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김용호 기자] 코트를 누비는 선수들만큼 그 곁에서 에너지를 뿜는 이들을 만난다. 15번째 코트사이드의 주인공으로는 다시 한 번 의무트레이너, AT(Athletic Trainer)를 찾아가봤다. 하지만, 이번에는 무대가 다르다. 지난 18일 2019 KUSF 대학농구 U-리그가 개막한 가운데 대학선수들과 때로는 친근한 형, 동생 사이로 지내며 몸 관리를 책임지는 트레이너를 만났다. 지난 20일 난적 중앙대를 꺾은 경희대의 하예준 트레이너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체육학과에서_스포츠의학과로 #누군가를_돕는일을_하고싶어서
경희대 스포츠의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하예준 트레이너는 대학 입시를 준비하던 시절부터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하 트레이너는 “고3때 진로를 고민하다가 경희대 체육학과를 지원했었어요. 하지만 성적이 부족해서 재수를 하게 됐죠. 그렇게 1년이란 시간을 다시 가지면서 적성에 대한 깊은 고민을 더 하게 됐어요. 제가 스포츠를 원체 좋아했는데, 그러면서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거죠. 그래서 트레이너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됐어요”라며 자신의 시작점을 돌아봤다.
이어 “재수를 해서 체육학과에 입학했는데, 1학년을 마치고 군대를 다녀왔어요. 돌아왔을 때는 스포츠의학과로 자리를 옮겨 학교 내의 AT센터에서 교육을 받으며 트레이너로서의 준비를 시작했죠”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농구부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을까. 하 트레이너는 “교내 AT센터에서 100시간의 이수를 하면 그 다음 학기부터 운동부를 선택해 트레이너 활동을 할 수 있어요. 저는 2학년 2학기 즈음부터 시작해서 3학년까지는 보조 트레이너를 하고, 올해 4학년이 돼서 전담 트레이너가 된 거죠. 지금은 운동부에 총 7명의 트레이너들이 활동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많은 운동부 중에 농구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당시 종목을 선택할 때 상황 상 농구부에 가면 전담 트레이너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 같았어요. 제가 원래 야구를 좋아하는데, 그 다음으로 좋아하는 종목이 농구였거든요. 야외보다는 실내가 낫지 않을까라는 어린 생각도 해봤었는데, 농구 자체가 몸싸움이 격렬해서 부상도 잦고 쉽지는 않았죠”라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고심 끝에 선택한 직업인만큼 후회는 없었다고. 그는 “선수들과 가장 많이 붙어있는 포지션이다 보니 동질감이 많이 생겼던 것 같아요. 제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도 많아서 정말 보람을 느껴요. 아직 어려운 것들이 많지만 그래서 더 노력하게 되는 게 장점인 것 같기도 해요”라며 뿌듯함을 내비쳤다.

#학생과_트레이너_사이 #복귀선수_잘뛰면_뿌듯해
재학생 트레이너만큼 프로구단에 종사하는 트레이너와는 일과가 다소 다르다. 학업을 병행하는 하 트레이너는 “오전에는 선수들도 수업을 들어야하기 때문에 저도 학업에 집중해요. 오후가 되어서야 선수들의 훈련 준비를 도와주면서 트레이너로서의 제 일과도 시작되죠. 그러고 나면 야간 훈련 전에 또 수업을 듣기도 하고요. 아무래도 두 가지 역할을 소화하다보니 바쁘긴 하지만, 프로팀도 그만큼 훈련이나 업무가 많을 테니 비슷하지 않을까요? ”라며 어엿함을 보였다.
자신이 직접 끌려서 선택한 직업이기 때문에 보람찬 순간도 많았을 터. 하 트레이너는 “최재화가 부상에서 복귀 한지 얼마 안 된 채로 홈개막전을 치렀잖아요. 기대만큼 잘 해줬는데, 이처럼 선수들이 부상을 떨쳐내고 다시 코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때 가장 보람찬 것 같아요”라며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반대로 고충이 있었다면 발전에 대한 부분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선수가 부상을 당하면 급격하게 좋아지는 경우는 흔치 않아요. 어떻게 관리를 함께 하느냐가 중요한데, 그래서 AT센터에 계시는 지도교수님, 실장님, 또 프로팀에 계시는 선배 트레이너와 동료들과도 정말 많은 연구를 하며 성장하고 있어요”라고 덧붙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경희대 선수들과의 추억도 쌓여갔다. 그는 “트레이너를 하다 보니 선수들이 얼마나 몸 관리를 스스로 잘하는지도 알게 되고, 그게 코트에서 경기에 임하는 자세까지 달라진다는 걸 알게 됐어요. 정말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들을 보면 저도 덩달아 감명을 받고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라며 선수들에게 엄지를 치켜세웠다.
하 트레이너는 코트 밖에서의 이야기도 전했다. “선수들도 학생이다 보니 생활에서의 고충도 많더라고요. 물론 재활을 하면서 오는 심리적인 부담도 있고요. 그럴 때마다 저도 해줄 수 있는 조언은 아낌없이 시간을 내서 전해주고 있어요. 따로 밥을 먹기도 하죠. 최근에 동계훈련을 갔을 때는 권혁준, 이사성과 함께 방을 쓰면서 부상 관리를 해주고, 더 친해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재활군 선수들과 많이 붙어 있다 보니 한 마디라도 더 하게 돼요.”
선수들에게 들은 말 중에는 역시 ‘고맙다’는 말이 제일이라고. 하 트레이너는 “선수들이 늦은 시간까지 치료를 해주면 꼭 고생했다고, 고맙다고 말을 해줘요. 그 때가 가장 힘이 나죠. 아직 애들이 간드러지는 말까지는 잘 안 해요(웃음). 하지만 고맙다는 한 마디에 제가 더 고마움을 느끼게 되죠”라며 미소를 지었다.

#프로팀_트레이너도_꿈꿔요 #멋있다는_한마디_듣고파
2019년은 하예준 트레이너가 경희대에서 보내는 마지막 해다. 어느덧 진정한 사회 진출을 계획해야 할 때. 다시 한 번 발전의 의지를 드러낸 그는 “선수들이 필요한 재활에 대해 체크해서 빠르게 그에 맞는 처치를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면 더 좋은 트레이너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또한, 강압적이 아닌 소통을 통해서 선수들이 어떤걸 필요로 하는지 파악할 수 있는 트레이너가 되고 싶어요”라며 자신의 소망을 밝혔다.
이어 프로구단 트레이너의 꿈도 전했다. 하 트레이너는 “한 번쯤은 잘 조직되어있는 시스템 내에서 프로선수들과 생활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당장 어느 프로팀에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저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한 번은 도전해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확실한 꿈이 있는 만큼 이상적으로 바라보는 롤모델도 있었다. “트레이너 계에서 가장 유명하신 한 분이 프로야구 LG 트윈스에 계시던 김용일 트레이너님이거든요. 한 구단에 오래 근무하시면서 실력을 쌓으셨고, 지금은 MLB에 있는 류현진 선수를 돕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저도 트레이너로서 열심히 실력을 쌓아서 해외 진출하는 선수들을 도우는 기회를 잡아보고 싶어요. 이건 하나의 예에 불과하고 미래에 많은 활동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하예준 트레이너의 말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먼 미래에 트레이너로서 멋있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제가 일하는 모습이 전문성 있어 보이고 멋있다는 말을 들으면 이 길을 선택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들 것 같아요”라고 환하게 웃으며 인터뷰를 마쳤다.
★Wish on Courtside
“경희대를 졸업하기 전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 시즌을 전담 트레이너로 활동하게 됐잖아요. 장담을 할 수는 없지만 시즌이 끝나갈 무렵에 저희 팀이 우승을 다투는 자리에서 기쁨을 만끽했으면 좋겠어요. 그런 장면이 저희 팀의 미래에 있다면, 나중에 뒤돌아봤을 때도 정말 좋을 것 같아요.”
# 사진_ 김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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