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호의 코트사이드] 국가대표팀 김영수 매니저 “농구계에 힘을 보태겠습니다”

김용호 / 기사승인 : 2019-08-24 11: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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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용호 기자] 코트를 누비는 선수들만큼 그 곁에서 에너지를 뿜는 이들을 만난다. 코트사이드의 35번째 주인공은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를 앞둔 태극전사들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정을 쏟고 있는 사람이다. 본업은 유소년 지도자이지만,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소중히 여기며 더 부지런하게 달려 나가고 있는 한국 남자농구대표팀 매니저. 어떤 포지션이라도 한국 농구를 위해 힘을 보태고 싶다는 김영수(35) 매니저, 그리고 DB 주니어프로미 대전점 대표로서의 진심어린 이야기를 들어보자.


#뒤늦게_잡았던_농구공 #하루하루가_마냥_좋았던_선수시절
김영수 매니저는 남들보다는 다소 늦게 엘리트 농구를 시작했다. 대부분 초등학교 시절부터 유니폼을 입고 농구선수를 꿈꾸는 반면, 동아리 농구를 즐기다가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농구부’라는 곳으로 향하게 된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며 멋쩍은 미소로 인터뷰를 시작한 김영수 매니저는 “정식으로 농구를 시작한 건 고등학교 1학년 때였어요. 원래 동아리에서 농구를 하다가 제의를 받았죠. 그 때는 지금보다 키가 훨씬 작았는데, 무슨 생각으로 시작했는지 모르겠어요(웃음). 집에서 반대도 심했거든요. 그냥 어린 마음에 험난한 길이란 걸 모르고 시작했던 것 같아요”라며 자신의 출발점을 소개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부여에서 농구를 하던 그는 3학년 때 군산고로 전학을 가게 된다. 선수 수급의 어려움이 원인이었다. 그는 “솔직히 제가 그렇게 잘하는 선수는 아니었어요. 명지대 시절 강을준 감독님이 1학년 때부터 경기를 뛰게 해주셔서 운이 좋았죠. 프로 은퇴 시즌을 빼놓고는 꽤나 경기를 많이 뛰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2007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3순위로 대구 오리온스(현 고양 오리온)에 입단한 그는 정규리그 통산 211경기를 뛰고 2013-2014시즌을 끝으로 원주 동부(현 DB)에서 은퇴를 선언했다. 자신의 프로 시절을 돌아본 김영수 매니저는 “프로에 처음 갔을 땐 그저 신기했죠. 농구대잔치 시절 우러러 봤던 김병철 코치님이 룸메이트가 되어있었으니까요. 선수단 버스를 탈 때도 ‘이 버스를 타려고 그렇게 고생을 했나보다’라며 마냥 좋아했던 것 같아요. 시간은 참 빨리 지나갔죠. 사실 은퇴하고 사회생활에 정신이 없어서 선수 때를 제대로 추억해본 적이 없어요. 제가 진짜 프로 생활을 했나 싶기도 해요”라며 웃어 보였다.

“그 당시에는 제가 프로 선수라는 자체가 좋았어요. 스타플레이어는 아니었어도 프로 선수로서의 대우를 받는 게 좋았달까요. 콕 집어 어느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기 보다는, 프로 선수로서의 하루하루가 좋았던 것 같아요.” 김영수 매니저의 말이다.

데뷔 후 4시즌 동안은 전 경기에 가까운 출전 기록을 남겼지만, 은퇴 시즌에는 정규리그 19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에 그는 “몸이 너무 안 좋았어요. 주위에서는 1,2년 정도 충분히 더 뛸 수 있다고 은퇴를 말렸는데, 제 스스로 몸이 너무 괴로우니까 그런 말이 들리지 않더라고요. 아쉽다는 생각을 할 틈도 없이 제2의 인생을 찾아야겠다는 마음이 컸죠. 시즌 도중에 은퇴를 결심하게 됐고, 일찍이 공부를 했었어요”라고 은퇴의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후회는 조금 해요. 하하. 은퇴하고 바로 그랬던 것 같아요. 마지막 시즌에는 혼자 너무 힘들어서 프로의 틀을 벗어나고 싶었는데, 막상 사회에 첫 발을 내딛으니 막막하더라고요. 사회로 나갈 준비를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던 거죠. 그래도 조금씩 사회에서 자리를 잡아가면서 마음이 나아졌던 것 같아요”라고 현재의 심정을 전했다.


#주니어프로미_대전점과의_힘찬_출발 #영광스럽게_다가온_대표팀_매니저
2014년 동부의 유니폼을 내려놓은 김영수 매니저는 1년의 준비 기간을 거친 뒤, DB 주니어 프로미 농구교실을 대전에 오픈하는 새 출발을 한다. 그는 “유소년 농구교실에 종사하시는 분들을 정말 많이 만나고 다녔어요. 어떻게 해야 잘 되고, 안 되는 부분은 어떤 거였는지 알아봤죠. 은퇴를 하면서 사무국에도 구단의 이름으로 농구교실을 열 수 있게 부탁드렸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흔쾌히 수락해주셨죠. 벌써 대전점을 오픈한 지 햇수로 5년이 됐네요”라며 제2의 인생의 출발을 소개했다.

엘리트 지도자, KBL 심판을 위한 공부도 병행했었다는 그는 “여러 가지 길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유소년 농구교실이 가장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올인을 했어요. 심판도 쉽지 않은 길이고, 엘리트 지도자도 연락이 많이 왔지만 제 스스로 준비가 다 안됐다고 생각했죠. 유소년 농구교실을 시작한 뒤로는 하루하루를 버텨낸 것 같아요. 제가 고액 연봉 선수도 아니었어서 모아둔 돈이 많지 않았거든요(웃음). 전 재산을 쏟아 부은 거라 매일이 전쟁이었어요. 이제야 조금 안정감을 찾는 것 같아요”라고 유소년 농구교실을 연 이유를 말했다.

야심차게 출발한 제2의 인생이지만 환경은 녹록치 못했다. “대전이 광역시이지만, 농구 불모지에 가까웠거든요. 사람들이 대전에 농구교실이 있는지 조차 모를 정도였죠. 농구를 했던 사람으로서 안타깝기도 했는데, 그래서 더 열심히 달렸던 것 같아요. 유소년 지도자로서는 처음에 ‘즐거움’에 초점을 맞췄었어요. 근데 가르치다보니 승리에 대한 욕심도 생기더라고요. 하하. 아이들과 오랜 시간을 함께하다보니 이기고 싶었죠. 그래서 즐거움과 승리 욕구에 대한 밸런스를 유지하는 게 중요했어요.”

이어 김영수 매니저는 “정말 힘들었는데, 이제야 조금 웃을 수 있는 것 같아요. 부족한 점도 많았는데, 최근에 센터를 아예 새롭게 만들었고 이제는 이 업종에서 남부럽지 않은 정도의 환경을 갖추게 됐어요. 1차적인 성공이라 할 수 있죠. 빚은 늘었지만”이라며 미소 지었다.


그렇게 새로운 길에서 자리를 잡아가던 그는 또 한 번의 기회를 잡게 됐다. 바로 국가대표팀의 매니저 자리를 제안 받은 것. “김상식 감독님이 제가 오리온스에 있을 때 감독님이셨어요. 또, 대표팀에서 매니저를 했던 남정수가 제 친구거든요. 추천도 받았고, 감독님도 좋다고 해주셔서 기회를 잡게 됐어요. 사실 고민도 많았는데, 아내가 좋은 기회라고 응원을 해줬어요. 사실, 오랜 시간 유소년 쪽에만 있다 보니 원래 있던 현장이 보고 싶기도 했고요. 남들은 매니저가 큰 위치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자리도 아니고, 많은 공부가 될 거라 생각했던 거예요.”

“(남)정수한테 거의 매달려 살았었어요(웃음)”라며 말을 이어간 그는 “감독님, 코치님도 저를 많이 배려해주시고, 협회 분들도 도와주셔서 잘 적응했던 것 같아요. 매니저로서 선수들에게 모든 걸 맞춰주려고 노력했는데, 오히려 선수들이 제가 선배라고 더 잘 대해줘서 고마웠어요. 그 덕분에 제가 대표팀의 일원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지원스탭으로서 더 영광스럽게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라며 대표팀에 감사함을 전했다.


#유소년_활성화와_농구월드컵_1승 #한국농구에_힘을_보탤수_있길
오는 31일부터 중국 우한에서 열리는 2019 FIBA 중국농구월드컵에서 대표팀의 여정이 끝나면 김영수 매니저도 다시 DB 주니어프로미 농구교실의 ‘대표’로 돌아간다. 유소년 지도자로서는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을까.

김영수 매니저는 “더 큰 시장을 바라보고 싶어요. 분점도 내고, 유소년 저변확대를 통해 성공을 거두고 싶죠. 유소년 대회에 나가서 조금 더 이기고 싶은 마음도 여전해요. 재미도 중요하긴 한데, 사실 아이들이 경기를 지고 속상해 할 때마다 마냥 ‘괜찮다’고 토닥이는 것도 미안하더라고요. 제가 이길 수 있도록 더욱 힘써줘야죠. 유소년 대회도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라며 솔직한 바람을 전했다.

막간의 틈을 이용해 자신을 지금까지 부지런히 달릴 수 있게 해준 가족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아무래도 원동력은 가족이죠. 책임감을 잃지 않게 해주잖아요. 늘 가장 고마운 것도 아내고, 제가 이뤄야할 목표들도 모두 아내를 위함이에요.”

이어 그는 “농구교실이 안정감을 찾기 시작하니 농구계에서 더 많은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가끔 해요. 지도자도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한 번 쯤 해보고 싶고요. 지금은 스킬 트레이닝도 많아지고, 농구 전문 용품을 개발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아직 우리나라에서 자체적으로 기술 생산을 하는 곳은 많지 않아서 눈길이 가기도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남자농구대표팀은 24일 오후 3시 리투아니아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현대모비스 초청 4개국 국제농구대회’를 시작, 농구월드컵을 위한 최종 모의고사에 돌입한다. 다시금 대표팀 매니저로서의 책임감을 보인 그는 “모두가 그렇듯 저도 월드컵 1승이 목표죠. 감독님, 코치님, 선수들, 협회, 농구팬들까지. 저 역시도 그 1승만을 위해 제가 할 일을 다 하고 싶어요. 어떤 매니저로 남고 싶다는 말은 욕심인 것 같아요. 제 몫만 다해내서 대표팀 일원들이 불편하지 않게 중요한 여정을 마쳤으면 좋겠어요”라고 힘줘 말했다.

끝으로 김영수 매니저는 “선수 시절에는 그래도 성실하게, 열심히 운동을 했었다고 생각해요. 제2에 인생에 있어서도 그 이미지는 그대로 가져가고 싶어요. ‘저 사람은 지도자로서도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할 것 같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요. 꼭 그런 말을 들을 수 있도록 할 테니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파이팅을 외치며 인터뷰를 마쳤다.


★Wish on Courtside
“한국 농구가 발전해 나아가는 길에 있어서 어느 정도 힘을 보탤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제가 선수 때는 스타플레이어가 아니었잖아요. 그래서 그 외적으로 공을 세워서, 훗날 농구장을 바라봤을 때 제가 뿌듯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사진_ 점프볼 DB, KBL, 김영수 매니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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