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양준민 기자] 서부 컨퍼런스 세미파이널,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 스플래쉬 듀오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정규리그 평균 48.8득점-3점 8.2개를 합작했던 스테판 커리(31, 191cm)와 클레이 탐슨(29, 201cm)은 이번 시리즈 3경기에서 평균 35득점-5개의 3점 슛을 합작하는 데 그치며 그 생산력이 정규리그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3차전은 그야말로 커리에겐 악몽이었다. 커리는 이날 경기 45분을 뛰며 17득점(FG 30.4%) 3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눈에 보이는 기록만이 아니라 커리는 경기 종료까지 20여초를 남기고, 화려한 볼 핸들링에 이어 덩크 슛을 시도했지만 정작 득점에는 실패, 샤킬 오닐이 좋아할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아직까지 오닐의 공식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커리의 퍼포먼스는 샥틴 어풀 순위권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에 충분했다. 커리 스스로도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오늘 밤은 최악의 순간이었다”는 말을 남겼을 정도였다. 커리로선 5점차 뒤진 상황을 반전시키려 득점과 함께 덩크로 추격의지를 끌어올리려 했지만 오히려 반대의 상황이 벌어지며 팀의 패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커리는 1라운드 6경기 평균 24.7득점(FG 50%) 6.7리바운드 5.2어시스트를 기록한 것과 달리 세미파이널에선 3경기 평균 38.2분 18.3득점(FG 35.3%) 4.3리바운드 4.3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데 그치고 있다. 장기인 3점 성공률도 25%(2.7개 성공)에 그치고 있다. 정규리그 평균 43.7%(5.1개 성공)의 3점 성공률을 기록하며 성공률 분포도에서 모든 지역이 초록색으로 물들었던 커리였지만 이번 세미파이널에선 아래 3점 성공률 분포도에 보이듯 커리 답지 못한 모습으로 외곽 슛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심지어 지난 3경기 와이드 오픈 상황에서도 총 12개의 3점을 시도해 단 4개만을 림에 꽂아 넣는 등 세미파이널 커리의 슈팅부진이 심상치가 않다.
#2018-2019시즌 서부 컨퍼런스 세미파이널 스테판 커리 3점 성공률 분포도(*6일 기준)

이 때문인지 몰라도 일각에선 커리보다 드레이먼드 그린(29, 201cm)이 공격에서 기여도가 더 높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을 정도로 세미파이널 들어서 커리의 부진은 심각한 상황이다. 스포르팅 뉴스는 “PO 들어 그린이 보여주고 있는 공격력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외곽 슛의 효율성은 스플래쉬 듀오보다 떨어질지 몰라도 공격 전체의 효율성은 그린이 이들을 앞서고 있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그린은 세미파이널 3경기 평균 41.1분 16득점(FG 65.5%) 10.7리바운드 8.7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기록과 몸 상태로만 그린의 세미파이널을 평가하면 호평이 쏟아지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물론, 커리에게도 세미파이널 부진에 대해 변명의 여지는 있을 것이다. 커리는 1라운드 LA 클리퍼스와 경기에서 오른쪽 발목에 부상을 입은 데 이어 급기야 서부 컨퍼런스 세미파이널 2차전에선 왼쪽 중지손가락 탈골이란 부상을 입고, 3차전에 임했다. 커리의 슈팅 핸드가 왼손이 아닌 오른손이라고 하지만 오른손만으로 공을 던지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슈팅이 장기인 커리이기에 손가락 부상의 여파가 아예 없었다고는 말하기 힘들 것이다. 실제 3차전 커리는 인사이드 돌파로 수비수를 벗겨내고도 레이업 슛을 여러 차례 놓치는 등 컨디션이 눈에 뛰게 저하된 모습이었다.
휴스턴은 이번 시리즈 오스틴 리버스(26, 193cm)와 대뉴얼 하우스(25, 198cm) 등 활동량이 많고, 수비가 좋다는 선수들을 커리의 전담 수비수로 붙이고 있다. 커리가 이번 세미파이널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다. 2대2 플레이 볼 핸들러 등 골든 스테이트의 공격전개에서 맡고 있는 역할이 많은 커리가 고전하면서 골든 스테이트의 패턴 플레이도 덩달아 위력이 떨어지고 있다. 공격에서 수비가 약한 커리를 공략 대상으로 삼으며 파울 적립과 함께 체력적인 부담을 안기고 있는 것은 전부터 휴스턴만이 아니라 PO에서 골든 스테이트를 상대하는 모든 팀들의 공략 포인트였다. 플레이오프에 들어와 수비 강도가 강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호흡이 긴 정규리그와 달리 PO는 한 경기, 한 경기가 향후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리즈 내내 커리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골든 스테이트는 계속해 커리의 부진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는 말을 언론에 전하고 있다. 실제 스티브 커 감독은 3차전 종료 직후 스포르팅 뉴스와 인터뷰에서 “3차전은 커리에게 운이 없었을 뿐이다. 그는 보란 듯이 4차전 자신의 슈팅 리듬을 찾을 것이다. 무엇보다 커리 본인이 3차전 부진에 대해 분개하고 있다. 지금도 라커룸에서 혼자 분을 삭이느라 신경이 곤두서있다. 늘 그래왔듯이 이는 커리에게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커리는 그 누구보다 도전과 경쟁을 즐기는 선수이기 때문이다”는 말로 커리에 대한 두터운 신뢰를 보내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고 있지만 내심 골든 스테이트도 커리의 부진을 보면서 남다른 속앓이를 하고 있을 것이다. 골든 스테이트의 경우, 다른 팀들과 달리 파이널 3연패에 도전, 그 어느 때보다 우승 도전에 대한 부담이 큰 팀이다. 커리의 부활에 두터운 신뢰를 보내고 있는 것도 팀의 중심인 커리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되는 가운데 과연 커리가 골든 스테이트의 무한한 믿음처럼 4차전에서 부활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궁금해진다.

▲리그 최고의 투-웨이 플레이어 클레이 탐슨, 이제는 공격 기여도가 필요한 때!
그나마 클레이 탐슨의 경우, 커리보단 사정이 낫다. 탐슨은 이번 세미파이널 3경기에서 평균 42.9분 16.7득점(FG 40.4%) 5.7리바운드 2.3어시스트를 올리고 있다. 3점 성공율도 평균 35%(2.3개 성공)에 그치는 등 슈팅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다만, 탐슨은 공격은 다소 부진하지만 반대로 수비에서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탐슨은 이번 시리즈 제임스 하든(29, 196cm)을 비롯해 크리스 폴(34, 183cm) 에릭 고든(30, 193cm) 등 휴스턴 공격의 시발점이 되는 선수들의 수비를 전담하고 있다.(*탐슨은 세미파이널 3경기 수비효율성을 나타내는 디펜시브 레이팅(DRtg) 111.2를 기록 중이다)
1라운드와 달리 그린을 센터로 세우는 센터로 두는 스몰라인업으로 휴스턴을 상대하고 있는 골든 스테이트는 클레이 탐슨-안드레 이궈달라-드레이먼드 그린을 중심으로 수비를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 탐슨은 포인트가드부터 파워포워드 포지션까지 내·외곽을 넘나드는 수비력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골든 스테이트가 휴스턴의 2대2플레이 픽앤 롤 플레이에 적절한 대응책을 가져가고 있는 것도 빅맨 수비가 가능한 탐슨과 외곽 수비에 능한 그린이 있어 미스매치 상황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미 1라운드 클리퍼스의 루 윌리엄스-몬트레즐 해럴의 2대2 픽앤 롤 플레이에 여러 차례 당하며 이에 대한 예방주사를 충분히 맞고 올라온 골든 스테이트는 휴스턴의 2대2 픽앤 롤 플레이 공격에 효과적으로 대응, 클린트 카펠라(24, 208cm)의 득점 생산력을 억제하고 있다.
다만, 스몰라인업을 쓰다 보니 보드장악력에서 휴스턴에게 다소 밀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3차전 휴스턴이 골든 스테이트에게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는 바로 리바운드였다. 3차전 휴스턴은 전체 리바운드에서 55-35로 골든 스테이트를 압도, 그중 공격 리바운드를 17개나 잡아내며 인사이드를 장악했다. 양 팀 모두 3점 시도가 많은 팀으로, 롱 리바운드가 많이 발생한다. 1,2차전은 가드 포지션 선수들이 적극적인 박스아웃으로 리바운드 경합에 많은 도움을 줬다. 스몰라인업의 골든 스테이트가 리바운드에서 크게 밀리지 않았던 것도 이 때문. 하지만 3차전은 휴스턴 빅맨들의 저돌성이 돋보이며 보드장악력에서 완전히 밀렸다. 때문에 4차전 골든 스테이트가 수비 리바운드 관리에 얼마나 성공할지도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또 하나의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뉴욕 타임즈는 “탐슨이 휴스턴에게 다른 방법으로 위협이 되고 있다. 그는 이번 시리즈를 통해 자신이 왜 한 차원 다른 리그 정상급 수비수인지 잘 보여주고 있다. 투-웨이 플레이어는 탐슨의 오랜 꿈이었다. 실제 탐슨은 2012년 마크 잭슨 감독의 지도 아래 수비와 공격 기술들을 갈고 닦아왔고, 결국, 리그 최고의 투-웨이 플레이어로 성장했다. 하든에게 탐슨은 매우 위협적인 존재다. 무엇보다 하든도 경기력이 그다지 좋지 못한 상황이다. 득점은 많이 올려주고 있지만 순도 높은 득점력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탐슨의 견제까지 받는다면 향후 경기를 더욱 어렵게 풀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탐슨은 정규리그와 달리 PO에선 수비에 더욱 집중하는 선수이기 때문이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탐슨도 야후 스포츠에 인터뷰에서 “우리 팀에는 공격으로 경기를 풀어줄 선수들이 많다. 때문에 PO에선 수비에 집중해 주변 선수들이 공격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내 역할이라 생각한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탐슨 스스로가 전제로 말했듯 공격에서 풀어주는 선수가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6일 현재 골든 스테이트는 케빈 듀란트(30, 208cm)가 평균 36.7득점(FG 43.6%)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고 있지만 커리와 탐슨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주변 화력지원이 다소 아쉬운 상황이다. 탐슨이 수비에 집중하고 있다고 하지만 탐슨도 시리즈 평균 15.7개의 야투를 시도하는 등 공격지분이 적은 것도 아니다. 4차전도 커리의 부진이 이어진다면 커리를 대신해 공격을 풀어줄 사람은 그나마 커리보다 좋은 슛 감을 보여주고 있는 탐슨이 돼야한다.(*정규리그 탐슨은 평균 18개(FG 46.7%)의 야투를 시도했다)
사실상의 올 시즌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로 평가받고 있는 휴스턴과 골든 스테이트, 두 팀의 시리즈는 경기력보다는 심판 판정과 선수들의 비매너적인 플레이에서 비롯된 부상 등 경기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들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 치열한 승부의 마침표가 명승부가 아닌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지 않길 바라는 가운데 7일 열리는 두 팀의 4차전에선 어느 팀이 승리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지가 궁금해진다.
#사진-NBA.com(슛 차트), NBA 미디어센트럴
#일러스트-김민석 작가
#기록참조-NB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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