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김용호 기자] 코트를 누비는 선수들만큼 그 곁에서 에너지를 뿜는 이들을 만난다. 코트사이드의 30번째 주인공은 프로구단의 유소년 클럽에서 만나봤다. 최근 농구계에서 유소년 저변 확대를 위해 수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특히 서울 SK의 유소년 클럽은 큰 규모에 자체적으로 U12 대표팀까지 운영하며 남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그 부지런한 발걸음에 누구보다 앞장서고 있는 이가 있다. 선수 시절에는 짙은 아쉬움을 남겼지만, 유소년 지도자라는 제2의 인생에서는 밝은 미소를 짓고 있는 SK 권용웅(31) 유소년팀장을 만나봤다.

#농구대잔치에_빠진_아이 #엘리트코스는_다_밟았어요
권용웅 팀장은 프로 선수 출신이다. 그는 지난 2011년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 2라운드 9순위로 서울 SK에 입단했다. 그는 농구공을 어떻게 잡게 됐을까. 시기는 농구대잔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갔다. 권 팀장은 “농구대잔치 시절에 어머니가 농구를 정말 좋아하셨어요. 특히 연세대 경기를 많이 보러 다니면서 저까지 농구를 좋아하게 되고, 선수의 꿈을 키우게 됐죠. 농구부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덕산초에 농구부가 창단되면서 들어가게 됐어요. 그 당시 키가 엄청 큰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또래들보다는 컸고, 농구를 일찍이 봐와서 룰도 조금 알았던 게 도움이 된 것 같아요”라며 자신의 유년시절을 돌아봤다.
권기복 안양고 전 감독으로부터 많은 배움을 받았다는 그는 결국 부지런히 성장해 자신이 농구대잔치를 보며 동경했던 연세대 진학에도 성공했다. “청소년대표팀에도 뽑혔었고, 나름 유망주 소리를 들으면서 뭔가 잘 풀렸었어요. 근데 대학에 가고 나니 성장을 잘 못하더라고요. 스피드가 느리기도 했고, 신체적인 한계에 부딪혔죠. 대학 시절에도 정말 열심히 했는데 제가 저를 봐도 경쟁력이 별로 없더라고요. 현실에 부딪히기 시작하니 실망도 컸었어요.”
짙은 아쉬움과 함께 프로에 발을 들였지만, 결국 프로 생활은 그에게 좋은 자양분이 됐다. 권 팀장은 “어쨌든 좋은 구단에 와서 감독님, 코치님도 만나 저에게 기회를 주셨잖아요. 나름 경기도 많이 뛰었어요(웃음). 덕분에 상무도 다녀왔고요. 엘리트 코스라고 할까요. 할 건 조금씩 다 했던 것 같아요. 물론 프로 생활을 길게 하지 못한 건 아쉽긴 해요”라며 웃어 보였다.
결국 권용웅 팀장은 2015-2016시즌 종료 후 은퇴를 결정했다. 다소 씁쓸한 표정을 지은 그는 “점점 경쟁력이 떨어진 거죠. 동기인 (김)선형이와도 포지션이 겹쳤고, 후배들도 계속 들어오는데 제가 더 나은 게 별로 없는 것 같더라고요. 1,2년 정도는 더 하려면 할 수 있었겠지만, 뭔가 모를 초조함이 있었어요. 그래도 마침 구단에서 유소년 팀장이라는 좋은 자리도 만들어주셔서 은퇴를 결정하게 됐죠. 원래 아이들을 가르치는 걸 좋아해서 잘 맞더라고요. 누군가를 지도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많은 걸 배울 수 있는 기회라 너무 좋았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짜 사회로 나가는 느낌이었어요. 사무적인 일도 해야 해서 걱정도 됐는데, 제가 기본적으로 성격이 긍정적이거든요. 하하. 열심히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이었어요. 저희 유소년클럽을 더 크게 발전시키고자하는 마음도 있고요”라며 제2의 인생의 출발점을 소개했다.

#유소년농구는_재밌게_즐기면서 #SK유소년의_팀컬러는_밝음
그렇게 2016년, 유소년 지도자로서 내딛은 첫 발걸음은 어땠을까. 권용웅 팀장은 “저도 20년 가까이 농구를 했지만, 확실히 엘리트 농구부와 유소년 클럽은 다르더라고요. 나이가 어리기도 하고, 일주일에 한두 번 있는 수업에서 많은걸 알려줘야 하니까요. 그래서 처음에는 저희 SK 유소년클럽들 중에서 몇 군데를 정해 견학을 나갔었죠. 기존의 강사님들과 함께 수업도 해보고요. 워낙 원장님들이 잘하고 계셔서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라며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생소한 부분도 많았지만, 스펀지 같이 수업을 흡수하는 아이들을 보며 마냥 뿌듯하기도 했다고. “예를 들면 제가 레이업 슛을 가르쳐 주는 상황이에요. 보통은 아이들이 바로 습득하지는 못하죠. 그래도 어느 순간 시간이 지나보면 스펀지같이 제가 가르쳐준 걸 흡수해서 실전 경기에서도 활용하고, 승리까지 해서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어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이래서 감독님, 코치님들이 지도자를 오랫동안 하시는구나’라고 생각했죠. 정말 보람차고, 뿌듯해요.”
지도자가 긍정적인만큼 SK 유소년클럽의 분위기도 밝게 흐른다. “프로농구단도, 유소년클럽도 SK는 분위기가 밝아요”라며 환히 미소 지은 권 팀장은 “안 좋게 보면 정신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아이들인 만큼 최대한 즐겁게 지도하려 해요. 그러면서도 이왕 배우는 건 제대로 하려고 하죠. 두 부분을 잘 접목시키려고 고민하고 있어요”라고 지도의 방향성을 전했다.
또한 “다른 구단 유소년 강사들도 저희 아이들이 굉장히 밝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선생님이 밝아서 그런 건지 모르겠는데, 아이들은 아이들다운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또, 저희는 U12 대표팀도 운영하고 지점도 많아서 좋은 선수를 수급할 수 있다는 게 최고 장점인 것 같아요. 저희가 연고지명도 처음으로 했잖아요. 이런 부분들이 SK 유소년클럽만의 차별화된 점이라고 생각해요”라며 SK 유소년클럽을 어필하기도 했다.
긍정적인 부분들이 많았던 가운데, 햇수로 4년차를 맞이하면서 아쉬운 점은 없었을까. 그는 “지금은 KBL에서도 유소년 전담팀을 만들 정도로 힘을 쏟고 있지만, 예전에는 환경이 그렇지 못했거든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다들 인지하고 있었는데, 이제 서서히 변화해가는 것 같아요. 연맹에서도 전담팀을 꾸려주시니 더 좋아질 거예요. 개인적으로 SK의 유소년 강사로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전용구장이 없다는 거죠. 아이들과 연습도 더 하고 싶은데 그런 부분은 조금 아쉬워요”라고 말했다.
한편, 자신이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에너지와 영감을 받을 때도 많았다. 아이들의 순수한 편지들이 큰 힘이 됐다는 게 권 팀장의 말. “현재로서는 6학년이 된 U12 대표팀 아이들에게 많은 영감을 받고 있어요. 제가 4학년 때부터 계속 가르쳐온 아이들이거든요. 이번에 이 아이들과 문경에서 열리는 KBL 유소년 대회에 나가는데 정말 기대가 돼요. 그리고 아이들이 제 생일이나 스승의 날이면 편지를 하나씩 써와요. 보면 ‘선생님 덕분에 농구 배우는 게 즐거워졌어요’, ‘선생님이 잘 가르쳐주셔서 농구를 재밌게 해요’, ‘선생님 때문에 농구를 시작했어요’같은 말들을 해줘요. 그런 거 보면 너무 뿌듯하죠. 최근에는 U12 대표팀 아이들도 편지를 써왔더라고요. 빅맨캠프에 참가했던 다니엘도 선생님 덕분에 실력이 느는 것 같다며 더 열심히 하겠다고 했어요.”

#SK유소년하면_권용웅이_생각나게끔 #유소년팀_총감독도_꿈꿔요
‘유소년 지도자’ 권용웅 팀장의 삶은 아직 시작 단계일 뿐이다. 스스로 더욱 부지런한 발걸음을 약속하는 만큼 미리 그려놓은 큰 그림도 있을 터. 권 팀장은 “사실 은퇴할 때 교원자격증도 있어서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체육선생님을 할까도 했었거든요(웃음). 하지만, 지금의 생활에 너무 만족하고 있어요. 이제는 유소년 농구가 더 발전해서 나중에 SK 유소년클럽의 총감독을 하는 꿈도 꿔요. 외국은 이미 그런 사례가 많은데, 유소년 전담팀이 각 구단 마다 꾸려졌음 해요. 지금 농구가 위기라는데 어찌 보면 기회고, 결국 밑에서부터 다시 성장해야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출발점이 유소년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결실을 맺으면 농구대잔치 시절처럼 다시 인기가 많아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라며 먼 미래를 그렸다.
개인적으로는 SK 유소년클럽에 자신의 이름 세 글자를 남기는 게 목표라며 다부진 모습을 보였다. “제 친구들이든, 구단 관계자분들이나 코칭스태프 분들이 ‘SK 유소년’하면 제가 무조건 생각나게끔 하고 싶어요. 그러면서 ‘권용웅 유소년 감독’이란 말을 듣는 날에 더 와 닿지 않을까요. 적어도 이곳에 관한 말이 나올 때마다 언급될 수 있는 존재가 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선 유소년 농구의 발전이 더욱 우선이다. 일본의 유소년 농구를 접한 뒤 많은 걸 느꼈다는 그는 “우리 농구가 일본과 자주 비교되는데, 특히 유소년 농구는 일본처럼 나아가야 할 것 같아요. 팀도 대회도 많아져야 하죠.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에요. 10개 구단과 연맹 등 많은 이들이 손을 잡아야 하죠. 일본은 유소년 농구에 연령대 별로 지원이 전폭적이더라고요. 그런 시스템을 직접 보면서 부러울 때가 많았어요. 한국 유소년 농구도 지금부터 차근차근 토대를 다져놓으면 나중에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해요”라며 소망을 전했다.
끝으로 권용웅 팀장은 “처음 은퇴를 했을 때는 전력분석 업무도 조금 같이했었고, 나중에는 프로농구단에서도 일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어요. 근데 지금은 유소년 일이 너무 재밌고 좋아요. 예전에는 마냥 훌륭한 선수가 되겠다는 게 꿈이었는데, 앞서 말했듯 이제는 SK 유소년하면 제 이름이 떠오를 수 있게 하고 싶어요. 많은 노력을 해야겠죠. 잘 풀렸으면 좋겠어요”라고 희망찬 메시지를 던지며 인터뷰를 마쳤다.
★Wish on Courtside
“저희 유소년팀이 여태까지 대회 우승이 많이 없었어요. KBL 유소년클럽 대회에서도 준우승만 한 번 했었거든요. 이번에 문경에서 열리는 KBL 대회에서 꼭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으면 좋겠어요. 훗날 제가 유소년 지도자로서 잘 된다면 우승의 순간이 가장 많이 생각날 것 같아요.”
# 영상촬영_ 김용호 기자
# 영상편집_ 주민영 에디터
# 사진_ 김용호 기자, 권용웅 팀장,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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