 사실은 긍정적이다.

따라서 지난 시즌 대비 캐치앤슛 비중(17.3%→20.8%)을 점차 늘려나가고 있는 콜린스의 슈팅이 안정화되고 영의 외곽슛이 개선된다면, 콜린스-영 듀오는 상대에게 더욱 많은 선택지를 강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수비 잠재력은 어디로 갔나

콜린스의 수비를 논하기에 앞서 그의 드래프트 동기들 중 신장이 비슷한 선수들의 윙스팬을 비교해보면 아래와 같다.



자일스나 아데바요의 경우 윙스팬이 신장 대비 10cm이상 긴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콜린스의 경우 신장 대비 윙스팬이 고작 3cm 더 긴 수준에 불과하고, 자신보다 신장이 작은 쿠즈마 보다도 짧은 팔을 가지고 있다. 짧은 팔을 가진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수비에서 불리함을 안게 된다.

게다가 지난 시즌 콜린스는 106kg에 불과한 웨이트 탓에 파워에서도 약점을 보였고 반칙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운동능력에 기반한 슛 컨테스트와 블록슛 능력(평균 1.1개)만큼은 준수한 편이었고, DBPM(리그 평균 선수대비 수비 보정 코트 마진) 수치도 +1.9를 기록하면서 수비 잠재력을 지닌 선수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그 기대와 달리 이번 시즌은 0.4블록슛에 그치고 있고, 스틸 또한 평균 0.6개에서 0.3개로 감소했다.

그렇다면 콜린스가 이번 시즌 들어 수비 코트에서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가장 큰 원인은 콜린스가 수비해야 되는 영역이 지난 시즌에 비해 넓어졌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우선 이번 시즌 콜린스는 스몰볼 센터 포지션보다 파워포워드로 뛰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외곽으로 끌려 나오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상대 슛을 방해하는 컨테스트 수치가 이를 잘 반증해준다. 지난 시즌 콜린스는 경기당 2점슛 컨테스트 7.7회, 3점슛 컨테스트 2.2회를 기록했던 반면, 이번 시즌에는 각각 5.8회와 4.2회를 기록하고 있다. 그만큼 골밑보다 외곽 수비의 비중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좋은 운동능력을 지녔다고는 하나, 윙스팬이 짧고 퍼리미터 수비 이해도가 떨어지다 보니 발 빠른 상대 선수들을 막아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연스럽게 DBPM 수치 또한 –1.8로 크게 떨어졌고, 상대 볼 핸들링이나 패스 등을 건드려서 굴절을 만들어내는 상황을 의미하는 디플렉션 수치 또한 36분당 0.8개로 지난 시즌(1.5개)보다 감소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는 것은 콜린스 본인과 팀 모두에게 좋지 않다. 콜린스 스스로 수비에 대해 자신감을 잃을 수 있고, 팀 수비에도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콜린스의 퍼리미터 수비 능력 개선은 필수라 할 수 있고, 코칭스태프들 또한 콜린스가 상대 가드나 스윙맨들과 매치업 되는 상황을 최대한 피할 수 있게끔 수비 전술을 조정해줄 필요가 있다.




▲ 비행 전 안전 점검은 필수

이번 시즌 애틀랜타는 콜린스가 코트에서 빠져 있는 동안, 100번의 공격과 수비 기회에서 득실점 마진 기대치를 의미하는 네트 레이팅(NetRtg) 수치 –8.5를 기록했다. 이는 케빈 휴이터가 빠졌을 때의 수치(-9.0)에 이어 두 번째로 저조한 기록이다. 반면 콜린스가 출전한 동안 애틀랜타의 네트 레이팅은 –1.8을 기록했고, 이는 팀 내에서 300분 이상 출전한 선수 중 가장 좋은 기록이다. 그만큼 애틀랜타에서 콜린스가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이 막중하다는 뜻이다.

이렇게 팀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커진 콜린스지만, 검증되지 못한 내구성 문제가 선결과제로 남아있다. 콜린스는 이번 시즌 19경기에 결장했고, 그 사유도 왼쪽 발목 부상, 독감, 호흡기 질환 등으로 다양하다. 특히 콜린스와 같이 운동능력을 기반으로 플레이하는 선수에게 잦은 부상은 장차 선수 생명에 직결되는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콜린스 본인은 물론, 팀에서도 철저한 관리를 해줄 필요가 있어 보인다.

또한 콜린스가 더욱 무서운 선수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아직 다듬을 부분이 많다. 공격 코트에서는 크게 드러나는 약점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것이 사실이다. 특히 스크린 이후 움직임이나 컷인, 풋백 득점과 같이 공이 없을 때의 공격 작업은 이미 훌륭한 수준이다. 또한 외곽슛 정확도도 지난 시즌에 비해 많이 개선되었다. 따라서 일대일 상황에서도 득점을 안정적으로 창출해낼 수 있는 볼 핸들링 기술만 갖추어진다면, 평균 25득점 가까이 생산해내는 빅맨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약점인 수비는 개선할 부분이 공격에 비해 훨씬 많다. 위에서도 언급했듯 퍼리미터 수비와 로테이션 수비 이해도 향상을 위해 장기적으로 노력해야한다. 또한 수비 코트에서도 공격에서 못지않게 더욱 적극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허점이 많다는 것은 뒤집어 얘기하면 발전의 여지도 많다는 뜻이다. 공격력이 출중한 콜린스가 장차 수비에서의 약점마저 줄여나가게 된다면, 애틀랜타는 동부 컨퍼런스 상위권을 누비던 과거의 영광을 빠르게 재현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라이트 형제도 하늘을 개척하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이제 겨우 2년차 선수인 콜린스에게도 앞으로 많은 우여곡절이 닥칠 것이고, 이는 리그에 큰 족적을 남길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 본인이 감내해야 될 몫이다. 콜린스가 장애물을 완전히 뛰어넘고 더 큰 선수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사진=NBA 미디어센트럴, 점프볼 DB(이호민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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