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김용호 기자] 코트를 누비는 선수들만큼 그 곁에서 에너지를 뿜는 이들을 만난다. 코트사이드의 17번째 주인공은 올 시즌 농구팬들이 꽤나 궁금해 했을 법한 인물이다. SNS를 즐겨 보는 농구팬들이라면 시즌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지금, ‘KBL TV’를 모를 수가 없다. 매 경기마다 선수들의 생생한 인터뷰를 전하고, 경기가 없는 날에도 다채로운 콘텐츠로 팬들의 얼굴에 미소를 번지게했던 이들. 그 중에서도 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허보람(28) 씨는 트렌드를 이끌겠다며 다부진 포부를 전해왔다. 4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만났던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아, 혹시나 선수들이 이 기사를 보고 있다면, 자신들이 당했던(?) 6터뷰를 기획자가 직접 경험하는 모습도 영상으로 꼭 확인해보길 바란다.
#스타트업으로_스포츠계에 #기자도_하고_싶었어요
현재 리그 공식 채널인 KBL TV는 스포츠 마케팅 전문기업인 스포티즌에서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때문에 허보람 씨 역시 스포티즌의 사원이다. 올해로 입사 3년이 됐다고. 그는 본래 ‘하고 싶은 게 많은 사람’이었다. 어떻게 스포츠와의 연을 맺게 됐냐는 질문에 허 씨는 바쁘고, 또 바빴던 과거들을 회상했다.
“지금 함께 계시는 팀장님과 다른 곳에서 스타트업에 뛰어들었었어요. 그분이 ‘청춘스포츠’라는 곳에 대표님이었는데, 아! 점프볼 민준구 기자랑 같이 활동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렇게 청춘스포츠부터 스타트업까지 지금 팀장님과 함께하다가 3년 전에 스포티즌으로 함께 입사하게 된 거에요. 회사에서 저희가 스타트업 하던 모습을 좋게 봐주셨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의외로 전공은 스포츠와 전혀 관련이 없단다. 허 씨는 “제가 한동대에서 본 전공이 국제지역학이고, 상담심리를 복수전공했어요. 전혀 관련이 없죠(웃음). 원래는 스포츠 중에는 축구가 가장 좋았어요. 그래서 축구 기자나 해설위원이 정말 하고 싶었죠. 전공과 상관없이 뭔가 많은 걸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기자가 하고 싶다는 생각에 블로그에 글을 쓰기도 했었고요”라며 미소 지었다.
하고 싶은 일도 있었지만 다가오는 기회를 하나 둘 잡다보니 콘텐츠 기획은 그에게 꼭 맞는 옷이었다. 그는 “막상 지금 하는 일을 해보니 현장에서 사람들도 만나고, 콘텐츠를 만들어서 반응을 얻어내는 게 좋았어요. 제가 기획 담당으로서 아이디어를 내고 그걸 진행했을 때 선수들도 재밌어 해주니까 정말 좋더라고요”라며 뿌듯함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혹시 기자라는 직업에 대한 미련은 아직 남아있을까. “미련은 없어요”라며 환하게 웃은 허 씨는 “글 쓰는 걸 워낙 좋아하기는 해요. 제가 영화, 음악 쪽에 취미가 있어서 지금도 SNS에는 이와 관련된 글을 쓰곤 해요.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취미로 계속 쓰려고 한답니다. 생각이 정리되는 것 같아서 일기도 쓰고요. 잘 쓰는 건 아니지만, 워낙 좋은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선수들에게_인정받고_싶었던 #최고의_순간_올스타전
본격적으로 KBL TV에 대한 얘기를 해보자. 현재 이들은 현장에서 기획하고 촬영하는 인원, 영상 편집자, 디자이너를 포함해 총 5명이 팬들이 재밌어하는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뭉쳐있다. 리그를 공식적으로 대표하는 소통 창구인 만큼 그들은 어떤 의도로 올 시즌 컨텐츠를 기획했을까. 허보람 씨는 “일단 처음 저희가 제안서를 준비할 때에는 KBL이 뉴미디어 분야가 타 종목에 비해 약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그렇다면 어떻게 팬들의 니즈를 채워줄 수 있을까라는 게 중점이었어요. 다행히 평소에 다른 종목도 좋아했던 게 많은 도움이 됐죠. 좋은 콘텐츠들을 KBL에 꼭 맞게 활용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고민을 하다가 ‘KBL TV’라는 포맷을 생각하게 된거에요.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이었죠”라며 KBL TV의 출발을 소개했다.
남다른 의도가 있었던 만큼 목표도 가볍지는 않았을 터. 허 씨는 “내부적으로 구독자 수 등의 수치적인 목표도 있었고, 팀원들마다 각자의 바람이 있었죠. 저는 개인적으로 선수들에게 KBL TV가 재밌다는 말을 듣고 싶었어요. 인정을 받고 싶었던 거죠. 그래도 제 목표는 이룬 것 같아서 뿌듯하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이 있다며 창원 LG 김종규와의 에피소드를 전했다. “저희가 올스타전 때 정말 많은 콘텐츠를 다양하게 기획했었어요. 촬영도 정말 많이 했는데, 그 중에 김종규 선수가 방털기를 하는 코너가 있었거든요. 그때 김종규 선수가 홈코트이기도 하고 베스트5에도 뽑혀서 정말 바빴어요. 그래서 촬영이 끝나고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면서 ‘열심히 해줘서 감사하다’라고 인사를 했더니, 김종규 선수가 ‘선수들도 재밌어해서 열심히 하려고 한다. 우리가 더 감사하다’라고 답해줬죠. 그게 너무 기억에 남아요. 국가대표에 소집됐을 때도 선수들끼리 KBL TV 얘기를 했었다고 하더라고요. 누가 찍은 게 더 재밌고 웃기다면서요. 그런 얘기를 전해 들으니 너무 뿌듯했어요.”
SNS를 운영하다보니 댓글을 신경 쓰지 않을 수는 없었다. 허 씨에게 좋았던 댓글, 안 좋았던 댓글을 본 소감을 부탁했다. 먼저 좋은 댓글에 대한 얘기를 꺼내자 이내 표정이 밝아졌다. 허 씨는 “좋은 댓글들을 정말 많이 달아주세요. 재밌다고 해주시는 말도 감사하고, 편집자분들이 정말 고생하시는데 ‘열일한다’라는 댓글을 보면 제가 더 뿌듯하기도 해요. 개인적으로는 ‘대본 누가 쓴 거냐’라는 댓글이 좋았죠. 기획자니까요. 하하. 올스타전 때 정효근, 강상재, 박지훈, 허훈 선수를 모아서 예능 형태의 ‘올스타 외전’을 했었는데, 연말 예능보다 재밌었다는 댓글을 봤었거근요. 노력한 걸 알아주시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았어요”라며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반대로 좋지 못했던 댓글에 대해서는 오해(?)를 풀고 싶다는 허보람 씨였다. 그는 “안 좋은 댓글이 굉장히 많긴 한데요(웃음). 일단 현장에서는 워낙 많은 변수가 있다 보니 원래 기획대로 흐르지 않는 경우도 많아요. 저희가 10개 구단의 형평성을 맞추려고 굉장히 노력을 했지만, 콘텐츠가 이슈 중심으로 흐르다보니 몇몇 팀을 먼저 촬영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거든요. 콘텐츠가 늦게 나오는 팀의 팬분들은 섭섭하셨을 수도 있을 거에요. 하지만 절대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한 시즌 내내 함께 고생하는 팀원들에게도 진심어린 한 마디를 잊지 않았다. 허보람 씨는 "제가 잘해서 KBL TV가 잘 나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팀장님을 비롯해 편집자, 디자이너분들이 정말 고생이 많으시죠. 현장을 뛰는 팀원들도 고생을 하지만, 편집자, 디자이너의 역할은 사실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포지션이 아니잖아요. 이 자리를 빌어서 정말 고생 많이하셨다고 말하고 싶어요. 팀원들도 사실 제가 기획자 입장에서 좋은 얘기만 할 수가 없어서 미안하기도 한데, 결국 좋은 컨텐츠를 위한 의도이니 이해해줬으면 좋겠고, 시즌이 끝날 때까지 다같이 힘냈으면 좋겠어요"라며 속마음을 전했다.

#트렌드를_이끄는_기획자 #비시즌도_많이_기대해주세요
올 시즌 프로농구는 챔피언결정전이 7차전까지 가더라도 4월 안에 종료된다. 즉 KBL을 볼 수 있는 날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하지만 KBL TV는 계속 팬들을 찾아갈 전망이다. 허 씨는 “비시즌 때 해보고 싶은 콘텐츠가 많아요. 지금 미리 다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비시즌 때는 선수들의 자유로운 모습을 더 전할 수 있지 않을까요. 팬분들도 그런 모습을 원하시는 것 같고요. 선수들의 경기장 밖 모습을 담아낼 수 있는 컨텐츠를 많이 기획하고 있어요. KBL TV 어워드도 저희가 예고 영상을 내보냈는데, 챔피언결정전이 끝나면 결과가 공개되거든요. 많이 기대해주셨으면 좋겠어요”라며 KBL TV의 ‘열일’을 예고했다.
그렇다면 뉴미디어 콘텐츠 기획자로서 그의 원대한 꿈은 어디를 향해 있을까. 허보람 씨는 “콘텐츠를 계속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야기를 재밌게 하는 사람이고 싶고요. 책이나 영화 같은 컨텐츠를 봐도 재밌거나, 멋있거나, 눈길을 끄는 스토리가 있어야 사람들이 보잖아요. 기획을 하는 제 입장에서는 스토리가 참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그걸 재밌게 잘 풀어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거죠”라며 자신의 목표를 전했다.
이어 “분야는 사실 한정짓고 싶지는 않아요. 지금은 스포츠 콘텐츠를 만들고 있지만, 분야를 가두지 않고 뭐든 열심히 최선을 다해보고 싶다는 생각이에요. 앞서 말씀 드렸듯 아직 젊은 만큼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하지만, 어떤 분야든 콘텐츠 기획자로서의 방향성은 잃고 싶지 않아요”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제가 ‘약 빨았다’라는 평가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웃음). 그래서 앞으로도 기획자로서 그런 말을 들었으면 해요. 또, 트렌드를 이끄는 콘텐츠를 만드는 게 꿈이거든요.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뭔가 새로운 걸 개척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있어요. 많은 역량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계속 노력하고 공부해서 꼭 꿈을 이루도록 하겠습니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Wish on Courtside
“일단은 KBL TV가 잘 되는 게 가장 먼저죠. 훗날 이 채널을 돌아보면 처음보다는 확실히 성장한 느낌을 받을 수 있길 바라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농구팬들뿐만 아니라 농구팬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인정받고 싶어요. 또, ‘KBL TV 때문에 농구에 입덕했다’라는 말도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프로농구에서 KBL TV의 존재감이 확실해졌으면 좋겠습니다.”
# 영상촬영_김용호 기자
# 영상편집_주민영 에디터
# 사진_ 김용호 기자, 허보람 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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