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결산] ⑩ ‘와이드 오픈’ KBL 새 집행부, 첫 시즌 성적표는?

이재범 기자 / 기사승인 : 2019-03-20 03: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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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재범 기자]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는 KBL 새로운 집행부의 첫 시즌이었다. KBL은 이번 시즌부터 3년 주기(1회 재임 가능)로 각 구단에서 돌아가며 총재를 맡기로 했다. 최다 우승팀인 현대모비스가 그 첫 번째 주자로 나섰다. 현대모비스는 이정대 현대모비스 전 부회장을 KBL 총재로 추천했다. 제9대 KBL 이정대 총재는 최준수 사무총장, 김동광 경기본부장과 함께 한 시즌을 치렀다. 농구인과 정치인이 아닌 기업인 출신 이정대 총재가 이끈 2018-2019시즌은 어땠을까?

‘와이드 오픈! KBL’ 소통에 집중

야구, 축구와 달리 자발적으로 프로를 시작한 KBL은 출범 초기 다른 단체에서 보고 배울 정도로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마케팅에선 한 발 앞서나갔다는 게 중론이다. 20살을 넘겨 성인이 된 KBL은 인기가 떨어지자 ‘어릴 때가 좋았지’라며 과거의 향수에 젖어 그 시절로 돌아갈 방법을 찾아 헤맸다. 그 과정에서 멀리 내다보지 못해 장기적인 계획은 무너지고, 눈앞의 벽을 넘는데 급급했다. 주위를 살피지 않고 귀를 닫았다. ‘내가 무조건 맞으니까 따라오라’고 우겼다. 팬들은 그런 KBL에 더욱 등을 돌렸다.

새 집행부를 맞이한 KBL은 돌아선 팬들을 붙잡기 위해 마음을 열었다. KBL은 시즌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이례적으로 이정대 총재, 최준수 사무총장, 김동광 경기본부장이 프리젠테이션을 가졌다. 시즌 슬로건을 ‘와이드 오픈(WIDE OPEN)! KBL’로 정하고, 새로운 시즌부터 무엇이 달라지고, KBL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직접 설명했다.

단순하게 보여주기 행사에 머물지 않았다. KBL은 팬들과 소통 창구 '보이스 포 KBL(Voice for KBL)'을 열어 특정 주제 중심으로 분기별로 팬들의 의견을 받았다. 좋은 의견을 낸 팬들을 초청해 KBL 각 팀장들이 직접 그들의 의견을 들었다. 농구관계자, 스포츠 산업 전문가, 언론인, 중계방송사 및 뉴미디어 종사자 등으로 구성된 ‘농구발전위원회’라는 또 다른 의견 청취 창구도 만들었다.

KBL 이준우 사무차장은 “와이드오픈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총재님께서 실제로 귀를 기울이시며 팬들이나 구단 요청 사항, 수정 사항을 최대한 반영해서 고치려고 하셨다. 그 중에 하나가 외국선수 제도라서 서둘러 손질했다”며 “이번 시즌은 전 집행부에서 정한 그대로 따라갈 수 밖에 없는 게 많았는데 다음 시즌에는 더욱 와이드오픈에 맞게 사업 계획을 잡고 있다. 특히 농구 저변 확대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했다.



평가가 엇갈리는 판정과 마케팅

KBL은 김영기 총재 시절 심판과 경기원을 관리하는 경기본부를 분리했다. 심판 관리를 좀 더 체계화하고, FIBA 경기규칙을 도입, FIBA와 활발한 교류를 통해 심판들의 능력 향상에 힘을 쏟았다. 선수들의 기량이 하루아침에 좋아지지 않듯이 심판들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빨리 농구를 시작하면 초등학교 3~4학년, 늦어도 중학교 때 농구공을 잡는다. 대학 졸업 후 프로에 데뷔하는 선수들은 최소 10년 가량 선수 경력을 갖는다.

KBL은 아마추어 경력 심판을 뽑기도 하지만, 선수 출신 심판도 채용했다. 이들의 심판 경력은 선수들보다 당연히 짧다. 이제 자리 잡은 즈음 세대교체를 하듯 고참 심판들을 대거 내보냈다. 판정에 불만이 많은 구단 관계자 사이에서도 “경험 적은 심판들의 기량이 올라올 때까지 기다려줘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렇지만, 당장 눈앞에 1승이 오갈 때 그럴 여유를 부리기는 힘들다. 판정 문제는 영원한 숙제다.

KBL은 이를 인지하고 최대한 심판들의 기량 향상에 힘을 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각국 심판 교육을 담당하는 FIBA 테리 무어 인스트럭터를 초청, 두 달 동안 교육을 진행했다. 언론을 대상으로 두 차례나 판정 및 규칙 설명회를 열어 적극 소통에 나섰다. 시즌 중 일어난 판정이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규칙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는 등 언론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비판은 받아들이고, 해명할 것은 해명했다.

판정과 더불어 KBL의 숙제 중 하나는 마케팅이었다. 지난 집행부에선 모든 임원이 농구인으로 구성되었다. 마케팅 전문가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경기가 재미있으면 팬들이 몰려드는 건 맞다. 가장 핵심이다. 다만, 날 것 그대로 매력이 있을지 몰라도 계속 추락하는 농구인기를 끌어올리려면 시선을 한 번 붙잡을 수 있도록 예쁘게 포장해야 한다.

새로운 집행부에선 마케팅팀장과 마케팅 경력 사원을 채용해 마케팅팀을 강화했다. 관중 증대 방안 등 다양한 시도를 많이 내놓았다. 이런 노력에도 구단에선 불만이 나왔다. KBL에서 내놓은 것들이 이미 20년을 지나오며 시도해봤다는 것.

이준우 사무차장은 “총재님께서 심판 문제를 듣고 FIBA 인스트럭터 초청 등 더 확실한 교육 강화를 지시하셨다. 일부 심판 연봉이 대한민국농구협회나 WKBL보다 적은 경우도 있다. 안정적인 보수를 받을 수 있도록 바꿔야 기량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신다”며 “전체 심판 인원이 적다. 은퇴선수나 드래프트 탈락 선수 등을 충원해 제2 농구인생의 길을 열어주는 등 심판들이 최대한 안정적 활동이 가능하도록 틀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했다.

마케팅 문제에 대해선 “사무국장과 다녀온 미국 연수에서 NBA(미국프로농구)와 MLS(미국프로축구) 등 통합마케팅을 접한 뒤 이를 KBL형 통합마케팅으로 추진하려고 한다. 올해는 저변을 확대하려고 판을 벌리려고 했다”며 “또한 인지도가 있는 기업들, CGV, 현대자동차와 협의, 캐논과 전자랜드의 협업 등으로 농구 알리려고 했다. 경기장에서 다양한 먹거리 해소를 위한 협업도 추진하려고 한다. 구단에선 해봤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이거나 대안이 없는 지적을 하는데 우리 자체적으로 추진하려고 하는 게 있다”고 앞으로 더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KBL 직원 복지 대폭 강화

KBL은 한 때 오랜 기간 직원들의 연봉을 동결한 적이 있다. KBL이 재정적 어려움에 처해 임원들까지 동참하는 고통 분담이라면 이해된다. 잠시 머물다 떠날 임원들은 결재권을 가졌다는 이유로 자신의 배만 불렸다. 가장 중요한 직원 처우에서 낙제점에 가까웠다. 농구를 좋아해 KBL에 입사했던 능력 있는 직원이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 인사 체계도 엉망이었다. 농구만 아니라면 직원들이 일할 맛 떨어지는 회사였다.

이정대 총재가 온 뒤 바뀌었다. 전문성을 갖추고 일할 인력이 부족했던 경기본부에 부장 두 명을 채용하고, 밀리고 밀렸던 직원 승진 등을 정리했다. 직원 연봉도 이전보다 대폭 인상시켰다. 또한 이정대 총재는 점심시간을 12시에서 11시 30분으로 30분 당겼다. 이유는 먹고 싶은 거 마음 편히 먹으라는 의미다. KBL 사옥은 가로수길 인근인 신사동이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이다. 점심 시간에 맞춰 나가면 맛집 앞에는 대기인원이 많다. 점심 시간을 당겨 이런 불편을 없앴다. 이정대 총재는 이를 신의 한 수로 표현하며 만족한다는 후문.

이준우 사무차장은 “총재님께서 오신 뒤 밀렸던 승진도 다 시키고, 원활한 조직개편을 했다. 4개 단체 평균 수준으로 연봉도 인상시켰다”며 “다음 시즌에 제대로 평가 받을 것이다. 선수수급 저변 확대와 제도 간단 명료화, 통합마케팅 관련 중장기 사업을 통과시켜서 3년, 5년, 10년차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했다.

KBL 새 집행부의 의사와 하고자 하는 방향이 정확하게 드러나는 시즌은 2019-2020시즌이다. 이번 시즌은 제대로 일을 하기 위한 맛보기였다. KBL의 가장 문제점 중 하나가 장기 계획이 없는 것이었는데 이정대 총재가 이를 제대로 마련만 한다면 다시 도약할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이다. 2018-2019시즌은 이를 위한 토대였다.

#사진_ 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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