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조영두 기자] 최현민(29, 195cm)은 신인 때부터 스몰포워드와 파워포워드를 오가며 안양 KGC인삼공사의 주전급 식스맨으로 자리 잡았다. 매 시즌 성장세를 보이던 그였지만 상무 입대 후 불의의 부상을 당하며 농구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피나는 노력 끝에 재기에 성공했고, 이번 시즌부터는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키워 가고 있다. 부상 복귀 후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최현민을 만나 평소 궁금했던 10가지 질문을 던져보았다.
※ 본 기사는 2018년 점프볼 3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Q. 오세근 부상 후 출전시간과 비중이 늘어났다.
(오)세근이 형이 수술을 받는 바람에 나와 (김)승원이, (김)철욱이가 많이 뛰고 있다. 내 장점은 신장에 비해 힘이 좋다는 것이다. 김승기 감독님께서도 이 부분 때문에 출전기회를 주시는 것 같다. 정말 감사드린다. 팀에는 나보다 득점력 있는 선수들이 많다. 그래서 나는 수비나 리바운드, 스크린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세근이 형이 빠지고 20경기 정도 뛴 것 같은데 내가 생각한 것만큼은 아니지만, 지난 시즌 많이 못 뛴 거에 비해 경기력이 많이 좋아졌다. 확실히 출전시간을 많이 받으니까 자신감도 생기고 경기력이 올라온 것 같다.
Q. 시즌 초반 2위까지 올라갔지만, KGC인삼공사가 8위로 주춤했다. 팀 분위기는 어땠나.
시즌 초반에 외국선수들을 교체하면서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그 와중에도 상위권은 유지했지만, 세근이 형 수술시점과 맞물려 연패에 빠졌다. 연패 중에는 팀 분위기도 다운되고 같은 운동을 해도 더 힘들게 느껴졌다. 그럴 때 마다 (양)희종이 형을 중심으로 커피를 마시면서 미팅을 많이 했다. 또 코치님들께서도 훈련 때 ‘너희들끼리 뭉쳐서 잘 해야 된다’고 격려를 해주셨다.
Q. 스몰포워드와 파워포워드를 모두 소화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어릴 때는 스몰포워드로 뛰었다. 파워포워드를 맡은 건 대학교 3학년부터였다. 당시 김상준 감독님께서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하도록 해주셨다. 수비할 때는 파워포워드 역할을 하고, 공격할 때는 외곽 공격이나 드라이브인을 주문하셨다. 신인 시절에는 김성철 코치님(현 DB)이 외곽 움직임을 많이 알려주셨고, 은희석 감독님(현 연세대)은 수비를 가르쳐주셨다. 경기 중에도 희종이 형과 세근이 형을 모두 백업하다보니 두 포지션을 오가는 역할로 자리 잡은 것 같다. 그리고 그게 내 장점이라 생각한다.
Q. 팀에서 가장 몸이 좋은 선수로 알고 있다. 헬스 마니아들을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 팁(Tip)을 준다면?
웨이트 트레이닝은 고등학생 때부터 많이 했다. 대학교에 와서는 세근이 형과 같이 했다. 농구는 몸싸움이 허용된 스포츠이기 때문에 같은 실력이면 체격조건이 좋은 사람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웨이트 트레이닝에 신경을 많이 썼다. 대부분 사람들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때 무게를 중요시 한다. 나도 처음에 할 때는 무게를 많이 올리려고 했다. 그런데 많이 해보니까 무게보다는 자세를 정확하게 잡는 것이 중요하더라. 사람마다 체형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자세에 대한 정답은 없다. 자기 몸에 맞는 자세로 운동하는 부위에 정확히 힘이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Q. 벤치 프레스 몇 kg까지 들어보았나?). 한창 때는 120kg까지 들었다. 지금은 100kg 정도로 운동한다.
Q. 양희종이 자신의 뒤를 이을 차기 주장 후보로 꼽았는데?
나는 희종이 형처럼 리더십이 있거나, 대단한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너무 과분하다. 희종이 형이 그렇게 말해주긴 건 너무 영광이고 감사하다. 하지만 아직 그럴 그릇이 아니다. 내 위에 세근이 형도 있고, 후배들 중에는 성곤이가 주장으로 딱이다. 나 같은 경우는 시간이 조금 더 지나서 괜찮은 선수로 자리 잡는다면 모를까, 지금 시점에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희종이 형이 은퇴 할 때가 되면 생각해보겠다.
Q. 상무에서 무릎 부상을 당해 힘든 시기를 겪었는데 당시 심정은 어땠나?
어릴 때부터 튼튼해서 농구를 하는 동안 오래 쉰 적이 없다. 상무에서 무릎 부상을 당했을 때 처음으로 쉬어 본 것이다. 그러다보니 나도 모르게 운동을 쉬면 불안해지는 강박관념이 생기더라. 그래서 수술하고 1~2달이 너무 힘들었다. 입원실에만 있으면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사람들도 많이 못 만났다. 또 내가 원래 활발한 성격이었는데 군대에서 이런 일을 겪으니까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이 오더라. 그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바닥이었던 것 같다. 농구와 인생에 대한 생각을 혼자서 많이 했다. 하지만 지금은 몸이 많이 좋아져서 다행이고, 감사하다. 다시는 다치고 싶지 않고, 아프지 않게 그리고 행복하게 농구를 했으면 좋겠다.
Q. 비시즌마다 열심히 대학원을 다니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나는 어릴 때부터 공부는 거의 하지 않고, 운동만 했다. 학교생활이라는 추억이 없다. 그래서 나에게 도움이 될 만한 과목을 선택하자는 생각에 무턱대고 중앙대 교육대학원 면접을 봤다. 다행히 면접관 분들이 나를 좋게 봐주셨는지 합격이 됐다. 대학원을 다녀보니 지도자에게 필요한 과목들을 많이 배우더라. 그러다보니 운동을 할 때도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또 대학원 학생들과 어울려서 과제도 해봤다. 해보지 않던 경험이라 그런지 재밌었다. 예비신부가 과제 할 때 많이 도와준다. 엑셀 같은 걸 내가 아예 모르니까 예비 신부가 가르쳐줘서 열심히 하고 있다.
Q. 6월에 결혼을 앞두고 있다. 예비신부와의 러브 스토리가 궁금하다.
나보다 두 살 연하인데 친구 소개로 만났다. 나는 원래 결혼을 늦게 하려고 생각했다. 그래서 처음에 만날 때는 결혼에 대한 생각 없이 좋아서 연애를 했다. 그런데 만난 지 몇 달 되지 않았는데 이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특히 상무에서 힘든 일이 있을 때 옆에서 나를 이끌어주는 모습을 보고, 반드시 성공해서 결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성공하려면 더 악착 같이 해야 되니까 책임감도 생겼다. 지금은 농구에 대한 열정과 절실함만 남았다. 그래야만 예비 신부와 행복하게 살 수 있으니까. 또 결혼 날짜를 잡고 나서부터 일이 잘 풀리더라. 그래서 예비신부에게 더 고맙다.
Q. 곧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도 이번 시즌이 더욱 남다를 것 같다.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곧 FA가 된다는 부담감에 경기가 잘 안 풀릴 때도 있다. 특히 연패를 할 때 마다 잠을 잘 못 잔다. 그래도 코트에서 내 플레이를 보여줄 기회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내 목표치보다 잘하려고 하는데 상무에서 운동을 제대로 못하고, 지난 시즌에 많이 못 뛰어서 그런지 생각처럼 안 되더라. 그래도 이번 시즌은 아프지 않고, 지금까지 전 경기 출전하고 있어서 나에게 남다르다. 시즌 끝날 때까지 아프지 않고 전 경기 다 출전하고 싶다. 경기력도 출전시간이 늘어나면서 좋아지고 있으니까 계속 뛴다면 예전 모습보다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운동하고 있다.

Q. 미래에 어떤 선수로 남고 싶은가.
신인 때는 내 포지션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선수가 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정해두었다. 그 뒤로도 매 시즌 목표를 구체적으로 잡아놓고 시즌을 준비했다. 그런데 수술을 하고, 농구를 밖에서 지켜보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농구를 하면서 힘든 시련이 왔지만 그 시련이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성실하고, 악착같고, 열정 있던 선수로 남고 싶다. 이게 나에게는 최고의 찬사일 것 같다. 실력이 많이 부족하지만 이런 부분에서 남들보다 더 열정적이고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게끔 하고 싶다.
BONUS ONE SHOT | 못다한 이야기
준비한 모든 질문이 끝난 후 최현민에게 “못다한 이야기가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최현민은 “지금까지 농구를 하면서 무릎 수술을 받았을 때 가장 힘들었다. 그때 나를 많이 지지해준 예비신부한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며 예비신부에게 한 마디를 전했다. 이어 “내가 재활을 할 수 있게 도와주신 우리 팀 그리고 ’슬림 앤 스트롱 센터‘ 트레이너 형들도 정말 고맙다. 형들이 열심히 운동을 가르쳐 주셔서 경기력을 회복 할 수 있었다”고 감사의 뜻을 밝혔다.
프로필_
포워드, 1990년생, 195cm, 대전고→ 중앙대→ KGC인삼공사
#사진=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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