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네컷] 현대모비스 차길호 통역이 말하는 #우승 #라건아 #AGAIN 14-15

강현지 / 기사승인 : 2019-03-15 10: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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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강현지 기자] 네 장의 사진으로 돌아보는 선수들의 농구인생. 일곱 번째 주인공은 정규리그 1위를 세 번이나 맛봤다는 지원 스태프 중 한 명이다. 바로 현대모비스 짬밥 9년차, 차길호 통역(35)이 그 주인공이다. 현대모비스 생활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 힘들었을 때를 돌아본 그는 이 선수들 덕분에 결혼까지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바로 라건아와 아이라 클라크다. 차 통역의 인생네컷, 지금부터 들어보자.


#1. 삼성 통역이 될 뻔한 사연
차길호 통역의 농구계 첫 인연은 현대모비스가 아니라 삼성일 뻔했다. 입사지원서를 현대모비스 농구단이 아닌 삼성 농구단 통역으로 넣은 것. 한 번의 탈락을 맛봤지만, 현대모비스가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처음에 삼성(농구단)에 지원을 했는데, 구단에서 제 이력서를 현대모비스로 넘겨도 되냐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면접을 볼 때 삼성에서 받았던 질문을 토대로 준비를 했는데, 현대모비스에서는 다른 걸 물어보시더라고요. 예를 들면 삼성에서는 10년 후의 제 모습을 그려보라고 했다면 현대모비스에서는 주말에 일을 해야 하니 방해될 만한 요소가 될 만한 것들을 이야기해보라고 하셨죠. 좀 더 현실적이었던 것 같아요.”

한국외대를 졸업한 그는 통·번역사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다가 마침내 취업의 문을 통과했다. 2010-2011시즌부터 현대모비스와 함께했다. 그와 첫 시즌을 보낸 건 로렌스 엑페리건과 마이카 브랜드, 켄트렐 그렌스베리.

“첫 시즌에는 그냥 부딪혔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터득했죠. 그렇다고 딱히 큰 실수가 있었던 건 아닌 것 같아요. 건방져 보일 수 있지만, 유재학 감독님에 대한 긴장감도 있었고, 이 부분은 지금도 그렇고요(웃음). 잘 전달을 해야 된다는 생각에 외국 선수들에게 그림을 그려 달라고 하면서 패턴, 플레이에 대한 걸 익혔어요. 농구에 대해 관심도 많았고, 취미로 직접 하기도 했었죠.”


#2. 눈물 쏙 뺀 2013-2014시즌
차 통역이 9년이라는 시간을 되돌아 봤을 때 힘들었던 시즌은 언제였냐는 말에 2013-2014시즌을 꼽았다. 정규리그 2위를 하면서 LG를 꺾고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 3시즌 연속 챔피언에 대한 발판을 마련한 시기였지만, 그에게는 지금껏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고.

“로드 벤슨, 라건아와 함께 (문)태영이형이 있을 땐데 유독 힘들었던 시즌이었어요. 여러가지로 좀 힘들었던 것 같은데 그 시즌을 보내고 나니 단단해 진 것 같아요.” 그렇다면 차 통역은 이 시즌을 어떻게 극복했을까. “혼자 끙끙 앓았죠. 제 성격이 그래요. 술·담배를 안 좋아하다보니. 그리다 한 번씩 경기에서 이기고 나면 좀 풀리고 그랬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해 현대모비스는 서울 SK와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 3승 1패, LG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4승 2패로 승리하며 팀 통산 다섯 번째, 차 통역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우승을 맛봤다. “그때 제가 눈물을 흘렸는데, 그 방송을 보던 동생이 왜 우냐면서 캡처를 해서 보내줬던 기억이 나요. 태영이형, 건아, 벤슨도 토닥여주기도 했는데, 그땐 ‘지금은 내 시간이 아니라 너희의 시간이니 즐겨’라고 말했던 기억이 나네요. 세 선수는 울 때 더 울어야 한다는 식이었죠(웃음).”


#3. 결혼 그리고 통합우승
차 통역은 당시 우승 반지를 선물로 건네면서 2014년 6월 15일, 8개월간 교제한 한 살 연하 김혜윤 씨와 결혼식을 올렸다. 그리고 그는 복덩이 같은 외국선수를 만났다. 바로 성실함의 대명사, 아이라 클라크다.

“라건아와 더불어 시계 형님(클라크)이 오면서 제게 조금의 자유 시간이 주어진 것 같아요. 가족을 꾸릴 수 있게 도와줬죠. 아이라 덕분에 너무 편했어요. 건아의 감정 컨트롤을 도와줬고, 팀 전체적으로 ‘열심히’하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졌거든요. 건아가 제게 있어서 첫 번째 외국선수 라면, 아이라는 여러모로 절 많이 도와줬던 형님이에요.”

가정을 꾸리면서 안정감을 찾은 그는 또 한 번의 우승을 맛봤다. 이번엔 통합우승. 2014-2015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현대모비스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LG를 상대로 3승 2패,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 DB를 상대로 스윕승을 챙겼다. 2012-2013시즌부터 3시즌 연속 챔피언, 플레이오프 통산 6번째 우승을 거두면서 ‘최초’와 ‘최다’ 기록을 썼다.

“지인 소개로 지금의 아내를 만났는데, 결혼하고 바로 그 시즌에 우승을 거둬 더 의미가 있었어요. 장인, 장모님 모두 경기장을 오셨거든요. 사진도 정말 많이 찍었어요(웃음).”


#4. 라건아
그의 통역사 생활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리카르도 라틀리프, 바로 라건아다.

2012-2013시즌 라틀리프라는 이름으로 KBL에 첫 발을 디딘 그는 현재 KBL에서 7시즌 째 뛰고 있는 라건아다. 교체 이야기도 언급됐었던 사회 초년생이었지만, 차 통역과 함께 라건아는 KBL 최고의 선수는 물론 지난해 특별 귀화로 한국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규정상 3시즌동안(2015-2016시즌~2017-2018시즌) 삼성으로 떠나 보냈었던 적도 있었지만, 올 시즌 다시 현대모비스의 품으로 돌아와 인연을 이어갔다.

“건아가 처음과는 많이 달라졌어요. 결혼하고, 레아(딸)가 태어나서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성격도 달라지고, 플레이에서도 성숙해졌죠. 짜증내는 것도 서운해 하는 것도 줄었죠.”

클라크까지 재회하면서 AGAIN 2014-2015를 바라보는 현대모비스와 차 통역. 올 시즌 라건아, 클라크와 더불어 섀넌 쇼터에 문태종까지 4명의 선수들의 눈과 귀가 되고 있지만, 그는 힘듦은 전혀 없다고 웃어 보였다.

“지금은 사실 두 명이든, 네 명이든 똑같아요. 식사를 챙길 때도 2인분만 더 챙기면 되거든요(웃음). 힘들 줄 알았는데, 저도 노하우가 생겨서 그런지 괜찮아요. 챔피언결정전까지도 지금처럼 감독님의 말씀을 잘 전달하는 게 제 목표에요. 또 선수들이 힘들다고 이야기할 때면 제가 농구 외적인 부분에서 힘이 됐으면 하고요. 저도 선수들과 같이 통합우승을 목표로 잘 도와주도록 하겠습니다.”

# 사진_ 점프볼 DB(문복주 기자),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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