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김용호 기자] 코트를 누비는 선수들만큼 그 곁에서 에너지를 뿜는 이들을 만난다. 코트사이드의 14번째 주인공은 자신의 꿈에 한 발 더 다가서고 있는 인턴사원이다. 한 시즌 동안 주어진 27번의 홈경기. 이들은 매 경기 현장을 찾아주는 팬들이 조금이라도 더 좋은 추억을 가져가길 바라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아직은 서툴기도 하지만, 자신의 노력에 팬들이 한 번이라도 미소를 지을 때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그리고 여기, 올 시즌 원주종합체육관에서 꿈을 펼치고 있는 한 인턴사원이 있다. 순식간에 지나간 시간, 정규리그 말미에 DB 김푸름누리(28) 인턴사원을 만나봤다.

#막연히_좋았던_농구 #캐스터를_꿈꾸다_사무국으로
김푸름누리 인턴사원의 대학시절 본 전공은 정치외교학과다. 필자도 스포츠와 꽤나 동 떨어진 분야의 전공자라 종종 받는 질문이지만, 정치외교학과에서 농구장으로의 행보는 더욱 생소했다. 그 시작은 어떻게 이뤄졌을까.
김 사원은 “예전부터 농구를 워낙 좋아했었어요. 전공은 정치외교에 역사학을 복수전공했지만, 워낙 다양한 분야의 경험들을 하려 했었어요. 대학원 준비도 했었고, 음악 쪽도 관심이 있어 작곡을 하면서 밴드도 했었죠. 그러다 스포츠에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캐스터를 준비했었어요. 근데 카메라 테스트에서 떨어진 거죠. 불합격을 했는데도 스포츠 관련 직종에 종사하고 싶어서 온갖 홈페이지를 돌아다녔었는데 마침 인턴사원 공고를 보게 된 거에요. 사무국도 정말 매력있어 보였거든요. 사실 합격에 대한 기대는 없었는데, 운이 정말 좋았죠”라며 지나간 시간을 회상했다.
우연히 그리고 갑작스럽게 찾아온 기회에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도 적었을 터. 지난해 9월 3일 선릉역에 위치한 DB의 사무국에 첫 출근을 한 그는 아직도 그 날의 마음가짐이 생생하다고. “그 때 집에서 6시 30분에 나가서 회사 1층에 7시 30분 도착, 잠깐 동안 어떤 일을 하게 될까 생각했었던 것 같아요. ‘잘 해야겠다’라는 다짐을 했었는데, 그 날의 마음가짐은 아직도 생생해요.”
김 사원의 첫 출근 날은 DB가 2018-2019시즌 시즌권 오픈을 단 4일 앞둔 시기였다. “첫 날부터 모든 업무에 적응할 수는 없었지만, 시즌회원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알고 있었어요. 첫 출근 날 온라인 홍보 멘트를 한 번 써보라고 하셨는데 정말 긴장했었죠. 그러면서 구단 SNS 채널 오픈 준비를 했었는데, 저도 원래 잘 안하던 편이라 정말 열심히 배웠던 것 같아요”라며 기억을 되짚은 그는 “프로구단 사무국이라는 것에 대해 막연하게 상상만 해봤었는데 이 정도로 바쁠 줄은 몰랐어요(웃음). 홈경기를 매번 새롭게 준비하고, 특히 저는 온라인 마케팅에 주력해 SNS를 운영하다보니, 뭔가 24시간 내내 재밌으면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거든요”라며 웃어보였다.

#온라인마케팅은_소통부터 #김주성은퇴식_이벤트는_기대이상
2018년 9월부터 어느덧 2019년 3월. 반년이라는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그는 “사무국 업무에 적응이 조금 된 것 같다고 느낀 건 얼마 되지 않았어요. 2월 즈음이었던 것 같아요”라고 미소 지으며 “제가 첫 출근을 했을 때부터 제 역할은 온라인 채널 관리, 마케팅이라고 정확하게 알려주셨거든요. 현장에서는 경기운영, 이벤트 등에 참가하고. 매번 적응이 됐다고 생각이 들다가도 그 때마다 예기치 못했던 상황들이 생기더라고요. 이게 다가 아니라는 걸 느꼈죠(웃음). 그래서 지난달에 ‘오늘은 이런, 저런 일들이 생길 수도 있겠구나’라고 예상하고 대비하는 스스로를 보면서 적응을 했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무국 회의를 할 때도 모든 분들이 인턴이 아닌 정식 직원이라 생각하고 더 적극적으로 나서라며 많은 조언들을 해주셨어요. 그래서 사무국의 한 일원이라는 느낌은 처음부터 받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 곳에 맞게 제 능력을 끌어올리려고 노력했죠. 덕분에 지금 이렇게 적응한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김푸름누리 사원이 온라인 마케팅에 주력하며 초점을 둔 곳은 어디일까. 그는 “온라인 채널은 팬들의 반응이 실시간으로 나타난다는 게 특징이잖아요. 팬들이 뭘 좋아할 지를 정말 많이 고민했어요. 경기 외적인 콘텐츠 개발을 위해 아이돌 그룹 팬들도 많이 관찰했고요. 구단 SNS에서도 최대한 많이 팬들과 직접적인 소통을 하려 했죠. 또, ‘내가 재미없으면, 남들도 재미없을 거다’라는 생각으로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건 무조건 시도해보려 했던 것 같아요”라며 자신의 노력들을 돌아봤다.
뿌듯한 순간도 당연히 있었다. 그가 꼽은 건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열린 김주성의 은퇴식. DB는 이 은퇴식을 앞두고 김주성을 헹가래 쳐줄 팬들을 모으기 위해 이벤트를 열었다. 이에 그는 “뿌듯했다는 순간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같아요. 그때 온라인으로 김주성 선수와 관련된 사연과 사진을 올리면 헹가래를 함께 할 수 있는 이벤트였는데, 제가 이 분들을 뽑는 위치에 있어도 되나 싶을 정도였어요. 정말 엄청난 사연들, 특히 본인의 청춘을 농구장에 쏟아 부으신 분들의 얘기가 많았거든요. 이렇게까지 반응이 폭발적일줄은 몰랐는데, 기대 이상으로 뿌듯했죠. 댓글에도 팬들이 옛날 생각나서 너무 좋다고 해주셔서 이벤트를 열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어요”라며 보람참을 내비쳤다.

#함께해준_선수들_고마워 #남은_시간도_팬들을위해
단순한 SNS 운영이 아닌 올 시즌 DB는 유튜브 채널을 활용해 DB TV라는 영상 콘텐츠에 많은 힘을 쏟았다. 경기 하이라이트나 각오 인터뷰는 기본, 코트 밖에서도 다양한 주제를 통해 팬들은 선수들의 의외의 모습까지 볼 수 있었다. 김푸름누리 사원은 지난 영상들을 곰곰이 되새기며 선수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그는 “일단 최근에 올라간 ‘Yes or Yes’ 영상은 가장 성공적이었던 것 같아요. 팬들 반응도 좋았고, 선수들이 정말 적극적으로 나서줬거든요. 각자의 성격이 묻어나는 모습을 진솔하게 보여줘서 영상이 더 잘 만들어진 것 같아요”라며 진심어린 한 마디를 전했다.
특히 유성호는 지난 12월 20일 전자랜드전에서 극적인 버저비터를 터뜨린 이후 자신의 영상을 올려준 김 사원에게 고마움을 전했다고. “정말 핫한 영상이기 때문에 경기가 끝나자마자 바로 구단 SNS에 올렸거든요. 그랬더니 성호형이 영상을 받을 수 있냐고 연락이 오셔서는 고맙다고 말해주셨죠. 저도 너무 멋졌다고 답했고요(웃음). 여전히 콘텐츠 영상을 찍을 때마다 너무 잘해주셔요. 이런 게 구단 SNS를 운영하면서 느낄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이지 않을까 해요. 이번 ‘Yes or Yes’를 찍을 때도 촬영 중에 선수들이 웃음 터진 사진을 찍어서 올렸는데, 성호형, 병우형이 댓글까지 달아주면서 재미가 더해졌죠. 그런 예상치 못한 즐거움이 있어요.”
올 시즌 개막 한 달 전부터 부지런히 달려온 그도 어느덧 시즌 말미를 바라보고 있다. 그는 “벌써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서로 얼굴도 익히고 인사하는 팬분도 생겼는데 시즌이 끝나간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아쉬워요. DB라는 팀 하나를 함께 바라보며 응원한다는 그 기분이 정말 묘하더라고요.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한 번이라도 더 팬들이 좋아할만한 영상을 만들어보고 싶어요”라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또한 “농구를 좋아하긴 했지만 정말 운 좋게 이 일을 하게 됐어요. 저와 잘 맞아서 정말 재밌게 하고 있고요. 그만큼 해보지 못한 게 많아서 더 아쉬운데, 혹시나 저에게 더 길게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큰 그림을 그려보고 싶어요. 지금도 저희 구단이 큰 그림을 그려 놓은 상황에서 온라인 채널부터 활성화 시키기 위해 힘쓰고 있는거에요. 그래서 DB TV도 시즌제로 운영해보고 싶고, 비시즌에는 선수들 근황을 알리는 팟캐스트도 해보고 싶고요. 그렇게 농구장에 오래있고 싶습니다”라고 소망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Wish on Courtside
“단 한 시즌뿐이었기 때문에 어려울 것 같고, 제 욕심일 것 같지만, 2018-2019시즌에 DB의 SNS 채널은 정말 개성 있었고 재밌었다는 말을 들어보고 싶어요. 팬들이 관리자가 누군지는 모르시더라도 ‘누군가 열심히 일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가져주신다면 정말 기분 좋을 것 같아요. 팬들이 좋아해주시는 게 가장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그런 말을 듣는다면 제일 기분이 좋을 거에요.”
# 사진_ 김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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