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호의 코트사이드] WILL 정용기 대표 “한일 농구의 가교 역할 해내겠습니다”

김용호 / 기사승인 : 2019-06-12 19: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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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용호 기자] 코트를 누비는 선수들만큼 그 곁에서 에너지를 뿜는 이들을 만난다. 26번째로 코트사이드가 만나본 인물은 한국과 일본을 왕성하게 오가며 농구장 곳곳에서 힘을 쏟고 있는 사람이다. 재일교포로 일본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언제나 한국농구의 발전을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나아가 한·일 농구 교류를 위한 징검다리 역할까지 해내기 위해 부지런히 달리고 있다. 스포츠마케팅회사 WILL의 정용기 대표를 만나보자.


#BJ리그에서_만난_KBL #존재가치_증명위한_WILL의_탄생
재일교포 3세인 정용기 대표는 2006년 본격적으로 농구와 연을 맺었다. 일본 쓰쿠바대학에서 스포츠마케팅 석사과정을 밟은 정 대표는 과거 일본의 남자농구가 NBL과 BJ리그로 나뉘어 있던 시절(현재 B.리그로 통합) BJ리그에서 국제 업무를 담당했다. 3년 간 BJ리그와 함께하면서 일본 내 스폰서 영업에 힘을 썼고, 한일 챔프전 업무에 가담하면서 KBL과의 소통을 시작했다.

자신의 시작을 돌아본 정용기 대표는 “농구를 워낙 좋아해서 농구를 통한 비즈니스를 계속 하고 싶었어요. 쓰쿠바대학에서 공부를 하며 ‘스포츠를 통한 비즈니스’를 만들고 싶었죠. 재일교포로서 한국과 일본을 연결하고 싶었고요. 그래서 이 일에 뛰어들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그랬던 그가 본격적으로 자신의 꿈을 활발하게 펼치기 위해 BJ리그를 떠난다. 정 대표는 “BJ리그는 물론 일본 농구계가 전체적으로 과도기가 왔었어요. 일본 농구의 프로화에 대한 얘기가 오고갔죠. 혼란스러웠던 상황에서 이 과도기가 저에게는 찬스라고 생각했어요. 앞으로 농구계에 큰 변화가 오기 전에 제가 갖고 있는 존재 가치를 증명해야겠다는 생각이었죠”라며 WILL의 출발을 알렸다.

단어 그대로 ‘신념’이라는 어원을 살려 2010년에 설립된 WILL. “한·일 농구의 가교역할이 설립 목적이었어요”라며 말을 이어간 그는 “더 깊이는 재일교포로서의 목표의식도 있었어요. 재일교포라 하면 한국 분들은 거의 일본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는 경우도 있는데, 또 일본에서는 외국인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어요. 그런 시선 속에 저는 한국 사람으로서 일본에서 떳떳하게 살고 있다는 걸 스포츠에서 보여주고 싶었어요. 저는 일본에서 비즈니스를 할 때도 할아버지가 주신 한국 이름 세 글자로 일을 하거든요. 한국 사람으로서 일본에서 당당하게 사는 것. 그게 제가 지켜온 의미에요”라며 자신의 방향성도 전했다.

확실한 신념 속에 달리기를 시작한 정용기 대표. 그의 초창기 업무는 KBL 구단들의 일본 전지훈련을 매니지먼트하는 것이었다. 선수단의 일정, 연습경기 상대 섭외는 물론 선수들의 뒷바라지까지 담당했다. 정 대표는 “프로 구단들의 전지훈련을 몇 년 동안 담당하다보니 인맥이 구축되고, 신뢰를 얻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유소년 교류가 시작되고, 일본농구협회의 업무도 맡게 됐죠. WKBL 구단의 요청도 받게 되면서 매년 하나씩 새로운 것에 도전을 했던 것 같아요”라며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화제가 되고 있는 3x3 농구팀 창단에 대해선 “처음에는 일본 리그에 참여했었어요. 사실 시작할 땐 확신이 없었는데, 일본 3x3 리그에서 손을 내밀어줬죠. WILL이라는 팀을 만들면 KBL 선수도 다가오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고요. 그렇게 한 걸음씩 나아가다 KBL의 중장기 발전방안 수립에 제가 3x3 농구의 발전을 제안하기도 했어요. 올림픽에 정식 채택되기 전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좋은 흐름인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KBL선수들의_3x3_입성 #스포츠여서_가능한_언어장벽붕괴
회사의 초창기를 이뤄온 주 업무에 이어 WILL의 3x3 농구를 향한 발걸음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지난달 개막한 3x3 프리미어리그에 참가하게 된 WILL은 개막을 앞두고 인천 전자랜드의 전현우, 박봉진을 영입하면서 역대 최초 5대5와 3x3농구를 동시에 소화하는 그림을 그려냈다.

이에 정용기 대표는 “사실 3x3가 발전하려면 현역선수, 은퇴선수, 일반인선수 등 수많은 부딪힘이 있어야 해요. 일본에서도 그랬는데 5대5 현역선수가 3x3를 뛰는 것에 대한 불안감, 거부감이 있었던 게 사실이죠. 올해도 KBL 선수의 3x3 입성이 가능할까에 대한 초조함도 있었고요. 아마 (전)현우와 (박)봉진이도 자신들이 진짜 뛰게 될 줄은 몰랐을 거예요”라며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전자랜드와 몇 년 간 전지훈련을 통해 인연을 맺었는데, 유도훈 감독님께 3x3의 비전을 말씀드리니 이해를 해주셨어요. 전체적으로 최근 KBL의 새로운 시도에 호응을 얻는 흐름인데, 그 속에서 하나의 새로운 도전이었던 것 같아요. 두 선수 외에도 예전에 현역 선수들과 연락을 주고받기도 했는데, 3x3을 같이 뛰고 싶어 하는 선수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첫 발걸음을 떼게 해주는 게 중요했던 거죠.”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가 끝난 현재 WILL은 리그 2위에 올라있다. 정용기 대표는 비시즌을 3x3에 투자한 두 프로 선수를 바라보며 “새로운 도전에 발 벗고 나서준 두 선수에게 감사해요. 본인들도 부담감이 있을 거예요. 현역 프로선수가 둘이 뛰면 질 수 없다는 시선도 있거든요. 그 부담감을 이겨내야 하는데, 선수들과도 자신의 가치를 올릴 수 있는 기회에 도전해보자고 했어요. 저희 팀에 일본 선수들도 모두 5대5 현역선수에요. 그래서 한·일 현역선수의 3x3 교류는 우리 WILL만이 할 수 있다는 자부심도 있어요. 회사의 비전대로 한·일 농구 친선의 상징이 됐으면 하는 거죠”라며 진심을 전했다.

재일교포로서도 양국의 문화를 조율해야하는 역할까지 소화 중인 정용기 대표. 선수들의 적극적인 행보에 그가 회사 창립 이후 가장 뿌듯한 순간은 현재라고 한다. “지금이 가장 뿌듯해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잖아요. 선수들도 1분이라도 뛰어주는 것 자체가 뿌듯하고요. 아직 우승을 못해서 아쉽긴 하지만, 선수들에게 정말 감사해요. 또 저희 팀을 보면 단순한 거일 수도 있지만, 서로 언어를 이해하려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 조금이지만 한국선수들은 일본어로 소통하려하고, 일본선수들은 한국말로 소통하려하거든요. 스포츠이기에 가능한 모습이라 정말 보기 좋아요.”


#WILL하면_한국과_일본 #언제나_농구의_발전을위해
어느덧 창립 10주년을 향해가고 있는 WILL. “농구를 바라보며 50%정도 나아간 것 같아요”라며 회사의 발자취를 돌아본 정용기 대표는 “이제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농구계에서는 적어도 제가 누군지 알아주신다는 걸 실감해요. 정말 감사한 일이죠. 회사의 행보에 있어서 남은 50%는 저를 10년 가까이 도와주고, 믿어주고, 일을 주신 분들에게 되갚는 시간이 돼야 할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제가 먹고 사는 게 바빠서 감사한 분들에게 잘 하지 못했거든요. 저로 인해 뭔가 플러스가 되는 부분이 있다면 열심히 하고 싶어요”라며 자신의 목표를 전했다.

최근 KBL과 B.리그가 업무 협약 조인식을 가지면서 정 대표가 꿈을 펼칠 수 있는 장도 넓어졌다. 그는 “더 큰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KBL과 B.리그의 업무 협약에 저희 WILL도 힘을 더하고 있고, 양국 리그가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나아가서는 큰 틀에서 사회를 움직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해요”라고 말했다.

“WILL하면 한국과 일본이라는 단어가 동시에 나왔으면 좋겠어요”라며 바람을 전한 그는 “농구팬분들이 저희 회사를 ‘농구 바보인 회사’, ‘농구만을 위해 힘쓰는 회사’로 봐주셨으면 해요”라며 환히 웃었다.

끝으로 정용기 대표는 “개인적으로는 농구계에서 직책에 대한 욕심은 없어요. 다만 제가 알고 있는 정보를 공유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자리에 있고 싶어요. KBL이든 농구협회든 불러만 주신다면 언제든 농구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거에요. 재일교포로서 한국을 위해 달리는 건 당연하고요”라고 솔직한 마음을 드러내며 인터뷰를 마쳤다.

★Wish on Courtside
“WILL에서 계속 일을 하면서 상상했던 건 올림픽이 한국에서 열리는 모습이었어요. 그리고 그 올림픽에 참가한 팀은 남북한 선수, 재일교포까지 모두가 하나 된 구성이고요. 그런 날이 왔을 때 올림픽 농구 종목에서 WILL이라는 회사가 뭔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장면이 제 인생에 남았으면 해요. 지금도 그런 날을 꿈꾸며 힘을 쓰고 있습니다.”

# 영상촬영_ 김용호 기자
# 영상편집_ 주민영 에디터
# 사진_ 김용호 기자, 정용기 대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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