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20년을 함께 한 임영희의 마지막, 모두가 울었다

민준구 / 기사승인 : 2019-03-18 21: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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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아산/민준구 기자] 이제 진짜 마지막이 찾아왔다. WKBL과 20년을 함께 한 임영희가 마지막 플레이오프를 추억 속으로 보냈다.

임영희는 18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0득점 3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하며 마지막 무대를 아름답게 장식했다. 비록 68-75로 패했지만, 임영희는 ‘승자’였다.

경기 전부터 우리은행의 승리 의지는 강했다. 체육관을 가득 채우지는 못했지만, 많은 팬들이 함께하며 임영희의 마지막이 될 수 있었던 플레이오프 3차전을 응원했다.

선수들 역시 좋지 못한 몸 상태에도 임영희를 위해 코트로 나섰다. 김정은은 아킬레스 건과 햄스트링 부상을 안고 있었고, 최은실(햄스트링)과 박혜진(손가락) 역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위성우 감독은 “(김)정은이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임)영희를 위해 뛴다고 했다. 쉬는 동안 훈련도 제대로 못했다. 그런데도 뛰겠다고 한다. 모든 선수들이 영희를 위해서 뛴다는 마음이다”라고 전했다.

우리은행의 승리 의지는 강했다. 전반까지 삼성생명을 몰아붙였고, 패색이 짙었던 4쿼터에도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지켰다. 그러나 마의 ‘6’을 깨지 못했다. 신한은행이 삼성생명에 무너졌던 것처럼 우리은행 역시 삼성생명에 막히며 연속 챔피언결정전 기록을 ‘7’까지 올리지 못했다.



경기 후, 임영희는 삼성생명의 선수들과 악수 및 포옹을 하며 마지막 무대를 마무리했다. 그는 “동생들이 아픈데도 최선을 다해줬다. 그런데도 챔피언결정전을 가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크다. 내 마지막 경기라는 것보다 정상에 도전하지 못한다는 것이 더 아프다”라며 임영희다운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임영희를 지켜본 이들은 그렇지 않았다. 위성우 감독은 ‘임영희’라는 세 글자를 듣고 눈물을 보였다. “오늘 영희의 마지막 경기라는 사실을 느끼게 되는 순간, 울컥했다. 영희에게 너무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40살이 넘었음에도 나한테 욕을 먹어가며 운동을 했다. 정말 잘 넘어가 줬고, 버텨줬다. 임영희라는 선수를 만나 너무 행복했다.” 위성우 감독의 말이다.

신세계 시절, 임영희와 함께 한솥밥을 먹은 박하나 역시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청운동(전 신세계 숙소)에서 같이 운동했을 때, 영희 언니와 김치 수제비를 많이 만들어 먹었다. 그때 기억이 나면서 슬프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그동안 너무 고생했고, 잘 쉬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제는 정말 이별을 알린 임영희. 그의 마지막은 패자가 아닌 승자의 모습이었다. 아산 팬들 역시 임영희의 마지막을 위해 자리를 떠나지 않고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 사진_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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