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결산] ④ 外人 교체 역대 최다, 22명의 단신 외인, 어떤 영향 미쳤나

김용호 기자 / 기사승인 : 2019-03-20 02: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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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용호 기자]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정규리그가 19일 10개 구단의 최종전 5경기를 동시에 펼치며 그 막을 내렸다. 팀 당 54경기, 총 270경기가 진행되면서 각 팀은 수많은 희로애락을 겪었다. 그 중에서도 한 때는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미소를 짓게 했던, 한편으론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게 했던 이들이 있었다. 바로 올 시즌 KBL 무대에 들어선 22명의 단신 외국선수들이다.

지난달 18일, 전주 KCC의 마커스 킨이 신장측정을 마치면서 그는 2018-2019시즌 KBL의 40번째 외국선수로 등록됐다. KBL 역사상 최다 수치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종전 기록은 2005-2006시즌의 37명. 지난 시즌(29명) 보다도 눈에 띄게 교체 횟수가 늘어난 가운데, 총 40명 중 무려 22명이 단신 외국선수였다. 과연 이들은 정규리그 순위 경쟁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단신 외국선수들의 정규리그 행보를 돌아봤다.

▲‘교체 없이 든든했다’ 쇼터·팟츠·그레이·포스터

정규리그에서 단신 외국선수 교체 없이 54경기를 치른 건 총 4팀이다. 1위 현대모비스(섀넌 쇼터), 2위 전자랜드(기디 팟츠), 3위 창원 LG(조쉬 그레이), 그리고 8위 원주 DB(마커스 포스터)가 그랬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상위 세 팀은 탄탄한 국내선수 라인업을 기반으로 앞선에 단신 외국선수의 확실한 에너지를 더하면서 순위 경쟁에서 괄목한 성과를 얻어냈다. 현대모비스는 농구 명가의 자존심을 살렸고, 전자랜드는 8년 만에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LG도 현주엽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두 시즌 만에 봄 농구 무대에 함께하게 됐다. DB는 포스터가 단신 외국선수들 중에서는 압도적인 득점력을 뽐내왔지만 상대적으로 국내선수 매치업에 밀려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단순히 기량이 좋다고 해서 팀을 높은 곳으로 이끈 건 아니었다. 결국 꾸준함이 0순위였다. 팀을 4강 플레이오프로 곧장 이끈 쇼터와 팟츠는 올 시즌 54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쇼터는 17.2득점 5.6리바운드 4.0어시스트, 팟츠는 18.9득점 5.8리바운드로 활약하며 팀에 믿을맨이 됐다. 경력에 따른 성적 차이도 있어보였다. 프로 7~8년차인 쇼터는 자신의 프로 생활 중 단 한 번도 중도 퇴출이 없었던 선수다. 그만큼 KBL에서도 많은 외국선수들이 겪는 ‘적응’의 문제가 크게 오지 않았다. 라건아의 팀 내 비중 때문에 30분 이상을 소화한 경기는 네 차례 뿐이지만, 코트에 나설 때마다 제 역할을 다해내며 유재학 감독을 미소 짓게 했다.

KBL에 프로 첫 커리어였던 팟츠는 시즌 초반 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유도훈 감독의 지휘 아래 전자랜드에 녹아들었다. 유도훈 감독이 “테크니션이 아니기 때문에, 슛이 들어가지 않을 때는 득점이 아닌 다른 부분에서도 팀에 공헌할 줄 알아야 한다”라는 조언을 받아들인 것. 팟츠가 시즌 평균 5.8개의 리바운드와 1.6개의 스틸을 기록한 것만 봐도 그의 노력을 짐작할 수 있다. 덕분에 장기인 슛은 자연스레 위력을 뿜었다. 팟츠는 경기당 평균 2.3개의 3점슛으로 크리스토퍼 로프튼, 포스터에 이어 이 부문 3위를 차지했다.

그레이도 적응 시간이 필요했던 건 마찬가지. LG가 시즌 중반 7~8위를 오갈 때 현주엽 감독이 교체에 대한 언급이 있을 정도로 그레이의 KBL 착륙은 녹록치 못했다. 시간이 지나 그레이이 활약이 펼쳐지기 시작한 건 LG의 팀워크가 맞아 들어가면서였다. 제임스 메이스와 김종규로 이어지는 골밑이 안정화됐고, 앞선에서는 김시래, 강병현, 조성민 등이 살아나며 각자의 역할을 소화, 그레이도 돌파를 활용한 공격력이 결국 빛을 발했다.

포스터는 비록 봄 농구와 연을 맺지 못했지만 올 시즌 가장 핫한 외국선수 중 한 명이었다. 경기당 25.2득점으로 리그 3위, 단신 외국선수 중에서는 압도적 1위(단신 2위는 팟츠)를 차지한 포스터는 마찬가지로 KBL이 프로 첫 커리어였다. 본래 전문 슈터였지만 이상범 감독의 뜻을 맞추고 올 시즌 포인트가드로서의 변신에 힘써왔다. 평균 3.7어시스트를 기록한 포스터는 3.3턴오버로 과도기를 겪기도 했지만, DB의 플레이오프 경쟁에 가장 큰 힘을 발휘한 선수였다. 다만 5라운드 막판 무릎 인대 부상으로 인해 6라운드에는 본래의 화력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아쉽게 시즌을 일찍 마치게 됐다.



▲교체 피하지 못한 6팀, 절반은 안도, 절반은 잔혹사

앞서 언급된 4개 팀을 제외하고는 6팀이 단신 외국선수를 시즌 중에 교체하는 과정을 겪었다. 그 중 세 팀은 한 숨을 돌렸지만, 나머지는 ‘외국선수 잔혹사’를 피하지 못했다.

먼저 가장 많은 단신 외국선수와 함께했던 KT는 연신 위기를 벗어나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올 시즌 KT가 불러들인 단신 외국선수는 총 5명. 시작을 함께한 조엘 헤르난데즈는 개막 두 경기 만에 데이빗 로건으로 교체됐다. 사실 KT의 여정은 이때부터 파란만장했다. 뛰어난 슛감을 자랑한 로건이 경기당 평균 3.3개의 3점슛으로 폭발하면서 KT는 올 시즌 가장 화끈한 양궁 농구를 선보였다. 하지만 햄스트링 부상을 피하지 못하며 로건과는 이별을 해야 했다. 이때부터 KT의 위기가 시작됐다. 로건의 대체로 온 스테판 무디는 KBL 데뷔전에서 부상, 이어 합류한 쉐인 깁슨은 장점으로 평가됐던 외곽슛이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결국 KT는 지난 1월 말, 한 장 남은 교체카드를 소진했다. 그 카드를 쥔 주인공은 요르단 국가대표로 화제가 됐던 저스틴 덴트몬. 다행히 마지막 교체는 성공적이었다. 마찬가지로 득점력이 강점이었던 덴트몬은 1월 29일 삼성과의 데뷔전에서 21점을 폭발, 정규리그 15경기에서 평균 15.7득점(3점 2.6개)으로 활약하며 플레이오프를 더욱 기대케 했다.

KT와 함께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KCC와 오리온도 교체 카드를 꺼내든 가운데,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먼저 교체를 단행했던 건 오리온. 시작을 함께했던 제쿠안 루이스가 안정감을 찾지 못하자 베테랑인 제이슨 시거스를 불러들였다. 공격 비중이 높은 루이스에 비해 시거스는 다방면에서 팀을 조력하면서 추일승 감독의 농구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결국 루이스도 부상을 피하지 못했다. 손가락 골절을 입으면서 지난 1월 말, 한국을 떠났다. 이에 대체로 합류한 조쉬 에코이언은 중국 리그에서 선보였던 외곽슛 폭발력을 데뷔 초반부터 선보였다. 하지만 그 역시 적응 시간이 필요했고 현재까지는 숙제를 남긴 상태다. 추일승 감독이 국내선수들과 조화를 이루길 원하는 가운데, 오리온의 국내선수들도 공격에서 에코이언에 대한 의존도를 차츰 줄여가고 있다.

한편, KCC는 정규리그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경기 조율, 돌파에서 장점을 선보이던 마퀴스 티크와의 동행에 결단을 내린 것. 조직력에서 모난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상위권 도약을 원했던 KCC에게 만족할만한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리그 마지막 휴식기가 시작됐던 2월 18일, KBL 역대 최단신 외국선수 마커스 킨을 불러들였다. 킨의 합류는 성공적이었다. 팀 합류 후 9경기에서 평균 1.9개의 3점슛으로 14.6득점을 기록 중인 킨은 지난 7일 KGC인삼공사와의 홈경기에서 기적 같은 위닝 3점슛을 터뜨리면서 KCC를 봄 농구로 이끌었다. 그의 폭발력 덕분에 팀 분위기까지 살아난 KCC였다.



DB와 함께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KGC인삼공사, SK, 삼성은 외국선수 잔혹사를 피하지 못했다. 개막 전 마이클 테일러를 떠나보내고 랜디 컬페퍼와 함께했던 KGC인삼공사는 한 때 상위권 경쟁에도 뛰어들었지만, 컬페퍼가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면서 추락의 길을 걸었다. 뒤이어 합류한 저스틴 에드워즈가 잠깐의 적응기를 거치고 살아났지만, 이번에는 국내선수 쪽에서 부상이 속출하며 결국 7위에 자리하고 말았다.

나란히 9,10위에 자리한 서울 형제는 더욱 암울했다. 애런 헤인즈와의 호흡을 위해 경험이 있는 오데리언 바셋과 시즌을 시작했지만, 문경은 감독이 원했던 ‘해결사’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이후 득점력에 초점을 맞추고 마커스 쏜튼을 데려왔지만 부진은 물론 결국 정강이 부상으로 한국을 떠났다. 마지막으로 합류한 크리스토퍼 로프튼은 팀의 플레이오프 탈락이 확정된 이후인 6라운드에 들어서야 적응을 마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최하위 삼성은 비시즌 글렌 코지와 함께 밝은 시즌 전망을 내다봤었다. 하지만 해외 팀을 상대할 때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고, 외국선수에게 특수한 환경이라는 KBL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다 퇴출을 당했다. 대신 합류한 네이트 밀러는 예전 현대모비스 시절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삼성이 추구했던 외곽농구에 물들지 못했던 것이다.

올 시즌을 돌아볼 때 단신 외국선수가 팀 성적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했다. 시즌 초반마다 “외국선수 선발이 시즌 농사의 절반이다”라는 말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단신 외국선수들은 장신 선수들 못지않게 많은 비중을 가져갔다. 그리고 그들과 호흡을 맞춰야했던 국내선수 라인업이 탄탄할수록 순위표 높은 곳에 자리했다. 올 시즌 이들의 역할에 있어서는 대부분이 외곽 득점이었다. 리그 3점슛 시도가 역대급인 것만 보더라도 단신 외국선수들이 리그 전체적인 경기 성향에도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다가올 2019-2020시즌에는 신장제한 제도가 폐지되며 이들이 다시 KBL 무대를 밟을 수 있을지는 물음표가 붙는다. 그럼에도 다음 시즌에 한국을 찾을 가드형 외국선수가 있다면, 어떠한 포지션에서 팀의 상승세를 이끌지 주목된다.

+ 2018-2019시즌 단신 외국선수 정규리그 기록(팀 순위순) +

울산 현대모비스
섀넌 쇼터_ 54G 23분 33초 17.2득점 5.6리바운드 4.0어시스트

인천 전자랜드
기디 팟츠_ 54G 27분 23초 18.9득점 5.8리바운드 2.2어시스트 1.6스틸

창원 LG
조쉬 그레이_ 53G 24분 24초 17.6득점 4.5리바운드 3.9어시스트 1.6스틸

부산 KT_
조엘 헤르난데즈_ 2G 13분 39초 6.0득점 4.0리바운드 1.5스틸
데이빗 로건_ 17G 25분 5초 17.5득점(3P 3.3개) 2.7리바운드 3.8어시스트 1.4스틸
스테판 무디_ 1G 8분 14초 5.0득점 1.0스틸
쉐인 깁슨_ 8G 14분 40초 7.0득점 1.6리바운드 1.1스틸
저스틴 덴트몬_ 15G 22분 37초 15.7득점 2.6리바운드 2.8어시스트

전주 KCC
마퀴스 티그_ 43G 22분 46초 11.8득점 2.4리바운드 3.6어시스트
마커스 킨_ 9G 22분 33초 14.6득점(3P 1.9개) 3.1리바운드 1.9어시스트

고양 오리온
제쿠안 루이스_ 16G 26분 27초 16.2득점 2.6리바운드 5.8어시스트 1.4스틸
제이슨 시거스_ 21G 20분 53초 13.6득점 4.2리바운드 2.0어시스트 1.0스틸
조쉬 에코이언_ 14G 17분 59초 13.9득점(3P 1.9개) 2.0어시스트

안양 KGC인삼공사
마이클 테일러_ 시즌 전 교체
랜디 컬페퍼_ 16G 29분 20.9득점(3P 3.6개) 2.1리바운드 4.1어시스트 1.9스틸
저스틴 에드워즈_ 36G 23분 12초 14.7득점 4.3리바운드 2.7어시스트 1.6스틸

원주 DB
마커스 포스터_ 51G 27분 28초 25.2득점(3P 2.8개) 5.2리바운드 3.8어시스트 1.0스틸

서울 SK
오데리언 바셋_ 18G 24분 4초 15.1득점 3.2리바운드 3.3어시스트
마커스 쏜튼_ 12G 20분 55초 10.3득점 2.0리바운드 1.3어시스트
크리스토퍼 로프튼_ 22G 22분 33초 13.1득점(3P 2.8개) 2.3리바운드 2.5어시스트 1.5스틸

서울 삼성
글렌 코지_ 18G 24분 20초 11.2득점 2.9리바운드 3.3어시스트
네이트 밀러_ 36G 23분 12초 9.8득점 5.6리바운드 1.8어시스트 1.5스틸

# 사진_ 점프볼 DB(유용우, 신승규, 박상혁, 윤민호, 홍기웅, 이청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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