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쓰는이력서] (12) 중앙대 이진석 “포인트 포워드하면 내가 떠오르게끔”

강현지 / 기사승인 : 2019-07-04 12: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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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강현지 기자] 2019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 나오는 예비 프로들이 쓰는 취업이력서. 열두 번째 주인공은 중앙대 주장 이진석(F, 197cm)이다. ‘포인트 포워드’로서 자신을 알리고 싶다는 그의 목표처럼 이진석은 트레일러 역할은 물론 인사이더로서 리바운드 가담, 블록슛에서도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부상으로 아쉬움을 삼켰을 때도 있었지만, 그는 2019년 후반기 이진석, 그리고 중앙대를 더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1. 미국 유학을 접으면서 택한 농구선수의 길
이진석은 용산중·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한국중고농구연맹 회장을 역임한 바 있는 이강범 씨의 손자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가 할아버지를 뵈러 한국에 들어왔던 이진석은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여름방학 때 할아버지를 뵈러 들어왔다가 대통령기를 관람하러 갔어요. 박민재 코치님(당시 삼광초)한테 설득을 당해서 다시 미국으로 가지 못했죠. 당시 센터 자리가 비어 있어서 들어오라고 엄청 꼬심을 당했던 것 같아요.”


그 당시 164cm의 신장을 가진 이진석이 꽤 메리트가 있었던 것. ‘놀이’ 위주로 팀 분위기를 잡아갔던 박민재 코치의 유혹에 깜빡 넘어간 이진석은 2008년 여름부터 본격적인 농구부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이진석은 2008년 KBL이 키 큰 유망주들을 대상으로 성장에 도움을 주는 ‘농구선수 장신자 발굴 프로그램’에 뽑힌 바 있다).


이진석은 처음 접한 한국의 엘리트 농구가 LA에서 하던 클럽 농구와는 달랐다고 회상했다. 이진석은 “미국에 있었을 때도 키가 크다 보니 재미로 클럽 농구를 하곤 했는데, 사실 외국 아이들이 동양인이라고 볼을 잘 안 주고 그랬었어요. 근데 한국에서 박 코치님이 농구를 1대1로 가르쳐 주다시피 하셨는데, 그때 실력이 조금씩 는 것 같아요”라고 지난 시간을 되돌아봤다.


삼광초, 용산중에 이어 용산고까지. 엘리트 코스를 밟으면서 이진석은 좋은 동료들과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는 날이 많았다. “미국에서는 16경기를 하면 다 졌는데, 삼광초에서는 나가는 대회마다 우승을 하니까 계속 농구를 하게 된 것 같아요. 3관왕(소년체전, 종별선수권대회, 윤덕주배)도 했잖아요(웃음). 원래는 초등학교 때까지만 하려고 했는데, 나갔다 하면 우승이니까 농구를 계속하게 됐죠”라고 농구 선수로서의 생활을 이어간 계기를 설명했다.


양재혁(연세대)과 권혁준(경희대), 박준은(성균관대) 등 삼광초를 졸업한 동기들과 용산중으로 진학했고, 1학년 때부터 허훈(KT), 안영준(SK), 김국찬(KCC) 등 쟁쟁한 선배들과 4관왕을 경험했다.



#2. 블록슛 센스에 패스 타이밍까지 캐치
하지만, 개인적인 활약은 좀처럼 돋보이지 않았다. 중학교 1학년 때는 형들에게 출전 시간에서 밀려 코트를 밟는 시간이 적었고, 2학년 때는 경기적으로 부진했다는 것이 그의 말. 3학년이 되어서야 호흡을 맞춰가나 했지만, 그해 용산중은 춘계연맹전, 협회장기 출전에 그쳤다. 2012년 용산중은 시즌 첫 대회였던 춘계연맹전에서 우승을 한 뒤 협회장기는 준우승에 그치며 한 해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진석의 부단한 노력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용산중이 다음 해 준비에 들어감에 따라 이진석은 진학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던 용산고 형들과 연습을 시작했다. 장일 코치를 만나면서 그도 한 단계 스텝업을 한 것. “그때까지만 해도 제 뚜렷한 장점이 뭔지 몰랐는데, 코치님이 패스를 잘한다고 해주시고, 외곽 플레이도 알려주셨어요”라며 장일 코치와의 연습 시기를 떠올린 이진석은 “중학교 때까지 센터를 보다 보니 슛을 던질 기회가 없었는데, 오후, 야간 훈련을 통해 많이 연습했죠. 하체를 쓰는 법이나, 손 감각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씀해주셨어요. 대학에 와서 내외곽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건 그때 연습한 덕분이 아닌가 해요”라고 덧붙였다.


이진석이 용산고 1학년이 됐을 때 박규훈 코치가 용산고의 새로운 코치로 부임하면서 장 코치와의 인연은 오래 가지 못했지만, 내외곽 플레이가 가능해지면서 이진석은 용산고 때 더 날아올랐다.


당시 이진석을 지도했던 박규훈 코치는 “패스 센스나 블록 타이밍을 알고 하는 선수였다. 센스가 있었다. 당시 이윤수(성균관대)랑 같이 뛰면서 트레일러 역할도 곧잘 해냈다. 신체적인 조건에서 파워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수비수를 밖으로 데리고 나와서 빈 공간에 찔러주는 패스가 좋았다. 당시 박정현(고려대), 송교창(KCC)을 상대로 힘에서 앞서진 않았지만, 센스를 이용해 그래도 경기를 잘 풀어나갔던 것 같다”며 이진석의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우승과는 번번이 연을 놓쳤다. 양재혁, 김경원(연세대)이 있던 경복고, 송교창과 박정현이 버티던 삼일상고와 라이벌 구도를 이뤘지만, 준우승에 머무르는 날이 더 많았다. 이진석이 이력서 목표를 적는 란에 ‘우승’이란 단어를 두 번 적은 이유다.


# 수상이력
- 2012년 협회장기 남중부 우수상


# 대학리그 정규리그 기록
- 2016년 13경기 평균 2.5득점 3.4리바운드 0.2어시스트 0.9블록
- 2017년 12경기 평균 2.3득점 4.3리바운드 1.5어시스트 0.7블록
- 2018년 13경기 평균 8.3득점 7.5리바운드 3.7어시스트 2.3블록
- 2019년 9경기 평균 5득점 7리바운드 2.8어시스트 1.3블록


# 이진석의 플레이, 하이라이트로 보기


#3. “색깔 있는 포워드 되고파”
이진석이 중앙대로 진학해 저학년일 때는 박지훈, 박재한(이상 KGC인삼공사), 김국찬, 양홍석(KT)의 활약에 정규리그를 3위, 2위로 마쳤고, 특히 2017년에는 고려대와 1위 다툼을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형들의 프로 진출 이후로 지난 시즌 성적은 리그 7위까지 떨어졌고, 올 시즌 전반기 초반만 해도 1승만을 챙기며 분위기가 잔뜩 가라앉았던 기억이 있다. 시즌 초반 부상자 명단에 이름 올렸던 주장 이진석의 어깨는 자연스레 무거워졌다.



“감독님이랑 아직까지 2016년 전국체전 이야기를 하는데, 16강에서 동국대, 8강에서 단국대, 4강에서 건국대를 만나서 결승에서 상무와 맞붙었어요. 그때 세 번을 다 연장까지 가고, 결승에 올랐었죠. 동국대 전에서는 2점차로 뒤지고 있었는데, 제가 스틸 후 레이업을 해서 연장전에 갔었어요. 연장전에서는 차이가 많이 나면서 저희가 이겼고요. 단국대 전에서는 지훈이 형, 건국대 전에서는 재한이 형이 연장전 점수를 만들어냈는데, 다시 하면 못 나올 시나리오라 기억에 남아요. 저도 후배들에게 좋은 기억을 남겨주고 싶어요.” 이진석의 말이다.


올해 전반기 종료를 앞두고 중앙대는 리그 1위 연세대를 격파하며 상명대와 공동 7위로 여름방학을 맞았다. 4학년들의 경기력이 살아났고, 피로 골절 부상을 입었던 이진석도 점점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모습이 고무적. 분위기 반전에 대해서는 “(양형석)감독님이 전반전에 마음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저희 경기 하는 거에 따라 인상이 바뀌시는데, 애들끼리 비디오를 보면서 감독님을 웃게 해드리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죠. 지금 경기만 보면 지루한 것이 있으니까 예전 경기들까지도 돌려보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리려고 했어요”라고 비결을 전했다.



속초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여름방학 대회 준비에 한창인 이진석. 그는 장점인 패스를 앞세워 포인트 포워드까지도 발전하고 싶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다시 한 번 장일 코치와 짧게나마 함께했던 시간들을 떠올리며 “플레이를 정확하게 하는 스타일이었는데, 선생님이 제 스타일을 좀 바꿔주신 것 같아요. 당시에 연습 경기를 하는데, 선생님이 작전타임을 불러 저를 엄청 혼내셨거든요. 잘 하는 게 패스인데, 왜 못 주냐고 꾸짖으셨는데, 그러면서 시야도 넓어지고, (패스) 타이밍을 알게 되고,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윤호영, 양희종이 롤 모델이라는 그는 “포워드라는 포지션이 어떻게 보면 색깔을 내기가 쉽지는 않은데, 포인트 포워드 하면 이진석이 나올 수 있게끔 잘해보고 싶다”며 힘줘 말했다.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는 가운데 팀 분위기도 좋다. 속초 전지훈련을 통해 체력 훈련을 마쳤고, 팀워크도 다졌다. “팀 분위기가 정말 좋아요”라고 웃어 보인 이진석은 “리그를 하다 보면 팀에 기복이 찾아와요. 특히 분위기를 반전시키기가 쉽지만은 않은데, 성균관대, 연세대를 상대로 극적인 승리를 챙기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린 것 같아요. 앞으로 남은 경기에도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라며 후반기에도 상승세 분위기를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 사진_ 점프볼 DB, 본인제공,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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