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NBA] ‘졌잘싸’ 클리퍼스, 성공적으로 끝마친 1차 오디션!

양준민 / 기사승인 : 2019-04-29 23:12:0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점프볼=양준민 기자] LA 클리퍼스의 올 시즌은 그야말로 ‘반전의 연속’이었다. 지난 시즌 크리스 폴(HOU)과 블레이크 그리핀(DET)을 내보낸 데 이어 디안드레 조던(DAL)과도 오프시즌 이별을 고한 클리퍼스는 서부 컨퍼런스 플레이오프 진출 후보가 아닌 하위권을 맴돌며 2019 신인드래프트 상위지명권을 노릴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예상과 달리 클리퍼스는 닥 리버스 감독의 지휘 아래 끈끈한 조직력의 팀으로 변신에 성공, 시즌 내내 상위권과 중위권을 오가며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더욱이 클리퍼스의 경우,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팀의 중심이던 토비아스 해리스(PHI)를 필라델피아로 보내는 등 팀 로스터에 대대적인 변화까지 있었다. 이에 사람들은 클리퍼스가 남은 시즌 PO 진출을 포기하고, 탱킹 모드에 들어갈 것이라 예상했다. 허나, 클리퍼스는 해리스를 대신해 팀으로 들어온 젊은 선수들이 빠른 적응력을 보여주는 등 트레이드 데드라인 전과 다름이 없는 경기력을 그대로 이어가 PO 진출에 성공했다.

그리고 모두가 알고 있듯 클리퍼스의 반전드라마는 PO에서도 연재가 이어졌다. 8번 시드인 클리퍼스의 상대는 다름 아닌 파이널 3연패에 도전하는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 사람들은 객관적인 전력의 우위와 무엇보다 클리퍼스가 PO에 대한 동기부여가 부족하단 점을 근거로 골든 스테이트의 일방적인 우세를 점쳤다. 하지만 클리퍼스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오프시즌 FA시장을 대비, 클리퍼스의 매력을 슈퍼스타들에게 어필하려는 목적으로 골든 스테이트를 괴롭혔다. 특히, 클리퍼스는 원정팀의 무덤으로 불리는 오라클 아레나에서 2승을 따내는 저력까지 보여주는 등 美 현지에선 “클리퍼스가 슈퍼스타들의 영입을 대비한 1차 오디션을 성공적으로 끝마쳤다”는 평가로 클리퍼스의 PO을 평가했다.

클리퍼스의 올 시즌이 성공으로 귀결된 원동력은 닥 리버스 감독의 용병술과 선수단 관리능력 때문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리버스 감독은 1라운드 2차전 쓰리 가드 시스템을 가동, 31점차를 뒤집은 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하는 등 정규리그 때부터 과감한 용병술로 호평을 받았다. LA 타임즈에 따르면 리버스 감독은 2차전 하프타임 라커룸에서 전반에 대한 전술의 조정도 조정이지만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려 심리적인 상담까지 이어가는 등 선수단 관리에도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LA 타임즈는 리버스 감독의 역량에 대해 “클리퍼스의 놀랍고도 아름다운 시즌은 모두가 리버스 감독의 작품이다”는 평을 남기기도 했다.

이렇게 정규리그와 PO를 거치며 본인들의 매력을 제대로 어필하는 데 성공한 클리퍼스의 눈은 이제 오프시즌 FA시장으로 향해 있다. 스포르팅 뉴스에 따르면 올 여름 이미 57.5밀의 샐러리캡 여유를 확보한 클리퍼스는 플랜A로 케빈 듀란트(GSW)와 카와이 레너드(TOR)의 동시영입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랜A가 실패로 돌아갔을 경우, 플랜B로 켐바 워커(CHA)와 함께 지미 버틀러(PHI) 혹은 크리스 미들턴(MIL)을 영입하겠다는 대략적인 계획까지 세워놓은 것으로 알려지는 등 본격적으로 슈퍼스타 모시기 프로젝트에 들어간 클리퍼스가 과연 그 뜻을 이룰지 여부가 차기 시즌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루 윌리엄스의 폭발력, 골든 스테이트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다!

1라운드 클리퍼스가 낳은 최고의 스타는 그 누구도 아닌 루 윌리엄스(32, 185cm)다. 윌리엄스는 1라운드 6경기 평균 29.4분 출장 21.7득점(FG 43.3%) 2.8리바운드 7.7어시스트를 기록, 골든 스테이트 수비의 집중견제를 받은 탓도 있었지만 경기의 전체적인 꾸준함은 떨어졌다. 하지만 순간적인 득점의 폭발력이 돋보이며 클리퍼스의 선수들 중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윌리엄스에게로 쏟아졌다. 윌리엄스는 2차전, 후반에만 27득점(FG 66.7%) 7어시스트를 적립하는 등 추격세를 진두지휘했다. 그 결과 클리퍼스는 NBA PO 역사상 최다 점수 차를 뒤집고 승리를 기록한 팀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이미 윌리엄스의 활약은 PO 개막 전부터 예고가 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1라운드 개막을 앞두고, 모두가 골든 스테이트를 우세를 점쳤던 가운데 이와 함께 윌리엄스의 활약이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예상도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팬 사이디드는 “1라운드 루 윌리엄스는 벤치가 약한 골든 스테이트에게 큰 위협이 될 것이다. 골든 스테이트의 스타파워가 얼마나 위력적인지는 모두가 잘 알고 있다. 골든 스테이트와 클리퍼스의 시리즈는 적어도 5차전에서 마무리될 것이다. 다만, 벤치싸움은 클리퍼스가 확실히 우위를 가져갈 것이다. 윌리엄스가 이끄는 클리퍼스의 벤치는 기록에서도 드러나듯 리그 최강을 자랑하기 때문이다”는 말을 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커리어 평균 14.2득점(FG 42.1%)을 기록하는 등 윌리엄스는 포인트가드지만 경기운영보단 득점력이 더 돋보이는 공격형 가드다. 1라운드에서도 한 번 불이 붙기 시작한 윌리엄스의 폭발력은 케빈 듀란트, 안드레 이궈달라 등 그 누가 수비수로 붙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폭발력을 이어갔다. 여기에 더해 그간 득점에 국한됐던 윌리엄스의 아이솔레이션 플레이는 패스라는 선택지가 추가, 더욱 위력적으로 변했다. 득점력에 가려져있을 뿐 안정적인 2대2 픽앤롤 플레이 전개능력 등 패스에도 일가견이 있는 윌리엄스는 1라운드 돌파에 이은 드라이브 앤 킥과 인사이드 근처에서 짧은 패스 등 동료 선수들의 득점 찬스까지 살피면서 위력적인 아이솔레이션 플레이어로 변신했다.

여기엔 리버스 감독의 전술적인 편의도 한몫했다. 이번 시리즈 윌리엄스가 중심축을 이루는 쓰리 가드 시스템을 즐겨 사용한 리버스 감독은 샤이 길저스 알렉산더와 패트릭 베벌리를 윌리엄스의 파트너로 세웠고, 시너지효과는 상당했다. 정규리그 랜드리 샤멧(22, 196cm)이 한축을 담당했던 것과 완전히 다른 포메이션이었다. 수비적인 성향이 짙은 알렉산더와 베벌리는 수비가 약한 윌리엄스의 부담을 덜어주며 윌리엄스가 득점적립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왔다. 여기에 안정적인 2대2플레이 전개 등 경기운영까지 가능한 두 선수가 파트너로 붙으면서 포인트가드 본연의 역할에서 자유로워진 윌리엄스는 정규리그 때보다 더 적극적으로 득점을 노리며 골든 스테이트를 괴롭혔다.

1라운드 윌리엄스의 활약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는 구단 내부 평가와 함께 골든 스테이트가 윌리엄스의 수비법으로 들고 나온 대처방안을 봐도 알 수가 있다. 우선, 리버스 감독은 시리즈 종료 후 슬램과 인터뷰에서 “윌리엄스는 엄청난 스코어러다. 그는 커리와 듀란트의 플레이를 모두 할 수 있는 선수다. 이번 시리즈를 거치며 윌리엄스는 단순히 벤치득점원이 아닌 게임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했다. 윌리엄스가 있어 우리는 여러 차례 위기를 극복하고, 골든 스테이트와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 이번 시리즈를 지켜본 사람이라면 그 누구도 윌리엄스의 능력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는 말로, 1라운드 윌리엄스의 활약에 대해 호평을 내렸다.

마찬가지 2차전과 5차전 윌리엄스를 막지 못하고 홈에서 2차례나 패배를 당한 골든 스테이트는 6차전 클레이 탐슨(29, 201cm)과 안드레 이궈달라(35, 198cm), 팀 내 퍼리미터 수비로 정평이 나 있는 두 선수를 윌리엄스에게 붙였다. 여기에 윌리엄스가 인사이드 돌파를 시작하면 순간적으로 케빈 듀란트(30, 206cm)와 드레이먼드 그린(29, 201cm) 등이 도움수비를 들어와 윌리엄스를 겹겹이 포위, 윌리엄스의 운신의 폭을 좁히며 플레이를 어렵게 만드는 수비로 윌리엄스의 존재를 코트 위에서 지워버렸다. 실제 윌리엄스는 이날 27분을 뛰면서 8득점(FG 14.3%) 7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데 그치는 등 골든 스테이트의 협력수비와 트랩수비에 고전하며 팀의 PO 탈락을 지켜봐야만 했다.

윌리엄스는 2005년 리그 데뷔 후 2017년 클리퍼스로 이적하기 전까지 무려 5개의 팀 유니폼을 수집하는 등 리그를 대표하는 저니맨이다. 어느덧 32살로 30대 중반을 향해가고 있는 윌리엄스는 저니맨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윌리엄스는 최근 TNT와 가졌던 인터뷰에서 “2017년 휴스턴에서 클리퍼스로 트레이드 통보를 받았을 때 은퇴를 고민할 정도로, 잦은 이적은 나에게 스트레스였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시즌 클리퍼스와 혜자 계약에 재계약을 체결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았다. 때문에 윌리엄스의 입장에선 그 어떤 스포트라이트보다 이번 시리즈를 통해 클리퍼스의 중심으로 그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는 점이 가장 큰 소득이었다.



▲몬트레즐 해럴, 단신 빅맨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다!

마찬가지 올 시즌 강력한 올해의 식스맨상과 기량발전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몬트레즐 해럴(25, 203cm)도 1라운드 6경기에서 평균 26.3분 18.3득점(FG 73%) 5.5리바운드 2.2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윌리엄스와 함께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시리즈 내내 해럴과 인사이드에서 주도권을 내주지 않기 위해 치열한 다툼을 벌였던 드레이먼드 그린은 6차전 종료 후 트레이 버크와 인터뷰에서 “해럴에게 그는 정말 뛰어난 선수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는 이번 시리즈 내내 나를 곤경에 빠뜨렸다. 올 시즌 해럴은 시즌 내내 믿을 수 없는 활약을 보여줬다. 그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는 말로, 존경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2017년 윌리엄스와 함께 클리퍼스로 둥지를 옮긴 해럴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76경기에서 평균 17분 11득점(FG 63.5%) 4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 출전시간 대비 높은 효율성을 보여주는 등 클리퍼스 로테이션의 핵심 멤버로 자리를 잡았다. 해럴의 가치를 인정한 클리퍼스는 지난해 오프시즌 해럴에게 2년간 총액 1,200만 달러의 계약을 안겨줬다. 203cm의 단신 빅맨인 해럴은 떨어지는 경쟁력의 보완을 위해 적극적인 속공참여는 물론, 페이스업에 이은 돌파와 함께 가드들과 2대2 픽앤 롤 플레이를 주요 공격루트로 삼으며 본인의 한계를 극복하려했다. 여기에 더해 하이포스트에서 미드레인지 점퍼의 비중까지 높이는 등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트위너의 한계를 극복하려했다.

그 결과, 올 시즌 해럴은 정규리그 82경기에서 평균 26.3분 출장 16.6득점(FG 61.5%) 6.5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 지난 시즌에 비해 출전시간이 늘어나며 기록이 좋아진 것도 있지만 리그 최고의 2대2 픽앤 롤 플레이 장인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등 경기에 끼치는 영향력까지 급증했다. 오프시즌부터 샘 카셀 어시스턴트 코치의 지시로, 윌리엄스와 샤이 길저스 알렉산더(20, 198cm) 등 가드들과 2대2 픽앤 롤 플레이를 몸에 익히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던 해럴은 파워를 앞세우다보니 다소 기술이 투박하다고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인사이드에서 파워풀한 마무리로 리그 내에서 가장 파괴력 있는 피니셔로 거듭났다.(*정규리그 해럴은 제한구역(Restricted Area) 내에서 평균 70.6%의 야투성공률을 기록했다)

#2018-2019시즌 플레이오프 1라운드 몬트레즐 해럴 야투성공률 분포도



여기에 단신 빅맨들의 약점으로 평가받는 인사이드 수비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상체근육이 발달한 해럴은 최근 벌크업에까지 성공, 상대의 포스트업에도 쉽게 밀리지 않는 등 보드장악력과 인사이드 수비에 관해서도 영향력이 확대됐다. 지난 시즌까지 해럴은 센터가 아닌 파워포워드로 출전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올 시즌 리버스 감독은 해럴의 보드장악력을 믿고, 그를 센터로 기용하고 있다. 이는 공격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우선, 해럴은 리그 최고의 스크리너이자 롤맨으로 거듭났다. 웬만한 선수들과 컨택에도 쉽게 밀리지 않으며 끝까지 득점을 시도하는 등 추가 자유투 획득에도 능해졌다. 미스매치 상황에선 적극적인 포스트업으로 득점까지 올려놓고 있다.

1라운드 2차전과 5차전 클리퍼스가 대어, 골든 스테이트를 낚을 수 있었던 원동력도 윌리엄스와 함께 해럴의 득점력이 폭발했기 때문. 해럴은 하이 픽앤 롤 플레이를 통해 스크린으로 윌리엄스에게 돌파공간을 열어주는 것은 물론, 롤링을 통해 적극적으로 골든 스테이트의 인사이드까지 파고들며 득점을 노렸다. 한계도 명확했다. 그 예로 6차전 해럴은 골든 스테이트 수비수들의 집중공세와 함께 무엇보다 2대2 픽앤 롤 플레이가 봉쇄당하자 할 수 있는 것이 현저히 줄어드는 등 개인공격력 향상의 필요성을 느낀 시리즈였다.



▲절반의 성공 갈리나리, 그는 끝까지 클리퍼스에 남을 수 있을까?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다닐로 갈리나리(30, 208cm)의 건강은 많은 클리퍼스 팬들에게 초미의 관심사였다. 갈리나리는 커리어 평균 15.9득점(FG 42.5%) 4.9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리그에서 준수한 실력을 보유했다고 평가받는 선수다. 유럽 출신의 갈리나리는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공격과 수비에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다. 문제는 그런 다재다능함을 코트 위에서 보여줄 기회 자체가 적다는 점이다. 2008-2009시즌을 시작으로 NBA 커리어를 쌓기 시작한 갈리나리는 올 시즌까지를 포함해 12시즌을 보내면서 정규리그 549경기 출장에 그치는 등 리그를 대표하는 인저리 프론이다.

2017년 여름, 트레이드를 통해 클리퍼스에 합류한 갈리나리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21경기 출장에 그치며 다른 의미에서 ‘명불허전(名不虛傳)’이란 평가를 들어야했다. 이 때문인지 몰라도 갈리나리는 오프시즌부터 자신의 몸 상태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갈리나리는 지난해 7월 클리퍼스 팀 닥터로부터 부상이 완쾌됐다는 진단을 받고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갔다. 또한 지난해 여름 2019 FIBA 농구월드컵 유럽지역예선에 참가해달라는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의 부름에도 거절하는 등 지난 시즌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마음의 짐을 덜기 위해 오프시즌 절치부심했다.

그 결과 갈리나리는 올 시즌 정규리그 68경기에서 평균 30.3분 19.8득점(FG 46.3%) 6.1리바운드 2.6어시스트를 기록, 2012-2013시즌 71경기를 출장한 이후 처음으로 많은 시간을 코트에서 보냈다. 리버스 감독도 갈리나리의 컨디션 관리를 위해 출전시간을 조절해주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예로 갈리나리는 1월 중순 허리부상으로 부상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적이 있었다. 스포르팅 뉴스에 따르면 갈리나리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부상의 회복속도가 더딘 선수로 알려졌다. 이에 리버스 감독은 갈리나리를 무리해서 출전시키기보단 충분한 시간을 주며 갈리나리가 부상에서 회복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하는 등 리버스 감독의 신뢰도 올 시즌 갈리나리가 건강하게 시즌을 보낼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올 시즌 갈리나리는 사실상 클리퍼스 전력의 핵심이었다. 시즌 초반 클리퍼스는 갈리나리-해리스-윌리엄스의 삼각편대를 앞세워 순항을 이어갔다. 갈리나리는 해리스와 계속 포지션을 바꿔가며 상대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갈리나리는 전반기 48경기에서 평균 30.7분 18.7득점(FG 45%) 6리바운드 2.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여기에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해리스가 떠나면서 후반기 갈리나리에 대한 의존도는 급증했다. 실제 갈리나리는 후반기 윌리엄스와 원투 펀치를 이루며 20경기 평균 22.4득점(FG 48.9%) 6.5리바운드 2.9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을 이어갔다.

갈리나리의 강점은 208cm의 장신 포워드임에도 불구하고, 슛 터치가 부드러워 내·외곽 공격이 모두 가능하단 점이다. 3번부터 5번 포지션까지 프런트코트의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갈리나리는 리그 정상급의 투-웨이(Two-Way) 플레이어다. 특히, 아이솔레이션 플레이에 능한 갈리나리는 자신보다 신장이 큰 선수를 상대론 페이스업과 돌파를 선택, 단신선수와 미스매치 상황에선 포스트업으로 상대 림을 공략하는 등 효율적인 공격으로 클리퍼스를 이끌었다. BQ가 좋은 갈리나리는 컷인과 2대2 픽앤 팝 플레이 등 볼 없는 움직임으로도 많은 득점을 올렸다. 더불어 2대2 픽앤 롤 플레이 메인 볼 핸들러로 전개능력까지 보여주는 등 본인의 다재다능함을 증명했다.

정규리그 때와 달리 갈리나리의 PO 활약은 분명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갈리나리는 1라운드 6경기 평균 33.6분 19.8득점 6.2리바운드 2.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갈리나리는 1라운드 평균 5.5개(FT 84.8%)의 자유투를 얻어내는 등 돌파에는 적극적이었다. 다만, 야투성공률과 3점 성공률이 35.1%와 30.2%(2.2개 성공)에 그치는 등 야투 난조에 시달렸다. 골든 스테이트는 갈리나리의 수비수로 듀란트와 그린을 붙였다. 두 선수를 상대로 갈리나리는 마지막 득점마무리가 미흡해 아쉬움을 남겼다. 골든 스테이트 선수들은 시리즈 시작부터 갈리나리에게 협력수비를 들어가는 등 갈리나리의 득점력 봉쇄에 많은 연구를 한 모습이었다.

이에 클리퍼스 선수들은 오프 더 볼 스크린을 통해 갈리나리가 골든 스테이트 가드 선수들과 미스매치가 될 수 있도록 도왔다. 그 대상은 다름 아닌 스테판 커리. 커리와 미스매치가 된 갈리나리는 포스트업과 돌파로 커리를 공략하려 했지만 인사이드에서 듀란트와 보거트 등의 세로수비에 막히며 커리와 미스매치에서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했다. 갈리나리는 이번 시리즈 와이드 오픈 3점 성공률이 26.7%에 그치는 등 기본적으로 슛 감이 떨어진 상태였다. 정규리그 갈리나리는 같은 상황에서 평균 51.9%의 성공률을 기록할 정도로 슛 감이 좋았지만 PO에선 이런 모습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윌리엄스와 해럴, 알렉산더에게 칭찬이 쏟아진 반면, 갈리나리는 PO가 종료되기 무섭게 트레이드 루머에 시달리며 오프시즌 거취가 클리퍼스 팬들의 새로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팬사이드의 보도에 따르면 올 여름 전력보강을 노리는 댈러스가 갈리나리의 트레이드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미 루카 돈치치(20, 201cm)•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23, 221cm), 두 명의 유럽 출신 영건을 보유하고 있는 댈러스는 이들과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선수로 유럽 출신의 선수영입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댈러스는 전부터 오프시즌 비제한적 FA가 되는 니콜라 부세비치(28, 211cm) 영입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클리퍼스도 갈리나리의 트레이드를 비교적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후문이다. 갈리나리는 2019-2020시즌을 끝으로 클리퍼스와 계약이 종료된다. 이에 클리퍼스는 일찍이 갈리나리의 샐러리캡까지 덜어내고, 슈퍼스타 영입에 이를 활용하는 것이 팀에 더 이득이 되지 않을까하는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슈퍼스타들의 영입을 통해 판을 새로 짜기로 결정한 클리퍼스 입장에서 갈리나리와 재계약은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갈리나리가 좋은 선수인 건 맞지만 한계도 명확한 선수다. 올 시즌은 건강했지만 차기 시즌에는 어떻게 상황이 전개될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는 점도 불안요소다.(*갈리나리는 2019-2020시즌 약 2,260만 달러의 연봉을 수령한다)


▲가파른 성장세의 샤이 길저스 알렉산더, 클리퍼스의 미래를 밝히다!

PO 1라운드 개막을 앞두고 클리퍼스 팬들이 많은 관심을 가졌던 것 중 하나는 바로 팀 내 젊은 선수들의 이번 시리즈를 통해 얼마만큼 성장해줄지 여부였다. 올 시즌 클리퍼스는 지난 2018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1순위로 지명한 샤이 길저스 알렉산더(20, 198cm)와 함께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팀에 합류한 랜드리 샤멧(22, 196cm)과 이비카 주바치(22, 216cm)가 후반기 중용을 받고 있었다. 이에 클리퍼스 팬들은 향후 팀의 주축으로 성장할 이들이 이번 PO에서도 많은 기회를 받으며 활약해줄 것이라 기대했다.

기대대로 세 선수는 이번 PO에서 많은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세 선수 중 팬들의 바람대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준 것은 샤이 길저스 알렉산더뿐이었다. 샤멧과 주바치는 클레이 탐슨(29, 201cm)과 앤드류 보거트(34, 213cm)의 수비에 고전했다. 다만, 알렉산더는 쓰리 가드 시스템의 주축으로 활약, 2번과 3번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세 선수들 중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이어갔다. 알렉산더는 1라운드 6경기 평균 28.8분 13.7득점(FG 46.7%) 2.7리바운드 3.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켄터키 대학출신의 장신 포인트가드, 알렉산더는 시즌 초반 에이브리 브래들리와 패트릭 베벌리에 밀려 벤치멤버로 출전했다. 하지만 브래들리의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기회를 잡아 주전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한 알렉산더는 공격과 수비에서 안정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브래들리의 복귀 후에도 주전 자리를 지켰다. 슈팅가드를 맡은 알렉산더는 정규리그 평균 36.7%(0.6개 성공)의 3점 성공률과 함께 특히, 안정적인 미드레인지 게임으로 효율적인 공격력을 보여줬다. 알렉산더가 리그 입성 후 가장 발전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 부분은 다름 아닌 2대2플레이다. 알렉산더는 2대2플레이에 본인의 미드레인지 게임을 활용하며 동시에 안정적인 2대2 픽앤 롤 플레이 전개능력까지 보여주며 호평을 받았다.

돌파력까지 좋은 알렉산더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평균 2.4개(FT 80%)의 자유투를 얻어냈다. 단순히 돌파를 득점 적립에만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돌파 후 킥 아웃 패스를 통해 밖에 위치한 슈터들에게 득점 찬스를 만들어주는 등 알렉산더는 화려함은 적지만 효율적이면서 안정적인 공격으로 호평을 받았다. 더불어 대인수비는 물론, 팀 수비에 대한 이해도까지 높은 길저스 알렉산더는 상대의 패스길을 효율적으로 차단하는 등 스틸에도 능하다. 윙스팬이 211cm에 이르는 길저스 알렉산더는 신체조건을 활용한 블록슛 능력이 좋다. 정규리그 알렉산더는 스틸과 블록을 각각 1.2개와 0.5개를 기록했다.

이렇게 정규리그에서 향후 클리퍼스의 가드진을 책임질 차세대 기대주로 눈도장을 찍은 알렉산더는 앞서 언급했듯 이번 PO에서도 활약을 이어가며 호평을 받았다. 리버스 감독은 알렉산더의 수비력을 믿고, 베벌리가 코트로 들어간 상황에선 스테판 커리(31, 191cm)의 수비를 알렉산더에게 맡기는 등 경험을 쌓도록 유도했다. 이와 함께 쓰리 가드 시스템을 활용할 때는 알렉산더에게 3번 포지션의 수비까지 맡겼다. 가드포지션에선 198cm의 신장을 강점을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포워드 수비는 다르다. 더욱이 알렉산더는 신장에 비해 체중이 82kg에 그치는 등 정규리그 때도 종종 파워에서 약점을 보였지만 기대 이상으로 포워드를 상대한 수비에서도 경쟁력을 보여주며 리버스 감독을 미소 짓게 만들었다.

공격에서도 알렉산더의 활약은 이어졌다. 알렉산더는 이번 시리즈 공격에서 신인답지 않은 침착함과 과감성으로 호평을 받았다. 알렉산더는 탐슨과 그린 등 골든 스테이트에서 수비를 잘한다고 정평이 나 있는 두 선수들을 상대로 과감한 돌파를 이어가는 등 재치 있는 인사이드 돌파로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또, 4차전에선 수비수로 따라붙은 보거트를 드림 쉐이크로 완벽히 제치고, 득점을 올리는 침착성까지 보여줬다. 6차전 잽스탭으로 그린의 수비집중력을 흐트러뜨린 후 곧바로 3점 슛을 꽂아 넣는 등 강심장의 면모도 보여줬다. 외곽공격에서 무리하지 않고, 철저히 캐치 앤 슛에 의존한 알렉산더는 1라운드 평균 50%(1.5개 성공)의 3점 성공을 기록하는 등 매서운 손맛까지 함께 보여줬다.

시리즈가 끝난 지금, 클리퍼스 구단 안팎에선 알렉산더에 대한 찬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 예로 베벌리는 스포르팅 뉴스와 인터뷰에서 “올 시즌 트레이닝캠프 합류를 앞두고 알렉산더의 비디오를 계속 돌려봤었고, 한 눈에 알렉산더가 엄청난 재능을 가진 선수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알렉산더의 강점은 바로 배움의 속도가 빠르고 무엇보다 과감하다는 점이다. 알렉산더는 동료들과 코치진의 조언을 빠르게 자기 것으로 만드는 능력이 뛰어나다. 알렉산더는 도전을 즐기고, 실패했을 때도 좌절하기보단 오히려 다시 도전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선수다. 알렉산더는 분명 특별한 선수로 성장할 것이다”는 말을 남겼다.

마찬가지 팬 사이디드도 “클리퍼스는 갈리나리와 윌리엄스가 주축을 이루는 팀이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질 것이다. 바로 알렉산더가 새로운 중심으로 떠오를 예정이기 때문이다. 알렉산더는 정규리그와 PO를 거치며 자신의 가치를 확실히 증명했다. 올 여름 클리퍼스는 슈퍼스타 영입을 계획하고 있다. 슈퍼스타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이적할 팀에 잠재력이 뛰어난 영건의 유무다. 샐러리캡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기에 이를 보완해줄 영건의 존재는 우승에 도전하는 팀에 필요한 요소다. 공교롭게도 클리퍼스는 오프시즌 듀란트의 영입을 최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그런 듀란트가 이번 시리즈 알렉산더의 재능에 흥미를 드러내기 시작하는 건 클리퍼스에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말을 전하는 등 알렉산더의 데뷔 후 첫 PO는 성공적이었다.

리버스 감독은 1라운드 종료 후 NBC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비록 2라운드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나는 우리의 올 시즌이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번 시리즈를 통해 많은 가능성을 보여줬다. 시간이 좀 더 주어졌다면 분명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었다. 슈퍼스타 영입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오늘의 결과가 올 여름 슈퍼스타들의 합류로 이어질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는 말을 전하는 등 슈퍼스타 영입을 위한 1차 오디션을 성공적으로 끝낸 클리퍼스가 그 뜻을 이룰 수 있을지 파이널 우승 경쟁만큼이나 차기 시즌을 준비하는 클리퍼스의 물밑 작업도 만만치 않게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크롤 압박에도 불구하고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점프볼 DB, NBA 미디어센트럴, NBA,com(*슛 차트)
#기록 참조-NBA,com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양준민 양준민

기자의 인기기사

JUMPBALL TV

오늘의 이슈

점프볼 연재

더보기

주요기사

더보기

JUMPBALL 매거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