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강현지 기자] 2019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 나오는 예비 프로들이 쓰는 취업이력서. 열여덟 번째 주인공은 경희대 최재화(G, 180cm)다. 지난해 프로조기진출을 결심하고, 신인선수 드래프트에 참가한 최재화는 결국 구단들의 부름을 받지 못하고, 경희대로 돌아갔다. 한 번의 좌절은 그에게 전화위복이 됐다. 부족한 점을 보완할 동기부여가 됐던 것. 다시 도전 앞에 선 최재화를 만나 2018년 11월 26일, 드래프트 이후 이야기를 들어봤다.
“농구를 그만둘지 정말 진지하게 고민했어요.” 최재화의 첫 마디다.
쌍봉초 전 코치였던 부친(최인석)의 영향으로 농구를 시작하게 된 그는 여수에서 고등학교까지 청소년기를 보내다가 2016년 경희대 신입생으로 입학했다. BEST 5는 아니었지만, 늘 식스맨으로 출전해 맹상훈, 이민영과 정지우, 권성진의 보조가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드래프트에 나오는 선수들이 약해서 뽑히지 않을까 한다. 슛에서 머뭇 거리는게 있지만, 바뀔 가능성이 높은 선수다’, ‘슛은 약하지만, 스피드와 수비에서 열심히 하는 선수다. 좋게 봤던 선수지만, 우리 순번까지 남아있을지 모르겠다. 무리하지 않는 스타일인데, 공격을 해야할 때도 하지 않을 때가 있다. 보완되어야 할 부분이다.’, ‘농구를 알고 하는 선수다. 뭘 해도 열심히 하는 것이 최재화의 큰 장점이다.’ 당시 최재화에 대한 농구 관계자들의 평가다.
호평이 이어지긴 했지만, 그는 프로구단으로 부터 지명을 받지 못한 채 체육관을 빠져나갔다. “드래프트 끝나고 운동을 할지 말지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들거든요. (김현국)감독님이 2주정도 시간을 주셨어요. 안 뽑힌 것이 분하기도 했고, 졸업을 하려면 1년이 더 있었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해보자는 마음으로 해보자라고 마음을 먹었어요. 다시 팀으로 돌아왔죠.”
코트로 돌아온 최재화가 가장 먼저 한 것은 지난 시즌 영상 되돌려보기. 농구공을 잡기에 앞서 자신의 플레이를 보며 어떤 것이 부족했고, 보완해야 할지 찾기 시작했다. “못한 점이 엄청 많이 보이더라고요”라고 씁쓸하게 웃은 최재화는 “장점이라고 하는 게 뚜렷하게 보이지 않았어요. 비중 없는 선수 같아 보이기도 했어요. 그 동안 제 플레이를 그렇게 생각하고 본 적이 없었는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됐어요”라고 플레이를 다시 본 소감을 전했다.
구단 관계자들이 입 모은 ‘슛’ 단점에 있어서는 보완에 나섰고, 장점으로 손꼽힌 경기 운영에서는 실책을 좀 더 줄이고, 안정감을 더하려했다. 드래프트에서의 아픔을 실패로 생각하지 않고, 도약의 발판을 삼으려고 한 것. “제가 드래프트에서 뽑히지 않으면서 어떻게 보면 실패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오히려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 같아요. 그때 느꼈던 감정이 어떤 마음인 지 누구보다도 잘 알잖아요. 그 기분을 다시 느끼기 싫어서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최재화의 말이다.
하지만 의욕이 앞섰던 탓일까. 대학농구 U-리그 전반기 초반, 발바닥 통증으로 개막전 이후 한 달가량 결장했지만, 4월 중순 경 복귀한 최재화는 평균 출전시간 20분 이상을 뛰며 권혁준과 경희대의 앞선을 이끌었다. 팀 적으로는 210cm 신입생 센터, 이사성의 합류로 높이 보강을 마쳐 지난 시즌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상황.
# 대학리그 정규리그 기록
- 2016년 14경기 평균 4득점 2.3리바운드 1.4어시스트 0.7스틸
- 2017년 14경기 평균 3.4득점 2.7리바운드 2.5어시스트 0.8스틸
- 2018년 16경기 평균 7.4득점 3.8리바운드 3.8어시스트 1스틸
- 2019년 8경기 평균 10득점 4리바운드 5.9어시스트 1.1스틸(8월 14일 기준)
“지난 시즌에 전반기(6승 3패)까지는 분위기가 좋았는데, 후반기(2승 5패)에 성적이 좋지 못해서 6위로 마무리를 했거든요. 사실 올해도 정규리그 전반기 막판에 3연패를 떠안아서 분위기를 좋게 가져가진 못했어요. 저도, 팀도 작년처럼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정규리그 3위로 전반기를 마치고 현재 상주에서 열리는 제35회 MBC배 전국대학농구 상주대회에 참가 중인 경희대와 최재화. 13일 건국대와의 경기로 MBC배 시작을 알린 가운데 그는 “할 수 있는 힘을 다해 성적을 내보겠다”라고 다짐했다.
MBC배 대회 이후 정규리그 후반기를 마무리하면 그는 다시 드래프트 참가자 대기석에 앉는다. 최재화는 그때까지 3점슛 성공률을 끌어올려 보겠다고 스스로 목표를 정했다. 정확한 수치로는 성공률 38%다. “그동안 3점슛 성공률이 정말 안 좋았어요”라고 슛 개선점을 짚은 최재화는 “3학년 때까지 (3점슛)성공률이 좋지 못했어요. 저도 던질 수 있긴 하지만, 슛보다는 패스가 제 장점이라고 생각했고, 제가 던지기보다는 다른 선수들의 찬스를 살려주려고 했는데, 너무 안 던지다 보니 팀에 방해가 되는 것 같다.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던져보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MBC배 대회 우승, 플레이오프 진출을 바라보는 최재화는 “대체 불가 선수가 되고 싶다”라며 각오를 대신하는 일화를 들려줬다. “최근에 현대모비스와 연습 경기를 하는데, 양동근 선배님의 플레이를 보고 정말 놀랐어요. 10분 정도 뛰셨는데, 존재감이 대단하셨죠. 양동근 선배님밖에 안보였던 것 같아요. 저희 같은 대학 선수들과 붙으면 100%를 안 쏟는 상황이 있긴 한데, 다 보여주셨거든요. 정말 멋있으셨어요.”
13일 MBC배 상주대회에서 건국대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나선 최재화는 28분 54초간 뛰며 6득점 6리바운드 12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하며 경희대의 90-68, 승리를 이끌었다. A조에 속한 경희대는 성균관대, 조선대와 맞붙은 후 준준결승전을 준비한다. 최재화가 시선의 끝을 두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를 악문 최재화가 올해는 신인선수 드래프트 단상에 올라 프로 선수로서의 꿈을 이룸과 동시에 지명 소감 기쁨을 전할 수 있을까. 결과는 오는 11월 4일에 알 수 있다.
# 최재화의 플레이, 하이라이트로 다시보기
# 사진_ 점프볼 DB, 문복주 기자
# 영상_ 김남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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