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NBA] ‘명가(名家)’ 샌안토니오 스퍼스, 유종의 미를 꿈꾸다!

양준민 / 기사승인 : 2019-03-27 03: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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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양준민 기자] 그렉 포포비치 감독의 마법이 다시 한 번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살려냈다. 27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샌안토니오는 정규리그 43승 31패를 기록, 최근 트레이드마크인 조직적인 수비가 되살아난 샌안토니오는 9연승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22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 성공을 목전에 두고 있다.[모든 기록은 3월 26일 저녁을 기준]

샌안토니오의 올 시즌은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다. 지난 시즌 카와이 레너드(TOR)의 부재 속에 라마커스 알드리지(33, 211cm)의 원맨 팀으로 플레이오프에 올랐던 샌안토니오는 오프시즌 레너드를 처분에 성공했고, 그 자리에 더마 드로잔을 들였다. 사람들은 드로잔이 최근 전성기에 들어섰단 점을 감안, 이에 올 시즌 샌안토니오의 성적을 낙관적으로 바라봤다. 드로잔의 영입과 맞물려 토니 파커(36, 188cm)의 샬럿 이적, 마누 지노빌리(41, 198cm)까지 은퇴를 발표하는 등 샌안토니오는 빅3 시대를 끝내고,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음을 팬들에게 알렸다.

하지만 샌안토니오의 새 출발은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주전 포인트가드 자리를 예약했던 디욘테 머레이(22, 196cm)가 부상으로 낙마, 시즌아웃까지 선고받으며 전력 구성에 난항을 겪었다. 여기에 백업 포인트가드를 맡아줘야 할 데릭 화이트까지 개막을 며칠 앞두고 전력에서 이탈하며 위기가 예고됐다. 하지만 샌안토니오는 시즌 초반 드로잔과 알드리지 원투 펀치의 활약을 앞세워 위기탈출에 성공했다. 드로잔은 포인트가드 부재의 공백을 메우려 플레이메이커 역할까지 맡는 등 올 시즌 팔방미인으로 변신했다. 올 시즌 드로잔이 본인의 어시스트 부문 커리어하이를 기록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드로잔은 커리어 평균 3.4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특정 선수들에 의존해 한 시즌을 온전히 치르는 것엔 한계가 있었다. 드로잔·알드리지·게이를 제외, 전반적인 기량이 떨어지는 선수들로 구성된 샌안토니오의 로스터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한계를 드러냈다. 샌안토니오는 수비조직력의 균열을 시작으로, 노장들이 주축이 된 로스터에 에너지레벨을 더해줄 젊은 선수들의 성장까지 정체되며 부진을 거듭했다. 그 결과, 2월 시작부터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2승 4패를 기록하는 등 2월 한 달에만 3승 7패를 올리는 데 그친 샌안토니오는 플레이오프 진출권의 마지노선, 8번 시드 밑으로까지 밀려나며 사람들의 불안감을 현실로 만들었다.

허나, 샌안토니오엔 그렉 포포비치 감독이 있었다. 포포비치 감독이 팀의 부활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손 봤던 부분은 선수들의 멘탈 케어였다. 포브스의 보도에 따르면 포포비치 감독은 선수들과 1대1 면담을 통해 선수 개개인의 목표를 설정해주고, 남은 시즌 이를 달성하는 것을 동기부여로 삼으란 주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라인업의 수정도 이뤄졌다. 포포비치 감독은 떨어진 에너지레벨 보강을 위해 게이를 벤치로 내리고, 보드장악력을 갖춘 야콥 퍼들(23, 213cm)을 먼저 주전 라인업에 포함시키는 등 내부 변화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가파른 상승세로 돌아선 샌안토니오를 향해 구단 외부에선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마키프 모리스(29, 208cm)는 USA 투데이와 인터뷰에서 “포포비치 감독은 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감독이다”는 말을 전했고, 팬 사이디드도 “최근 샌안토니오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지금의 경기력이라면 상위시드 팀들이 샌안토니오를 쉽게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포포비치 감독이 있는 샌안토니오는 분명, 플레이오프에서 우승 컨텐더로 평가받기에 충분하다”는 말을 전하는 등 샌안토니오의 상승세는 정규리그 막판 리그 판도에 또 다른 변수를 만들어냈다.


▲수비력 장착 더마 드로잔, 투-웨이 플레이어로 거듭날까?

27일 현재 더마 드로잔(29, 201cm)은 정규리그 69경기에서 평균 21.4득점(FG 47.3%) 6.2리바운드 6.2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올 시즌 샌안토니오에서 드로잔의 역할은 스코어러에 국한되지 않는다. 앞서 언급했듯 포인트가드 진영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경기운영에 구멍이 생긴 샌안토니오는 드로잔에게 플레이메이커의 역할까지 맡기고 있다. 드로잔을 보좌하는 브린 포브스(25, 191cm)와 데릭 화이트의 역할도 명확하다. 두 사람은 보조 볼 핸들러를 맡으며 각자의 장점을 살리고 있다. 그 예로, 슈팅능력이 좋은 포브스는 슈터로, 반대로 수비력이 좋은 화이트는 전문수비수로 드로잔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최근 리그 트렌드는 아이솔레이션 능력이 좋은 선수를 활용, 이를 통해 공격전술을 파생시키는 것이다. 외곽 슛 능력이 떨어지지만 반면, 돌파능력이 좋고, 최근 어시스트에 눈을 뜨기 시작한 드로잔은 올 시즌 드라이브 인에 이은 킥아웃 패스나 포스트업으로 상대의 시선을 분산시킨 후 인사이드로 침투하는 선수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주는 등 플레이메이커로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드로잔은 최근 포브스에 인터뷰에서 “벨리넬리의 존재가 큰 힘이 된다. 돌파 후 킥아웃 패스를 빼줄 때 가장 먼저 찾는 건 벨리넬리다. 그는 우리 팀 내 최고의 슈터다”는 말을 전하는 등 마르코 벨리넬리(32, 196cm)에 강한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우려가 됐던 알드리지와 호흡도 시간이 지날수록 무르익고 있다. 드로잔은 미드레인지 점퍼가 좋다는 알드리지의 강점을 적극 활용, 두 선수는 2대2 픽앤 팝 플레이로 올 시즌 재미를 보고 있다. 일각에선 알드리지와 호흡적인 측면만 놓고 본다면 레너드보단 드로잔의 합류가 샌안토니오에겐 플러스요인이 됐다고 평가하는 의견들이 많다. 드로잔도 약점인 3점 시도를 줄이고, 잘 하는 것인 돌파와 킥아웃 패스들을 위주로 플레이를 이어가다보니 겉으로 보이는 득점 숫자는 떨어졌을지 몰라도 효율성은 데뷔 후 최고라는 평가를 듣는 등 드로잔은 샌안토니오 이적 후 또 한 번의 성장을 이뤄냈다.

또, 올 시즌 드로잔은 수비수로서도 성장했다. 토론토 시절에도 드로잔은 수비력이 떨어지는 선수가 아니다. 공격력이 리그 정상급이란 평가와 함께 수비는 리그 평균이라 받았다. 하지만 샌안토니오 이적 후 드로잔은 대인수비와 볼 없는 상황에서 수비가 눈에 띄게 좋아지며 호평을 받고 있다. 이전까진 상대 움직임을 놓치고, 돌파를 내주는 경우가 많았다. 허나, 지금은 끝까지 상대를 쫓고 슛을 내주더라도 견제를 통해 성공률을 낮추는 수비를 펼치는 등 수비의 요령이 늘어난 것을 볼 수가 있다. 이 때문인지 몰라도 팬 사이디드는 최근 “샌안토니오는 드로잔의 수비력 성장에 감사해야한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올 시즌 드로잔은 수비효율성을 나타내는 디펜시브 레이팅(DRtg) 110.6을 기록 중이다)

그렇다고 해서 올 시즌 드로잔의 경기력이 시즌 내내 만족스러웠던 것은 아니다. 토론토 시절, 드로잔은 "우울증을 앓고 있다” 밝히는 등 정신적으로 무너지면 순식간에 무너지는 치명적인 단점을 안고 있다. 더 링어의 보도에 따르면 드로잔은 최근 빈스 카터와 켄트 베이즈모어가 직접 운영하는 라디오 팟 캐스트, Winging It에 출연, 시즌 중반 샌안토니오가 부진에 허덕였을 때 본인도 덩달아 기분이 다운되며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단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때마다 드로잔의 기분을 풀어줬던 건 그 무엇도 아닌 포포비치 감독의 세심한 배려였단 후문. 포포비치 감독은 드로잔에게 집에서 편히 쉴 수 있도록 훈련에서 제외,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라 주문하는 등 잠시나마 농구가 주는 압박감을 잊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느덧 오프시즌 많은 이들을 충격에 휩싸이게 했던 드로잔과 레너드의 트레이드가 종결된 지도 꽤 많은 시간이 지났다. 이적 직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던 드로잔은 지금은 샌안토니오 생활에 100% 만족하고 있다. 그 예로, 드로잔은 최근 클러치 포인트와 인터뷰에서 “나는 지금 샌안토니오에서 매우 행복하다. 행복이 시간과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샌안토니오에서 짧은 시간을 보냈지만 나는 팀의 모든 것에 만족한다. 샌안토니오는 많은 선수들이 입단을 원하는 명문이다. 나 역시 샌안토니오에서 행복하고, 이 행복감이 시간이 지날수록 증폭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는 말을 전하는 등 올 시즌 드로잔은 샌안토니오의 유니폼이 잘 어울리는 선수로 완벽히 거듭났다.



▲파워포워드로 돌아간 라마커스 알드리지, 제 몸에 걸맞은 옷을 입다!

후반기 샌안토니오의 상승세만큼이나 라마커스 알드리지(33, 211cm)도 득점력도 불을 뿜고 있다. 알드리지는 후반기 15경기 평균 22.7득점(FG 55.2%) 8.9리바운드 2.1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가시적인 기록과 효율성 모두를 잡고 있다. 알드리지의 경기력 향상엔 포지션 변화가 주요했다. 시즌 초반 포포비치 감독은 루디 게이를 파워포워드로, 알드리지를 센터로 세우며 빠른 템포의 농구를 시도하는 등 리그 트렌드에 맞게 팀에 스피드를 더하려 노력했다. 다만, 최근 포포비치 감독은 라인업에 변화를 주며 알드리지를 4번으로 기용하는 등 알드리지의 인사이드 수비부담을 최대한 줄여주는 쪽으로 게임 플랜을 수정하고 있다.

실제, 알드리지도 최근 247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구단 측에선 현재 퍼들이 5번을 맡고, 내가 4번으로 내려가 플레이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있다. 포포비치 감독님의 생각처럼 나는 4번 포지션이 더 편하다. 그 이유인 즉, 좀 더 공격적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픽앤 롤 플레이보단 픽앤 팝 플레이를 더 선호하는 선수다. 하지만 5번으로 뛰다보면 픽앤 팝보단 픽앤 롤 플레이의 비중을 더 많이 가져가야한다. 내가 인사이드에서 많이 움직여줘야 다른 선수들에게 공간을 만들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워포워드의 역할은 다르다. 외곽에서 움직이며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포지션이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후반기 알드리지는 오펜시브 레이팅(ORtg) 110.6을 기록 중이다)

그도 그럴 것이 알드리지는 빅맨이지만 슛 터치가 부드러워 미드레인지 게임에 강점을 보이는 선수다. 포스트 업에 이은 페이더웨이도 수준급이다. 최근엔 포포비치 감독의 주문에 따라 3점 시도를 늘리는 등 알드리지는 정확한 미드레인지 점퍼의 감각을 3점 라인 바깥으로까지 옮겨와 후반기 평균 41.7%(0.8개 성공)의 3점 성공을 기록 중이다. 그렇다고 해서 알드리지가 포스트에서의 플레이를 등한시하는 것도 아니다. 인사이드에서 다양한 공격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알드리지는 경기 중 센터로 포지션을 옮겼을 땐 적극적으로 인사이드를 공략하고 있다. 또한 킥아웃 패스의 비중을 늘리는 등 올 시즌 알드리지가 올린 어시스트 대부분이 인사이드 주변에서 이뤄졌다.(*올 시즌 알드리지는 평균 44.7%의 미드레인지 점퍼 성공률, 제한구역 내에선 70.2%의 야투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경기 외적으론 올 시즌 알드리지의 리더십은 팀 안팎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오프시즌 샌안토니오는 파커의 이적과 지노빌리의 은퇴로 리더십 공백이 생길 것으로 우려됐다. 하지만 팬 사이디드에 따르면 알드리지는 오프시즌부터 솔선수범하는 모습으로 팀 내 젊은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드리지는 최근 팀이 부진했을 때 데릭 화이트와 브린 포브스, 주전 백코트를 맡고 있는 두 선수를 따로 불러 미팅을 갖고, 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려 노력했다. 여기에 퍼들의 개인훈련에 지도 선생을 자처하는 등 젊은 선수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며 이들과 사이의 간극을 없애려 노력하고 있다. 이에 팬 사이디드는 “알드리지의 리더십은 마치 던컨을 보는 것 같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스포르팅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알드리지는 포틀랜드 원정에서 데미안 릴라드(POR)와 사적인 대화를 나누다 본인의 마지막은 포틀랜드에서 끝마치고 싶다는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는 샌안토니오 생활에 불만이 있어 나온 말이 아니다. 알드리지는 그저 다시 한 번 포틀랜드에서 함께 하고 싶다는 릴라드의 말에 예의상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알드리지는 샌안토니오에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싶단 뜻을 전하는 등 2015년 여름 샌안토니오 이적 후 미운 오리 새끼에서 팀의 확고한 중심으로 발돋움한 알드리지는 드로잔과 함께 빅3 시대를 끝낸 새로운 샌안토니오의 중심이다.



▲샌안토니오 공격 3옵션 루디 게이, 팀에 에너지를 더하다!

시즌 개막전을 앞두고 오른쪽 발꿈치에 부상을 당하며 시즌 첫 부상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루디 게이(32, 203cm)를 보고, 사람들은 ‘올 시즌도 게이는 역시나구나“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 이유인 즉, 게이는 최근 2시즌 간 부상 악령에 시달리며 정규리그 100경기 출장에 그쳤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샌안토니오에 합류한 게이는 아킬레스건 부상 후유증을 이겨내지 못하고, 정규리그 57경기 평균 21.6분 출장 11.5득점(FG 47.1%) 5.1리바운드 1.3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마찬가지 플레이오프에서도 기대 이하의 활약을 펼치는 등 게이와 샌안토니오의 만남은 새드엔딩으로 귀결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올 시즌의 게이는 다르다. 27일 현재 게이는 정규리그 61경기 평균 26.8분 출장 14득점(FG 51.1%) 6.6리바운드 2.7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약점인 3점도 평균 41.9%(1.1개 성공)의 성공률을 기록하는 등 확실히 전에 비해 컨디션이 올라와있다. 물론, 시즌 초반 아킬레스건 부상 후유증으로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이어가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팀의 3옵션으로 확실히 자리 잡은 게이는 드로잔과 알드리지의 부담을 덜어주며 올 시즌은 팀에 많은 보탬이 되고 있다. 그 예로, CBS 스포츠의 보도에 따르면 올 시즌 포포비치 감독이 팀 내에서 칭찬을 많이 하는 사람 중 한 명이 게이일 정도란 후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올 시즌 게이는 3번과 4번을 오가며 포포비치 감독의 전술 운용에 숨통을 트여주고 있다. 스몰포워드로 뛸 땐 신체조건을 활용한 포스트업 등 적극적인 인사이드 공략으로 득점을 올리고 있다. 반면, 4번으로 뛸 땐 기동력을 활용한 인사이드 돌파와 정확한 미드레인지 점퍼로 상대를 공략하고 있다. 오프 더 볼 스크린을 활용해 끊임없이 미스매치를 만들어 상대 림을 공략하는 샌안토니오의 시스템도 올 시즌 게이가 공격에서 자신의 강점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게이 스스로도 드로잔-알드리지와 동선 중복을 피하기 위해 볼 없는 공격 시도를 늘리는 등 두 사람과 공존에 성공했단 점도 고무적이다.(*올 시즌 게이는 평균 51.8%의 미드레인지 점퍼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무엇보다 올 시즌 게이는 공격도 공격이지만 수비에서 많은 호평을 받고 있다. 게이는 스피드와 민첩함 등 운동능력과 203cm의 신장, 윙스팬까지 221cm에 달하는 등 수비수로서 이상적인 신체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다. 다만, 팀 수비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면서 그간 수비가 필요할 때마다 포포비치 감독의 외면을 받았다. 포포비치 감독은 게이에 비해 득점력은 떨어지지만 수비와 궂은일에 능한 단테 커닝햄(31, 203cm)을 중용, 수비 공백을 메우려했다. 시도는 적지만 외곽에서 간간이 3점을 시도, 공간 활용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커닝햄이 포포비치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였다.

하지만 시즌이 중반을 향해가면서 샌안토니오의 수비 전술에 적응한 게이는 현재 커닝햄을 완벽히 밀어내고, 수비로도 포포비치 감독을 만족시키고 있다. 볼 없는 수비는 여전히 약점을 보이고 있다. 다만, 게이는 운동능력을 활용한 스위치디펜스와 가드 포지션부터 빅맨 포지션 수비까지 별다른 어려움 없이 소화, 수비가 필요할 때마다 포포비치 감독의 중용을 받고 있다. 파워포워드로 포지션을 변경하면서 이전과 달리 리바운드 경합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엔 벤치로 내려가 부족한 벤치득점력과 경기 중반 떨어진 에너지레벨을 보강하는 역할을 맡는 등 올 시즌 게이는 포포비치 감독의 두터운 신뢰를 받으면서 샌안토니오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매김했다.



▲깜짝 활약 데릭 화이트, 올-디펜시브 퍼스트 팀 선정 가능할까?

누군가의 위기는 누군가에겐 기회라 했던가. 올 시즌 디욘테 머레이의 시즌아웃은 데릭 화이트(24, 193cm)에게 비상할 기회를 제공했다. 그리고 그 기회를 확실히 잡은 화이트는 올 시즌 샌안토니오의 주전 포인트가드로 확실히 거듭났다. 2017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9순위로 샌안토니오에 입단한 화이트는 팀의 제3포인트가드로 사실상 가비지 멤버였다. 지난 시즌 화이트는 정규리그 17경기에서 평균 8.2분 출장에 그쳤다. 허나, 올 시즌 화이트는 정규리그 59경기 평균 25.8분 출장 9.9득점(FG 48.3%) 3.7리바운드 3.9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샌안토니오의 새로운 라이징스타로 급부상했다.

올 시즌 화이트가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는 것은 바로 수비력이다. 193cm의 신장에 윙스팬까지 2m에 이르는 등 신체적인 조건과 함께 운동능력까지 좋은 화이트는 대형 퍼리미터 수비수로 성장할 수 있는 이상적인 조건들을 갖췄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더불어 왕성한 활동량까지 돋보이는 화이트는 올 시즌 강력한 압박수비로 상대 공격수들을 괴롭히고 있다. 또, 가드 포지션이지만 블록슛에 능하단 것도 화이트의 장점. 올 시즌 화이트는 평균 25.8분을 출전하고도 평균 0.6개의 블록을 기록 중이다. 화이트가 블록슛에 강점을 보이는 건 상대 공격 타이밍을 읽고, 헬프 블록에 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화이트는 7일 애틀랜타와 경기에서 6개의 블록을 기록, 리그 역사상 203cm 이하의 선수 중 가장 많은 블록을 기록한 선수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올 시즌 화이트는 디펜시브 레이팅(DRtg) 106.2를 기록 중이다)

이렇듯 올 시즌 수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화이트를 향해 美 현지에선 올 시즌 NBA 올-디펜시브 퍼스트 팀 선정 자격이 충분하단 의견이 팽배하며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 예로, 팬 사이디드는 “올 시즌의 화이트는 올-디펜시브 퍼스트 팀에 들어갈 자격이 충분하다. 이는 화이트도 잘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화이트의 능력은 실제 경기에서 보이는 모습과 함께 기록에서도 잘 드러난다. 화이트의 수비지표는 리그 정상급 퍼리미터 수비수인 패트릭 베벌리(LAC), 크리스 폴(HOU)에게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팀 수비에 탁월하단 것도 화이트의 장점이다. 화이트는 단순히 상대를 1대1로 막는 것이 아니라 볼 핸들러를 트랩으로 몰아넣는 등 팀 수비에 대한 이해 역시 탁월하다”는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해서 화이트가 수비에만 능한 것도 아니다. 화이트는 포인트가드로서 게임운영능력이 떨어지고, 2대2플레이 전개에 있어서도 약점을 보인다. 다만 그에 반해 운동능력과 풋워크가 좋은 화이트는 돌파를 자유자재로 이어가며 드로잔의 아이솔레이션 플레이를 분담하고 있다. 킥아웃 패스능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화이트는 돌파 후 내주는 짧은 패스나 플로터로 득점을 마무리하는 등 주로 슛에 특화된 샌안토니오의 다른 가드들과 차별화된 강점을 갖고 있다. 그러다보니 시즌 초반 포포비치 감독은 화이트에게 수비수와 보조 볼 핸들러의 역할만 맡겼지만 시즌을 거듭하며 자신감을 찾은 화이트가 본인의 잠재력을 발현하자 화이트에게 더 많은 역할을 맡기며 두터운 신뢰감을 보이고 있다.(*올 시즌 화이트는 제한구역 내에서 평균 61.8%의 야투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적응 마쳐가는 야콥 퍼들, 샌안토니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샌안토니오의 시스템 농구는 리그에서 가장 정교하기로 소문이 나있다. 전학생들이 샌안토니오 농구 적응을 어려워하는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특히, 빅맨 포지션은 더욱 그렇다. 리그에서 스크린 전술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팀 중 하나인 샌안토니오는 빅맨에게 오프 더 볼 스크린 등 다소 복잡한 움직임들을 요구한다. 이에 리그에서 농구에 대한 이해도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뛰어나다는 라마커스 알드리지나 파우 가솔(MIL)조차 처음 샌안토니오에 왔을 때 전술적응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야콥 퍼들(23, 213cm)도 마찬가지다. 퍼들은 지난해 여름 더마 드로잔과 함께 토론토를 떠나 샌안토니오로 건너왔다. 지난 시즌 토론토에서 요나스 발렌슈나스(26, 213cm)의 입지를 위협할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줬던 퍼들이었기에 그의 합류도 올 시즌 샌안토니오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가솔과 알드리지로 구성된 샌안토니오의 인사이드는 사실상 전면적인 세대교체가 필요했다. 가솔의 경우, 이미 지난 시즌부터 부상악령에 시달리는 등 예전의 그 가솔이 아니었다. 이에 사람들은 퍼들이 인사이드 세대교체의 적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허나, 기대와 달리 퍼들은 초반 샌안토니오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하며 전반기 정규리그 55경기 평균 14.8분 출장 5.2득점(FG 64.1%) 4.7리바운드 1.2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스피드를 살리기 위해 게이와 커냉햄 등 단신 포워드를 중용한 것도 퍼들이 중심 로테이션에 들어가지 못했던 또 다른 이유. 하지만 후반기에 들어서며 퍼들의 입지는 180도 달라졌다. 포포비치 감독은 알드리지를 4번 포지션으로 내리며 알드리지의 파트너로 다름 아닌 퍼들을 점찍었다. 이와 함께 올 시즌 부상 등을 이유로 전반기 27경기 평균 12.2분 출장에 그쳤던 가솔까지 바이아웃으로 내보내는 등 퍼들에게 힘까지 실어줬다.

그 결과, 퍼들은 후반기 14경기에서 평균 22.2분 출장 6.9득점(FG 63%) 8리바운드 1.6블록을 기록 중이다. 기록에서 알 수 있듯 퍼들은 샌안토니오의 팬들이 기대했던 것처럼 보드장악력과 림 프로텍팅에 두각을 나타내며 본인의 팀 내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기동력이 좋은 퍼들은 이미 토론토 시절부터 2대2 픽앤 롤 플레이 수비에 강점을 보이는 등 수비형 센터로 성장가능성을 보여줬다. 퍼들은 본인의 신체조건을 활용해 림을 사수하는 능력도 뛰어나 알드리지의 수비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리바운드 경합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퍼들은 후반기에만 평균 3.4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등 수비에서 팀의 에너지레벨을 높여주고 있다.(*퍼들은 후반기 디펜시브 레이팅(DRtg) 96.8을 기록 중이다)

마찬가지 퍼들은 공격에서도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기동력이 좋은 퍼들은 2대2 픽앤 롤 플레이 롤맨 역할을 맡아 안정적인 득점마무리 능력까지 보여주고 있다. 후반기 제한구역 내에서 평균 67.2%의 야투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또, 코트에 서 있는 동안 끊임없이 오프 더 볼 스크린으로 슈터들의 찬스나 인사이드 침투 길을 열어주는 등 궂은일까지 도맡고 있다. 여기에 더해 지난 시즌까지 패스에서 약점을 보였던 퍼들은 올 시즌 평균 1.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패스에도 눈을 뜨면서 컨트롤 타워로 또 한 번 성장했단 평가를 듣고 있다. 이에 샌안토니오 익스프레스는 올 시즌 퍼들의 활약을 두고, “올 시즌 퍼들은 롤 플레이어로서 한층 더 성장했다. 그는 여전히 올스타 레벨의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내리는 등 퍼들도 샌안토니오 이적 후 커리어의 전환기를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포포비치 감독은 247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올 시즌에 대한 큰 만족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포비치 감독은 “도전은 언제나 유쾌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올 시즌은 매우 만족스런 시즌이었다. 브린 포브스와 데릭 화이트, 데이비스 베르탄스 등 팀 내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를 지켜보는 건 올 시즌 나의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 그들의 성장유도는 올 시즌 내게 주어진 과제였다. 올 시즌 나는 젊은 선수들의 가파른 성장세에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그들은 앞으로도 계속해 성장해나갈 것이다”는 말로 정규리그에 대한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또, 포포비치 감독은 최근 "올 시즌 종료 후 포포비치 감독은 샌안토니오의 지휘봉을 내려놓을 것"이라 항간에 떠돌던 은퇴설을 일축, 원래 계획대로 2019-2020시즌이 끝나고, 일반인으로 돌아갈 것이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샌안토니오의 상승세는 포포비치 감독의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수관리와 전술운용의 대가인 포포비치 감독은 늘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어려움을 극복했다. 올 시즌 샌안토니오의 파이널 우승 가능성은 분명히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오프에서 샌안토니오의 선전이 기대되는 이유는 바로 리그의 역사상 최고의 감독, 포포비치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스크롤 압박에도 불구하고,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사진-NBA 미디어센트럴, 나이키, 점프볼 DB
#기록참조-NBA.com, BASKETBALL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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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민 양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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