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챔프 4차전 재정위원회 개최 사유가 잘못된 이유

이재범 / 기사승인 : 2019-04-22 19: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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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재범 기자] KBL이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과 김태진 코치의 코트 침범으로 제재금을 부과한 건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다. 그 결정이 불합리한 이유는 챔피언결정 5차전에서도 드러났다.

KBL은 지난 20일 챔피언결정 4차전 종료 직전 일어난 코트 침범 사안을 놓고 재정위원회를 열고,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과 김태진 코치에게 각각 제재금 150만원과 100만원을 부과했다.

KBL은 재정위원회 개최 사실을 알리는 보도자료에서 ‘경기 종료 前 농구 코트침범의 건’이라고 정확하게 표현했고, 재정위원회 결과를 알리는 보도자료에서도 ‘경기 종료 前 농구 코트침범의 건’이라고 반복했다. KBL 관계자도 재정위원회 안건이 “경기 종료 직전 코트 침범”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챔피언결정 4차전 1쿼터 20.1초를 남기고 유도훈 감독이 항의한 것과 경기 종료 1초 가량 남기고 사이드 라인을 넘어선 행동은 구분되어야 한다. 1쿼터에 나온 유도훈 감독의 항의는 재정위원회 심의 대상이 아닌 것이다.

4차전 1쿼터 막판 항의 장면에서 정영삼이 유도훈 감독을 붙잡아 말렸고, 전자랜드 벤치 뒤에서 경기를 관전하던, 은퇴한 이현호가 유도훈 감독을 진정시킬 정도로 심한 면이 있었다. 다만, 유도훈 감독이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있다.

우선 챔피언결정 1차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3쿼터 2분 20초를 남기고 섀넌 쇼터에서 이대성으로 이어지는 패스가 그대로 사이드 라인을 벗어났다. 벤치 앞에서 패스 미스가 일어나자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차바위의 손에 맞았다고 거세게 항의했다. 그러자 심판 재량으로 비디오 판독을 했다.

10개 구단 감독들은 이번 시즌부터 빠른 경기 진행을 위해 1쿼터부터 3쿼터까지 터치 아웃 등에 대해선 심판 판정을 믿고 비디오 판독을 하지 않기로 했다. 경기 내내 비디오 판독을 하지 말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4쿼터에만 1회씩(번복될 경우 1회 추가) 하는 걸로 결정했다. 이는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한 번 더 확고히 한 걸로 알려졌다(감독들의 합의에도 심판을 관리하는 KBL 경기본부의 의견은 어느 심판도 명확하게 보지 못한 경우 3쿼터 이내에도 비디오 판독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3쿼터임에도 유재학 감독의 항의 후 심판 재량으로 비디오 판독이 이뤄지자 전자랜드 벤치에서 항의를 했다. 이 때 오히려 전자랜드 벤치에서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선을 넘어선 발언이 있었다고 하며, A심판이 정확하게 봤다고 확신하는데도 비디오 판독을 했기에 아쉬운 경기 운영이었다).

이는 양팀 감독의 심리전의 발단이었다. 경기 상황에 따라 적절한 항의를 해야만 기세싸움에서 밀리지 않는다. 유도훈 감독도 이때부터 불리한 판정이 나왔다고 판단되면 심판들에게 항의했다.

4차전 1쿼터 막판 유도훈 감독이 항의하기 직전 상황은 이랬다. 정효근이 돌파를 하는 과정에서 쇼터가 뒤쪽에서 따라붙으며 허리와 오른쪽 팔을 친다. 정효근이 또한 나아가던 방향과 달리 왼쪽으로 넘어졌다. 심판들은 미세한 접촉이기에 휘슬을 불지 않았고, 경기 영상 분석에서도 정심이었다.

유도훈 감독은 반대편 코트에서 이를 바라봤기에 정효근이 쇼터에게 파울을 당한 걸로 보일 수 밖에 없다. 유도훈 감독이 강하게 항의를 했지만, 정도를 넘어섰기에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경기 종료 직전 91-92로 뒤질 때 투 할로웨이가 현대모비스 선수 세 명 사이에서 드리블을 하다 넘어졌다. 전자랜드 입장에선 현대모비스 선수들의 발에 걸려 넘어진 걸로 보일 수 있다. 경기 종료 1초 가량 남기고 유도훈 감독이 사이드 라인을 넘어서 벤치 앞에 있던 심판에게 항의를 했고, 김태진 코치도 1초도 남지 않았을 때 코트를 침범했다.

KBL은 경기 막판 1초 가량 남았음에도 코트를 넘어서 심판에게 항의한 유도훈 감독과 김태진 코치의 행동만 재정위원회에 올려 제재금 150만원과 100만원을 부과한 것이다.

1쿼터 막판과 4쿼터 막판 나온 두 가지 모두 잘못된 행동이다. 다만, 누가 봐도 정도가 심한 건 경기 종료 직전 코트 침범보다 1쿼터 막판 정효근의 레이업 실패 후 항의다. 더구나 1쿼터 막판에도 사이드 라인을 넘어섰다.

똑같은 코트 침범과 항의이지만, 더 심했던 1쿼터 막판 항의는 테크니컬 파울에 대한 벌금 20만원이며, 4쿼터 막판 코트 침범은 150만원의 제재금이다(유도훈 감독이 내야 하는 벌금은 총 170만원임).

KBL 관계자는 “코트 침범의 건이지만, 항의가 있었기 때문에 재정위원회 논의 대상이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명확하게 ‘코트 침범 후 판정에 대한 항의’라고 했어야 한다. 더 나아가 ‘경기 중 지속적인 코트 침범과 판정 항의’라고 하는 게 더욱 명확하며, 1쿼터와 4쿼터의 내용을 함께 재정위원회에서 논의했어야 한다.

4차전이 열린 날, 이례적으로 KBL의 많은 임직원과 재정위원회 위원들이 현장에서 경기를 관전했다고 한다. KBL은 그럼에도 경기 종료 직전의 코트 침범에 대해서만 재정위원회 안건으로 올렸다.

KBL은 재정위원회 결과 보도자료에서 ‘KBL은 이와 같은 유사 상황이 재발될 시 엄중 문책하기로 했다’는 표현을 넣었다.

지금까지 아무렇지 않게 넘겼던 코트 침범 후 판정에 대한 항의가 150만원이란 제재금을 낼 정도로 심각한 사안으로 바뀐 날 챔피언결정 5차전이 열렸다. 감독들이 벤치 구역과 사이드 라인을 절대 넘어서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만, 5차전에서 사이드 라인을 밟고 심판들에게 항의하는 모습이 나왔다. 심판은 이를 전혀 제지하지 않았다.

KBL 재정위원회가 늘 반복되며 심판들도 특별하게 제지하지 않던 ‘코트 침범’으로 전자랜드 코칭 스태프에게 제재금을 내린 게 부당하다는 걸 보여준다.

연맹은 업무처리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오해의 소지가 생기고, 편법의 여지가 만들어진다. 이번 재정위원회 안건은 불명확하다. 문제는 코트 침범보다 모든 감독들과 선수들의 항의다. 핵심이 항의인데 이번 재정위원회에선 논점을 코트 침범으로 잡았다. 때문에 정도를 넘어선 항의에 경종을 울릴 기회를 스스로 놓쳤다.

KBL 재정위원회 개최 사유가 잘못된 이유다.

#사진_ 점프볼 DB(사진 상단 KBL 재정위원회 조승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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