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강현지 기자] 2019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 나오는 예비 프로들이 쓰는 취업이력서. 일곱 번째 주인공은 차세대 양희종을 꿈꾸는 연세대 양재혁(22, 192cm)이다. 부모님의 영향으로 농구공을 잡은 그가 양희종의 플레이에 매료돼 ‘프로 선수’가 되기로 결심했다. 승리만을 위해 궂은일을 마다치 않는 모습에 양희종의 에너지 넘치는 모습이 그려지기도 하는 그를 만나 대학리그, 또 프로 무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1. 농구는 내 운명
양재혁은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일찍이 농구공을 잡았다. 부친인 양원준 씨는 당시 인천 전자랜드의 사무국장이었고, 모친인 이경희 씨는 이화여대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덕분에 농구공이 친숙했던 그는 조성훈 농구교실에서 클럽 농구를 하다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삼광초 농구부에 들어갔다.
“어렸을 때 농구 코트가 익숙했고, 농구 하고, 골 넣는 게 재밌었어요. 아빠랑 농구도 하고, 어른들이랑 경기를 하는 게 재밌었어요. 물론 부모님은 말렸지만, 그 말은 귀에도 안 들어왔어요(웃음). 처음에는 재밌었지만, 본격적으로 동계 훈련 들어가고 하니 힘들더라고요(웃음).”
체중감량을 위한 운동이기도 했다. “먹는 것도 좋아했거든요”라는 양재혁은 “농구를 안 했더라면 제가 살을 뺄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해요(웃음). 어머니는 ‘그만 먹어라’라고 했는데, 농구부에 들어가면서 코치님이 ‘많이 먹어둬라. 싹 빼게 해줄게’라고 말씀하셨죠. 그렇게 5학년 때부터 살이 빠지면서 키가 컸던 것 같아요”라고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양재혁은 삼광초에 이어 농구 명문으로 불리는 용산중으로 진학하면서 성장했다. 우승하는 횟수도 잦았다. 2009년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는 소년체전, 종별선수권대회, 윤덕주배까지 우승했다. 허훈(KT), 안영준(SK), 김국찬(KCC) 등 실력 있는 형들과 동기들이 그대로 중학교 진학을 함께하면서 성적을 냈다. 1학년 때부터 3관왕(춘계연맹전, 협회장기, 추계연맹전)을 차지하면서 지는 법을 몰랐다.
양재혁은 “중학교까지 그랬던 것 같아요(웃음). 형들이 있어 든든했죠. 용산중이 팀 컬러가 조직력이 강하잖아요. 조직력을 바탕으로 우승했어요”라고 학창 시절을 되돌아봤다. 중학생 시절 경기를 되돌아봤을 때 그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꼽은 건 춘계연맹전. 2년 만에 대회 정상을 밟은 데는 양재혁의 힘이 컸다. 접전 양상이 펼쳐졌던 용산중과 대경중의 결승전에서 용산중은 4쿼터 막판 속공으로 득점에 성공하며 정상에 올랐다. 양재혁은 이때 14득점 9리바운드 3스틸을 기록하며 55-43으로 승리를 챙기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대회 MVP도 그의 차지.
“그 당시에 쟁쟁한 우승 후보들이 많았어요. 대경중에는 (김)경원이, 성남중에는 (박)찬호, 마산동중에는 (박)정현이가 있었죠. 대경중이랑 붙어서 극적으로 이기고, 첫 대회에서 우승을 거뒀어요. 중학교 시절 마지막이라 더 기억에 남고요. 협회장기에서는 대경중한테 졌었거든요.”
#2. THE BEST GAME : 2014년 쌍용기
그가 힘이 들었을 때는 고등학교 시절. “경복고를 가고 싶어요”라고 부모님을 설득해 연계학교 용산고가 아닌 경복고로 진학했지만, 슬럼프가 찾아온 것은 그때였다. 부담감 때문이었다. “2학년부터 주축이 됐는데, 춘계연맹전에서 용산고한테 졌어요. 제가 부모님을 설득해서 경복고로 온 건데 잘 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부담감도 커지면서 쫓겼던 것 같아요.”
하지만 양재혁은 2014년 쌍용기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그간의 설움을 날려버렸다. 지금 연세대의 골밑을 지키고 있는 김경원과 더불어 원투펀치 활약을 펼친 것. 양재혁은 “형들의 부상으로 목표가 우승이 아니었던 대회였어요. 당시 부상 선수들이 많았는데, (권)혁준이, (이)윤수, (이)재우, (김)성민이 등 멤버가 좋았던 용산고를 꺾었죠. 우승을 하고, 처음으로 경기가 끝나고 울었던 것 같아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양재혁이 말을 이었다. “경복고를 택한 이유도 외곽 플레이를 하고 싶어서였어요. 3번(스몰포워드)으로 뛰고 싶었는데, 4번(파워포워드)으로 뛰다 보니 힘든 점이 있었죠. 그런데 그 대회에서 해답을 찾았던 것 같아요. 외곽만 보기보다 내외곽 플레이를 동시에 하면 좀 더 쉬워진다는 걸 느꼈죠. 대학에서도 그렇게 하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당시 양재혁을 지도했던 신종석 코치(현 인헌고 코치)는 “다른 선수들에게 모범이 됐던 선수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포스트 플레이를 주로 했는데, 발이 느려 스스로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거다. 잘 극복하면서 좋아졌는데,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선수였다. 소금같은 존재였다. 형제(양재혁-양재민)가 같이 있었는데, 누군가가 물었다. 결승 때 누구를 기용하겠냐고. 난 재혁이라고 얘기했는데, 대부분 공격에서 특성을 가지고 있다보니 수비, 궂은일에서 힘을 내줄 선수가 필요했다. 재민이도 물론 좋은 선수다. 하지만 재혁이가 들어가서 수비에서 보탬이 되주며 플레이가 원활하게 돌아갔다”라고 양재혁의 고등학교 시절을 이야기했다.
# 수상내역
- 2012년 춘계연맹전 남중부 최우수상
- 2011년 추계연맹전 남중부 감투상
- 2015년 종별선수권대회 남고부 미기상
# 경력사항
- 2013년 U16 남자농구대표팀
- 2014년 U18 남자농구대표팀
- 2015년 U19 남자농구대표팀
# 대학리그 정규리그 기록
- 2016년 14경기 평균 5.1득점 4리바운드 0.5어시스트 0.5스틸
- 2017년 16경기 평균 10.3득점 7.2리바운드 1.2어시스트 1스틸
- 2018년 14경기 평균 7.2득점 3.7리바운드 1.5어시스트 0.5스틸
- 2019년 9경기 평균 11득점 6리바운드 1.7어시스트 0.5스틸(5월 30일 기준)
# 양재혁의 플레이영상 하이라이트 보기
#3. 제2의 양희종, 제가 돼보겠습니다
양희종(KGC인삼공사)이 롤 모델이라는 양재혁. 플레이 스타일도 우상과 비슷하다. 양재혁은 “초등학교 때 농구를 시작하면서 센터를 봤는데, 코치님들이 모두 궂은일을 강조했어요. 박스아웃, 수비가 기본이었죠. 경기할 때도 제 플레이가 되지 않을 때면 수비, 리바운드부터 하려고 해요. 화려한 걸 먼저 하면 플레이가 안 되는 것도 알고 있고요(웃음)”라며 본인의 장점을 설명했다.
넥스트 양희종이 되기 위해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면 바로 슛. 그래도 지난 시즌 23%에 그쳤던 외곽슛은 올 시즌 들어 36.6%(15/41)로 크게 올랐다. “생각이 많아서 그랬던 것 같아요”라고 입을 연 양재혁은 “‘꼭 넣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 그런 것 같은데, 그래도 지난해부터 새벽 훈련을 통해 슛 보완을 하고 있어요. 타이밍도 빨라지고, 슛 밸런스, 슛을 던질 때 하체를 쓰는 방법들을 연습하고 있어요”라고 개인 노력에 대해 덧붙였다.
팀에서 에너자이저가 되고 싶다는 양재혁. “아직도 기억이 나는 게 아버지를 따라 경기장을 갔을 때 사이드로 나가는 공을 살리려던 양희종 선배님의 모습이에요. 허슬 플레이가 참 멋있었죠. 수비에서는 스페셜리스트가 되고, 공격에서는 한 방이 있는 그런 모습을 닮고 싶다”라고 선수상을 그렸다.
양재혁의 활약이 곁들여져 올 시즌 단 1패만을 기록하며 정규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연세대.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고려대, 경희대와의 시즌 맞대결에서 승리를 챙겨 정규리그 1위 달성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30일 중앙대 안성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리는 중앙대와의 경기가 더욱 중요한 이유. 만약 이 경기까지 승리를 챙긴다면 공동 2위와 승차를 1.5경기로 벌린다. 대학리그 출범 이후 연세대의 최초 정규리그 1위 등극에 한 발 다가가게 되는 것. 최근 챔피언결정전 3연패를 달성하고 있는 연세대지만, 그간 고려대에게 정규리그 1위만 다섯 번을 내줘 이 부분에 아쉬움을 삼켜왔던 연세대였다.
정규리그, 플레이오프를 모두 점령하며 통합우승 목표는 물론 고려대와의 정기전 승리도 바라보고 있는 양재혁은 “어제(29일) 경희대가 한양대에게 패했다. 경희대 선수들이 경기 전에 지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을 텐데, 우리도 끝까지 방심하지 않고 경기력을 유지하겠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집중력을 끌어 올리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프로 선수가 되기 위한 채비에 한창인 양재혁은 “예전부터 프로 무대는 꿈꿔왔던 곳이다. 간다고 해도 끝이 아닐 것이며 악착같이 노력해서 코트 위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며 꿈의 무대 출사표를 밝혔다.
# 사진_ 점프볼 DB,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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