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손대범 기자] 비록 목표 달성은 못했지만 인천 전자랜드에게도 의미가 있는 시즌이었다.
전자랜드는 올 시즌, 창단 후 첫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달성했다. 비록 접전 끝에 울산 현대모비스에게 기세를 넘겨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지만,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저력을 확인한 것은 분명 의미가 있었다.
올 시즌 전자랜드는 2위를 달리며 4강 직행 티켓 확보, 플레이오프에서도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였다. 구심점이 되리라 봤던 머피 할로웨이가 발등 부상으로 시즌을 포기하는 악재가 있었지만 대체 선수 찰스 로드가 확 달라진 모습으로 분위기를 돋웠다. 챔피언결정전 진출 경험이 없었던 로드는 포스트시즌이 되자 먼저 앞장서서 동료들을 다독이며 의지를 불어넣었다. 파트너 기디 팟츠의 폭발적인 득점력도 힘이 됐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 한 쿼터 최다득점 기록을 연일 기록, 첫 챔프전 진출에 대한 기대감도 심어주었다.
정규리그에서부터 활약한 장신 포워드 라인업도 전자랜드의 성과였다. 국가대표선수가 된 후 한층 더 성장한 정효근, 장신에 정확한 슛을 장착한 강상재는 전자랜드의 화력을 이끈 쌍두마차였다.
여기에 포스트시즌을 대비해 이대헌을 엔트리에 등록시켜놨던 것은 신의 한수라는 평가다. 제대까지만 해도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그는 제임스 메이스를 상대로 포스트업 득점을 올리는가 하면,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정교한 3점슛까지 터트리면서 팬들을 열광시켰다. 이번 포스트시즌 8경기에서 올린 그의 기록은 평균 10.3득점 2.9리바운드. 3점슛은 47.4%로 굉장히 안정적이었다. 상무 복무 중 보인 성장세가 새 시즌까지 이어진다면, 전자랜드는 정효근의 군 복무로 인한 공백도 잘 메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드 김낙현 역시 아쉬운 실수가 있었지만, 그래도 추격상황에서는 3점슛을 터트려주는 강심장을 보였다는 점에서 3번째 시즌을 기다리게 했다.
이처럼 긍정적인 요소가 많았던 전자랜드는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막판까지 맹추격전을 펼쳐 '해볼만하다'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실제로 2차전에서는 89-70으로 대승을 거두며 시리즈를 동률로 만들었다.
그러나 예상하지 못한 부상이 시리즈 향방을 바꾼다. 바로 기디 팟츠의 어깨 부상이다. 2차전이 결국 그의 마지막 경기가 되어버렸다.
전자랜드는 팟츠 없이 치른 3차전을 대패(67-89)했지만, 단신 테크니션 투 할로웨이를 긴급수혈, 시리즈에 대한 의지를 이어갔다. 국제업무를 담당하는 변영재 씨를 비롯해 담당자들이 몸살에 걸릴 정도로 빠듯한 일정이었지만, 기민한 대처 덕분에 팟츠 공백은 최소화할 수 있었다. 다만 짧은 시간에 팀에 녹아들고, 코칭스태프 입장에서도 최적의 라인업과 전술을 구사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또 현대모비스의 노련미와 조직력도 워낙 막강했다.
반등을 기대했던 전자랜드 입장에서는 4차전이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을 것 같다. 4차전 4쿼터 막판까지 6점을 앞섰지만, 잦은 범실로 1점차 패배(91-92)를 받아들여야 했기 때문. 1승 3패로 밀린 시점에서도 마지막까지 분투했던 전자랜드였지만, 결국 4쿼터 대결에서 밀리며 2018-2019시즌을 마쳐야했다.
그렇다고 아예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전자랜드는 올 시즌 홈에서 22승 5패를 기록했다. 그 중에는 11월 11일 시작됐던 홈 17연승이란 대기록도 있었다. 인천 팬들에게 승리하는 기쁨을 안긴 덕분일까. 플레이오프에서도 삼산체육관은 빈자리가 보이지 않았다. LG와의 시리즈에서 각각 7177명, 7187명을 동원했던 전자랜드는 챔프전 들어 그 열기가 최고조에 올랐다. 3차전 8534명, 4차전 8765명으로 올 시즌 최다 관중을 기록하며 창단 이래 첫 챔프전 분위기를 함께 즐겼다.

한편 유도훈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먼저 6차전까지 가겠다고 말씀드린거 약속 못지켜서 전자랜드 팬분들께 죄송하다. 우리 선수들은 감독입장에서 봤을 때 가지고 있는 기량을 최대한 발휘하려 노력해줬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고비를 못넘었지만, 이 고개를 넘으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느꼈을 것이다. 좀 더 강팀이 되도록. 다시 준비를 잘 하겠다"라고 말하며 2018-2019시즌을 정리했다.
무엇보다 유도훈 감독이 기대했던 국내선수의 가치상승이 절반의 성공으로 마무리 된 것이 아쉽다. 지난 여름, 서머슈퍼8에서부터 보여온 국내선수들의 상승세가 결국 챔피언결정전에서는 경험부족에 의해 멈추고 말았다. 모멘텀이 필요할 때 자신감있게 공격에 임해줄 선수가 없었다.
이 점은 2019-2020시즌에 다시 한번 왕좌에 도전할 전자랜드에겐 숙제가 될 것이다. 올 시즌은 기디 팟츠라는 최고의 해결사가 나서줬지만, 단신 제도가 폐지되는 새 시즌에는 선수 구성에 있어서도 고민하게 될 것이다. 모처럼의 빅맨 선발로 성과를 봤던 유도훈 감독이기에 조합을 어떻게 가져갈 지도 궁금하다.
#사진=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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