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네컷] LG 김시래가 말하는 #시래대잔치 #트레이드 #버저비터 #LG대잔치

강현지 / 기사승인 : 2019-03-23 18: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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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강현지 기자] 네 장의 사진으로 돌아보는 선수들의 농구인생. 여덟 번째 주인공은 창원의 봄바람을 이끈 야전사령관 김시래(29, 178cm)다. 농구대잔치를 그의 무대로 만들었던 2011년 2월부터, 12시간만에 희비가 엇갈렸던 트레이드도 되짚어봤다. 또한 올 시즌 그의 명장면이었던 버저비터 이야기를 덧붙여 보면서 24일부터 시작하는 봄 농구에 대한 각오도 들어봤다.



#1. 시래대잔치
시래대잔치. 농구 팬이라면 한 번쯤 이 말을 들어봤을 것이고, 그의 팬이라면 김시래가 얼마나 많은 노력으로 이 자리에 왔는지 알 수 있다. 2011년 2월, 김시래는 농구대잔치 6경기 평균 25.5득점 6.2리바운드 8어시스트 2.7스틸로 날아오르며 명지대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명지대 2학년 시절, 박대남의 부상으로 주전 자리를 꿰차면서 팀의 에이스로 거듭난 김시래. 2010년 대학농구리그 출범 당시 단국대를 상대로 트리플더블(10P 10R 11A)을 기록, 당시 이상민 삼성 감독 이후 아마추어 무대에서 14년 만에 어시스트로 달성된 트리플더블이라며 이슈 메이커가 됐다.


그가 기억하는 ‘시래대잔치’는 어땠을까? “편한 마음으로 참가했는데, 몸 상태가 너무 좋았어요. 하고 싶은 걸 하면 다 됐을 때였다고 할까요? 상무 형들을 만나 지긴 했지만, 제가 가진 걸 많이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형들이랑 재밌게 경기를 했거든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게 신기했고, 명지대도 최고의 성적을 남긴 대회가 됐죠. 기억에 남는 농구대잔치에요.”


이후 모비스(현 현대모비스)가 2012년 1월 31일,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획득하자 유재학 감독은 망설임 없이 김시래의 이름을 불렀다. 김시래는 “(최)부경이가 될 줄 알았는데, 모비스가 1순위 지명권을 가지게 되면서 ‘내가 1순위가 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1순위로 뽑히면서 그때까지 운동했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어요. 부모님이 뒷바라지해 준 게 생각나더라고요. 그런게 머릿 속에 지나가서 부모님께 큰절을 했던 기억이 나요. 운동이 사실 많이 힘들었어요. 포기하고 싶었을 때도 있었지만, 부모님 생각에 끝까지 버텼던 것 같아요”라고 덧붙이며 프로 무대에 첫발을 내딛었던 그때를 떠올렸다.



#2. 1년차 트레이드
모비스의 유니폼을 입은 김시래는 2012-2013시즌 54경기 평균 6.9득점 2.7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정규리그 2위를 도왔다. 양동근과의 투 가드 시스템은 점점 호흡이 맞춰졌고, 그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전자랜드를 상대로 3경기 평균 12득점 2.7리바운드 3.7어시스트, SK와의 챔피언결정전 4경기에서는 10.3득점 3.3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활약해 생애 첫 우승 반지를 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우승 다음 날인 2013년 4월 18일 아침. ‘모비스 우승 주역 김시래, LG로 전격 이적’이란 기사가 떴다. 그해 모비스는 우승을 위해 시즌 중 LG로부터 로드 벤슨을 영입하면서 향후 3시즌 간 1회 1라운드 지명권 또는 김시래 영입 중 하나를 택하도록 제안했기 때문.


“형들에게 묻히긴 했지만, 신인 시즌에 우승했으니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제가 그때까지 우승을 했던 적이 없었거든요. 1년 차에 우승을 하니 너무 좋았는데, 그 기분을 오래 만끽하지 못했죠.” 우승과 트레이드, 하루 사이에 김시래의 표정이 엇갈렸다.


“아침에 모비스 국장님이 방으로 찾아오셨어요. ‘트레이드 됐다’고 하시는데, 사실 그때는 아무 생각 없이 다시 잤어요. (축승회를 하고)너무 피곤했거든요. 자고 일어나보니 기사가 다 떴더라고요.”


LG로 온 김시래는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데이본 제퍼슨, 크리스 메시와 더불어 문태종, 김종규와 호흡을 맞추면서 LG의 정규리그 1위를 도왔다. “적응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라고 말한 그는 “아쉬운 건 정규리그 1위를 했는데, 플레이오프에서는 준우승에 머물렀거든요. 그게 정말 아쉬웠어요. 2년 연속 우승이 하고 싶었는데 마지막에 제가 다치는 바람에 도움이 못 됐거든요. 미안한 마음이었죠”라며 속마음을 털어놨다.


공교롭게도 이 시즌 우승은 모비스가 차지했다. 김시래는 자신의 트레이드를 어떻게 봤을까. 만약 트레이드가 안 됐더라면 어땠을까. 김시래는 “동근이형이랑 같이 뛰면서 ‘이게 리더구나’라고 느꼈던 순간이 많았어요. 의지할 수 있었고, ‘동근이형같은 선수가 돼야지’란 마음을 가졌거든요”라며 “만약 모비스에 계속 있었다면 지금처럼 시간을 부여받지 못했을 것 같아요. 돌아보면 정말 좋은 기회였구나 싶죠. 모비스는 전성기인 동근이형도 있었고, 그 후에도 좋은 가드들이 많이 들어왔잖아요”라고 생애 첫 트레이드를 터닝포인트로 삼았다.



#3. 버저비터에 덩크슛까지
그간 무던했던(?) 김시래의 플레이가 올 시즌 달라졌다. 버저비터와 덩크슛, 개인 하이라이트 장면을 두 컷이나 만들어냈다. 지난 3월 10일, 오리온 전에서 23m 버저비터를 성공시킨 이야기를 꺼내자 “버저비터 자체가 제 농구인생에서 처음이 아닐까 해요. 얼떨떨했죠. 그 전까지 제 플레이가 잘 안 돼서 신경이 쓰였는데, (강)병현이형이 블록한 공이 제 앞으로 떨어졌고, 시간이 1초가 남은 게 보여서 있는 힘껏 던졌죠. 어? 근데 들어가더라고요. 리액션을 좀 더 크게 해야 했는데, 병현이형이 대신 해줘서 고마워요”라며 웃었다.


그 경기로 4시즌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지은 LG. 김시래는 팬들을 위한 화끈한 팬서비스도 펼쳤다. 경기 종료 후 팬들의 요청으로 생애 첫 덩크슛에 성공한 것. 물론 혼자 힘으로가 아니라 김종규의 도움을 받아서 말이다. 김종규의 “점프 뛰면 내가 잡아줄게”라는 말을 듣고, 김시래는 첫 덩크슛에 성공했다.


“솔직히 종규를 못 믿었거든요(웃음). 나만 믿고 점프를 뛰라고 했는데, 막상 덩크슛을 하고 나니 기분이 좋았어요. 그리고 매달려 있다가 떨어지는데, 한참을 떨어지더라고요. 림에 매달려 봤지만, 덩크슛은 처음이었죠.” 쇼타임(?)을 펼친 김시래의 말이다.



#4. 이번엔 ‘시래’대잔치 아닌 ‘LG’대잔치
2014-2015시즌 이후 모처럼만에 봄 농구에 초대된 LG. 24일 오후 7시, 창원실내체육관에서 부산 KT와 맞붙는 가운데 김시래의 몸 상태는 어떨까. 지난 19일, 원주 DB와의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김시래는 종아리 통증 호소로 결장한 바 있다.


김시래는 “점점 괜찮아지고 있어요. KT 전에 맞춰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죠”라고 몸 상태를 전했다. 그는 상무 제대 이후 처음 봄의 무대를 밟는다. “오랜만의 플레이오프라 기대도 되고, 설렘도 커요. 분위기 자체가 정규리그와 다른데, 즐기면서 뛰고 싶어요”며 각오를 덧붙였다.


4라운드 한 때 7~8위를 맴돈 LG가 정규리그 3위로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뭘까. 시즌 중반까지도 엇박자가 났던 조쉬 그레이와의 호흡은 어떻게 맞췄을까. 김시래는 “선수들의 팀워크가 점점 맞아갔어요. 하나가 되면서 누구에게도 뒤질 것 같지 않다는 생각으로 시너지를 냈죠. 저 또한 그레이와 호흡을 더 맞추려 했어요. 아무래도 둘 다 공을 갖고 시작해야 하는데, 그러면 수비에서 미스매치가 나거든요. 그래서 제가 수비에서 악착같이 한 발 더 뛰고, 잘 풀리지 않을땐 리딩을 도와주며 이야기를 많이 나눠요. 그게 호흡이 좋아진 원동력인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KT와의 플레이오프에서 “3승을 하고 싶어요”라고 목표를 밝힌 김시래. 그 역시도 양궁농구를 펼치는 KT의 외곽슛을 견제했다. “KT의 외곽수비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KT의 경우는 빅맨들까지도 슛을 던지기 때문에 조심해야할 것 같아요. 그래도 종규가 말한 것처럼 저희 팀에도 슛 좋은 선수들이 많고, 종규와 메이스의 트윈타워가 굳건하기 때문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라며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둔 각오를 밝혔다.


올 시즌 LG의 홈 경기 승률은 77.8%(21승 6패). 현대모비스, 전자랜드에 이어 홈 승률이 좋은 LG 선수들은 “홈에서 경기를 하면 팬들의 함성 덕분에 질 것 같지 않다”며 든든함을 표했다. 김시래도 마찬가지다. “선수들이 홈에 오면 너무 편하다. 팬들의 응원소리가 워낙 크지 않은가. 한 골이 터질 때 마다 함성 소리가 들리다보니 ‘여기가 우리 홈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꼭 홈에서 모두 이기고 부산으로 가도록 하겠다”며 다부지게 말했다.


# 사진_ 점프볼 DB(유용우, 홍기웅,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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