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강현지 기자] 2019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 나오는 예비 프로들이 쓰는 취업이력서. 열여섯 번째 주인공은 상명대의 살림꾼 곽동기(F, 195cm)다. 대학 무대에서 ‘힘’ 하나 만큼은 2m대 센터들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다고 평가받고 있는 가운데 그의 과거(?)를 살펴보니 축구에 조정 이력까지. 튼튼한 하체를 가지고 있는 비결이 있었다. 이제는 그 강점을 한껏 살려 프로 무대에 자신을 보여줄 마지막 채비에 한창인 가운데 그는 지금보다 더 나은 ‘나’를 보여주겠다며 무더운 여름, 훈련에 한창이다. 변함없이 롤모델로 꼽아온 함지훈과 이승현도 꾸준히 닮아가 프로 무대에서 그 모습을 더욱 떨치겠다는 그의 각오를 들어보자.

#1. 축구, 조정에 농구까지 다재다능
곽동기가 농구부에 들어간 건 중학교 3학년 말. 삼일상고 농구부에 노크를 해 본격적으로 팀 훈련을 병행하면서 기본기를 다져갔다. 그전까지는 길거리농구로 친구와 농구를 즐겼고, 초등학교 때는 축구 클럽에서, 농구부 입단을 결정하기 전까지는 조정을 하려고 마음먹기까지 했다.
“원래 중3 때 조정을 하려고 했거든요. 입학까지 마음을 먹었는데,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축구를 같이 했던 친구가 농구를 하면서 중학교 때까지도 농구를 같이 했어요. 농구 클럽팀에서 우승도 많이 하고 했는데, 가장 재밌었던 건 농구였던 것 같아요. 결국 농구부에 들어가겠다며 마음을 고쳐먹었고, 농구부가 있는 고등학교를 알아보다 삼일상고에 입학하게 됐죠.”
팀 스포츠인 것은 농구와 공통점이지만, 노를 저어 속도를 겨루는 조정과 실내 스포츠로서 코트에서 박진감 넘치게 하는 농구는 전혀 다른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곽동기는 어떤 이유로 조정을 하게 됐을까. “중학교 때 선생님이 추천해주셔서 시작하게 됐어요”라고 웃어 보인 곽동기. “그때 반에 190(cm)대 친구들이 3~4명 정도가 있었는데, 선생님 남편분이 조정 감독님이셨어요. 그때 제 키는 188cm 정도였어요. 그때 조정을 했더라면 조정 선수가 되어 있지 않을까요? 그때 조정을 시작한 선수가 지금도 선수를 하고 있거든요”라고 그 시절 이야기를 전했다.
그렇다면 농구 실력은 어땠을까. 중학교 1학년 때부터 클럽 농구팀에서 뛰었다는 그는 “(중)2학년 때부터는 3대3 대회에 나가면서 우승도 했고, 시·도 대표선수를 뽑아 나가는 대회에 나가서 MVP를 받기도 했어요. 3대3, 5대5 모두 했었어요”라며 농구인생의 시작을 말했다.

#2. 집중 견제를 떨칠 수 있게 한 자신감
삼일상고에 입학한 곽동기는 그때부터 혹독한 기본기 훈련을 시작했다. 한 학년을 유급하며 체력을 끌어올리고, 밸런스 운동을 통해 체력도 다졌으며, 드리블 훈련을 부지런히 했다. 농구부로서 공식 첫 무대는 2013년 KBL 총재배 춘계전국남자농구대회. 동아고를 상대로 치른 첫 경기에서 곽동기는 32분간 뛰며 10득점 6리바운드 2스틸을 기록, 삼일상고의 승리(68-55)를 도왔다. 당시 삼일상고의 멤버는 송교창, 김호범, 문도훈 등.
춘계대회를 마친 후 곽동기는 강혁 코치(현 LG 코치)를 만나면서 한 단계 스텝업을 이룬다. 춘계대회 이후 강혁 코치가 삼일상고를 이끌게 된 것. 곽동기는 “최명도 코치님이 절 잘 잡아주셨어요. 춘계대회 이후 강혁 코치님이 오셨는데, 너무 멋있으셨죠. 잘 생기기도 하셨고요. 그런데 농구를 가르치실 때는 무서우셨어요(웃음). 기본적인 수비를 가장 강조하셨는데, 제 플레이를 좀 더 다져갈 수 있었던 시기였어요. 2대2 플레이에서 움직임을 많이 배웠죠”라고 말하며 고교 무대 적응기를 회상했다.
삼일상고 시절부터 상명대에 진학한 후에도 그는 꾸준하게 골밑을 지켰고, 힘 하나만큼은 대학무대에서 적수가 없을 만큼 강했다. 자신감이 붙었던 건 2학년. 더블팀이 들어오며 집중 견제를 받았던 그가 2017년 3월 28일, 경희대와의 경기에서 24득점 9리바운드 3블록으로 맹활약해 79-77, 상명대를 승리로 이끌었다. 곽동기가 터닝포인트가 된 경기라고 꼽은 경기가 바로 이 경기. 상대였던 박찬호, 이건희 등과의 맞대결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곽동기는 “2학년 때는 더블팀을 깨는 게 정말 힘들었어요. 공격 하려고 하면 견제를 받았거든요. 그때 (이상윤)감독, (고승진)코치님이 자신감을 많이 불어넣어주신 것 같아요. 직접 움직이고, 시범을 보여주시면서 알려주셨죠. 덕분에 자신감이 붙은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함지훈, 이승현 선수를 좋아해서 거의 경기를 다 보다시피 했어요. 연습도 많이 했고요. 그 경기 이후로 개인적으로 대학무대에 조금 적응을 한 것 같았어요.”라고 당시 승리에 대한 의미를 설명했다.
# 대학리그 정규리그 기록
- 2016년 14경기 평균 7.4득점 8.3리바운드 0.7스틸 1.4블록
- 2017년 15경기 평균 13.6득점 7.7리바운드 0.9스틸 1.4블록
- 2018년 7경기 평균 11.7득점 9리바운드 1.3어시스트 1.6스틸
- 2019년 11경기 평균 18득점 9리바운드 1.7어시스트(7월 31일 기준)
# 수상이력
- 2014년 추계연맹전 남고부 우수상
# 곽동기 플레이 하이라이트 영상
#3. 함지훈, 이승현처럼
앞서 곽동기가 이야기 한 것처럼 그는 함지훈, 이승현의 플레이를 보면서 경기를 뛰었다. 롤모델이 누구냐라는 질문을 받을 때면 꼭 두 선수의 이름을 언급했다. 이번 인터뷰에서도 마찬가지. 곽동기는 “함지훈 선수는 포스트 플레이를 할 때 한 타임 빨리 올라가는 걸 잘하는 것 같아요. 훅슛은 당연한 거고, 경기를 볼 때면 발을 어떻게 빼는지를 많이 봐요. 이승현 선수는 포스트에서 슛 넣는 것, 수비, 또 3점슛을 넣는 움직임을 많이 봤어요”라고 말하며 배워야 할 부분을 짚었다.
곽동기가 프로 무대에 진출해 이름을 알리려면 지금처럼 골밑을 두드리기보다는 외곽으로 좀 더 움직임을 많이 가져가야 한다. 193cm의 신장이 대학무대에서는 힘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상대에게 먹혀들어갈 수 있지만, 외국선수들이 뛰는 프로무대에서는 그렇지 않다. 프로 무대에서 뛰고 있는 양홍석, 송교창 등 장신 포워드들의 신장은 2m 가까이 되며, 최근 드래프트에서도 그와 비슷한 체격조건으로 플레이했던 박준영(KT), 홍순규(삼성), 윤성원(DB) 등도 포지션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곽동기 역시 힘의 강점을 유지하면서 슛 거리를 조금씩 늘리고 있다. 1학년 때부터 3학년 때까지 정규리그에서 시도한 3점슛이 3개에 불과했다면, 올 시즌에는 전반기에만 25개의 외곽슛을 던졌다. 성공률은 20%지만, 내외곽을 오간다면 다른 선수들과 차별화하는 무기가 될 수 있을 터. 곽동기는 “내외곽을 오가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드라이브인과 함께 기술 연습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 스피드를 끌어올려야 하니 좀 더 뛰는 훈련을 해야할 것 같다”며 보완점까지 지워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곽동기는 당장 최고가 되겠다는 당찬 포부보다 “지금은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 싶고, 성실한 모습을 꾸준하게 보여드리고 싶다”며 나날이 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프로구단 관계자, 농구팬들에게 전했다.
# 사진_ 점프볼 DB
# 영상편집_ 김남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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