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의 새 국면을 맞고 있는 보얀 보그다노비치

이민욱 기자 / 기사승인 : 2019-03-22 00: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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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민욱 칼럼니스트] 인디애나 페이서스에게 1월 24일(한국 시간) 토론토 랩터스 전은 잊고 싶은 날이다. 에이스이자 올스타, 빅터 올라디포(193cm, G)가 대퇴사두근 파열로 시즌 아웃이 된 날이기 때문. 올라디포의 빈자리는 당장 다음 경기였던 멤피스 그리즐리스(103-106 패)전부터 크게 드러나기 시작했고, 이는 4연패로 곧바로 이어졌다. 그러나 뛰어난 시스템을 가진 인디애나가 쉽게 무너질 팀은 아니었다. 빠르게 전력을 재정비한 그들은 6연승을 달렸다.

비록 도만타스 사보니스(208cm, F/C)까지 왼쪽 발목을 다치면서 휘청댔지만, 홈에서는 서부 컨퍼런스 팀들도 울고갈 정도로 꾸준한 전력을 보이며 플레이오프 안정권에는 머물러 있다. 이렇게 팀의 비상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에도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며 매 경기 고군분투 중인 새로운 주득점원이 있다. 바로 보얀 보그다노비치(203cm, F)이다.

1989년생으로, 2014년에 NBA에 데뷔한 그는 현재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모스타르 태생(대표팀은 크로아티아를 선택)인 보얀은 고향 프로팀인 즈린스키 모스타르에서 본격적으로 프로농구 선수를 시작하였으며 만 16세 때는 유럽에서 루카 돈치치(201cm, G/F)를 길러낸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보얀은 돈치치와 달리 레알 마드리드에서 빛을 보지 못했다.

그가 유로리그에서 주목받는 유망주로 인정받은 곳은 레알 마드리드가 아닌, 크로아티아 명문 클럽 시보나(Cibona)였다. 이 팀은 유럽의 전설, 고(故) 드라젠 페트로비치가 뛰던 팀으로 보그다노비치는 2009년부터 2년간 뛰며 주가를 올렸다.

+시보나 시절 하이라이트+

2년간 시보나 유니폼을 입고 유로리그(2009-2010시즌, 2010-2011시즌)에 나선 보얀은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치고 대단한 공격력을 보이며 유럽농구 관계자들뿐 아니라 NBA 스카우트들에게도 유명인사가 되었다. 2009-2010시즌에는 8.1득점(3점슛 38.7%)을 기록했고, 팀은 16강에 진출했다. 바로 다음 시즌에도 그는 10경기에서 18.0득점을 올리며 눈도장을 찍었다.

2011년 NBA 드래프트 자동대상자였던 보얀은 2라운드 31순위로 마이애미 히트에 지명되었으나 이후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를 거쳐 브루클린 네츠로 지명권이 넘어갔다.

그러나 그는 NBA에 바로 도전하지 않았다. 먼저 페네르바체 이스탄불(2011–2014) 유니폼을 입은 보얀은 유로리그에 다시 나서면서 다년간 큰 경기 경험을 쌓았다. NBA에 도전한 것은 페네르바체와의 계약이 종료된 2014년으로, 브루클린 네츠(2014-2017)와 정식 계약을 맺으며 NBA에 입성했다.

중간에 트레이드 되어 워싱턴 위저즈로 팀을 옮겼지만, 그는 평균 두 자리 득점을 기록하며 NBA와 같은 레벨에서도 꾸준히 자기 득점은 챙길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을 입증했다. 2017-2018시즌에는 14.3득점(3점슛 40.2%)을 기록했고, 2018-2019시즌에는 3월 22일 현재 17.8득점(3점슛 41.9%)을 남기고 있다.

인디애나는 보얀이 갖고 있는 무기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게 해준 팀이다. 그는 단순히 슛만 좋은 선수가 아니다. 공격 루트가 많은 전방위 득점원이다. 빠르진 않으나 수비수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읽은 뒤 타이밍을 잡고 들어가는 드리블 돌파와 중거리 슛이 위력적이며, 볼이 없을 때 움직이면서 시도하는 커트인에도 일가견이 있다. 이러한 능력을 앞세워 지난 1월 20일부터 27경기 연속 두 자리 득점을 올리고 있는 중이다. 또, 어시스트 수치가 높지는 않으나 동료들의 공격 기회를 적절히 보면서 찔러주는 패스 타이밍까지 좋은 편이었다.

그러나 보얀이 코트에서 돋보인 건 공격만이 아니었다. 약점으로 지적되던 수비력이 인디애나 이적 이후 많이 나아졌다. 바로 이 점이 대부분의 농구 초점이 공격에 맞춰져 있던 브루클린, 워싱턴 때와 가장 차별화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는 민첩성 부족으로 인해 수비 한계는 확실히 존재하는 건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를 격한 몸싸움을 동반한 허슬 플레이와 센스로 극복하고 있다. 보얀의 수비력이 좋아진 이면에는 강한 수비를 표방하는 네이트 맥밀란 감독의 탁월한 지도력과 함께 본인의 노력이 크게 작용했다. 보얀의 수비가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시기는 역시 인디애나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자웅을 겨루던 2017-2018시즌 동부 컨퍼런스 플레이오프 1라운드 시리즈가 아닐까 싶다.

2018년 4월 21일, 「ESPN」 기사에 나오는 보얀의 인터뷰를 살펴보면 그가 얼마나 수비에 많은 신경을 쏟고 있는지 잘 나타나 있는 것 같다. 당시 보얀은 르브론 제임스(203cm, F)를 상대로 림에서 최대한 먼 지역에서 공을 잡도록 몸으로 밀어내고, 힘들게 슛을 쏘게 만들려고 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2017-2018시즌 개막 전까지 많은 이들은 나를 수비가 좋지 못하다고 말했다. 현재 나는 좋은 수비수는 아니지만, 최소한 내가 수비하는 선수들은 공격하기 힘들게 하려고 늘 생각하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보얀은 수비에 많은 에너지를 쏟아서인지 체력이 서서히 떨어지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공수에서 좋지 못한 경기력을 보이기 시작했다. 결국 인디애나는 르브론의 벽을 넘지 못하고 시리즈 스코어 3승 4패로 패배했다.

하지만 보얀은 이 시기 3차전(92-90 승)에서 3점슛 7개를 포함해 30점을 넣는 대활약과 함께 여러 번 투지 넘치는 수비를 보여주는 등 농구팬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올 시즌에도 보얀은 데뷔 이래 최고 성적을 남기며 인디애나가 핵심선수 공백을 이겨내는데 힘을 보태고 있다. 그리고 올라디포의 시즌 아웃 소식 이후에는 완연한 팀의 중심이자 기둥으로 우뚝 올라섰다. 2월 28일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전에서는 개인 최다 37득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보그다노비치는 페이스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그는 2월 한 달간 평균 32.3분을 뛰며 23.1점(야투 54.6% 3점 슛 41.4%)을 기록하였는데, 이 시기 ‘이 주의 선수’에 선정되는 영예도 안았다.

2018-2019시즌이 끝나면 비제한적 자유 계약 선수(Unrestricted Free Agent)가 되는 보얀이 지금과 같은 경기력을 플레이오프에서도 계속 보여줄 수 있다면, 처음 계약을 맺었던 시기보다 더 많은 돈을 만질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인디애나에 합류할 당시 그는 2년(2년차는 부분 보장)간 2,100만 달러(한화 약 235억 원)에 달하는 계약을 맺은 바 있다.

NBA 입성 이후 개인 기량 부분에서 전성기를 맞이하며 주가를 올리고 있는 보그다노비치, 과연 2019년 7월에는 그의 평가가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NBA 미디어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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