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양준민 기자] 올 시즌 트레이드 데드라인 전까지 이 선수의 커리어가 사실상 끝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을지도 모른다. 바로 자바리 파커(24, 203cm)의 이야기다.
올 시즌을 앞두고 FA자격을 취득한 파커는 지난 4년간 몸 담았던 밀워키 벅스를 떠나 시카고 불스로 이적했다. 2014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밀워키에 입단한 파커는 정규리그 222경기 평균 30분 출장 15.1득점(FG 48.7%)을 기록할 정도로 득점력이 뛰어난 포워드다. 다만, 정규리그 출전 숫자에서 알 수가 있듯 파커는 부상이 잦고, 무엇보다 수비에서 극명한 약점을 드러냈다.
이에 밀워키는 일찍이 파커와 재계약을 포기, 새로운 팀을 물색하던 파커는 고향 팀인 시카고 불스가 내민 손을 잡았다. 파커의 입장에선 시카고가 자신의 고향도 고향이지만 리빌딩 과정을 보내고 있는 팀이라 출전기회가 많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3번 포지션에 선수가 부족했던 시카고 입장에선 득점력을 갖춘 파커의 영입이 팀 공격력 향상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2018년 여름 파커는 시카고와 2년간 총액 4,0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고, 내년 시즌 팀 옵션이 걸려있다)
하지만 파커와 시카고의 동행은 서로가 서로에 대한 기대와 달리 달콤한 로맨스의 연속은 아니었다. 시즌 초반 시카고의 주전 3번으로 나선 파커는 꾸준한 득점력을 보여줬다. 다만, 파커의 발목을 잡았던 건 역시나 많은 이들이 우려했던 것처럼 약점인 수비력이었다. 무엇보다 수비전문선수가 부족했던 시카고는 잭 라빈(24, 196cm)과 파커가 많은 득점을 올렸지만 반대로 손쉽게 상대에게 점수를 헌납하며 패배를 되풀이했다. 스몰포워드임에도 3점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도 파커의 가치를 급락시킨 요인 중 하나였다. 올 시즌 파커는 평균 32.5%(0.9개 성공)의 3점 성공률을 기록, 커리어 전체론 평균 34.1%(0.7개 성공)의 3점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설상가상으로 시즌 중반 웬델 카터 주니어(19, 208cm)가 왼쪽 엄지손가락 부상으로 사실상 시즌을 마감하면서 파커의 수비력은 점점 마이너스 요소가 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챈들러 허치슨(22, 201cm) 등 수비력과 허슬 플레이가 좋은 선수들에게 밀려 출전시간까지 줄어든 파커는 짐 보일런 감독의 로테이션 운용에 큰 불만을 품고, 팀에 공식적으로 트레이드까지 요청하는 등 시카고와 파커의 갈등의 골은 계속 깊어져만 갔다.
결국, 파커의 트레이드를 결심한 시카고는 급기야 파커를 출전명단에서 제외, 파커의 트레이드 상대를 찾기 시작했다. 허나, 이미 가치가 떨어질 대로 떨어진 파커를 영입해줄 상대를 찾기란 쉽지가 않았다. 일각에선 시카고가 파커와의 계약을 전면 해지, 파커의 중국리그 진출 루머도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여기에 파커의 무릎 부상 이슈까지 불거지면서 리그 내 다른 구단들은 파커의 몸 상태에 의구심을 표했고, 논의를 이어가던 트레이드 협상도 지지부진했다. 이에 시카고는 트레이드 데드라인 앞두고 조금씩 파커에게 출전시간을 부여하며 향간에 떠도는 루머와 다른 구단들의 불안감을 불식시키려 노력했다.
이번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파커 영입에 가장 큰 관심을 표했던 팀은 뉴욕 닉스였다. 파커도 실제 뉴욕 이적에 호의를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뉴욕 역시 최악으로 평가되는 파커의 수비력에 대해 우려감을 표하며 협상에서 발을 빼기 시작했다. 끝내는 올 여름 케빈 듀란트(30, 206cm), 카이리 어빙(26, 191cm) 등 리그 내 슈퍼스타들의 영입을 준비하고 있는 뉴욕은 파커의 높은 몸값에 부담감을 느끼며 영입을 포기했다. 시카고 역시 뉴욕의 선수들 중에 원하는 매물이 없어 파커의 트레이드 논의에 소극적으로 임하는 등 파커의 시카고 탈출은 사실상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의견들이 대두되기도 했다.

하지만 역사(歷史)는 깊은 밤에 이루어진단 말이 있듯, 파커는 결국 시카고 탈출에 성공했다. 지난 2월 7일(이하 한국시간), 그간 물밑에서 트레이드 협상을 이어오던 시카고와 워싱턴은 오토 포터 주니어(25, 203cm)와 자바리 파커, 바비 포르티스(24, 211cm)와 2023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 교환에 합의, 파커는 시카고 입단 후 약 8개월 만에 시카고를 떠나 워싱턴으로 이적하며 본인 커리어의 3번째 팀을 맞이했다.
양 팀이 트레이드를 단행한 이유는 서로 명확했다. 먼저, 시카고는 수비력 보강을 위해 포터를 영입했다. 리그 내 대표적인 3&D 플레이어로 꼽히는 포터는 시카고의 전체적인 팀 수비력을 올려줄 수 있는 적임자였다. 워싱턴 시절, 존 월-브래들리 빌 콤비에 이어 팀의 공격 3옵션을 역할을 잘 수행했다는 점도 시카고 프런트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포터는 시카고 이적 후 15경기에서 평균 17.5득점(FG 48.3%) 5.5리바운드 2.7어시스트를 기록, 시즌 초반의 부진을 완벽히 씻어내는 등 전문가들로부터 시카고의 전력에 알맞은 조각이란 호평을 듣고 있다.
반면, 워싱턴이 우선적으로 생각했던 부분은 분위기 쇄신이었다. 시즌 초반 워싱턴은 선수단 내부 불화로 홍역을 치렀고, 그 중심에는 포터와 존 월(28, 193cm)이 있었다. 워싱턴의 입장에선 슈퍼맥스를 받고 있는 월을 트레이드시키기가 어려웠고, 상대적으로 저가의 연봉을 받고 있는 포터의 트레이드로 팀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여기에 더해 워싱턴은 시즌 중반 트레이드를 통해 트레버 아리자(33, 203cm)를 영입, 포터를 주전이 아닌 벤치멤버로 쓰고 있었다.(*올 시즌 오터 포터 주니어는 약 2,600만 달러의 연봉을 수령, 다음 시즌도 약 2,700만 달러의 연봉을 수령한다)
이에 워싱턴은 포터의 몸값에 비해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벤치에서 포터만큼의 득점력을 보여줄 수 있는 파커의 영입에 매력을 느꼈다. 이미 플레이오프 진출이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에서 자칫 남은 시즌도 파커가 부진을 거듭하면 오프시즌 파커에 대한 팀 옵션 행사를 포기, 샐러리캡 절감이 가능하단 생각도 워싱턴의 계산에 포함됐다. 또, 드와이트 하워드(33, 211cm)의 허리부상 등 인사이드 로테이션이 붕괴된 상황에서 바비 포르티스(24, 213cm)까지 얻어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워싱턴은 파커 영입에 마음을 굳혔다. 워싱턴은 현재 파커와 포르티스의 경기력에 관해선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지만 재계약에 대해선 아직까진 별다른 언급은 하고 있진 않다.
이렇게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단행된 트레이드는 현재까지 양 팀 모두에게 윈윈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파커는 워싱턴 이적 후 17경기에서 평균 27.1분 출장 14.7득점(FG 56%) 7.4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 워싱턴의 기대대로 벤치에이스의 역할을 맡아 전문가들의 호평을 듣고 있다. 워싱턴은 월이 부상으로 빠진 후 경기 템포를 끌어올리며 얼리 오펜스를 지향하고 있다. 운동능력에 강점이 있는 파커는 워싱턴의 뛰는 농구에 잘 녹아들며 제 몸에 알맞은 옷을 입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올 시즌 워싱턴의 평균 경기 페이스 102.58로, 이 부문 리그 전체 8위를 기록 중이다)
#자바리 파커 워싱턴 이적 후 17경기 야투성공률 분포도(*19일 기준)

파커의 수비력은 여전히 치명적이다. 허나, 사이즈와 운동능력을 활용한 돌파는 파커를 림 근처의 효율적인 공격수로 만들었다. 파커는 워싱턴 이적 후 제한구역(Restricted Area) 내에서 평균 74.4%의 야투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 평균 55.6%의 야투성공률로 안정적인 미드레인지 게임까지 보여주는 등 파커는 최근 3점 라인 안쪽에서 가장 위력적인 공격수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파커는 워싱턴 이적 후 공격효율성을 나타내는 지수, 오펜시브 레이팅(ORtg) 111.5를 기록 중이다)
또, 이와 함께 파커는 최근 들어 상황판단능력까지 좋아졌다는 평가까지 함께 듣고 있다. 이전까지 파커는 돌파 후 주로 득점만을 노리던 선수였다. 허나, 지금은 돌파에 이어 짧은 패스나 킥아웃 패스로 동료들의 득점까지 돕는 등 플레이메이킹 능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리바운드 가담과 허슬플레이 등 궂은일 참여에도 이전보다 강한 의지를 내비치는 등 위기 후 기회를 맞은 파커는 그 기회를 소중하게 여기며 올 시즌 막판 사람들의 조롱과 비난을 이겨내고, 보란 듯이 부활에 성공했다.
이런 파커의 활약에 워싱턴도 연일 흡족한 미소를 보내고 있다. 스캇 브룩스 감독은 ESPN과 인터뷰에서 “파커는 본인이 어떻게 플레이를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나는 파커에게 포인트포워드의 움직임을 주문했고, 파커는 내 주문대로 잘 움직이며 팀 공격에 많은 차이를 만들어주고 있다. 나는 전부터 파커의 볼 핸들링과 패스능력을 눈여겨봤다. 포터와 파커의 차이가 바로 그것이다. 파커의 득점력과 플레이메이킹 능력은 팀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는 말을 전하는 등 워싱턴 이적 후 파커는 포인트포워드로 거듭나며 커리어의 전환기를 만들어냈다.
#자바리 파커 프로필
1995년 3월 15일생 203cm 111kg 스몰/파워포워드 듀크 대학출신
2014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 밀워키 벅스 지명
정규리그 222경기 평균 15.1득점(FG 48.7%) 5.6리바운드 2.1어시스트 기록 중
#사진-나이키, NBA 미디어센트럴, NBA.com(*슛 차트)
#자료참조-NBA.com, BASKETBALL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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