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김용호 기자] 남자대학선발팀이 원정길에서 1차적인 과제를 해결했다. 이제 한국 남자대학농구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업그레이드라는 후속 과제가 남았다.
김현국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대학선발팀은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일본 나고야시 체육관에서 펼쳐진 제42회 이상백배 한일학생농구경기대회 일본 남자대학선발팀과의 맞대결에서 2승 1패를 거두며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시작은 주춤했지만 한국은 빠른 시간 안에 선수들의 능력을 최대한 증폭시킬 수 있는 변화를 가져가면서 원정길 우승이라는 값진 결과를 남기게 됐다.
지난해 인천 도원에서 열린 41회 대회에서 2승 1패를 거두며 홈에서 자존심을 지켰던 남자대학선발팀은 2년 전 동경에서 3전 전패를 당했던 쓰라린 기억을 되갚아야한다는 미션을 부여받았다.
하지만, 시작이 좋지 못했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하루 이른 16일에 현지 적응 훈련을 가졌던 남자대학선발팀. 당시 훈련을 진행하던 김현국 감독은 “이렇게 뛰면, 내일도 몸이 무겁다”라며 선수들에게 적극적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릴 것을 요구했다. 훈련 후에는 “선수들이 각자 소속 학교에서 운동하던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 스스로 컨디션을 맞추고 있는 거라 믿는다”라며 선수들에게 믿음을 표한 김현국 감독이었지만, 결국 우려는 1차전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1차전 결과는 59-77, 18점차 대패. 올해 남자대학선발팀에는 2019년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 참가할 빅맨 4명(박정현, 김경원, 박찬호, 이윤수)이 모두 포함됐지만, 1차전에서는 리바운드(35-43) 열세에 처하며 골밑에서 큰 힘을 쓰지 못했다. 올해 일본 남자대학선발팀의 최장신은 200cm의 히라이와 겐이었다. 김현국 감독도 1차전 패배 후 “인사이드 공략을 너무 못했다. 엔트리 패스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고, 포스트에 볼이 투입돼도 움직임이 전혀 없었다”라며 골밑 열세에 아쉬움을 표했다.
한 차례 일격을 당한 후 남자대학선발팀은 하루 만에 달라졌다. 골밑을 지키는 센터 4명의 적극성이 더욱 발휘됐고, 앞선에서는 가드들의 기용에 변화를 줬다. 공격력을 지키기 위해 이정현과 박지원을 지속적으로 내보낸 가운데, 원활한 볼 운반을 위해 1차전 5분 11초 출전에 그쳤던 전성환을 22분 40초 동안 내보냈다. 효과는 탁월했다. 전성환은 선수들의 찬스를 톡톡히 봐줌은 물론 앞선 수비에서도 힘을 쏟았다. 2차전에서 전성환이 만들어낸 5개의 어시스트는 이날 양 팀을 통틀어 개인 최다였다. 대회 스코어를 1-1 원점으로 돌린 김 감독도 “앞선에서 빠르게 패스를 해주고, 강한 디펜스를 해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해 (전)성환이를 선발로 내세웠는데 너무 잘해줬다”라며 만족감을 전했다.

우승의 희망을 살린 남자대학선발팀은 동기부여가 더욱 확실해졌다. 홈에서 뿐만 아니라 원정에서도 한국 남자대학농구가 일본에 우위임을 증명하기 위해 3차전 필승을 다짐했다. 그 과정이 녹록치는 않았다. 한국은 3차전 전반 내내 근소하게 일본에 뒤쳐졌고, 3쿼터에는 오사카베 타이키의 폭발적인 득점을 막아내지 못하면서 한 때 두 자릿수 격차를 허용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남자대학선발팀은 9점까지 거리를 좁힌 채 4쿼터를 맞이했고, 마지막 집중력을 폭발시켰다. 내외곽으로 선수들의 투지가 결과로 이어졌다. 4쿼터 초반 골밑에서는 박찬호에 이어 1,2차전에서 다소 부진했던 박정현이 제 몫을 다해냈다. 앞선에서는 이정현과 박지원의 공격력이 단연 돋보였다. 여기에 김경원까지 가세해 골밑에 안정감을 더했다. 화력이 안정화된 남자대학선발팀은 경기 막판 일본의 마지막 추격에도 수비 집중력까지 선보이면서 이를 따돌렸다. 결국 경기 17초를 남기고 박정현이 히라이와 겐을 상대로 얻어낸 자유투 2구를 모두 성공시키며 한국은 우승을 자축했다.
결국 2,3차전 인사이드의 우위가 앞선과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했다. 4학년 빅맨 4명에 2학년 신승민까지 힘을 합쳐 다양한 골밑 조합을 가져가면서 일본에 충분히 맞섰던 것. 덕분에 2년 전 동경에서의 전패를 되갚으면서 남자대학선발팀은 앞날에 밝은 불을 켰다.

우승을 거두며 환하게 웃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과제는 남아있다. 폐회식을 마치고 만찬회장에서 만난 김현국 감독은 대회를 돌아보며 “2년 전 우리 남자대학선발팀의 전패를 ‘참사’라고 표현하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선수 전력상의 문제가 아닌 준비 과정에서 그 여건이 부족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2년 전 남자대학선발팀을 이끌었던 상명대 이상윤 감독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은 여러 차례 훈련을 한 반면 우리는 12명의 선수들이 모여 훈련을 할 기회가 한 차례 밖에 없었다”라며 훈련 과정에 아쉬움을 전했던 바 있다.
지난해 대회부터 한국대학농구연맹은 이상백배 대회를 앞두고 상비군 제도를 도입했다. 24인의 예비 명단을 시작으로 매주 주말 선수단을 소집해 훈련을 진행했고, 18인에서 최종 12인 엔트리까지 추렸다. 홈에서 41회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상비군 제도의 필요성을 더욱 실감했지만, 올해 진행된 훈련 과정도 순조롭지는 않았다. 여전히 선수들은 정규리그, 학사 일정 등으로 인해 주말에만 소집이 됐고, 체육관 사정도 확실하지 않아 토요일과 일요일의 훈련 장소가 달랐다.
올해 상비군 훈련 과정을 돌아본 김현국 감독은 “선수들이 정규리그를 병행하면서 주말마다 소집되다보니 부상도 우려되어 훈련에 어려움이 있었다. 또, 선수들이 대학선발팀만의 컬러에 녹아들어야하는데 주말 마다 만나는 것으로는 쉽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금요일에 정규리그 경기를 치른 선수들은 선수의 휴식 보장을 위해 토요일 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다. 두 달이 조금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주말마다 소집된 가운데, 12명이 모두 손발을 맞춘 건 더욱 적다는 뜻이다. 이에 반해 일본 대학선발팀이 주기적인 소집을 통해 조직력을 키워가고 있는 건 이미 몇 년 전부터 잘 알려진 사실이다.
김현국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옛날에는 일본 대학농구를 우리보다 한 수 아래로 생각해오던 때가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부터 일본이 귀화혼혈선수가 늘고, 자국선수의 실력도 향상되면서 대등한 상황이 됐다”라며 현실을 직시했다. 이제 한국 남자대학농구가 다시금 일본에 확실한 우위를 점하려한다면 또 한 번의 변화, 발전이 있어야한다. 그 노력이 2020년에는 어떻게 나타날지 주목된다.
# 사진_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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